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피자 박스 접는 유튜브 영상 주인공 "오스카 수상 축하"

'기생충' 피자 박스 접는 유튜브 영상 주인공 "오스카 수상 축하"

2020.02.14. 오후 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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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피자 박스 접는 유튜브 영상 주인공 "오스카 수상 축하"
사진 출처 = YouTube 'Breanna G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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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 속 '피자 박스 빠르게 접는 방법'을 소개한 유튜브 영상의 실제 주인공도 '기생충'의 아카데미(오스카) 수상에 축하를 전했다.

'기생충'에서는 기택(송강호)의 네 식구 모두 별다른 일거리가 없어 함께 집에서 피자 박스를 접으며 돈을 버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들 가족은 피자 박스를 빠르게 접기 위해 남의 집 와이파이를 이용해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그 방법을 공부한다.

영화에 등장한 이 유튜브 영상은 실제 지난 2015년 9월 캐나다 출신 브리아나 그레이라는 여성이 올린 것이었다. 영상 제목은 '아주 빠르게 피자 박스 접기(Super fast pizza box making)'다. 제목 그대로 영상 속 브리아나는 매우 빠르고 익숙하게 피자 박스를 접고 뿌듯해하는 모습이다.

영화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브리아나의 피자 박스 영상까지 화제가 됐다. 14일 현재 163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유튜브뿐 아니라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도 영상이 인기를 끌었다.

원래 브리아나의 유튜브 채널에는 이 51초짜리 피자 박스 접는 영상 단 하나만이 올라와 있었다. 그런데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에 오른 뒤인 지난 12일, 브리아나는 또 다른 영상을 통해 감사와 축하를 전했다.

과거 캐나다 오타와의 한 피자집에서 7년간 일했다고 밝힌 브리아나는 "많은 사람들이 내 비디오가 어떻게 '기생충'에 등장하게 됐는지 물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어떤 일을 할 때 효율적이고 빠르게 하는 것을 좋아해서 피자 박스를 빨리 접기 시작했다"라며 "2008년쯤, 가족들이 피자 가게에 와서 내가 피자 박스 접는 것을 보고 영상을 찍어간 것이다. 나중에 컴퓨터에 저장된 것을 발견하고 재미로 온라인에 올려봤다"라고 영상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생충' 제작진들이 영화에 내 영상을 넣고 싶다고 연락해왔다. 가난한 가족이 피자 박스를 빨리 접기 위해 노력하는 장면이라는 아주 간단한 설명만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브리아나는 "당시만 해도 누가 영화의 감독인지 몰랐고,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큰 규모의 영화였다"라며 "영화 개봉 후에 정말 많은 사람이 갑자기 내 비디오를 보고 있는데 믿기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기생충'이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 '설국열차'를 만든 봉준호 감독 영화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도 덧붙였다.

오스카 수상 이후 브리아나의 비디오는 또 한 번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전 세계 누리꾼들은 아카데미 시상식 이후 그의 영상을 다시 보고 "'기생충' 속 숨은 스타", "오스카상을 받을 계획이 다 있었구나", "브리아나도 오스카상을 받은 셈이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이에 브리아나는 영상 코멘트에 "영화에 내 영상을 담아준 '기생충' 감독과 프로듀서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모든 '기생충' 관계자들과 배우들은 오스카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 축하한다"라고 적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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