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2년 11월 15일 (화요일)
□ 진행 : 이현웅 아나운서
□ 출연: 양향자 세계음식문화연구원 이사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현웅 아나운서(이하 이현웅): 한인 할머니 덕분에 한식으로 다이어트를 했다는 기사, 보셨습니까? 작가이자 TV쇼 진행자로 알려진 아프리카 윤의 이야기인데요. 특히 미국 사회에서 김치는 슈퍼푸드로 통한다, 많이 먹으면 건강에 좋고 살도 빠질 수 있다고 한 얘기가 알려졌다면서 김치 예찬론을 펼쳤다고 합니다. 국내 1호 김치소믈리에, 양향자 세계음식문화연구원 이사장과 맛있는 김치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이사장님 안녕하십니까?
◆ 양향자 세계음식문화연구원 이사장(이하 양향자): 안녕하십니까.
◇ 이현웅: 반갑습니다. 지금 김장 시즌인데, 이사장님도 김장하셨습니까?
◆ 양향자: 아직 안 했습니다. 하려구요.
◇ 이현웅: 언제 하실 겁니까?
◆ 양향자: 한 일주일 후에 할 겁니다.
◇ 이현웅: 제가 앞서서 국내 1호 김치 소믈리에라고 소개 드렸거든요. 좀 생소하게 들리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 ‘김치 소믈리에’에 대해서 소개해 주시죠.
◆ 양향자: 프랑스어로 '맛보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 '소믈리에(Sommelier)'입니다. 흔히 와인 감정사를 뜻하고 있는데요. 최근 한식 세계화의 바람을 타고 우리나라 대표 먹을거리인 김치, 대한민국 전통음식을 지키고 알리는 일을 담당하는 사람이 김치 소믈리에입니다. '한국의 전통음식' 하면 가장 먼저 김치를 떠올릴 만큼 김치에 관해서 너도나도 전문가를 자처하고 있죠. 하지만 김치만큼은 '국가대표' 음식으로써 웬만한 가정의 주방마다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김치냉장고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게 증표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김치 소믈리에'의 존재가치를, 사단법인 세계음식문화연구원이 처음으로 김치 소믈리에 과정을 도입했습니다. 그래서 김치 소믈리에는 김치에 대한 전문지식과 조리 실력을 갖추고 김치의 모든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음식점을 운영하거나 김치를 판매하는 사람들에게 특정 음식과 잘 어울리는 김치를 추천해주거나 조리법을 전수하기도 하고요. 이를 위해 김치 소믈리에는 김치에 관한 여러 지식은 물론이고요, 한식에 관한 해박한 지식과 음식의 맛, 특성, 조리법, 식재료 구입 및 관리법 등을 꿰뚫고 있어야 합니다. 최근 수입산 저가 김치의 공세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지식으로 무장한 김치 소믈리에를 육성해야 우리 고유의 김치 맛을 지켜나가는 동시에 전 세계에 김치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김치 소믈리에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전국 각 지역의 김치 맛, 특성 그리고 우리 김치의 우수성의 가치가 전 세계에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생각되네요.
◇ 이현웅: 국내 1호셨잖아요, 지금은 몇 명이나 있나요?
◆ 양향자: 지금은 300명 정도 있습니다.
◇ 이현웅: 그러면 김치 소믈리에 분들은 김치 하나 맛보면, ‘이거는 어떤 재료로 만들고 어떤 조리법으로 만든 김치야’, 이런 걸 다 아시는 건가요?
◆ 양향자: 네. 거의 안다고 볼 수 있죠.
◇ 이현웅: 제가 앞서서 아프리카 윤이라는 분의 말씀을 얘기했는데요, 김치를 먹고 다이어트를 했다고 해요. 한식으로 식단을 바꾸고 매일 꾸준히 운동을 했더니 1년 동안 50kg이 빠졌다는 미국 셀럽의 얘기였는데, 이거 가능한 겁니까?
