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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선희 앵커
■ 출연 : 윤성은 영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와이드]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영화 서울의 봄이 개봉 18일 만에관객 600만 명을 넘어서며 흥행몰이에 나서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침체기를 겪고 있는 극장가에 모처럼 활기를 불어놓고 있는데요. 12월 극장가 소식윤성은 영화평론가와 함께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오랜만에 극장가, 영화계가 참 반가운 소식을 접하고 있습니다. 지금 영화 서울의 봄이 누적 관객 600만 돌파했는데 어제 보니까 개봉 벌써 3주 차 토요일인데 하루에만 62만 명을 동원했더라고요. 이 정도면 천만 관객 돌파는 시간 문제일까요?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윤성은]
사실 한 300만, 400만 될 때만 하더라도 조금은 조심스러웠는데 지금 어제까지 박스오피스를 보니까 638만이더라고요. 그런 것을 보면 지금 18일보다 늦게 600만 명을 돌파한 그런 천만 영화들도 있었고 아무리 코로나 이후에 관객들의 성향이 바뀌었다고 하더라도 저의 생각에는 조심스럽게 예측해 보자면 크리스마스 연휴가 있는 그 즈음에는 아마 천만 명을 돌파하지 않을까 그렇게 예상이 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올해 천만 관객이 넘은 영화가 없는 건 아니에요. 범죄도시3가 유일하게 한 편이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에 서울의 봄이 천만 관객을 동원한다면 이게 우리 영화에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요?
[윤성은]
사실 코로나 이후에 관객들의 성향을 예측하기가 정말 어려웠거든요. 이전까지는 어느 정도 잘 만들었고 상업성도 있었던 작품들이 이 정도의 관객이 들었다라고 예측할 수 있는 데이터가 계속해서 쌓여왔었는데 사실 범죄도시3 같은 경우는 코로나 제한들이 해제되고 하면서 급작스럽게 몰린 그런 케이스기 때문에 아주 빠른 속도로 천만 관객을 동원했는데요. 그 이후부터는 영화 콘텐츠 문제일 수도 있지만 관객들이 코로나 때 OTT 같은 것들로 영화를 소비하다 보니까 극장으로 오지 않는 관성이 생겨서 극장으로 일단 발길을 옮기게 만드는 것 자체가 힘들었었는데 서울의 봄이 다시 한 번 그런 불씨를 지펴주게 된 점이 가장 주목해 볼 만한 점이라고 할 수 있겠고요. 그리고 일단 한국영화건 외국 영화건 극장이 없으면 사실 영화 사업은 발전할 수가 없거든요. 그런 면에서 극장가가 살아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줬다는 것이 좋은 점인 것 같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많은 영화 제작자들이 도대체 어떻게 해야 관객을 다시 극장으로 오게 할까가 가장 큰 관심이다. 도대체 뭘 좋아하는지 가장 근원적인 질문부터 해야 되는데 거기에는 답을 못 찾겠다. 도대체 관객들의 성향을 종잡을 수 없다는 어려움을 많이 토로하셨거든요. 그런데 이번 영화, 언론 시사가 끝나고 일단 전문가들, 평론가들 평이 굉장히 좋았어요.
그런데 평론가들의 평이 좋았다고 해서 관객들이 그만큼 호응을 하느냐? 그거와는 별개의 문제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흥행을 혹시 예상을 하셨을까요?
[윤성은]
저는 영화를 보자마자 바로 제가 굉장히 흥분해서 SNS에 글을 남기면서 올해 최고의 영화를 봤다. 그렇게 남겼는데. 그 생각에는 변화이 없고요. 그만큼 연출이 잘된 영화인데 말씀하신 것처럼 평론가들이 좋아하는 영화들을 대중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속설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영화는 어쨌거나 몇백억이 들어간 대작이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사실 경제적인 측면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런 퀄리티를 만들기 위해서, 그리고 이런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위해서는 대중들의 취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죠. 그런 것까지 저는 다 합쳐서 봤을 때 이 영화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을 했었고요. 그러나 몇만 명이 들지는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300~400만 명 넘어가면서부터도 제작사에서도 800만 명 되지 않겠냐. 그리고 극장가에서도 850만 명? 천만 명을 감히 장담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상황이었는데요. 아마 지금은 생각이 바뀌셨을 것 같습니다.
