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이브] '이상하지 않은 우영우'와 자폐에 대한 이해

[뉴스라이브] '이상하지 않은 우영우'와 자폐에 대한 이해

2022.07.20. 오전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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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호준석 앵커, 김선영 앵커
■ 출연 : 홍현주 / 한림대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시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드라마 보셨습니까? 저도 보고 있습니다.

서로 이해가 필요한 부분도 있고 또 드라마는 굉장히 즐겁지만 내 현실은 어렵고 괴로운 부분도 있고 좀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우영우가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걸까요? 저희가 얘기해 보겠습니다.

홍현주 한림대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교수님도 저 드라마 보셨죠?

[홍현주]
네, 저도 매우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어떤 점이 인상적이던가요?

[홍현주]
사실 저 드라마에서 보이던 다양한 증상들이 자폐아들이 보일 수 있는 흔한 증상이거든요.

그런데 그 부분이 그렇게 이상하거나 무섭거나 그러지 않고 굉장히 유쾌하고 사랑스럽게 표현돼 있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앵커]
자폐 스펙트럼에 대해서 여러 가지 우영우의 방식대로 표현이 있는데 특히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들이 이런 거 표현 잘했다 이런 생각이 드셨나요?

[홍현주]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가장 큰 진단 기준 첫 번째는 사회적 의사소통의 장애라고 얘기를 하는데 대인관계가 좀 원활하지 못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를 한다든지 비언어적인 의사소통을 이용하지 못하고 부자연스럽다든지 이런 것도 있지만 또 하나는 관심사가 매우 제한돼 있고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듯한 그런 모습들이 보이는데요. 예를 들어서 고래에 굉장히 몰두를 한다든지.

[앵커]
돌고래 얘기를 계속하잖아요.

[홍현주]
고래 얘기 굉장히 하죠. 반향어가 나온다든지 목소리 톤이라든지 의사소통 하는 게 뭔가 부자연스럽기도 하고. 그다음에 정리정돈이나 규칙들, 문 들어올 때 숫자를 세는 거라든지 이런 부분들도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중요한 특성이거든요.

이런 부분들이 굉장히 정확하게 그리고 또 사랑스럽게 많이 표현돼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우리나라에 대략 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 장애라고 표현하는 게 정확합니까?

[홍현주]
장애라고 하면 이 부분은 약간 설명을 드려야 될 필요가 있는데요.

영어로는 어티즘 스펙트럼 디스오더라고 합니다. 그러면 디스오더를 한국말로 자폐 스펙트럼라고 하거든요.

그런데 디스오더는 장애인의 장애가 아니라 사실 질환을 얘기하는 그런 병을 의미하는 장애를 얘기합니다. 그래서 정신과 질환의 경우에서 마치 모든 게 장애처럼 오해가 되기도 하는데요.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복지부 기준에서 장애인복지법이라고 있지 않습니까? 여기 있는 주요 대상이 장애인의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자폐성 장애가 들어갑니다.

그래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라고 하면 굉장히 다양한 범주의 문제를 가진 다양한 아이들이 포함돼 있기는 한데 이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모두 장애라고 하기는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이죠.

[앵커]
범주가 크다고 하셨는데 드라마 캐릭터 우영우는 그 큰 스펙트럼에서 어느 정도의 자폐 스펙트럼인가요?

[홍현주]
사실 드라마 속에 있는 부분들은 드라마니까 상당히 판타지스러운 부분들이...

[앵커]
허구적인 게 아무래도 가미되겠죠.

[홍현주]
상당히 많이 있고요.

그러니까 우영우가 보이는 그런 사회성이 약간 부적절한 사회성이라든지 단조로운 어투라든지 반향어라든지 관심사 몰두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진단기준에서 다 들어가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서울대 로스쿨을 수석 졸업할 정도의 그런 인지능력이라든지 한 번 들으면 모든 걸 기억해내는 어마어마한 기억력이라든지 이런 인지능력과 기억력을 사실은 자폐에서는 흔치 않습니다.

[앵커]
예를 들어 고기능적 자폐, 이렇게도 하던데요.

[홍현주]
이전에는 아스퍼거라는 얘기도 했었고요.