◆ 양향자: 네, 가능합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바다 건너 일본에서도 고추 다이어트 등 매운 음식 다이어트가 유행하고 있는데요. 미국의 건강전문지 ‘헬스’는 김치를 세계 5대 건강음식 중 하나로 선정하고 또 서양에서도 우리의 김치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치는 최고의 음식이고요. 저칼로리에 맛도 있고 매운 맛을 내는 캡사이신이라는 성분으로 다이어트 효과까지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요즘 아이들은 김치 먹기를 꺼려하죠. 그래서 엄마들은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에게 김치를 먹일 수 있을지 고심하고 있는데요. 찬물에 김치를 씻어 먹여 보기도 하면서 정성을 들이고 있지만 아이들 입맛엔 맞지 않나 봅니다. 어린 시절 우리들도 도시락 반찬엔 빠지지 않던 김치에 계란프라이 하나 더 얹으면 완벽한 도시락이 되곤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햄이나 소시지, 돈가스 등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듯하는데요. 이렇게 아이들이 학교 급식시간에 나눠주는 몇 조각의 김치마저도 먹기 싫어하니 교사들도 아이들에게 김치를 먹이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한다고 하네요. 이같이 어린이들이 김치와 멀어지고 가공식품에 길들여진 것이, 최근 소아비만이 증가하는 현상과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김치 등 매운 음식에 들어 있는 캡사이신이 비만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인데요. 매운 음식을 먹으면서 온몸에 땀이 나고 후끈후끈해지는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인데요, 이것이 캡사이신라는 성분이 체내에서 열을 발생시켜서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김치는 이같이 신진대사를 높이고 지방을 연소하는 효과가 있다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매운 음식을 꾸준히 먹고 운동을 병행하면 다이어트 효과를 한층 높일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무엇이든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만 못한 법이죠. 그래서 매운맛을 내는 김치가 다이어트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위장이 약한 사람은 위에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하고요. 또한 맵고 짠 음식을 많이 먹고 나면 오히려 간식을 더 먹게 되거나 다음날 얼굴이 붓기도 하죠. 이처럼 김치 한 가지만 먹는 ‘원푸드 다이어트’보다는 김치를 포함한 한식 위주의 균형 잡힌 식단, 이것들이 건강하게 체중을 감량할 수 있는 좋은 비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이현웅: 이사장님, 그런데 지금 이사장님이 말씀하신 동안에 제작진이 다 난리가 났습니다. 3~40년씩 꾸준히 김치를 먹고 있는데, 왜 우리 뱃살은 안 들어가냐고. 이유가 뭡니까? 왜 저희는 안 되는 겁니까?
◆ 양향자: 운동이 안 됐겠죠? 아무래도.
◇ 이현웅: 운동을 같이 해야 되는데 운동을 같이 안 했다. 너무 강한 팩트 폭력이 아니신가. 김치는 잘못이 없다.
◆ 양향자: 네, 그렇습니다. 김치는 아주 좋은 식품이긴 하죠.
◇ 이현웅: 우리 청취자분들께서도 ‘나는 김치 먹는데 왜 살이 안 빠져?‘ 이렇게 생각하신 분들, 혹시 운동을 멀리하고 계신 건 아닌지 점검해 보시길 바랍니다. 이제 김장철이 다가오고 있잖아요. 다행인 소식이, 고공행진을 보이던 배춧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얘기가 들려요. 관련한 조사도 나왔다고요?
◆ 양향자: 네. 정말 좋은 소식입니다. 사실 올해는 폭염 태풍에 따른 작황부진으로 배추 수급 상황이 나빠졌습니다. 그래서 배춧값이 2배 가까이 치솟았죠. 8월만 해도 배추가격은 6000원선을 유지해오다 그 후 약 2주 만에 1만 955원으로 치솟았고요. 또 9000원대로 배춧값이 내려왔다가, 정말 고맙게도 김장철을 앞두고 하락하면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반가운 일입니다. 우리는 이때 기회를 잡아야 됩니다. 대한민국의 여성의 파워를 내세워 가족의 건강을 위해 가족과 이웃과 친척과 친구들 간에 함께 모여 김장을 해 봅시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의 등재된 협력의 힘을 한번 보여주고요, 또 대한민국의 저력을 보여줄 때가 된 것 같습니다.
