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에서 '세종의 꿈' 담긴 한글 금속활자 와르르

인사동에서 '세종의 꿈' 담긴 한글 금속활자 와르르

2021.06.29. 오후 10:22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직후 그 뜻을 널리 알리기 위해 조선에서는 각종 한글 서적이 간행됐는데요.

세조 때 한글책을 인쇄한 한글 금속활자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출토됐습니다.

이승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북악산이 지척에 보이는 서울 인사동입니다.

옛 관아 인근 창고 터에서 항아리가 발굴됐습니다.

그 속에서 다양한 크기의 조선 전기 금속활자 천6백여 점이 나왔습니다.

특히 ㆆ(여린히읗) 등 동국정운식 표기법이 새겨진 한글 활자가 처음 발견됐습니다.

동국정운식 표기는 훈민정음 창제 시기 중국 한자음을 표기하기 위해 사용했지만 1480년 이후에는 쓰이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나온 활자와 1461년 세조 때 인쇄된 능엄경언해 판본이 일치한다며 1455년 만들어진 초기 을해자로 추정합니다.

1434년 세종 때 만들어진 금속활자의 정수인 '갑인자' 추정 활자도 처음 출토됐습니다.

서양이 인쇄를 시작하던 시기(1450년경 구텐베르크 인쇄기 발명)에 앞서 고려에 이어 조선에서도 인쇄 문화가 꽃을 피우고 있었던 점이 거듭 확인된 겁니다.

[백두현 / 경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 네 가지 (크기의) 한글 활자가 나왔다는 것은 여러 문헌에 쓰인 글자들이 다 모여져 있었다….]

[이승철 /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 팀장 : 가장 먼저 문헌상의 한글 금속활자는 (1447년 인쇄된) 월인천강지곡자라고 이야기하는데 그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정밀하게 조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유적에서는 또 조선 시대 자동 물시계의 금속 부품도 처음 확인됐습니다.

세종 때 옥루, 혹은 중종 때 다시 제작된 자격루 부품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했습니다.

해와 별을 이용해 시간을 잰 세종 때 독자적인 천문시계, 일성정시의 부품도 처음 확인됐습니다.

[이용삼 / 충북대 천문우주학과 명예교수 : 표준 시계인 자격루의 오차를 보정하는 데 사용한 정밀한, 낮에는 해시계 밤에는 별시계로 사용했는데….]

유적에서는 1588년 만들어진 총통이 함께 발굴됐고, 금속 유물은 모두 일정한 크기로 잘려 있었습니다.

임진왜란이 일어났던 선조 임금 시기, 누군가 녹여서 재활용하기 위해 묻어 놨다가 뜻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YTN 이승은입니다.

YTN 이승은 (selee@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유튜브 구독자 450만 달성 축하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