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가루를 붓끝에...금빛 예술이 된 불경

금가루를 붓끝에...금빛 예술이 된 불경

2020.01.05. 오전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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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작은 예술품일수록 그 안에 정교함과 화려함을 담아내기는 쉽지 않은데요.

얇은 실로 수를 놓은 것처럼 금가룻물로 그림을 그린 고려 시대 유물이 있습니다.

7백 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화려한 빛을 자랑하고 있는 작품들, 김혜은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금가루를 부어 만든 금색염료인 금니.

얇은 붓에 금니를 묻혀, 어둡게 쪽 염색한 한지 위에 그림을 그립니다.

머리카락처럼 얇은 선으로 꽃잎을 채우고, 테두리의 전통문양을 일일이 그려 넣습니다.

불교 경전을 설명하는 그림, 변상도입니다.

변상도 옆으로 손톱만큼 작은 글씨로 경전을 옮겨 적어 만든 작은 책 '사경'입니다.

단 한 획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기에, '0.1mm의 미학'으로도 불립니다.

고려 시대에 꽃피운 이 금빛 예술품은 대부분 보관용이어서 7백 년이 흐른 지금까지 빛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유진형 / 호림박물관 학예연구팀장 : 개인의 공덕을 쌓기 위한 방편으로, 뭔가 모처에 보관하기 위해서 만든 일종의 보관용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존상태가 굉장히 양호한 경우가 많습니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고려와 조선의 작은 도자기들입니다.

얼굴에 바르는 기름을 담는 병, 분가루를 담아두는 분첩 등 여성들의 화장품을 담는 실생활 용품입니다.

찻잔이나 도장, 글씨를 쓸 때 사용하는 연적도 섬세한 매력을 뽐냅니다.

일상에서 애지중지하던 소품이었던 만큼, 가까이에서 오래 보고 싶은 당대의 미적 소망이 잘 녹아있습니다.

YTN 김혜은[henis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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