◇ 이현웅: 이왕이면 하는 거, 맛있게 하는 게 좋잖아요. 이사장님은 특별한 비결들이 많을 것 같은데, 일단 새우젓 넣고 김장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그럴 때 젓갈 잘 고르는 법, 있다면요?
◆ 양향자: 우리가 김치를 담글 때 새우젓갈을 넣죠. 그 이유가 해산물을 원료로 해서 한차례 숙성과정을 거친 젓갈이 김치의 숙성을 촉진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인데요. 유리아미노산의 조성을 활발하게 해 줍니다. 그래서 김치의 감칠맛을 향상시키고요, 또 필수 아미노산의 함량을 높여주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좋은 새우젓갈을 고르는 방법과 보관법이 중요하겠지요? 그래서 좋은 새우젓을 고르는 법과 보관법을 말씀드리겠는데요. 좋은 새우젓은요 새우젓 국물 색깔이 뽀얗고 빛깔이 있는 것이 좋아요. 새우의 모양과 크기가 일정하고 깨끗한 것, 그리고 손가락으로 눌러봤을 때 살이 잘 으깨지지 않은 것, 또한 껍질이 얇고 밝은 분홍빛을 띠고 살이 굵어야 합니다. 또 비린내나 구린내가 나지 않으면서 이물질이 섞이지 않는 것이 좋아요. 그리고 새우젓은 계속 발효 숙성되기 때문에 보관 시에 실온보다는 냉장 보관하는 것이 좋고요. 이물질이 들어가면 변하기 때문에 사용할 때는 반드시 물기가 없는 수저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이현웅: 또 하나 가장 중요한 재료 중 하나가 고춧가루일 텐데, 요즘 매운 음식 좋아하는 분들이 많으시잖아요. 칼칼하고 매콤하게 김치를 담그려면 고춧가루는 어떤 걸 써야 하나요?
◆ 양향자: 우선 김치를 담글 때는 고춧가루 선택이 아주 중요합니다.고춧가루는 말리는 방법에 따라 햇볕에 말린 태양초가 있고, 빨리 말리기 위해 가마솥에 쪄서 말린 화건초로 나누게 되는데요. 100% 태양초는 만들기가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번 쪄서 비닐하우스에서 말린 것과 처음부터 따서 비닐하우스 안에서 말린 것이 있는데요. 태양초는 빛깔이 곱고 선명하고 꼭지가 가늘고 뾰족합니다. 그리고 화건초는 검붉으며 윤기가 없고 꼭지는 검푸른 빛이 나는 거죠. 잘 선택하시고 더욱 빛깔 예쁘고 칼칼한 김치를 원하신다면 건고추를 물에 불렸다가 갈거나, 생 청양 홍고추를 갈아서 함께 버무리는 방법도 있겠습니다.
◇ 이현웅: 얘기 들으시면서 7279님께서, “어머니가 김치를 보내 주셨는데 제 입맛에는 많이 싱거워요”라고 하시면서, 이런 경우가 있잖아요. 이런 싱거운 김장김치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냐고 물어보시는데요.
◆ 양향자: 김장김치가 싱거울 때는 천일염과 다시마 물만 있으면 제맛을 살릴 수 있습니다. 냄비에 물 2컵을 넣고요, 다시마를 끓여주고 굵은 소금을 넣어 녹여주세요. 그리고 다시마 물이 식으면 김치통의 김치 국물을 빈 용기에 따라내서 같이 섞습니다. 양념이 약하다면 고춧가루 더 추가해 주시면 되겠고요. 또 이 국물을 하루 정도 냉장고에 숙성 시켜요. 그래서 다음 날 김치통에 넣어 주시면 아주 맛있는 김치로 살릴 수 있겠고요. 그리고 소금량은 드셔보시고 조절하시면 되겠어요. 그리고 반대로 김장김치가 너무 짜다고 생각될 때는요, 물 한 컵을 냄비에 붓고 표고버섯과 무를 넣고 끓여 주세요. 그리고 김치통에 감긴 김치 국물을 용기에 따르고 김치 국물이랑 끓인 육수를 같이 섞어서 김치 위에 부어주시면 아주 맛있는 김치가 되겠습니다.
