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무엇을 상상하던 그 이상, 원 없이 보여줘" 류승룡, '무빙' 다음을 기다리다

[Y터뷰] "무엇을 상상하던 그 이상, 원 없이 보여줘" 류승룡, '무빙' 다음을 기다리다

2023.09.29. 오후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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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무엇을 상상하던 그 이상, 원 없이 보여줘" 류승룡, '무빙' 다음을 기다리다
배우 류승룡 ⓒ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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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빙'은 무엇을 상상하던 그 이상의 것이 계속되는 작품이었어요. 이야기도, 캐릭터도 모든 면에서 놀라움의 연속이었죠. 덕분에 배우로서 원 없이 연기할 수 있는 하나의 '장'이었다고 표현하고 싶어요. 앞으로 이 작품보다 더 힘든 작품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하지만 지금 예단하기보다는 다음을 또 기다려야죠." (배우 류승룡, 디즈니+ ‘무빙’ 인터뷰 中)

한국 드라마 역사에 길이 남을 액션씬부터, 가슴을 울리는 절절한 멜로와 예상 밖의 웃음을 자아내는 코믹까지. 배우 류승룡 씨가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에서 폭넓은 스펙트럼을 소화하며 다시 한번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그는 강풀 작가 동명의 웹툰 '무빙'을 원작으로 하는 디즈니+ '무빙'에서 무한 재생 능력을 가진 장주원 역할로 완벽하게 분해 전 세계 시청자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25일 오후 YTN은 '무빙'을 통해 필모그래피에 진한 방점을 남긴 배우 류승룡 씨와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에서 인터뷰를 갖고, 작품을 무사히 마친 소회를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무빙' 스틸컷 ⓒ디즈니+

그간 디즈니+는 이렇다 할 히트작을 내놓지 못하며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계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무빙'의 신드롬급 흥행으로 전환점을 맞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류승룡 씨의 활약은 '무빙'의 성공에 누구보다 큰 몫을 차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그는 인터뷰 내내 작품의 성공을 모두 동료들에게 돌렸다.

류승룡 씨는 "디즈니+는 일체의 간섭 없이 작품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안전을 위해 정해진 질서와 규율을 지키면서 최적의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무빙'은 여러 종류의 액션과 더불어 다양한 서사가 마치 잘 짜인 설계도처럼 촘촘하게 엮여 있었기 때문에 단 한 순간도 흥행에 대한 걱정 없이 촬영에 임할 수 있었다"라며 제작진에 대한 감사함과 존경의 인사를 전했다.

이어 그는 "20부작의 긴 서사였지만 강풀 작가와 박인제, 박윤서 감독이 정말 섬세하게 작품을 구성한 것에 놀랐다. 특히 강풀 작가의 길고 자세한 대본과 이를 압축하려는 감독님들의 엄청난 힘겨루기 사이에서 주옥같은 대사와 결과물이 나왔다고 생각한다"라며 연출진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한국의 제작진은 마치 '어벤져스' 같다.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구현하는 과정을 눈앞에서 보며 정말 많이 놀랐다"라고 덧붙였다.
배우 류승룡 ⓒ디즈니+

부녀(父女)로 함께 호흡을 맞춘 고윤정 배우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고윤정 씨는 이번 작품을 통해 명실공히 '대세 배우'로 입지를 공고히 한 바, 류승룡 씨는 "고윤정은 보석 같은 배우이지만, 아직 한 면밖에 보여주지 않았다. 앞으로 무궁무진하게 다양한 매력을 선보일 배우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너무나 기대가 된다"라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부부로 함께 한 곽선영 배우에 대해서는 "작품 속에서 곽선영 배우가 제게 길을 잃지 않게 도와주는데, 실제 연기에서도 마찬가지 였다. 제가 특별히 집중하거나 노력하지 않아도 곽선영 배우가 잘 이끌어 준 덕분에 수월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2012년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통해 한 차례 호흡을 맞췄던 한효주 배우에 대해서는 "한효주가 연기하기에 한국은 조금 좁다는 생각이 든다. 섬세한 연기를 이렇게 잘하는 동시에 일본어와 영어도 잘하는 배우이니 '무빙'을 통해 글로벌로 무대를 확장했으면 좋겠다"라는 응원도 함께 전했다.

'무빙'에서 그는 다치거나 죽지 않고, 무한하게 재생을 반복하는 캐릭터를 맡은 만큼 시청자 사이에서는 '류승룡 학대 쇼'라는 농담 섞인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그는 "시청자들도 그만 맞았으면 좋겠다고 응원해 주시는 것을 보고 감사함을 느꼈다. 실제로 촬영하며 제가 고통을 느꼈던 것은 아니지만, 고통을 느끼는 장주원의 모습을 놓치지 않고 표현하기 위해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배우 류승룡 ⓒ디즈니+

적들과 끊임없이 혈투를 벌이며 싸움을 멈추지 않는 탓에, 가족들은 그의 연기를 보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류승룡 씨는 "'무빙'에서 계속 맞는 장면을 보고 어머니와 아내 모두 오열했다. 아이들 역시 숙연한 모습을 보이며 한층 더 착해진 것 같다"라고 호탕하게 웃어 보였다.

전 세계 시청자를 비롯해, 동료 배우와 가족들까지. 모두에게 사랑받은 '무빙'이 그에게는 어떻게 기억될까?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는 이야기처럼, '무빙' 역시 다른 작품만큼이나 소중하죠. 이렇게 긴 호흡으로 여러가지 모습을 보여준 작품은 처음이라 더욱 뜻깊죠. 하지만 연기 인생에서 터닝포인트라고 하기보다는 제가 배우로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원 없이 모여준 하나의 '장'이었다고 생각해요. 오열해도 이렇게 오열하고, 싸워도 이것보다 힘들게 싸울 수 있을까 싶죠. 너무 많은 것을 보여드린 것 같지만 그다음에 분명 또 무언가 있겠죠. 예단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무빙'을 통해 상상 이상의 것을 보여준 류승룡 씨,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줬지만 다음에 분명히 무언가 또 새로운 것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은 작품 속에서 끊임없이 되살아나며 계속해서 앞으로 전진하는 장주원과 닮아있는 듯 보였다.

YTN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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