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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21년 4월 29일 (목요일)
□ 진행 : 황보선 앵커
□ 출연자 : 윤현숙 YTN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앵커 황보선(이하 황보선): '메타버스'라고 들어보셨습니까? 타는 버스 아니고요, 현실과 다른, 디지털 가상세계, 디지털 지구를 부르는 말입니다. 예전에도 존재했던 개념이지만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메타버스가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데요. 내가 아닌 또다른 나, 디지털 분신이 존재하는 메타버스의 세계를 오늘 더더뉴스 윤현숙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윤현숙 기자(이하 윤현숙): 네, 안녕하세요.
◇ 황보선: 먼저, 윤 기자에게는 이 이야기부터 물어봐야겠습니다. 디지털 분신, YTN에도 최근 이와 관련된 이슈가 하나 있었는데요. AI 인공지능 앵커가 데뷔를 했다고요?
◆ 윤현숙: 지난 15일, YTN ‘뉴스가 있는 저녁’ 2주년 기념 방송에서 변상욱 'AI 앵커'가 데뷔를 했습니다. 지난해부터 YTN 디지털센터, YTN 플러스에서 AI 기술을 방송에 접목해보자는 차원에서 AI 앵커 연구 개발을 쭉 해왔는데요. ‘뉴스가 있는 저녁’ 2주년 방송, aI 앵커를 활용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준비를 거쳐 변상욱 AI 앵커를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2년간 변상욱 앵커 출연분량 가운데 일부 시간을 딥러닝을 통해 학습해서 만들었는데요. 기사 텍스트를 입력하면 AI 아나운서 영상과 음성이 만들어지는 개념입니다. 변상욱 AI 앵커와 실제 사람앵커와 직접 대화도 나누고 AI 앵커의 미래를 AI 앵커가 직접 소개하는 내용을 선보였습니다. 제가 초기 개발단계부터 봤고, AI 앵커가 읽을 내용을 일부 직접 쓰기도 했는데요. 알고 봐도 참 신기하더라고요.
◇ 황보선: 실제 사람 앵커를 바탕으로 한 AI 앵커, '디지털 분신'이라고 봐도 될 것 같아요?
◆ 윤현숙: 네, 그렇죠. 목소리, 어투와 입모양은 물론이고 몸짓까지 겉모습은 똑같은데, 디지털 세상에서 동시에 여러 곳에서 방송을 진행할 수도 있고, 학습데이터만 충분히 주어진다면 외국어로도 진행을 할 수 있죠. 20초짜리 기사 텍스를 넣으면 영상과 음성이 합성되는 데 같은 시간인 20초 정도가 걸리거든요. 그래서 완전한 실시간 생방송은 아직 어렵지만, 스튜디오와 방송장비 같은 물리적 장비 없이도 디지털 세상에서 빠르게 뉴스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aI 앵커의 등장은 화제를 모았습니다. 실제로 관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같이 공동연구를 했던 이스트소프트의 설명인데, 충분한 데이터만 확보되면, 실제 aI 앵커 한명 만드는데 5일 정도 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앵커와 똑같은 디지털 분신이 5일이면 뚝딱 탄생할 수 있는 거죠.
◇ 황보선: AI 앵커, AI 아나운서, 혹은 AI 기자까지, 앞으로 활동 분야가 점점 넓어질 것 같은데, 기술 발전은 좋은데 자칫 사람의 일자리가 줄어들지는 않을까 걱정도 되는데요?
◆ 윤현숙: 그렇죠, 그런 고민이 이런 기술 개발 이면에 존재하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당장은 AI 앵커가 고도의 순발력과 방송 노하우를 갖춘 인간 앵커를 대체한다는 건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술적으로 한계도 있죠. AI 앵커의 경우 영상 합성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실시간 소통이나 감정의 교류가 필요한 인터뷰나 대담에는 활용이 아직 어렵고, 말의 뉘앙스를 정교하게 살리거나 풍부하고 창의적 표정 짓기도 아직은 어렵다. 메인뉴스 앵커를 AI 앵커가 한다기보다는 현재 사람 앵커가 물리적 한계나 시간적 한계 때문에 못하고 있거나 하지 않고 있는 분야에 투입될 가능성이 클 것 같습니다. 장기적으로 기술이 발전해서 AI 앵커와 기자가 정말 활약을 하면 어떨까, 그래도 보완적이거나 공존하는 관계로 정립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봅니다. 간단한 업무는 AI가 맡고, 사람은 좀 더 창의적인 일, 탐사보도나 현장 취재가 필요하고 사안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일에 더 집중을 할 수도 있겠죠. 어떤 측면에서는 기자와 앵커의 전문성이 더 요구받고 조명 받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고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 황보선: 이런 AI 앵커처럼 또 다른 나, '디지털 분신'이 주목받는 곳이 있습니다. 아까 소개드렸던 '메타버스'인데요. 아직은 생소한 분들도 많을 텐데, 어떤 개념인가요?