◇ 이현웅: 저는 입맛에 안 맞으면 냉장고에 계속 넣고 한동안 안 먹고 이랬는데, 이 맛을 변경하는 방법이 있다고 하니까 신기합니다. 이제 겨울 되고 김장하다 보면 배추김치를 많이 할 텐데, 이럴 때 같이 할 수 있는 김치가 있을까요?
◆ 양향자: 우리가 배추김치를 담다 보면 어쩔 때는 김치소가 남고 어쩔 때는 배추가 남잖아요. 김치소가 부족해서 절인 배추가 남아 있다면 백김치를 담그시면 좋겠고요. 이럴 때는 물 250ml에 찹쌀가루나 밀가루를 한 큰술 반을 풀어줍니다. 그리고 남아있는 무채 썰고 쪽파, 생수 2L, 그리고 소금, 마늘을 넣고 간을 하여 숙성시키면 간단한 백김치가 완성이 될 수 있고요. 또 김치소가 남아 있을 때는 돼지 삼겹살을 삶아서 수육을 해 드셔 보세요. 그러면 아주 맛있게 드실 수 있을 겁니다.
◇ 이현웅: 김장할 때 수육은 빼놓을 수 없을 텐데, 음식 전문가시니까요. 수육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도 있을까요?
◆ 양향자: 김장하는 날 빠질 수 없는 것이 수육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수육 먹으려고 김장한다는 말도 많이 있죠. 김장철이 되면 초보자도 실패할 수 없는 수육 삶는 비법을 알려드릴게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 된장입니다. 돼지고기를 삶을 때는요, 된장을 넣어주면 되는데요. 여기에 마늘, 대파, 양파, 후추 등 각종 향신료와 채소를 잔뜩 추가해서 마지막까지 삶아주면 잡내를 잡아주고요. 하지만 향신채가 김장하느라 다 소진했다, 이럴 때는 물 대신 맥주를 사용하게 되면 신기할 만큼 잡내가 사라집니다. 그리고 육질까지 부드럽게 삶을 수가 있죠. 그런데 ‘나는 좀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 보고 싶다’ 이런 사람도 있잖아요? 그럴 때는 무수분수육을 추천해 드리고 싶은데요. 물 없이 만드는 수육이에요. 냄비 바닥에 양파와 대파를 깔아요. 그리고 돼지고기를 올린 다음, 다시 대파와 통마늘을 올리고 뚜껑을 닫은 채 약불에서 익혀 주는데요. 요령은 바닥이 두꺼운 냄비를 사용하시고, 양파와 대파를 바닥이 보이지 않게 촘촘히 깔아 줘요. 그리고 중간에 고기를 한번 뒤집어 주는 것인데요. 젓가락으로 찔렀을 때 핏물이 올라오지 않으면 다 익은 수육입니다. 그래서 물을 사용하지 않은 만큼 진한 맛이 배어있기 때문에 맛있는 수육을 드실 수 있는 거죠.
◇ 이현웅: 4519님께서는, “어떤 만화책을 보니까 와인이랑 궁합이 잘 맞는 김치가 있다고 하던데, 막걸리에 김치가 아니라 와인에 김치. 소믈리에도 추천하는 메뉴인가요?” 이렇게 물어보십니다.
