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궁궐서 화장실 유적 첫 발견...현대식 정화조와 비슷

조선시대 궁궐서 화장실 유적 첫 발견...현대식 정화조와 비슷

2021.07.08. 오후 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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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 궁궐에서 처음으로 150여 년 전에 만든 대형 화장실 유적이 발견됐습니다.

경복궁 동궁 권역을 발굴하고 있는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길이 10.4m 너비 1.4m 깊이 1.8m 석조 구덩이 형태의 화장실 유적을 발굴했습니다.

이 유적은 낮은 위치의 입수구로 물이 조금씩 유입돼 분뇨의 발효와 침전을 유도하고, 위에 뜬 오수는 높게 위치한 출수구로 나가거나 사람이 퍼내는 현대의 정화조 구조와 비슷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기생충 알 분포 조사를 한 결과 구덩이 바닥에서는 익산 왕궁리 화장실 유적보다 기생충 알 밀집도가 10배 높았지만, 배출구 근처에서는 기생충 알이 발견되지 않아 위생적 구조임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장훈 한국생활악취연구소 소장은 150여 년 전에 현대식 정화조의 원리와 비슷한 시설을 갖춘 대형 화장실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소는 문헌조사와 함께 발굴된 소뼈 등의 연대측정 등으로 미뤄 화장실이 고종 5년 때인 1868년 경복궁이 중건될 때 만들어졌다가 20여 년간 사용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경복궁에 화장실은 주변부에 지어졌던 데다 최근에야 주변부 발굴이 시작돼 화장실이 발굴된 것은 조선 시대 궁궐 유적을 통틀어 처음입니다.

부여 쌍북리 유적, 익산 왕궁리 유적, 양주 회암사지 화장실 유구, 경주에서 화장실 유적이 나온 적이 있지만 정화기능을 갖춘 구조가 출토된 건 처음입니다.

연구진은 이 화장실은 4~5칸 정도로, 보통 한 칸에 두 공간을 만들기 때문에 10명 정도가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크기이며 동궁 권역의 군사나 궁녀 등이 이용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YTN 이승은 (se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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