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와 붓의 '절제 미학' 미니멀리즘...케나와 맨골드

렌즈와 붓의 '절제 미학' 미니멀리즘...케나와 맨골드

2023.01.28. 오후 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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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단순함과 간결함의 미학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즘'은 미술은 물론 건축, 패션, 음악 등 다양한 장르에서 널리 표현되고 있는데요.

'흑백 풍경 사진의 대가' 마이클 케나와 '미니멀 아트' 작가 로버트 맨골드의 작품엔 다른 듯 닮은 절제의 미학이 담겨 있습니다.

두 전시회를 이교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하늘과 바다를 길게 가른 모래톱 위에 줄 지어선 듯한 삼척 솔섬의 소나무 숲.

국내에서 '솔섬 사진작가'로 유명한 영국 출신 마이클 케나는 세계 곳곳의 나무를 인물사진처럼 아날로그 카메라에 담아왔습니다.

눈 쌓인 일본 홋카이도 호숫가의 고목은 간결한 선과 넓은 여백으로 수묵화 같은 여운을 남기고,

흑백의 대조를 미묘하게 살린 풍경마다 아늑한 고요와 적막감, 초월성을 머금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고향의 큰 나무 아래에서 위로를 받은 경험이 나무를 향한 경외의 뿌리가 됐습니다.

지난 50년간 구식 핫셀블라드 필름 카메라와 전통적 흑백 은염 인화 방식을 고집하며 기다림과 미니멀 아트의 미학을 지켜왔습니다.

짙은 벽돌색으로 채워진 캔버스를 연필로 단숨에 그린 듯한 포물선이 가로지릅니다.

강렬한 색조로 바닥 화면의 평면성을 강조하면서 그 위에 선을 더해 2차원적 공간감을 살렸습니다.

로버트 맨골드는 화가의 감정보다 회화의 선과 형태, 색 등 기본요소에 집중해온 미국의 대표적 미니멀 아트 작가 중 한 명입니다.

캔버스를 깎아내 기하학적 변형을 준 추상회화에서 드로잉 작품에 이르기까지 선에 대한 60여 년의 치열한 탐구 정신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루리 / 페이스갤러리 서울 팀장 : 1960년대부터 구도의 기본적인 요소들을 탐구한 대표적인 작가이고요. 이런 변형된 캔버스들을 이용한 게 가장 특징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한 명은 평생 아날로그 카메라로, 다른 한 명은 붓으로, 표현방식은 다르지만 기교보다 본질에 집중해온 반세기의 여정은 서로 맞닿아 있습니다.

YTN 이교준입니다.



YTN 이교준 (kyoj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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