◆ 양향자: 와인에 어울린다, 이런 건 보쌈이나 백김치 같은 것도 좋아요. 와인하고 어울리는 게 (보쌈과) 백김치는 다양한 해산물이나 배나 과일들이 많이 들어있거든요. 그래서 와인의 맛을 한층 더 돋워 줄 수 있는 김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이현웅: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양향자 세계음식문화연구원 이사장과 함께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 방송일시 : 2022년 11월 15일 (화요일)
□ 진행 : 이현웅 아나운서
□ 출연: 양향자 세계음식문화연구원 이사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현웅 아나운서(이하 이현웅): 한인 할머니 덕분에 한식으로 다이어트를 했다는 기사, 보셨습니까? 작가이자 TV쇼 진행자로 알려진 아프리카 윤의 이야기인데요. 특히 미국 사회에서 김치는 슈퍼푸드로 통한다, 많이 먹으면 건강에 좋고 살도 빠질 수 있다고 한 얘기가 알려졌다면서 김치 예찬론을 펼쳤다고 합니다. 국내 1호 김치소믈리에, 양향자 세계음식문화연구원 이사장과 맛있는 김치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이사장님 안녕하십니까?
◆ 양향자 세계음식문화연구원 이사장(이하 양향자): 안녕하십니까.
◇ 이현웅: 반갑습니다. 지금 김장 시즌인데, 이사장님도 김장하셨습니까?
◆ 양향자: 아직 안 했습니다. 하려구요.
◇ 이현웅: 언제 하실 겁니까?
◆ 양향자: 한 일주일 후에 할 겁니다.
◇ 이현웅: 제가 앞서서 국내 1호 김치 소믈리에라고 소개 드렸거든요. 좀 생소하게 들리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 ‘김치 소믈리에’에 대해서 소개해 주시죠.
◆ 양향자: 프랑스어로 '맛보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 '소믈리에(Sommelier)'입니다. 흔히 와인 감정사를 뜻하고 있는데요. 최근 한식 세계화의 바람을 타고 우리나라 대표 먹을거리인 김치, 대한민국 전통음식을 지키고 알리는 일을 담당하는 사람이 김치 소믈리에입니다. '한국의 전통음식' 하면 가장 먼저 김치를 떠올릴 만큼 김치에 관해서 너도나도 전문가를 자처하고 있죠. 하지만 김치만큼은 '국가대표' 음식으로써 웬만한 가정의 주방마다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김치냉장고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게 증표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김치 소믈리에'의 존재가치를, 사단법인 세계음식문화연구원이 처음으로 김치 소믈리에 과정을 도입했습니다. 그래서 김치 소믈리에는 김치에 대한 전문지식과 조리 실력을 갖추고 김치의 모든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음식점을 운영하거나 김치를 판매하는 사람들에게 특정 음식과 잘 어울리는 김치를 추천해주거나 조리법을 전수하기도 하고요. 이를 위해 김치 소믈리에는 김치에 관한 여러 지식은 물론이고요, 한식에 관한 해박한 지식과 음식의 맛, 특성, 조리법, 식재료 구입 및 관리법 등을 꿰뚫고 있어야 합니다. 최근 수입산 저가 김치의 공세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지식으로 무장한 김치 소믈리에를 육성해야 우리 고유의 김치 맛을 지켜나가는 동시에 전 세계에 김치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김치 소믈리에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전국 각 지역의 김치 맛, 특성 그리고 우리 김치의 우수성의 가치가 전 세계에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생각되네요.
◇ 이현웅: 국내 1호셨잖아요, 지금은 몇 명이나 있나요?
◆ 양향자: 지금은 300명 정도 있습니다.
◇ 이현웅: 그러면 김치 소믈리에 분들은 김치 하나 맛보면, ‘이거는 어떤 재료로 만들고 어떤 조리법으로 만든 김치야’, 이런 걸 다 아시는 건가요?
◆ 양향자: 네. 거의 안다고 볼 수 있죠.
◇ 이현웅: 제가 앞서서 아프리카 윤이라는 분의 말씀을 얘기했는데요, 김치를 먹고 다이어트를 했다고 해요. 한식으로 식단을 바꾸고 매일 꾸준히 운동을 했더니 1년 동안 50kg이 빠졌다는 미국 셀럽의 얘기였는데, 이거 가능한 겁니까?
