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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대담 : 남영준 중앙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
[영준책방] 내가 정리 정돈을 잘 못하는 이유, 이거였구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사람들은 정리수납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버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물건을 버리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다. 아깝다는 생각, 버리고 나면 꼭 쓸 일이 생길 것 같다는 생각, 무엇보다 물건을 버리는 것에 대한 죄책감이 오늘도 또 물건을 쌓아 놓게 만든다. 물건을 편하게 버리려면 이러한 생각들이 들지 않게 내 생각의 정리와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먼저다.
◇ 조현지] 매주 월요일에만 문을 여는, ‘영준책방’ 수납컨설턴트 정경자 대표의 저서, <정리 습관의 힘>에 실린 글로 문 열었습니다. 이 책은, 청취자님께 드리는 책 처방인데요, 자세한 이야기. 지금부터 나눠볼게요. 영준책방의 책 주치의, 중앙대학교 문헌정보학과 남영준 교수님! 오늘도 오셨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남영준 중앙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이하 남영준)] 네 안녕하세요~
◇ 조현지] 어느새, 봄이에요. 이제는 바람결에서도 봄기운이 느껴지죠? 교수님은 봄을 좋아하시나요?
◆ 남영준] 저는 따뜻한 게 좋아요. 이 코로나만 아니면 이 봄이 정말 더 좋을 텐데요.
◇ 조현지] 봄은 볼 게 많아서 ‘봄’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봄꽃뿐만 아니라, 볼만한 책도 정말 많은데요, 매주 영준책방에서는, 여러분들의 사연에, 맞춤 책처방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알려주시면, 거기에 맞춰서 추천을 해드릴 수 있고요, 여러분들의 마음 상태를 알려주셔도, 영준책방의 책 주치의, 남영준 교수님이 여러분 마음을 두드리는 책을 처방해 드립니다. #0945, 단문 50원, 장문 100원의 유료문자로 보내주셔도 좋고요! 모바일어플 yes 앱, 유튜브 보이는 라디오 채팅창으로 남겨주시면, 잘 갈무리 해뒀다가 다음 시간에 맞춤 책처방 해드리겠습니다. 봄이 되니까, 두꺼운 겨울옷이랑 침구도 정리하고, 겨우내 묵은 먼지를 털어내고 싶어지던데요, 오늘 책 처방받으실 주인공도 봄맞이 대청소를 계획하신 것 같아요. 사연 소개해 드릴게요.
[8242] 봄을 맞아서 집안 정리를 하려고 하는데요, 저는 물건 하나하나 미련을 두는 편이어서 못 버리겠더라고요. 정리에도 기술이 필요하다던데, 집안을 말끔히 정리할 수 있는 기술을 알려주는 책, 부탁드려요~
◆ 남영준] 이번 주 청취자님의 사연은 지난주 요리책 요청 이후, 저를 두 번째로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청취자님들께서는 저에게 요리에서 이젠 집 안 청소까지 요청하시는데요, 이제 바깥일을 줄이고 집안일에 신경 쓰라는 신의 계시인가 싶더라고요. 그래도 저의 장점인 그 어떤 것이라도 주어진 일에는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에 마음을 다잡고. 청취자께서 요구하신 집안 정리에 관한 책을 찾아보았습니다.
◇ 조현지] 찾아본 결과, 어떠셨나요? 집안 정리에 관한 책이 많은가요?
◆ 남영준] 일단 집안 정리에 관한 책을 사서들이 추천하였는지를 뒤져보았으나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도서관 빅데이터 시스템도 돌려보았습니다. 그런데 없기는 마찬가지여서 KF94 마스크를 쓰고 우리 중앙대학교도서관을 직접 뒤졌습니다. 상당히 많은 살림 책이 있었는데 살림 정리와 미니멀리스트. 미니멀리즘 등 엄청 핫한 키워드로 살림이 표현되어 있었고, 일본 서적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도 신기했습니다. 일본에서 이 부분에 대한 관심이 엄청 높은 모양이고 관련 시장도 호황인 것 같았습니다. 여기서 난데없는 질문하나 하겠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는 정리수납컨설턴트라고 들어보셨어요?