[앵커]
18일 만에 누적 관객이 600만을 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서울의 봄이 이제 600만을 넘어서 천만 돌파를 기대할 정도로 흥행할 비결. 이걸 하나하나 따져봐야 할 것 같아요.
[윤성은]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이 영화는 정말 연출이 뛰어난 작품인데요. 일단 앞서 10.26 사태부터 그리고는 있지만 그리고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은 군사반란이 일어나는 9시간의 상황입니다. 정말 시간시간별로 세세하게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사실상 거의 선과 악의 대립으로 그렇게 이야기를 끌어가는데 이야기가 단순하면서도 영웅 서사의 줄기를 따르고 있고 장르적인 그런 재미를 따르고 있고 그리고 이 영화는 일단 한국의 현대사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보니까 지금까지 몰랐던 사실들이 드러나면서 마치 관객들은 내가 왜 이런 일들을 몰랐지? MZ세대는 물론이고 나이가 많으신 분들도 의외로 모르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냥 결론만 알고 있지,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그래서 앎의 즐거움, 깨달음. 그리고 그런 것들이 이렇게 세상에 드러나게 되는 것에 대한 쾌감 같은 것들이 분노와 함께 같이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들고 있다고 봅니다.
[앵커]
흥행 열기를 알 수 있는 몇 가지 포인트들이 있는데 영화를 보고 나면 막 분노가 치솟는다. 그래서 그걸 심박수로 해서 하는 그런 챌린지도 생기고. 다양한 포인트들이 있는 것 같아요. 특히 배우들이 기존에 갖고 있던 이미지와 또 반대로, 아니면 그 있는 이미지를 그대로 영화 속에서 인물들로 잘 표현했다라는 평가들이 많더라고요.
[윤성은]
전두광 역할을 맡은 황정민 씨 얘기부터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황정민 씨는 사실 이렇게 개성이 강한, 성격이 강한 그런 캐릭터들을 많이 연기를 해왔지만 여기서는 일단은 실존 인물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기억하고 있단 말이죠, 그 실존 인물을. 그 실존 인물의 말투라든가 행동이라든가 이런 것 하나하나를 다 놓치지 않고 표현하려고 노력을 하셨지만 또 그런 카피하는 부분뿐만 아니라 본인이 정말 아티스트로서 여기에 내가 어떻게 좀 더 이 인물을 이 영화 안에서 성격을 드러낼 것인가 하는 부분을 많이 연구하신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이 이 인물에 대해서 더 분노하게 만드는 포인트가 됐고요. 정우성 씨 같은 경우에는 또 워낙에 평소에 좋은 일들도 많이 하시고 선행이라든가 이런 것들도 많이 하는 그런 배우로 알려져 있는데 이 역할과 너무 잘 맞아떨어진 거죠, 그 평소의 이미지 이런 것들이. 그런 부분에서 또 연기가 굉장히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앵커]
무엇보다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이 정말 세대를 불문하고 영화의 배경, 12.12에 대해서 잘 모르는 MZ세대들이 특히 이 영화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이 MZ세대를 극장으로 끌어들인 가장 큰 포인트가 어디에 있을까요?
[윤성은]
가장 큰 포인트라고 할 것 같으면 역시 이게 어느 나라의, 혹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든 아니면 그냥 픽션이든 간에 정말 긴박감 있게 그 9시간의 상황을 밀고 당기면서 끌어내는 그런 연출력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저는 MZ세대들이 이거 모르는 일인데 어떻게 경험하지 않은 건데 왜 관심이 있을까라고 묻는다면 오히려 그 생소함이 비결이 아닐까. 왜냐하면 MZ세대들은 어릴 때부터 그냥 스마트폰으로 모든 정보를 바로바로 검색해서 습득하는 그런 세대기 때문에 남들이 알고 있는 정보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있다면 굉장히 불안해하거든요.