◆ 양향자: 네, 가능합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바다 건너 일본에서도 고추 다이어트 등 매운 음식 다이어트가 유행하고 있는데요. 미국의 건강전문지 ‘헬스’는 김치를 세계 5대 건강음식 중 하나로 선정하고 또 서양에서도 우리의 김치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치는 최고의 음식이고요. 저칼로리에 맛도 있고 매운 맛을 내는 캡사이신이라는 성분으로 다이어트 효과까지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요즘 아이들은 김치 먹기를 꺼려하죠. 그래서 엄마들은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에게 김치를 먹일 수 있을지 고심하고 있는데요. 찬물에 김치를 씻어 먹여 보기도 하면서 정성을 들이고 있지만 아이들 입맛엔 맞지 않나 봅니다. 어린 시절 우리들도 도시락 반찬엔 빠지지 않던 김치에 계란프라이 하나 더 얹으면 완벽한 도시락이 되곤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햄이나 소시지, 돈가스 등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듯하는데요. 이렇게 아이들이 학교 급식시간에 나눠주는 몇 조각의 김치마저도 먹기 싫어하니 교사들도 아이들에게 김치를 먹이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한다고 하네요. 이같이 어린이들이 김치와 멀어지고 가공식품에 길들여진 것이, 최근 소아비만이 증가하는 현상과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김치 등 매운 음식에 들어 있는 캡사이신이 비만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인데요. 매운 음식을 먹으면서 온몸에 땀이 나고 후끈후끈해지는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인데요, 이것이 캡사이신라는 성분이 체내에서 열을 발생시켜서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김치는 이같이 신진대사를 높이고 지방을 연소하는 효과가 있다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매운 음식을 꾸준히 먹고 운동을 병행하면 다이어트 효과를 한층 높일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무엇이든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만 못한 법이죠. 그래서 매운맛을 내는 김치가 다이어트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위장이 약한 사람은 위에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하고요. 또한 맵고 짠 음식을 많이 먹고 나면 오히려 간식을 더 먹게 되거나 다음날 얼굴이 붓기도 하죠. 이처럼 김치 한 가지만 먹는 ‘원푸드 다이어트’보다는 김치를 포함한 한식 위주의 균형 잡힌 식단, 이것들이 건강하게 체중을 감량할 수 있는 좋은 비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이현웅: 이사장님, 그런데 지금 이사장님이 말씀하신 동안에 제작진이 다 난리가 났습니다. 3~40년씩 꾸준히 김치를 먹고 있는데, 왜 우리 뱃살은 안 들어가냐고. 이유가 뭡니까? 왜 저희는 안 되는 겁니까?
◆ 양향자: 운동이 안 됐겠죠? 아무래도.
◇ 이현웅: 운동을 같이 해야 되는데 운동을 같이 안 했다. 너무 강한 팩트 폭력이 아니신가. 김치는 잘못이 없다.
◆ 양향자: 네, 그렇습니다. 김치는 아주 좋은 식품이긴 하죠.
◇ 이현웅: 우리 청취자분들께서도 ‘나는 김치 먹는데 왜 살이 안 빠져?‘ 이렇게 생각하신 분들, 혹시 운동을 멀리하고 계신 건 아닌지 점검해 보시길 바랍니다. 이제 김장철이 다가오고 있잖아요. 다행인 소식이, 고공행진을 보이던 배춧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얘기가 들려요. 관련한 조사도 나왔다고요?
◆ 양향자: 네. 정말 좋은 소식입니다. 사실 올해는 폭염 태풍에 따른 작황부진으로 배추 수급 상황이 나빠졌습니다. 그래서 배춧값이 2배 가까이 치솟았죠. 8월만 해도 배추가격은 6000원선을 유지해오다 그 후 약 2주 만에 1만 955원으로 치솟았고요. 또 9000원대로 배춧값이 내려왔다가, 정말 고맙게도 김장철을 앞두고 하락하면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반가운 일입니다. 우리는 이때 기회를 잡아야 됩니다. 대한민국의 여성의 파워를 내세워 가족의 건강을 위해 가족과 이웃과 친척과 친구들 간에 함께 모여 김장을 해 봅시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의 등재된 협력의 힘을 한번 보여주고요, 또 대한민국의 저력을 보여줄 때가 된 것 같습니다.