◇ 조현지] 네, 그럼요. 주방과 의류의 정리하고 관리하는 법을 도와주는 직업이죠? 가끔 티브이나 잡지를 보면 정리수납컨설턴트 분들이 출연하셔서 유용한 팁을 전수해주시더라고요.
◆ 남영준] 네, 우리나라에 관련 협회도 있을 뿐만 아니라 고용노동부 워크넷에 ‘정리수납컨설턴트’ 라는 직업이 등재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꽤 오래전부터 정리수납을 대신해주는 커다란 시장이 형성되어 있었고, 전문적으로 집안 살림살이를 정리해주는 서비스 전문가들을 ‘라이프 오거나이저’라고 부른답니다. 아무튼 관련 책을 골라야 해서 제가 도서관에 아예 바닥에 주저앉아서 한참 동안 책을 보았습니다. 코로나 19 때문에 대학도서관에서는 대출은 하지만 열람은 허용하지 않아 열람용 책상과 의자를 다 치워서 어쩔 수 없이 땅바닥에서 읽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아예 주저앉고 읽었던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 이유를 조현지 아나운서와 제가 읽고 나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먼저 읽겠습니다. 물건을 버리려고 할 때 사람들은 놀라울 정도로 아이디어가 반짝반짝한다. 평소에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창조적 기지를 발휘한다.
◇ 조현지] “잠깐만, 이 빈 쿠키 통. 버리기엔 너무 아까워. 약상자로 쓰면 어떨까?”,
“이제 정말 이 토트백은 버려야겠어. 내일 버려야지. 아니지 이 토트백에 종이봉투들을 넣어두면 되겠는 걸”, “예쁘긴 한데 쓰지 않을 거니까 이 향수병은 버리자. 아니야! 언제가 시간이 되면 마트에서 전선을 사서 이 병을 근사한 조명등으로 리폼하는 거야”
◆ 남영준] 아마도 그 조명등은 영원히 완성되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 물건을 버리는 일에서 도망치고 싶어서 억지로 생각해낸 아이디어다. 아무리 번쩍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해도 자신을 믿지 마라. 물건을 버릴 때는 누구나 일류 크리에이터가 되곤 한다.
◇ 조현지] 제가 얼마 전 이사를 하면서 물건을 정리했는데요, 뜨끔하게 만드는 내용이네요. 많은 분이 공감하실 것 같은데요, 어느 책에 실린 글인가요?
◆ 남영준] 이 글은 사사키 후미오의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에 나온 스물 세 번째 규칙 ‘버릴 때 창조적이 되지 마라’입니다. 그냥 이 책의 다른 소제목도 조금 말씀드릴까요? ‘영원히 오지 않을 언젠가를 버려라’, ‘누가 가지고 있는 물건은 빌려라’, ‘진짜 필요한 물건은 반드시 돌아온다.’
◇ 조현지] 밑줄 쳐놓거나, 수첩에 적어놓고, 기억하고 싶은 내용들이네요.
◆ 남영준] 그렇죠? 정리하는 기술과 방법에 관련된 책인데 저는 감탄하면서 읽었습니다. 이건 격언집이지 가정학의 전문 서적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심란하고 마음이 복잡할 때에는 시집이나 산문집을 주로 읽습니다. 그런데 이 분야 책들은 완전 기가 막힌 삶의 지침서이자 철학책이더라고요. 살아가면서 욕심을 줄이라고 많은 책이 이야기하지만 이렇게 현실적이고 이해하기 편하게 그 이유를 설명한 책이 가정학 분야에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습니다. 다 [8242]님 덕분입니다. 또 하나 유다카 유카의 <엄마가 편해지는 살림정리법>에서는 내가 정리정돈을 잘하는 유형인지를 테스트하는 방법도 있더라고요.
◇ 조현지] 어떻게 테스트하나요?