나도 빨리 그것들을 습득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기 마련이고 그것이 이 영화가 입소문을 타면서 빨리 이 영화를 봐야겠다라는 그 조급함 같은 것들을 이끌어낸 요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서울의 봄 인기 덕분에 그동안 우리 현대사, 근현대사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한 그런 작품들이 굉장히 많았잖아요.
5.18을 다루는 화려한 휴가나 택시운전사도 있었고 6월항쟁을 다룬 1987 등. 여러 가지 그동안의 영화들이 다시 소환되는 그런 상황도 벌어지는 것 같아요.
[윤성은]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가 의미가 있는 것이 이때까지 영화 속에서 다뤄졌던 사건들이 10.26도 있었고 또 5.18도 있었는데 그사이에 가장 중요한 사건이었던 12.12 사태가 없었단 말이죠. 마치 징검다리를 놓듯이 그 사이에 영화로써 다리를 놓아준 것 같으운 그런 모양새가 됐는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그때 그 사람들부터 시작해서 드라마로 할 것 같으면 제5공화국도 지금 굉장히 많이 회자가 되고 있고요. 그리고 화려한 휴가나 택시운전사, 1987까지, 이 사건이 어떤 시점에 일어났는지를 사람들이 계보로 만들어서 그렇게 마치 영화로 역사 공부를 하는 것처럼 그런 모습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워낙 많은 관객들이 사랑을 해 주시니까 배우들이 오히려 무대인사에 다니면서 사과를 하는 그런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가 언론 보도로 나오고 있습니다. 관객들의 분노 게이지를 너무 높였다면서. 그 부분에 대해서 사과한다는 이런 우스갯소리도 있던데, 서울의 봄뿐만 아니라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다른 영화들도 살펴볼까요? 성적이 어떨까요? 3일의 휴가, 또 싱글 인 서울. 이건 좀 달달한 영화인 것 같던데.
[윤성은]
맞습니다. 3일의 휴가부터 말씀드리면 개봉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았는데요. 신민아 씨와 김해숙 씨가 모녀 관계인데 김해숙 씨는 이미 세상을 떠난 엄마입니다. 하늘에 있다가 3년 만에 3일의 휴가를 받아서 딸을 곁에서 관찰할 수 있도록 그런 휴가를 받게 됩니다. 판타지 힐링 영화라고 말씀드릴 수가 있는데요. 여기까지만 말씀드려도 아마 많은 분들이 약간 신파적이고 그런 영화가 아닐까 싶은데. 그런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마는 잔잔한 감동을 느끼실 수 있고요. 엄마가 예전에 했었던 그런 집밥 이런 것들 다시 딸이 요리해가는 그런 요리까지 함께 나오는, 겨울에 보기 좋은 그런 힐링 영화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 성적은 지금 16만 명 정도 누적 관객수를 볼 수가 있고요. 싱글인서울은 로맨틱코미디가 요즘에 조금 잘됐었습니다. 30일이라든가, 달짝지근해 같은 영화들이 주목을 받아서 싱글 인 서울도 굉장히 세련된 로맨틱코미디로 말맛을 살린 대사가 아주 일품인데요. 지금까지 누적 관객 수 32만 명 정도 동원했습니다.
[앵커]
워낙 서울의 봄에 관객들의 관심, 시선, 다 쏠리다 보니까 상대적으로 중소 규모 영화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그런 모습인데 어떻게 보면 영화계의 양극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아요.
[윤성은]
맞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늘 있어 왔는데요. 스크린 독과점이라든가 이런 이야기와 함께 양극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그러나 극장에 사람이 들어야 오는 사람이 없는 겁니다, 극장도. 그게 관성인 거죠. 극장에 오지 않고 아주 발길이 끊겨버리면 이런 영화들도 잘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아마 3일의 휴가나 싱글 인 서울을 만드신 분들도 아마 서울의 봄이랑 같은 시기에 개봉해서 조금은 섭섭하실 수 있겠지만 그래도 아마 응원하고 계실 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앵커]
서울의 봄 뒤를 이을 또 다른 대작 영화들이 지금 크리스마스 시즌 앞두고 기다리고 있죠?