◆ 윤현숙: 단어 자체로 보면 메타버스, 초월을 뜻하는 메타와 세상을 뜻하는 유니버스가 합쳐져 만들어진 말입니다. 현실을 초월한 공간, 현실과 또 다른 디지털 세계인데 좀 더 쉽게 말하면 현실의 나와 다른 아바타, ‘부캐’로 살아가는 새로운 세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말이 새로워서 그렇지 새로운 개념은 아닙니다. 2000년대 초반에 인기 끌었던 싸이월드나 캐릭터로 동료들과 함께 즐기는 온라인 게임도 메타버스의 일종이고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처럼 자신의 일상을 디지털 세상으로 옮기는 SNS도 메타버스의 하나입니다. 5G나 대용량 그래픽 처리 기술 덕분에 메타버스가 요즘 빠르게 진화하고 있고, 코로나19가 그 발전 속도를 더 앞당기고 있습니다.
◇ 황보선: 코로나 때문에 현실 세계가 아닌 언택트 세계에 머무는 시간이 부쩍 늘어나면서 메타버스가 일상 속으로 급속도로 확장되고 있는데요. 젊은이들, 이른바 MZ 세대들은 이런 가상세계가 현실세계 못지않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죠?
◆ 윤현숙: 사람들이 몰리는 곳에 돈도 따라가죠. 대표적인 곳인 로블록스랑 제페토를 들 수 있는데요. 어른들에게는 좀 생소할 수 있지만, 젊은 세대들에게 큰 인기 끄는 곳입니다. 로블록스는 미국 게임 플랫폼인데, 작년에 사용자 1억 명 넘겼고 주로 10대 아이들 주류 이용자입니다. 미국에서는 아이들이 유튜브보다 로블록스에서 거의 2배 이상 더 시간을 많이 보냅니다. 자신이 상상한 가상 세계를 이 안에서 만들어서 다른 사람에게 제공하면서 돈 버는 청소년들이 많습니다. 비슷한 경우가 우리나라에서는 제페토입니다. 3D 증강현실 아바타를 만드는 앱인데요. 그 안에 엄청 다양한 가상세계가 모여 있어 다양하게 여행도 다닐 수 있고, 아이돌 가수도 만날 수 있습니다. 네이버의 자회사가 만들었는데 전 세계 사용자 2억 명 넘습니다. 10대 아이들이 있다면 한번 핸드폰 넌지시 보시면 이미 이용하고 있는 아이들 많을 겁니다. 사용자 80% 가 10대 청소년인데요. 친구도 사귀고 대화도 하고, 현실에서 못하는 것 가상세계에 마음껏 할 수 있습니다. 구찌 같은 패션업체들이 이 안에서 매장을 열고 아바타용 아이템을 팔기도 하고, 가수들도 콘서트를 여기서 열기도 합니다. 체육관 같은데서 하는 콘서트는 기꺼해야 수 만 명대 함께 관람할 수 있지만, 메타버스 내에서 이뤄지는 가상 콘서트 수천만 명이 함께 관람할 수 있고 수익으로도 연결됩니다. BTS도 지난해 빌보드 1위 올랐던 신곡 다이너마이트 뮤직 비디오를 메타버스 내에서 처음 공개했는데요.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같은 경우는 지난해 대선 때 메타버스 활용했습니다. 동물의 숲 이라는 메타버스 게임 인데, 여기서 선거 유세 하기도 한 겁니다. 코로나 때문에 못가는 미술관 대신 체험하게 해주는 가상갤러리, 가상 여행 투어 등도 빠르게 발전 중입니다.
◇ 황보선: 실제로 기업들도, 돈도 메타버스에 몰리고 있다고요?
◆ 윤현숙: 네, 사람이 있는 곳에 돈도 따라오는 법이죠. 먼저 해외 같은 경우는 세계적인 테크기업들이 차세대 먹거리로 메타버스를 모두 주목하고 있습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뿐 아니라 페이스북도 주도권 확보하기 위해 혈안인데요. 하나의 가상세계이기 때문에, 먼저 그 세계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입주 시키는 게 중요하겠죠? 주도권 싸움이 아주 치열하고요. 국내에서도 게임업계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엔씨소프트나 넥슨 같은 기업들이 발 빠르게 관련 사업을 선보이고 있고, BTS가 있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나 YG, JYP엔터테인먼트도 메타버스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를 소개한 책도 국내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 황보선: 2025까지 세계 메타버스 시장규모가 315조원에 이른다는 전망치도 나왔는데요. 하지만 좋은 면만 있는 건 아니죠. 여러 우려도 있는데요?
◆ 윤현숙: 과몰입이 우선 우려가 되죠. 가상세계에 너무 빠져서 현실 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는 부분, 반대로 어려운 현실의 도피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고요. 가상 공간에서 익명성에 기대 현실에서보다 폭력적이고 차별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도 우려됩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메타버스 안에서 경제활동이 이미 이뤄지고 있는데 이런 부분이 혹장될 때 세금은 어떻게 할지, 디지털 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아바타에 대한 명예훼손, 혐오범죄, 해킹, 같은 범죄들이 발생할 때 어떻게 규율할 건지 등 이런 부분들이 생각해볼 문제가 되죠. 정부가 관리할 건지, 아니면 해당 플랫폼 글로벌 기업이 할 건지 등등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세상이 코앞으로 성큼 다가왔는데 이 가상세계 안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에 어떻게 대처해나갈지 지금부터도 고민이 필요해보입니다.
◇ 황보선: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윤현숙: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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