'팝업씨어터' 4년 지나 공개 사과..."국가폭력 재발 방지"

'팝업씨어터' 4년 지나 공개 사과..."국가폭력 재발 방지"

2019.07.19. 오후 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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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근혜 정부 당시 자행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의 대표적 사건인 '팝업씨어터 사태'에 대한 정부 기관의 공개 사과가 이뤄졌습니다.

국가폭력에 예술혼이 짓밟힌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사과한 것은 4년 만에 처음인데 재발 방지 대책 등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이교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015년 '팝업씨어터' 공연을 방해하고 검열한 데 대해 고개를 숙였습니다.

당시 피해 예술인들과 예술위원회 직원들 앞에서 공개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박종관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 든든한 지원자가 되어야 할 예술위원회가 본분을 다하지 않고 사명마저 저버린 이러한 잘못에 대해 늦게나마 진심으로 사과드리고자 합니다.]

창작활동을 방해한 국가폭력이라고 규정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팝업씨어터' 사태는 지난 2015년 10월 예술위 간부들이 직접 나서 연극 '이 아이' 공연을 방해한 대표적인 블랙리스트 사건입니다

당시 공연 장면이 세월호 참사를 연상시킨다는 이유였습니다.

[황순미 / '팝업씨어터' 피해 배우 : (예술위 간부가) 소리를 질렀어요. 관객들 앞에서까지 굉장히 흥분한 상태로 뭐하시는 거냐, 이거 하시면 안 돼요 하는 상황이 벌어진 거에요.]

'후시기나 포켓또'와 '불신의 힘' 등 후속 작품들도 사전 검열로 인해 결국 공연이 취소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앞서 예술위 등의 사과가 있었지만 사과의 진정성과 관계자 징계 수위 등 후속조치는 피해자들의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했습니다.

한국예술위원회의 이번 공개 사과에도 예술인들의 비판은 쉽게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실질적인 재발 방지 대책과 함께 당시 사태에 관여한 예술위 간부 등 당사자의 진정한 사과가 뒤따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정 / '팝업씨어터' 피해 연출가 : 오늘의 이 시간을 시작으로 지난 시간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상처 주었던 모든 예술가들과 더욱 긴밀히 만나시길 바랍니다. 그것이 오늘의 사과가 가진 무게이며 강력한 자기반성 의지라고 생각하고 각오하시길 부탁 드리겠습니다.]

YTN 이교준[kyojo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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