[윤성은]
그렇습니다. 노량:죽음의 바다, 그리고 아쿠아맨과 로스트킹덤, 아쿠아맨 시리즈가 기다리고 있는데요. 두 작품 다 대작이기 때문에 한국과 마치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그런 블록버스터로서 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계실 것 같습니다.
[앵커]
노량, 워낙 일찌감치 연말 흥행작으로 꼽히고 있는 작품인데 과연 한산:용의 출현 이후에 이순신 프로젝트 10년 여정, 어떻게 마무리가 될지 또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서울의 봄 흥행 소식으로 훈풍이 불고 있는 마지막 연말 극장가인데 올 한 해 우리 영화계, 어떻게 간단히 정리를 할 수 있을까요?
[윤성은]
참 너무나 힘들었던 한 해였습니다.
일단은 코로나로 인한 제한이 불리지 않은 상황부터 시작을 했다가 그래도 범죄도시3가 드디어 물꼬를 틔워주나? 이렇게 생각을 했었는데 그 이후부터는 정말 개봉하는 영화들마다 거의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고, 서울의 봄 이전까지 세 편, 네 편, 이 정도였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그래도 유종의 미를 거둔다고 할까요? 서울의 봄이라는 영화가 입소문을 타고 정말 많은 관객들이 좋아해 주시고 또 정말 자체적인 챌린지, 심박수 챌린지라든지 밈을 통해서 홍보해 주고 있는 모습을 보니까 영화계에 기생하고 있는 저 같은 사람은 굉장히 감회가 새로운 것 같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서울의 봄을 통해서 모처럼 극장가가 활기를 찾았는데 연말연시에 나오는 개봉 기대작들과 함께 이런 훈풍이 이어지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와 함께 12월 극장가 소식 알아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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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 : 윤성은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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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화 서울의 봄이 개봉 18일 만에관객 600만 명을 넘어서며 흥행몰이에 나서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침체기를 겪고 있는 극장가에 모처럼 활기를 불어놓고 있는데요. 12월 극장가 소식윤성은 영화평론가와 함께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오랜만에 극장가, 영화계가 참 반가운 소식을 접하고 있습니다. 지금 영화 서울의 봄이 누적 관객 600만 돌파했는데 어제 보니까 개봉 벌써 3주 차 토요일인데 하루에만 62만 명을 동원했더라고요. 이 정도면 천만 관객 돌파는 시간 문제일까요?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윤성은]
사실 한 300만, 400만 될 때만 하더라도 조금은 조심스러웠는데 지금 어제까지 박스오피스를 보니까 638만이더라고요. 그런 것을 보면 지금 18일보다 늦게 600만 명을 돌파한 그런 천만 영화들도 있었고 아무리 코로나 이후에 관객들의 성향이 바뀌었다고 하더라도 저의 생각에는 조심스럽게 예측해 보자면 크리스마스 연휴가 있는 그 즈음에는 아마 천만 명을 돌파하지 않을까 그렇게 예상이 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올해 천만 관객이 넘은 영화가 없는 건 아니에요. 범죄도시3가 유일하게 한 편이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에 서울의 봄이 천만 관객을 동원한다면 이게 우리 영화에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요?