아스퍼거 장애 또는 자폐 중에서도 고기능 자폐라는 얘기를 하는데 그런 경우에서는 자폐의 특성을 가지고는 있더라도 지능이 정상인 경우를 얘기하는 거죠. 그런데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서 지능이 정상인 경우 IQ 70 이상인 경우는 사실은 25%, 많지 않습니다.

사실은 75% 정도는 지적장애를 동반하고 있다고 봐야 되는 거죠. 자폐의 아까 말씀드린 사회성의 결함, 그리고 관심사가 매우 제한돼 있고 또는 반복적인 행동을 하는 이런 두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지적인 능력도 떨어지는 것, 이게 전형적인 자폐의 모습이라고 봐야 되고요.

지적인 문제도 역시 사실 경도 지적 장애는 일상적인 대화를 하는 데 큰 무리가 없지만 꽤 많은 자폐는 성인이 되더라도 제대로 언어를 습득하지 못해서 말도 못하는 경우도 꽤 많이 있습니다.

[앵커]
우리가 드라마에서 저 우영우 변호사하고 사랑하는 사람도 나오고 또 동료로서 경쟁하면서 약간 견제하는 사람도 나오고 또 아빠도 나오고. 우리 주변에도 또 만나게 되거든요. 우리도 실제로.

그래서 교수님은 많이 만나시는 분이고 전문가시니까 우리가 이렇게 원만한 관계를 또 좋은 관계를 맺으려면 어떤 마음으로, 어떤 태도로 우리가 만나는 것이 좋은지 조언을 해 주십시오.

[홍현주]
자폐라고 얘기하면 마치 자신의 세상에만 갇혀서 소통을 안 하는 사람인 것처럼 굉장히 이상한 정신병자처럼 많이 생각을 하는데 어쩌면 자폐인이라고 하면 한글용어가 조금 이상하기는 한데요.

뇌 발달적으로 감정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부분들에서, 그리고 감각을 느끼는 부분들에서 남들하고 조금 다른 체계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라고 보셔야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뭔가 다름을 인정하는, 우리가 보기에는 굉장히 이상한 행동들이나 이상한 반응들을 보더라도 이게 그들의 입장에서는 우리가 이상해 보일 수 있거든요.

그들은 그냥 느껴지는 대로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행동일 뿐인데 그런데 저희가 이렇게 생각하는 게 정상이다, 이게 아니라 그냥 다양성이 있다라는 관점에서 바라보시게 되면 많은 자폐인들과 그 부모님이 조금 우리 사회 내에서 적응하기가 좀 더 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드라마 봐도 우영우가 계속 돌고래 얘기만 하니까 주변에서도 너 돌고래 얘기 좀 그만해, 이렇게 하잖아요. 그건 옳은 대처법은 아닌 건가요?

[홍현주]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취미활동이 있고 덕후활동이라고 하잖아요. 그걸 다 하지 말라고 막을 수 있을까요?

그러니까 그런 부분은 어느 정도 인정해 주는 게 사실 맞고요. 여기서 드라마에서 그 점도 인상적이었던 것 같아요. 무조건 하지 말라고 하지 않잖아요. 자기 방은 다 돌고래로 꾸며놓고.

다만 일자리에서는 돌고래 얘기하지 말라고. 그러니까 사회인으로서 뭔가 역할을 할 때 좀 더 다른 사람하고 관계에서 문제가 될 만한 그 정도는 지나친 정도는 안 하되 개인의 영역, 돌고래 관심 가지는 것 인정해 주고 이걸 계기로 해서 이 친구들이 관심 가지고 있는 것들을 같이 공감해 주고 대화해 주면 훨씬 더 소통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앵커]
저는 인상적이었던 장면 중의 하나가 우영우 변호사 아빠가 나는 너무 외로웠다. 나는 딸을 너무 사랑하는데 딸은 나한테 관심이 없는 것 같으니까, 둘이 사는데 너무 외로웠다고 얘기를 하는데 이 드라마는 그래도 비교적 좋은 편이고 그렇지만 실제 가족들, 실제 생활에서의 가족들은 굉장히 힘들다는 보도들을 많이 봤는데 가족들은 어떤 상황인지, 그리고 사회적으로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말씀해 주십시오.

