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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3년 4월 15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김언경 뭉클미디어 소장
정권마다 거론된 KBS 수신료 분리 징수 문제, 이번에는 바뀔 수 있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휘 아나운서(이하 최휘)>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김언경 뭉클 미디어 인권연구소장과 전화연결 되어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언경 소장(이하 김언경)> 안녕하세요.
◇ 최휘> 최근 대통령실이 TV 수신료 분리 징수를 추진하고 있죠. 오늘은 언론비평이 아니라 수신료를 둘러싼 논쟁에 대해서 좀 깊이있게 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먼저 수신료는 무엇인가라는 이것부터 생각해볼까요? 제가 이걸 먼저 여쭤보는 이유는 우리가 지금 사실 방송 콘텐츠물을 보기 위해서 참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어요. 그래서 수신료의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우선되어야할 것 같습니다.
◆ 김언경> 맞습니다. 텔레비전을 보기 위해서 IPTV나 케이블티비 서비스를 가입하면서 그 비용을 내시는 국민이 많고요. 이밖에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서 넷플릭스나 디즈니, 유튜브 프리미엄, 티빙, 웨이브 등의 OTT를 보기위한 비용도 지불하는 경우가 많죠. 그러다보니 내 주머니의 지출은 무엇이든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이 논쟁을 하기 이전에 수신료라는 것이 어떤 개념인지부터 정리한 뒤에 분리징수 추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거에는 수신료를 ‘KBS 시청료’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왜 다른 다른 방송사들은 돈을 안 받는데, 왜 KBS를 많이 보지도 않는데 KBS 시청료를 내야하는가 라고 불만을 가질 수 있죠. 수신료는 방송법에서는 “텔레비전방송수신료”라고 칭하는데요. 바로 공영방송을 유지하는 재원입니다. 모든 시청자들이 납부하는 수신료로 공영방송을 운영하는 것은 공영방송이 권력과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보하고, 공정성과 공익성을 추구하면서 국민 전체의 이익은 물론, 소수의 이익까지도 배려하도록 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민영방송, OTT 등을 통해서 충분히 많은 콘텐츠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으시겠지만, 국민에게 꼭 필요한 정보와 유익하고 건강한 교양, 문화, 오락을 제공하며, 국민의 정보격차를 최소화하고,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공론화의 중심에 제 역할을 하는 공영방송의 존재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저는 공영방송을 한마디로 방송의 기준, 정보의 모범이 되는 존재가 되어야한다고 보는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공영방송의 재원은 국가가 부담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그러면 곧 국영방송이 되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권의 입맛에 맞는 방송을 할 수밖에 없겠죠. 그래서 공영방송은 일반세금이 아니라, 국민이 별도로 부담하는 공적 재원인 수신료를 활용해 국가나 자본으로부터의 재정적 독립성을 유지해 운영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공영방송을 공공이 소유하고 운영하게 하는 근간이 되는 것이 수신료라고 보시면 됩니다. 특히 KBS는 수신료 징수방식 개선과 동시에 KBS 1TV의 상업광고를 폐지했는데요. 이것이 다른 민간방송사들의 광고시장 파이를 나눠준 측면도 있었습니다.
수신료 부과가 부당하다, 위헌이다 이런 소송도 있었지만, 헌법재판소는 “수신료는 공영방송사업이라는 특정한 공익사업의 경비조달에 충당하기 위하여 수상기를 소지한 특정집단에 대하여 부과되는 ‘특별부담금’에 해당한다”며 “공사가 공영방송사로서의 공적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면서도 아울러 언론자유의 주체로서 방송의 자유를 제대로 향유하기 위하여서는 그 재원조달의 문제가 결정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봤습니다.
◇ 최휘> 그렇군요. 그럼 현재 공영방송 수신료는 모든 국민이 내야 하는 것인가요?
◆ 김언경> 수신료는 방송법 제 64조를 근거로 징수합니다. 법 조문을 보시면 “텔레비전방송을 수신하기 위하여 텔레비전수상기를 소지한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공사에 그 수상기를 등록하고 텔레비전방송수신료를 납부하여야 한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수상기에 대하여는 그 등록을 면제하거나 수신료의 전부 또는 일부를 감면할 수 있다.”고 되어있습니다. 한마디로 집에 TV가 있다면 월 2,500원을 내야합니다. 그런데 우리 집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동영상을 보기 때문에 TV가 없다면 내지 않으셔도 됩니다. 또한 기초생활수급자, 시청각장애인, 유공자 등은 면제 대상입니다.