[윤성은]
사실 코로나 이후에 관객들의 성향을 예측하기가 정말 어려웠거든요. 이전까지는 어느 정도 잘 만들었고 상업성도 있었던 작품들이 이 정도의 관객이 들었다라고 예측할 수 있는 데이터가 계속해서 쌓여왔었는데 사실 범죄도시3 같은 경우는 코로나 제한들이 해제되고 하면서 급작스럽게 몰린 그런 케이스기 때문에 아주 빠른 속도로 천만 관객을 동원했는데요. 그 이후부터는 영화 콘텐츠 문제일 수도 있지만 관객들이 코로나 때 OTT 같은 것들로 영화를 소비하다 보니까 극장으로 오지 않는 관성이 생겨서 극장으로 일단 발길을 옮기게 만드는 것 자체가 힘들었었는데 서울의 봄이 다시 한 번 그런 불씨를 지펴주게 된 점이 가장 주목해 볼 만한 점이라고 할 수 있겠고요. 그리고 일단 한국영화건 외국 영화건 극장이 없으면 사실 영화 사업은 발전할 수가 없거든요. 그런 면에서 극장가가 살아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줬다는 것이 좋은 점인 것 같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많은 영화 제작자들이 도대체 어떻게 해야 관객을 다시 극장으로 오게 할까가 가장 큰 관심이다. 도대체 뭘 좋아하는지 가장 근원적인 질문부터 해야 되는데 거기에는 답을 못 찾겠다. 도대체 관객들의 성향을 종잡을 수 없다는 어려움을 많이 토로하셨거든요. 그런데 이번 영화, 언론 시사가 끝나고 일단 전문가들, 평론가들 평이 굉장히 좋았어요.
그런데 평론가들의 평이 좋았다고 해서 관객들이 그만큼 호응을 하느냐? 그거와는 별개의 문제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흥행을 혹시 예상을 하셨을까요?
[윤성은]
저는 영화를 보자마자 바로 제가 굉장히 흥분해서 SNS에 글을 남기면서 올해 최고의 영화를 봤다. 그렇게 남겼는데. 그 생각에는 변화이 없고요. 그만큼 연출이 잘된 영화인데 말씀하신 것처럼 평론가들이 좋아하는 영화들을 대중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속설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영화는 어쨌거나 몇백억이 들어간 대작이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사실 경제적인 측면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런 퀄리티를 만들기 위해서, 그리고 이런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위해서는 대중들의 취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죠. 그런 것까지 저는 다 합쳐서 봤을 때 이 영화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을 했었고요. 그러나 몇만 명이 들지는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300~400만 명 넘어가면서부터도 제작사에서도 800만 명 되지 않겠냐. 그리고 극장가에서도 850만 명? 천만 명을 감히 장담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상황이었는데요. 아마 지금은 생각이 바뀌셨을 것 같습니다.
[앵커]
18일 만에 누적 관객이 600만을 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서울의 봄이 이제 600만을 넘어서 천만 돌파를 기대할 정도로 흥행할 비결. 이걸 하나하나 따져봐야 할 것 같아요.
[윤성은]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이 영화는 정말 연출이 뛰어난 작품인데요. 일단 앞서 10.26 사태부터 그리고는 있지만 그리고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은 군사반란이 일어나는 9시간의 상황입니다. 정말 시간시간별로 세세하게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사실상 거의 선과 악의 대립으로 그렇게 이야기를 끌어가는데 이야기가 단순하면서도 영웅 서사의 줄기를 따르고 있고 장르적인 그런 재미를 따르고 있고 그리고 이 영화는 일단 한국의 현대사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보니까 지금까지 몰랐던 사실들이 드러나면서 마치 관객들은 내가 왜 이런 일들을 몰랐지? MZ세대는 물론이고 나이가 많으신 분들도 의외로 모르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냥 결론만 알고 있지,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그래서 앎의 즐거움, 깨달음. 그리고 그런 것들이 이렇게 세상에 드러나게 되는 것에 대한 쾌감 같은 것들이 분노와 함께 같이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들고 있다고 봅니다.
[앵커]
흥행 열기를 알 수 있는 몇 가지 포인트들이 있는데 영화를 보고 나면 막 분노가 치솟는다. 그래서 그걸 심박수로 해서 하는 그런 챌린지도 생기고. 다양한 포인트들이 있는 것 같아요. 특히 배우들이 기존에 갖고 있던 이미지와 또 반대로, 아니면 그 있는 이미지를 그대로 영화 속에서 인물들로 잘 표현했다라는 평가들이 많더라고요.