[홍현주]
맞습니다. 외롭다는 그 부분에서도 상당히 마음이 아팠는데요. 부모님들이 많이 하는 얘기입니다.

자폐의 가장 특성이 주고받는 능력의 결함이거든요. 그래서 보통은 아이를 키우다 보면 엄마가 애정을 쏟고 이름을 부르고 하면 받는 게 있잖아요.
아이가 엄마한테 의지하고 매달리고 애교부리고 그러는데 자폐는 그런 게 없어요.

그러니까 요구사항만 딱 요구를 하고 거기에 충족되면 돌아가버리고 그러니까 끊임없이 부모는 아이를 뒷받침하고 뭔가를 도와줄 수밖에 없는데 아이한테 오는 건 별로 없는 거죠. 그래서 관계에서 그렇게 일방적인 건 부모가 사실 외로울 수밖에 없고 그런데 어떤 기능의 수준이 상당 부분들은 절반 이상은 평생 남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거든요.

적어도 자기 앞가림하는 게 사실은 현실적인 치료 목표가 될 정도로 앞가림을 하지 못하면서 부모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부모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여건이면 그나마 다행인데요.

부모가 그나마 여력이 안 되는 경우, 그러면 사회적인 복지 체계가 마땅하지 않은 게 사실이어서 시설에 보낸다든지 사실 성인이 돼서 생각보다 많이 안 보이지 않습니까?

그렇게 해서 그룹돼서 생활하는 경우들이 꽤 많이 있어서 부모의 역할만으로 두기에는 너무 문제가 심각하고 전 사회적인 복지체계나 지원체계가 같이 있어줘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이것도 하나만 알려주세요. 우리 아이가 말을 거의 안 하기는 하는데 이게 자폐인지 아닌지 잘 구분이 안 가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아서 어떻게 이걸 발견할 수 있고 치료도 가능한 건지 그것도 알려주세요.

[홍현주]
보통 어릴 때 가장 많이 오는 경우는 말씀하신 것처럼 말이 늦는 경우라고 얘기하는데요.

그와 아울러서 불렀는데 대답을 안 한다든지. 보통 아이들이 돌 정도만 되더라도 이름 부르면 돌아보지 않습니까? 그런데 상대방의, 다른 사람의 반응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거죠.

자신이 관심이 있을 때는 반응을 하지만 타인의 반응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기 때문에 불러서 대답을 안 한다든지 눈맞춤이 좋지 않다든지 특정한 소리나 장난감에만 몰두를 한다든지 이런 식의 특징을 보이는 경우들이 많고요. 요새는 어릴 때 영유아검진 많이 하지 않습니까?

영유아검진에서 사회성 발달이나 언어 발달이 우려스럽다는 결과가 나오면 전문기관에 들어가서 평가해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대략 우리나라에 몇 명 정도가 됩니까?

[홍현주]
이게 진단 기준에 따라서 조금 달라질 수 있는데요.

예전에는 사실 자폐성 장애, 그러면 굉장히 드문 병으로 알려졌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 이러면서 범주가 넓어지면서 많게는 2~3%까지도 보고됩니다. 그러면 꽤 많거든요.

[앵커]
이게 어릴 때가 아니라 사회활동을 하다가 뒤늦게 성인이 돼서 오는 경우도 있는 건가요?

[홍현주]
기능이 굉장히 좋은, 어릴 때부터 언어기능이 괜찮았었던 경우에서는 예상 외로 크게 자폐라는 걸 모르고 지나가기도 해요.

부모님이 주변에서 보기에 말도 잘하고 어릴 때부터 한글도 보고 영어도 읽고 책도 읽고 그러니까 친구들하고 노는 것도 그냥 잘 보면 의사소통을 못하지만 그냥 하나 보다 생각해 왔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뭔가 사회성에서 조금 문제가 있는 거죠.

그런 경우에서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뒤늦게 의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앵커]
우영우 변호사님 저희가 응원하고요. 아버님도 응원하고요.

우리 사회의 많은, 이 장애를 갖고 계신 분들 다 우리 친구들입니다. 우리 가족들이고요.

또 그분들 돕는 가족들도 응원하고 우리 사회도 어떻게 도울지 이 계기로 대책들 더 마련됐으면 좋겠습니다.

홍현주 교수님 오늘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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