◇ 이현웅: 이왕이면 하는 거, 맛있게 하는 게 좋잖아요. 이사장님은 특별한 비결들이 많을 것 같은데, 일단 새우젓 넣고 김장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그럴 때 젓갈 잘 고르는 법, 있다면요?
◆ 양향자: 우리가 김치를 담글 때 새우젓갈을 넣죠. 그 이유가 해산물을 원료로 해서 한차례 숙성과정을 거친 젓갈이 김치의 숙성을 촉진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인데요. 유리아미노산의 조성을 활발하게 해 줍니다. 그래서 김치의 감칠맛을 향상시키고요, 또 필수 아미노산의 함량을 높여주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좋은 새우젓갈을 고르는 방법과 보관법이 중요하겠지요? 그래서 좋은 새우젓을 고르는 법과 보관법을 말씀드리겠는데요. 좋은 새우젓은요 새우젓 국물 색깔이 뽀얗고 빛깔이 있는 것이 좋아요. 새우의 모양과 크기가 일정하고 깨끗한 것, 그리고 손가락으로 눌러봤을 때 살이 잘 으깨지지 않은 것, 또한 껍질이 얇고 밝은 분홍빛을 띠고 살이 굵어야 합니다. 또 비린내나 구린내가 나지 않으면서 이물질이 섞이지 않는 것이 좋아요. 그리고 새우젓은 계속 발효 숙성되기 때문에 보관 시에 실온보다는 냉장 보관하는 것이 좋고요. 이물질이 들어가면 변하기 때문에 사용할 때는 반드시 물기가 없는 수저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이현웅: 또 하나 가장 중요한 재료 중 하나가 고춧가루일 텐데, 요즘 매운 음식 좋아하는 분들이 많으시잖아요. 칼칼하고 매콤하게 김치를 담그려면 고춧가루는 어떤 걸 써야 하나요?
◆ 양향자: 우선 김치를 담글 때는 고춧가루 선택이 아주 중요합니다.고춧가루는 말리는 방법에 따라 햇볕에 말린 태양초가 있고, 빨리 말리기 위해 가마솥에 쪄서 말린 화건초로 나누게 되는데요. 100% 태양초는 만들기가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번 쪄서 비닐하우스에서 말린 것과 처음부터 따서 비닐하우스 안에서 말린 것이 있는데요. 태양초는 빛깔이 곱고 선명하고 꼭지가 가늘고 뾰족합니다. 그리고 화건초는 검붉으며 윤기가 없고 꼭지는 검푸른 빛이 나는 거죠. 잘 선택하시고 더욱 빛깔 예쁘고 칼칼한 김치를 원하신다면 건고추를 물에 불렸다가 갈거나, 생 청양 홍고추를 갈아서 함께 버무리는 방법도 있겠습니다.
◇ 이현웅: 얘기 들으시면서 7279님께서, “어머니가 김치를 보내 주셨는데 제 입맛에는 많이 싱거워요”라고 하시면서, 이런 경우가 있잖아요. 이런 싱거운 김장김치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냐고 물어보시는데요.
◆ 양향자: 김장김치가 싱거울 때는 천일염과 다시마 물만 있으면 제맛을 살릴 수 있습니다. 냄비에 물 2컵을 넣고요, 다시마를 끓여주고 굵은 소금을 넣어 녹여주세요. 그리고 다시마 물이 식으면 김치통의 김치 국물을 빈 용기에 따라내서 같이 섞습니다. 양념이 약하다면 고춧가루 더 추가해 주시면 되겠고요. 또 이 국물을 하루 정도 냉장고에 숙성 시켜요. 그래서 다음 날 김치통에 넣어 주시면 아주 맛있는 김치로 살릴 수 있겠고요. 그리고 소금량은 드셔보시고 조절하시면 되겠어요. 그리고 반대로 김장김치가 너무 짜다고 생각될 때는요, 물 한 컵을 냄비에 붓고 표고버섯과 무를 넣고 끓여 주세요. 그리고 김치통에 감긴 김치 국물을 용기에 따르고 김치 국물이랑 끓인 육수를 같이 섞어서 김치 위에 부어주시면 아주 맛있는 김치가 되겠습니다.