[윤성은]
전두광 역할을 맡은 황정민 씨 얘기부터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황정민 씨는 사실 이렇게 개성이 강한, 성격이 강한 그런 캐릭터들을 많이 연기를 해왔지만 여기서는 일단은 실존 인물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기억하고 있단 말이죠, 그 실존 인물을. 그 실존 인물의 말투라든가 행동이라든가 이런 것 하나하나를 다 놓치지 않고 표현하려고 노력을 하셨지만 또 그런 카피하는 부분뿐만 아니라 본인이 정말 아티스트로서 여기에 내가 어떻게 좀 더 이 인물을 이 영화 안에서 성격을 드러낼 것인가 하는 부분을 많이 연구하신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이 이 인물에 대해서 더 분노하게 만드는 포인트가 됐고요. 정우성 씨 같은 경우에는 또 워낙에 평소에 좋은 일들도 많이 하시고 선행이라든가 이런 것들도 많이 하는 그런 배우로 알려져 있는데 이 역할과 너무 잘 맞아떨어진 거죠, 그 평소의 이미지 이런 것들이. 그런 부분에서 또 연기가 굉장히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앵커]
무엇보다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이 정말 세대를 불문하고 영화의 배경, 12.12에 대해서 잘 모르는 MZ세대들이 특히 이 영화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이 MZ세대를 극장으로 끌어들인 가장 큰 포인트가 어디에 있을까요?
[윤성은]
가장 큰 포인트라고 할 것 같으면 역시 이게 어느 나라의, 혹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든 아니면 그냥 픽션이든 간에 정말 긴박감 있게 그 9시간의 상황을 밀고 당기면서 끌어내는 그런 연출력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저는 MZ세대들이 이거 모르는 일인데 어떻게 경험하지 않은 건데 왜 관심이 있을까라고 묻는다면 오히려 그 생소함이 비결이 아닐까. 왜냐하면 MZ세대들은 어릴 때부터 그냥 스마트폰으로 모든 정보를 바로바로 검색해서 습득하는 그런 세대기 때문에 남들이 알고 있는 정보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있다면 굉장히 불안해하거든요.
나도 빨리 그것들을 습득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기 마련이고 그것이 이 영화가 입소문을 타면서 빨리 이 영화를 봐야겠다라는 그 조급함 같은 것들을 이끌어낸 요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서울의 봄 인기 덕분에 그동안 우리 현대사, 근현대사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한 그런 작품들이 굉장히 많았잖아요.
5.18을 다루는 화려한 휴가나 택시운전사도 있었고 6월항쟁을 다룬 1987 등. 여러 가지 그동안의 영화들이 다시 소환되는 그런 상황도 벌어지는 것 같아요.
[윤성은]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가 의미가 있는 것이 이때까지 영화 속에서 다뤄졌던 사건들이 10.26도 있었고 또 5.18도 있었는데 그사이에 가장 중요한 사건이었던 12.12 사태가 없었단 말이죠. 마치 징검다리를 놓듯이 그 사이에 영화로써 다리를 놓아준 것 같으운 그런 모양새가 됐는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그때 그 사람들부터 시작해서 드라마로 할 것 같으면 제5공화국도 지금 굉장히 많이 회자가 되고 있고요. 그리고 화려한 휴가나 택시운전사, 1987까지, 이 사건이 어떤 시점에 일어났는지를 사람들이 계보로 만들어서 그렇게 마치 영화로 역사 공부를 하는 것처럼 그런 모습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워낙 많은 관객들이 사랑을 해 주시니까 배우들이 오히려 무대인사에 다니면서 사과를 하는 그런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가 언론 보도로 나오고 있습니다. 관객들의 분노 게이지를 너무 높였다면서. 그 부분에 대해서 사과한다는 이런 우스갯소리도 있던데, 서울의 봄뿐만 아니라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다른 영화들도 살펴볼까요? 성적이 어떨까요? 3일의 휴가, 또 싱글 인 서울. 이건 좀 달달한 영화인 것 같던데.