◆ 남영준] 일단 손깍지를 껴봅니다. 청취자분들도 따라 해보세요. 왼손 엄지가 아래로 가면 인풋이 좌뇌형이랍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팔짱을 껴봅니다. 저처럼 왼팔이 아래로 가면 아웃풋이 좌뇌형이랍니다. 이렇게, 저처럼 왼손 엄지와 왼팔이 아래로 간 사람을, 좌좌뇌 유형으로 분류하고 이렇게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성실하고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으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데 능숙하다. 정리에서는 외관보다 기능을 중시하는데 쓰기 불편한 물건을 고를 때가 많다. 전체를 염두에 두고 내가 좋아하며 편안한 물건을 고르는 게 신상에 좋다.” 어떤 것 같으신가요?
◇ 조현지] 저는 좌우뇌 나왔는데요.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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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우우뇌
감성도 뛰어나고 표현도 풍부한 사람이다. 갑자기 마음을 먹고 정리를 시작했다가 금방 집중력이 흐트러지기도 하고 즉흥적으로 정리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발상이 유연하므로 자신에게 알맞은 규칙부터 세우는 것이 좋다.
우좌뇌
무엇이든 본인이 결정해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이다. 자신 없는 일에는 손을 대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어서 자신이 설정한 높은 이상을 따라갈 수 없을 때는 아예 정리를 포기하기도 한다. 큰 목표를 세우기보다 작은 일부터 하나씩 실천해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좌우뇌
자기 나름의 규칙이 있고 흥미가 있는 분야에서는 정보 수집 능력이 뛰어나지만, 행동은 감각적인 사람입니다. 정리에서도 정보만 모을 뿐 실천을 하지 못 하는 일이 많습니다. 수집한 정보를 그대로 따르기보다 손이 많이 가지 않는 수납 방법을 골라서 자기 나름대로 바꿔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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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영준] 딱 맞지는 않지만, 정리정돈 하다가 심심풀이 땅콩으로 한번 해보셔도 재미있으실 거예요.
◇ 조현지] 방송 들으시면서 ‘나는 잘 버리지 못하고 정리도 못 하는데 어떡하나.’하고 심란해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교수님이 들려주고 싶은 글귀가 있다고요?
◆ 남영준] 정리에 너무 강박관념을 갖지는 마시라고 안심 글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정리 못 하는 사람들의 일반적 변명이라고 하는데요, 들어오는 글의 저자인 정경자 님의 <정리습관의 힘>이란 책에 나온 글입니다. 청취자분은 아나운서님이 읽는 동안에 몇 개나 해당하는지 속으로 솔직하게 계산해보세요.
◇ 조현지] “하나, 언젠가는 필요할 것 같아서 버릴 수가 없어요. 둘, 어머, 보기에는 이래도 제게는 너무 소중한 물건이에요. 그런데 어떻게 정리해요! 셋, 이게 얼마나 비싼 건데요. 넷, 제가 요즘 시간이 없어서요. 다섯, 정리를 꼭 해야 해요? 전 크게 불편하지 않은데요?”
◆ 남영준] 조현지 아나운서님은 몇 개나 해당하나요? 저는 다섯 개중 4개가 해당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큰 차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다들 ‘정리해야지.’하고, 생각만 한다는 거죠. 그래서 정리정돈을 마음먹은 것만으로도 대단한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니 너무 스트레스받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바닥에서 앉아서 20여 권을 봤는데 기술적으로는 모든 책이 집 안 청소하는데 다 도움이 되는 책이었습니다. 그냥 덤으로 사진이나 글이 잘 정리된 책을 고르시면 되고요. 덤으로 푸하하 웃을 수 있는 책을 고르시면 더더욱 좋습니다.