◇ 이현웅: 저는 입맛에 안 맞으면 냉장고에 계속 넣고 한동안 안 먹고 이랬는데, 이 맛을 변경하는 방법이 있다고 하니까 신기합니다. 이제 겨울 되고 김장하다 보면 배추김치를 많이 할 텐데, 이럴 때 같이 할 수 있는 김치가 있을까요?
◆ 양향자: 우리가 배추김치를 담다 보면 어쩔 때는 김치소가 남고 어쩔 때는 배추가 남잖아요. 김치소가 부족해서 절인 배추가 남아 있다면 백김치를 담그시면 좋겠고요. 이럴 때는 물 250ml에 찹쌀가루나 밀가루를 한 큰술 반을 풀어줍니다. 그리고 남아있는 무채 썰고 쪽파, 생수 2L, 그리고 소금, 마늘을 넣고 간을 하여 숙성시키면 간단한 백김치가 완성이 될 수 있고요. 또 김치소가 남아 있을 때는 돼지 삼겹살을 삶아서 수육을 해 드셔 보세요. 그러면 아주 맛있게 드실 수 있을 겁니다.
◇ 이현웅: 김장할 때 수육은 빼놓을 수 없을 텐데, 음식 전문가시니까요. 수육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도 있을까요?
◆ 양향자: 김장하는 날 빠질 수 없는 것이 수육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수육 먹으려고 김장한다는 말도 많이 있죠. 김장철이 되면 초보자도 실패할 수 없는 수육 삶는 비법을 알려드릴게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 된장입니다. 돼지고기를 삶을 때는요, 된장을 넣어주면 되는데요. 여기에 마늘, 대파, 양파, 후추 등 각종 향신료와 채소를 잔뜩 추가해서 마지막까지 삶아주면 잡내를 잡아주고요. 하지만 향신채가 김장하느라 다 소진했다, 이럴 때는 물 대신 맥주를 사용하게 되면 신기할 만큼 잡내가 사라집니다. 그리고 육질까지 부드럽게 삶을 수가 있죠. 그런데 ‘나는 좀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 보고 싶다’ 이런 사람도 있잖아요? 그럴 때는 무수분수육을 추천해 드리고 싶은데요. 물 없이 만드는 수육이에요. 냄비 바닥에 양파와 대파를 깔아요. 그리고 돼지고기를 올린 다음, 다시 대파와 통마늘을 올리고 뚜껑을 닫은 채 약불에서 익혀 주는데요. 요령은 바닥이 두꺼운 냄비를 사용하시고, 양파와 대파를 바닥이 보이지 않게 촘촘히 깔아 줘요. 그리고 중간에 고기를 한번 뒤집어 주는 것인데요. 젓가락으로 찔렀을 때 핏물이 올라오지 않으면 다 익은 수육입니다. 그래서 물을 사용하지 않은 만큼 진한 맛이 배어있기 때문에 맛있는 수육을 드실 수 있는 거죠.
◇ 이현웅: 4519님께서는, “어떤 만화책을 보니까 와인이랑 궁합이 잘 맞는 김치가 있다고 하던데, 막걸리에 김치가 아니라 와인에 김치. 소믈리에도 추천하는 메뉴인가요?” 이렇게 물어보십니다.
◆ 양향자: 와인에 어울린다, 이런 건 보쌈이나 백김치 같은 것도 좋아요. 와인하고 어울리는 게 (보쌈과) 백김치는 다양한 해산물이나 배나 과일들이 많이 들어있거든요. 그래서 와인의 맛을 한층 더 돋워 줄 수 있는 김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이현웅: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양향자 세계음식문화연구원 이사장과 함께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