[윤성은]
맞습니다. 3일의 휴가부터 말씀드리면 개봉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았는데요. 신민아 씨와 김해숙 씨가 모녀 관계인데 김해숙 씨는 이미 세상을 떠난 엄마입니다. 하늘에 있다가 3년 만에 3일의 휴가를 받아서 딸을 곁에서 관찰할 수 있도록 그런 휴가를 받게 됩니다. 판타지 힐링 영화라고 말씀드릴 수가 있는데요. 여기까지만 말씀드려도 아마 많은 분들이 약간 신파적이고 그런 영화가 아닐까 싶은데. 그런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마는 잔잔한 감동을 느끼실 수 있고요. 엄마가 예전에 했었던 그런 집밥 이런 것들 다시 딸이 요리해가는 그런 요리까지 함께 나오는, 겨울에 보기 좋은 그런 힐링 영화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 성적은 지금 16만 명 정도 누적 관객수를 볼 수가 있고요. 싱글인서울은 로맨틱코미디가 요즘에 조금 잘됐었습니다. 30일이라든가, 달짝지근해 같은 영화들이 주목을 받아서 싱글 인 서울도 굉장히 세련된 로맨틱코미디로 말맛을 살린 대사가 아주 일품인데요. 지금까지 누적 관객 수 32만 명 정도 동원했습니다.
[앵커]
워낙 서울의 봄에 관객들의 관심, 시선, 다 쏠리다 보니까 상대적으로 중소 규모 영화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그런 모습인데 어떻게 보면 영화계의 양극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아요.
[윤성은]
맞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늘 있어 왔는데요. 스크린 독과점이라든가 이런 이야기와 함께 양극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그러나 극장에 사람이 들어야 오는 사람이 없는 겁니다, 극장도. 그게 관성인 거죠. 극장에 오지 않고 아주 발길이 끊겨버리면 이런 영화들도 잘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아마 3일의 휴가나 싱글 인 서울을 만드신 분들도 아마 서울의 봄이랑 같은 시기에 개봉해서 조금은 섭섭하실 수 있겠지만 그래도 아마 응원하고 계실 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앵커]
서울의 봄 뒤를 이을 또 다른 대작 영화들이 지금 크리스마스 시즌 앞두고 기다리고 있죠?
[윤성은]
그렇습니다. 노량:죽음의 바다, 그리고 아쿠아맨과 로스트킹덤, 아쿠아맨 시리즈가 기다리고 있는데요. 두 작품 다 대작이기 때문에 한국과 마치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그런 블록버스터로서 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계실 것 같습니다.
[앵커]
노량, 워낙 일찌감치 연말 흥행작으로 꼽히고 있는 작품인데 과연 한산:용의 출현 이후에 이순신 프로젝트 10년 여정, 어떻게 마무리가 될지 또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서울의 봄 흥행 소식으로 훈풍이 불고 있는 마지막 연말 극장가인데 올 한 해 우리 영화계, 어떻게 간단히 정리를 할 수 있을까요?
[윤성은]
참 너무나 힘들었던 한 해였습니다.
일단은 코로나로 인한 제한이 불리지 않은 상황부터 시작을 했다가 그래도 범죄도시3가 드디어 물꼬를 틔워주나? 이렇게 생각을 했었는데 그 이후부터는 정말 개봉하는 영화들마다 거의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고, 서울의 봄 이전까지 세 편, 네 편, 이 정도였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그래도 유종의 미를 거둔다고 할까요? 서울의 봄이라는 영화가 입소문을 타고 정말 많은 관객들이 좋아해 주시고 또 정말 자체적인 챌린지, 심박수 챌린지라든지 밈을 통해서 홍보해 주고 있는 모습을 보니까 영화계에 기생하고 있는 저 같은 사람은 굉장히 감회가 새로운 것 같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서울의 봄을 통해서 모처럼 극장가가 활기를 찾았는데 연말연시에 나오는 개봉 기대작들과 함께 이런 훈풍이 이어지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와 함께 12월 극장가 소식 알아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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