◇ 조현지] ‘영준책방’ 오늘은 봄맞이 대청소를 앞둔 분을 위한 책처방이었고요, 정경자 님의 ‘정리습관의 힘’, 유다카 유카의 ‘엄마가 편해지는 살림정리법’. 이렇게 두 권을 추천해 드렸습니다. 남영준 교수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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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대담 : 남영준 중앙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
[영준책방] 내가 정리 정돈을 잘 못하는 이유, 이거였구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사람들은 정리수납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버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물건을 버리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다. 아깝다는 생각, 버리고 나면 꼭 쓸 일이 생길 것 같다는 생각, 무엇보다 물건을 버리는 것에 대한 죄책감이 오늘도 또 물건을 쌓아 놓게 만든다. 물건을 편하게 버리려면 이러한 생각들이 들지 않게 내 생각의 정리와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먼저다.
◇ 조현지] 매주 월요일에만 문을 여는, ‘영준책방’ 수납컨설턴트 정경자 대표의 저서, <정리 습관의 힘>에 실린 글로 문 열었습니다. 이 책은, 청취자님께 드리는 책 처방인데요, 자세한 이야기. 지금부터 나눠볼게요. 영준책방의 책 주치의, 중앙대학교 문헌정보학과 남영준 교수님! 오늘도 오셨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남영준 중앙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이하 남영준)] 네 안녕하세요~
◇ 조현지] 어느새, 봄이에요. 이제는 바람결에서도 봄기운이 느껴지죠? 교수님은 봄을 좋아하시나요?
◆ 남영준] 저는 따뜻한 게 좋아요. 이 코로나만 아니면 이 봄이 정말 더 좋을 텐데요.
◇ 조현지] 봄은 볼 게 많아서 ‘봄’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봄꽃뿐만 아니라, 볼만한 책도 정말 많은데요, 매주 영준책방에서는, 여러분들의 사연에, 맞춤 책처방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알려주시면, 거기에 맞춰서 추천을 해드릴 수 있고요, 여러분들의 마음 상태를 알려주셔도, 영준책방의 책 주치의, 남영준 교수님이 여러분 마음을 두드리는 책을 처방해 드립니다. #0945, 단문 50원, 장문 100원의 유료문자로 보내주셔도 좋고요! 모바일어플 yes 앱, 유튜브 보이는 라디오 채팅창으로 남겨주시면, 잘 갈무리 해뒀다가 다음 시간에 맞춤 책처방 해드리겠습니다. 봄이 되니까, 두꺼운 겨울옷이랑 침구도 정리하고, 겨우내 묵은 먼지를 털어내고 싶어지던데요, 오늘 책 처방받으실 주인공도 봄맞이 대청소를 계획하신 것 같아요. 사연 소개해 드릴게요.
[8242] 봄을 맞아서 집안 정리를 하려고 하는데요, 저는 물건 하나하나 미련을 두는 편이어서 못 버리겠더라고요. 정리에도 기술이 필요하다던데, 집안을 말끔히 정리할 수 있는 기술을 알려주는 책, 부탁드려요~
◆ 남영준] 이번 주 청취자님의 사연은 지난주 요리책 요청 이후, 저를 두 번째로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청취자님들께서는 저에게 요리에서 이젠 집 안 청소까지 요청하시는데요, 이제 바깥일을 줄이고 집안일에 신경 쓰라는 신의 계시인가 싶더라고요. 그래도 저의 장점인 그 어떤 것이라도 주어진 일에는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에 마음을 다잡고. 청취자께서 요구하신 집안 정리에 관한 책을 찾아보았습니다.
◇ 조현지] 찾아본 결과, 어떠셨나요? 집안 정리에 관한 책이 많은가요?
◆ 남영준] 일단 집안 정리에 관한 책을 사서들이 추천하였는지를 뒤져보았으나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도서관 빅데이터 시스템도 돌려보았습니다. 그런데 없기는 마찬가지여서 KF94 마스크를 쓰고 우리 중앙대학교도서관을 직접 뒤졌습니다. 상당히 많은 살림 책이 있었는데 살림 정리와 미니멀리스트. 미니멀리즘 등 엄청 핫한 키워드로 살림이 표현되어 있었고, 일본 서적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도 신기했습니다. 일본에서 이 부분에 대한 관심이 엄청 높은 모양이고 관련 시장도 호황인 것 같았습니다. 여기서 난데없는 질문하나 하겠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는 정리수납컨설턴트라고 들어보셨어요?
