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하고 남 배려"...故 박지선, 각별했던 부모님과 일화에 '더 먹먹'

"겸손하고 남 배려"...故 박지선, 각별했던 부모님과 일화에 '더 먹먹'

2020.11.03. 오전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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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하고 남 배려"...故 박지선, 각별했던 부모님과 일화에 '더 먹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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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우먼 박지선(36)이 지난 2일 모친과 함께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는 가운데, 과거 각별했던 박지선과 부모님의 일화가 먹먹함을 더하고 있다.

박지선은 과거 SNS를 통해 부모님과 얽힌 에피소드를 재치 있게 소개했다. 또한 박지선의 부친은 포털사이트에 자식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을 담은 글을 남기기도 했다.

박지선은 SNS에 "친구가 골라줘서 큰맘 먹고 겨울 코트를 하나 구입했다. 엄마가 이거 개콘 소품이냐고 물어봤다. 친구한테 절교 문자를 보내야겠다. 엄마 고마워요" "뉴스를 보니 오늘 날씨가 아주 좋았다고 한다. 엄마가 집에만 있지 말고 나갔다 오라며 내게 음식물 쓰레기를 건네줬다. 엄마 사랑해요" "엄마가 날이 아직은 쌀쌀하다고 패딩을 입으라고 했다. 방금 길에서 반팔 입은 청년들과 눈이 마주쳤다. 조심스레 몸살 연기를 해본다" "출근 전 엄마가 울애기 밥 줘야지 해서 밥 먹으러 나갔더니 금붕어 밥을 주고 계셨다. 그리고 식탁은 말끔했다" "오늘은 엄마가 영어공부를 시작했다며 이제부턴 영어로만 얘기할 거라고 다짐한 지 삼 일째다. 그리고 엄마가 말이 없어진 지 삼 일째다" 등 엄마와 얽힌 유쾌한 이야기를 재치 넘치게 표현하며 많은 이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겸손하고 남 배려"...故 박지선, 각별했던 부모님과 일화에 '더 먹먹'

2007년에는 한 누리꾼이 네이버 지식인에 박지선의 외모에 대해 비꼬는 듯한 글을 남겼다. 이에 대해 박지선의 부친은 "박지선은 1984년 음 11월 3일 저녁 7시 5분 부평성모자애병원에서 3.1kg의 건강한 아기로 자연분만으로 태어났다"라며 장문의 글을 남겼다.

그 글에는 자식에 대한 애정이 듬뿍 드러나 있었다. 그는 "박지선은 고등학교 2학년 때 여드름 치료를 잘못하는 바람에 피부가 심하게 아팠었다. 그때부터 피부 때문에 학교도 휴학을 할 정도로 많이 힘들었었다. 그렇게 아픈 가운데도 열심히 공부해 좋은 결과를 냈다. 정말 대단하다. 그 이후로 박지선은 피부가 너무 연약한 아기 피부 같아 화장을 못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남자 개그맨들도 다 화장을 하고 나오는데 여자인데도 불구하고 민얼굴로 방송을 하니 더욱 못난이처럼 보인다고들 한다. 사실 박지선은 실제로 보면 못나지 않았다"라며 "화장한 사람들과 비교돼 방송되다 보니 그렇게 단지 그렇게 보일 뿐이다. 그래서 박지선을 실제로 본 사람들은 첫마디가 모두 '어머 예쁘시네요'다. 분장을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 못하기 때문에 그렇게 나오는 거"라고 설명했다.

부친은 "내가 아는 박지선은 속이 깊고 겸손하고 남을 많이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라며 "내 딸 박지선의 건강과 무궁한 발전이 함께하길 바란다. 그렇게 아픔을 겪고도 좋은 대학교를 갔던 것처럼 어떤 역경이 닥쳐온다고 해도 박지선은 헤쳐나가리라 본다"라고 딸에 대한 남다른 믿음을 드러냈다.

"겸손하고 남 배려"...故 박지선, 각별했던 부모님과 일화에 '더 먹먹'

2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자택에서 박지선이 모친과 함께 숨진 채로 발견됐다. 박지선의 부친은 두 사람과 연락이 닿지 않자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외부침입 흔적이 없고 유서 성격의 메모가 발견된 점으로 보아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부검을 하지 않기로 했다.

방송가에 따르면 박지선은 평소 앓고 있던 질환으로 고통받으며 치료를 이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선과 그의 어머니 빈소는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5일 오전 7시다.

박지선은 2007년 KBS 22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 후 '개그콘서트'에서 활약했다. 그해 KBS '연예대상' 코미디부문 여자 신인상, 2008년 KBS '연예대상' 코미디부문 여자 우수상, 2010년 KBS '연예대상' 코미디부분 여자 최우수상, 2011년 제18회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희극인상, 2012년 SBS 연예대상 러브FM부문 라디오DJ상 등을 받았다.

최근까지 영화·드라마 제작보고회, 가수 컴백 쇼케이스 등에서 MC로 활약을 펼쳤다. 재치 있는 입담과 뛰어난 진행 실력, 밝고 명령한 모습으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OSEN,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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