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구상한 '기생충' 원래 제목은?

7년 전 구상한 '기생충' 원래 제목은?

2020.02.16. 오후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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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스카 작품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의 초창기 제목은 '데칼코마니'였다고 합니다.

봉준호 감독은 지금으로부터 7년 전인 2013년 처음 이 영화를 구상했다고 하는데요.

그동안 봉 감독이 얘기했던 '기생충'의 제작 뒷얘기를, 김혜은 기자가 모아봤습니다.

[기자]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을 처음 생각해 낸 건 2013년 겨울이었습니다.

[봉준호/ '기생충' 감독 (지난해) : 주변 지인에게 이 이야기를 처음, 이런 건 어떨까 얘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너무 다른 환경의, 일상을 살아가면서 전혀 마주칠 것 같지 않은 두 가족이 마주치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빈부와 계급을 다뤘던 영화 '설국열차'와 달리 좀 더 친숙한 이웃으로 좁혀서 이야기를 끌고 싶었다는 겁니다.

[봉준호/ '기생충' 감독 (지난해) : 일상과 가깝고 우리 현실에 가까우면서 우리 삶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인 가족들을 중심으로 해서 펼쳐보면 어떨까.]

영화 구상 초창기에는 제목이 '데칼코마니'였습니다.

[봉준호/ '기생충' 감독 (지난해) : 데칼코마니라는 가제로 1년 정도 불렸어요. 어렸을 때 미술 시간에 물감 찍어서 접어서 펴면 똑같이 양쪽이 나오잖아요. 그런 두 가족이 있는 거죠.]

무엇보다 빈부차를 극명하게 드러내기 위해 완벽히 대비되는 집을 구현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봉준호/ '기생충' 감독 (지난해) : 두 개의 집이 각각 하나의 우주처럼. 디자인에서부터 모든 것을 세심하게 했던 기억이 있고요.]

신분상승의 욕구를 드러내는 계단이나, 수석, 전등 등의 다양한 상징보다는 피부에 닿는 영화적 느낌에 더 주력했습니다.

[봉준호/ '기생충' 감독 (지난해) : 우리 일상적이고 주변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직접 피부에 와 닿는 느낌을 더 추구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상징이라는 분석을 통해서 도달하려는 것보다는요.]

빈부, 계급, 혹은 자본주의.

굵은 주제 사이에서 봉 감독은 말하려던 것은 바로 인간에 대한 존엄이었습니다.

[봉준호/ '기생충' 감독 (지난해) : 인간에 대한 예의를 어느 정도까지 지키느냐에 따라 그것이 영화의 제목처럼 기생이 되느냐, 아니면 좋은 의미의 공생·상생이 되느냐가 어찌 보면 거기서 갈라지는 게 아닌가.]

YTN 김혜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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