◇ 조현지] 네, 그럼요. 주방과 의류의 정리하고 관리하는 법을 도와주는 직업이죠? 가끔 티브이나 잡지를 보면 정리수납컨설턴트 분들이 출연하셔서 유용한 팁을 전수해주시더라고요.
◆ 남영준] 네, 우리나라에 관련 협회도 있을 뿐만 아니라 고용노동부 워크넷에 ‘정리수납컨설턴트’ 라는 직업이 등재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꽤 오래전부터 정리수납을 대신해주는 커다란 시장이 형성되어 있었고, 전문적으로 집안 살림살이를 정리해주는 서비스 전문가들을 ‘라이프 오거나이저’라고 부른답니다. 아무튼 관련 책을 골라야 해서 제가 도서관에 아예 바닥에 주저앉아서 한참 동안 책을 보았습니다. 코로나 19 때문에 대학도서관에서는 대출은 하지만 열람은 허용하지 않아 열람용 책상과 의자를 다 치워서 어쩔 수 없이 땅바닥에서 읽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아예 주저앉고 읽었던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 이유를 조현지 아나운서와 제가 읽고 나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먼저 읽겠습니다. 물건을 버리려고 할 때 사람들은 놀라울 정도로 아이디어가 반짝반짝한다. 평소에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창조적 기지를 발휘한다.
◇ 조현지] “잠깐만, 이 빈 쿠키 통. 버리기엔 너무 아까워. 약상자로 쓰면 어떨까?”,
“이제 정말 이 토트백은 버려야겠어. 내일 버려야지. 아니지 이 토트백에 종이봉투들을 넣어두면 되겠는 걸”, “예쁘긴 한데 쓰지 않을 거니까 이 향수병은 버리자. 아니야! 언제가 시간이 되면 마트에서 전선을 사서 이 병을 근사한 조명등으로 리폼하는 거야”
◆ 남영준] 아마도 그 조명등은 영원히 완성되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 물건을 버리는 일에서 도망치고 싶어서 억지로 생각해낸 아이디어다. 아무리 번쩍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해도 자신을 믿지 마라. 물건을 버릴 때는 누구나 일류 크리에이터가 되곤 한다.
◇ 조현지] 제가 얼마 전 이사를 하면서 물건을 정리했는데요, 뜨끔하게 만드는 내용이네요. 많은 분이 공감하실 것 같은데요, 어느 책에 실린 글인가요?
◆ 남영준] 이 글은 사사키 후미오의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에 나온 스물 세 번째 규칙 ‘버릴 때 창조적이 되지 마라’입니다. 그냥 이 책의 다른 소제목도 조금 말씀드릴까요? ‘영원히 오지 않을 언젠가를 버려라’, ‘누가 가지고 있는 물건은 빌려라’, ‘진짜 필요한 물건은 반드시 돌아온다.’
◇ 조현지] 밑줄 쳐놓거나, 수첩에 적어놓고, 기억하고 싶은 내용들이네요.
◆ 남영준] 그렇죠? 정리하는 기술과 방법에 관련된 책인데 저는 감탄하면서 읽었습니다. 이건 격언집이지 가정학의 전문 서적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심란하고 마음이 복잡할 때에는 시집이나 산문집을 주로 읽습니다. 그런데 이 분야 책들은 완전 기가 막힌 삶의 지침서이자 철학책이더라고요. 살아가면서 욕심을 줄이라고 많은 책이 이야기하지만 이렇게 현실적이고 이해하기 편하게 그 이유를 설명한 책이 가정학 분야에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습니다. 다 [8242]님 덕분입니다. 또 하나 유다카 유카의 <엄마가 편해지는 살림정리법>에서는 내가 정리정돈을 잘하는 유형인지를 테스트하는 방법도 있더라고요.
◇ 조현지] 어떻게 테스트하나요?