◇ 최휘> 오늘 주제가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인데요. 이 말은 현재 수신료를 한국전력이 대리해서 징수하고 있는 것을 중단하겠다는 것이기도 해요. 언제부터 한전이 수신료를 징수하게 되었고 그 법적 근거는 무엇인가요?
◆ 김언경> KBS가 권력에 장악되어서 공정한 방송을 하지 못하며 심각한 정권 찬양, 비호에 앞장설 때, 수신료 납부거부운동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실제 전두환 정부 당시 “KBS 시청료는 여당인 민정당과 정부만 내라!”면서 ‘KBS시청료거부운동’이 일어났고, 이는 신군부에 대한 최초의 국민저항운동이며, 민주화운동에 불을 댕기는 불쏘시개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KBS시청료거부운동이 전국에 들불처럼 번져 나가자 전두환 정부는 “시청료 거부운동은 정권 안보를 해치는 반체제적 공세다.”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전력이 수신료 징수를 위탁받아 전기요금에 합산해 걷는 지금의 제도는 지난 1994년 김영삼 정부 당시 방송법에 근거가 마련되면서 도입됐습니다. 방송법 제 67조을 보면 ①항에 “공사는 제66조에 따른 수신료의 징수업무를 시ㆍ도지사에게 위탁할 수 있다.”, ②항에는 “공사는 수상기의 생산자ㆍ판매인ㆍ수입판매인 또는 공사가 지정하는 자에게 수상기의 등록업무 및 수신료의 징수업무를 위탁할 수 있다.”고 되어있습니다. ③항에는 “공사가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수신료 징수업무를 위탁한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하여야 한다.”고 되어있습니다. 이런 법을 근거로 해서 KBS는 1995년부터 한국전력과 계약을 맺어 수신료 징수업무를 위탁했습니다. 이전까지는 KBS 징수원이 직접 수신료를 받으러 다녔기에 수신료 납부 회피가 많았고 비용 대비 징수 효율성이 높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KBS로서는 매우 유효한 방식이죠. 또한 한전은 이 업무를 통해서 한해 수백억의 수수료 수입이 생기기도 합니다. KBS와 한전은 3년에 한번씩 재계약을 해왔다고 하는데, 내년에 재계약이 된다고 하네요. 따라서 대통령실이 추진하는 분리징수 중단이 현실화된다면 그때 즈음에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 최휘> 말씀하신 5공 당시의 ‘KBS 시청료 거부운동’은 제가 경험하지 못했지만...수신료 분리징수 중단에 대한 요구는 여러번 들었습니다. 여야 모두 정권을 잡으면 시도해왔던 것 같은데요. 어떤가요?
◆ 김언경> 맞습니다. 수신료는 정치권의 공영방송 압박 수단으로 활용되어왔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 이후인 2003년 한나라당이 수신료 분리징수 법안을 추진했고요. 그러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오히려 정부가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고, 민주당이 정책위 차원에서 수신료 분리징수 법안을 추진했습니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민주당 중심의 분리징수 법안이 발의되었고요. 2014년 세월호참사 이후에는 시민들이 ‘KBS 수신료 안 내는 운동을 했으며, 언론소비자주권행동이 KBS와 한국전력을 상대로 수신료를 전기요금에서 분리해달라는 소송을 내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수신료 분리징수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그리고 윤석열 정부가 다시 그 카드를 꺼내든거죠.
◇ 최휘> 공영방송 유지 비용은 국민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죠. 정치권은 어떤 점을 유념해야 할까요?
◆ 김언경> 먼저 저는 공영방송을 장악하려는 정치권의 태도 자체가 모두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공영방송은 여야 모두에게도 무서운 존재, 불편한 존재, 국민을 대신하여 정치, 경제, 사회의 권력을 감시하여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주는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사회적 약자 소수자를 위한 정보, 그들을 위한 여론형성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공영방송입니다. 그런데 공영방송이 자신들의 입맛 자신들의 정책에 불편한 내용을 공영방송이 하는 것을 불편하게 여기고, 자신들이 아픈 보도에 대해서 편파 왜곡보도라고 하는 것은 정치인의 바른 행태가 아닌 것입니다. 저는 대통령실의 언론관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어느 정권이든 언론은 불편합니다. 언론이란 태생부터 정권을 감시하는 존재이니 언론과의 팽팽한 긴장관계를 갖는 것이 오히려 정상입니다. 그런데 그 불편함에 불쾌감을 갖고 언론을 장악하려고 하면 안됩니다.
◇ 최휘>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언경> 감사합니다.
◇ 최휘> 지금까지 김언경 뭉클미디어인권연구소장이었습니다.
YTN 신동진 (djshin@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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