◆ 남영준] 일단 손깍지를 껴봅니다. 청취자분들도 따라 해보세요. 왼손 엄지가 아래로 가면 인풋이 좌뇌형이랍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팔짱을 껴봅니다. 저처럼 왼팔이 아래로 가면 아웃풋이 좌뇌형이랍니다. 이렇게, 저처럼 왼손 엄지와 왼팔이 아래로 간 사람을, 좌좌뇌 유형으로 분류하고 이렇게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성실하고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으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데 능숙하다. 정리에서는 외관보다 기능을 중시하는데 쓰기 불편한 물건을 고를 때가 많다. 전체를 염두에 두고 내가 좋아하며 편안한 물건을 고르는 게 신상에 좋다.” 어떤 것 같으신가요?
◇ 조현지] 저는 좌우뇌 나왔는데요.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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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우우뇌
감성도 뛰어나고 표현도 풍부한 사람이다. 갑자기 마음을 먹고 정리를 시작했다가 금방 집중력이 흐트러지기도 하고 즉흥적으로 정리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발상이 유연하므로 자신에게 알맞은 규칙부터 세우는 것이 좋다.
우좌뇌
무엇이든 본인이 결정해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이다. 자신 없는 일에는 손을 대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어서 자신이 설정한 높은 이상을 따라갈 수 없을 때는 아예 정리를 포기하기도 한다. 큰 목표를 세우기보다 작은 일부터 하나씩 실천해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좌우뇌
자기 나름의 규칙이 있고 흥미가 있는 분야에서는 정보 수집 능력이 뛰어나지만, 행동은 감각적인 사람입니다. 정리에서도 정보만 모을 뿐 실천을 하지 못 하는 일이 많습니다. 수집한 정보를 그대로 따르기보다 손이 많이 가지 않는 수납 방법을 골라서 자기 나름대로 바꿔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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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영준] 딱 맞지는 않지만, 정리정돈 하다가 심심풀이 땅콩으로 한번 해보셔도 재미있으실 거예요.
◇ 조현지] 방송 들으시면서 ‘나는 잘 버리지 못하고 정리도 못 하는데 어떡하나.’하고 심란해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교수님이 들려주고 싶은 글귀가 있다고요?
◆ 남영준] 정리에 너무 강박관념을 갖지는 마시라고 안심 글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정리 못 하는 사람들의 일반적 변명이라고 하는데요, 들어오는 글의 저자인 정경자 님의 <정리습관의 힘>이란 책에 나온 글입니다. 청취자분은 아나운서님이 읽는 동안에 몇 개나 해당하는지 속으로 솔직하게 계산해보세요.
◇ 조현지] “하나, 언젠가는 필요할 것 같아서 버릴 수가 없어요. 둘, 어머, 보기에는 이래도 제게는 너무 소중한 물건이에요. 그런데 어떻게 정리해요! 셋, 이게 얼마나 비싼 건데요. 넷, 제가 요즘 시간이 없어서요. 다섯, 정리를 꼭 해야 해요? 전 크게 불편하지 않은데요?”
◆ 남영준] 조현지 아나운서님은 몇 개나 해당하나요? 저는 다섯 개중 4개가 해당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큰 차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다들 ‘정리해야지.’하고, 생각만 한다는 거죠. 그래서 정리정돈을 마음먹은 것만으로도 대단한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니 너무 스트레스받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바닥에서 앉아서 20여 권을 봤는데 기술적으로는 모든 책이 집 안 청소하는데 다 도움이 되는 책이었습니다. 그냥 덤으로 사진이나 글이 잘 정리된 책을 고르시면 되고요. 덤으로 푸하하 웃을 수 있는 책을 고르시면 더더욱 좋습니다.
◇ 조현지] ‘영준책방’ 오늘은 봄맞이 대청소를 앞둔 분을 위한 책처방이었고요, 정경자 님의 ‘정리습관의 힘’, 유다카 유카의 ‘엄마가 편해지는 살림정리법’. 이렇게 두 권을 추천해 드렸습니다. 남영준 교수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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