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트] '노벨문학상' 한강,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뉴스타트] '노벨문학상' 한강,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2024.10.11. 오전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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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정섭 앵커, 김정진 앵커
■ 전화연결 : 강지희 문학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START]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한국인 첫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왔습니다<채식주의자>로 부커상을 받기도 했던작가 한강입니다. 한글날 다음 날 전해진 쾌거에많은 분이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한국 문학의 최대 경사인데요,이번 수상의 의미를 짚어보겠습니다. 강지희 문학평론가, 전화로 연결해 보겠습니다. 평론가님 나와계시죠?

[강지희]
안녕하세요.

[앵커]
안녕하세요. 우리 문학계와 한강 작가께 축하를 드리겠습니다. 한국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은 처음입니다. 이번 수상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강지희]
한국 문학에 있어서 너무 큰 경사라고 할 수 있겠고요. 어제 저도 소식을 듣고 정말 마음이 벅찼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은 적이 있지만 노벨문학상은 이번이 처음이고요. 아시아 여성 작가 중에서는 첫 번째 수상이기도 합니다. 여성 작가 안에서는 18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알고 있고요. 그동안 역대 수상자들의 국적을 보면 프랑스가 제일 많고 그다음에 미국, 영국 순인데 드물게 아시아에서 수상을 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한강 작가의 수상소감은 어땠습니까?

[강지희]
한강 작가의 전화연결로 한 수상소감이 유튜브에도 올라와 있는 상태인데요. 짧게 너무 놀랍고 영광스럽다. 자신에게 한국 작가들의 노력이 영감을 주어왔다. 이게 좋은 소식이 되길 바란다라고 얘기했고요.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저녁을 막 먹고 전화를 받은 상황이었고 아들과 조용히 축하를 하고 싶다, 이런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앵커]
이번 수상 배경이 궁금한데 어떤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을까요?

[강지희]
한강 작가님은 아무래도 그동안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을 계속 형상화해왔는데요. 5.18 광주민주화항쟁을 다룬 소년이 온다라든가 제주 4.3 사건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 이런 작품들을 다뤄왔습니다. 그래서 스웨덴 한림원 측에서도 중요한 작품들을 많이 언급한 걸로 알고 있는데. 이 작품들만이 아니라 기존에 알려져 있었던 채식주의자라든가 희랍어 시간, 흰 이런 미학적인 실험을 한 작품들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를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정치적으로나 미학적으로나 굉장히 완미한 작품 세계를 형상화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이런 세계의 폭력성을 자신만의 아름다운 시적 문장으로 형상화해내고 있는 힘에 대해서 인정을 해 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작품에 대한 평가를 짚어봤는데 소설가 한강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어떤 작가입니까?

[강지희]
한강 선생님은 1970년에 광주에서 출생을 하셨고요. 연대 국문과를 나오시고 시로 등단을 하셨습니다. 소설가로 알려져 있긴 하지만 시적인 문장 자체가 나오는 게 시인으로 먼저 등단을 했기 때문이고요. 2005년에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는데 그게 단편 몽고반점이고 여러분들이 많이 알고 계시는 채식주의자의 3부작 작품이 이상문학상을 이 당시에 수상을 하면서 사실상 이미 국내에서는 대표 작가로 자리매김한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2016년에 채식주의자가 부커상 외국문학 부문을 수상하면서 국제 무대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고 할 수 있겠고요. 그후에도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이런 작품들이 꾸준히 해외에 소개가 되면서 그리고 작년에는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 작별하지 않는다가 수상하면서 더 많이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아까 노벨문학상 수상소감을 들어보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 유명한 아동문학가다 보니까 영감을 주는 작가로 알고 있다는 질문을 하더라고요. 그런데 한강 작가님이 내가 매우 좋아했다라는 대답을 하셨는데요. 그게 맨부커상을 받은 이후에 2017년 신문에 실은 긴 글에 자신이 광주 민주화항쟁을 다루게 된 이유와 함께 나와 있기도 했습니다.

[앵커]
한강 작가님의 작품 하나하나 굉장히 훌륭하고 이번 기회을 통해서 많은 관심을 가지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굉장히 많은 작품들이 있다 보니까 뭐부터 읽어야 할지 모르는 분들 많을 것 같은데 작가님께서 권해준 작품이 있다고요?

[강지희]
작가님이 인터뷰에서 모든 작가들은 자신의 가장 최근작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 나 역시도 2021년에 낸 작별하지 않는다가 모든 독자들이 내 작품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 시작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매우 개인적인 작품으로서 흰이라는 작품을 추천해 주셨는데요. 이 작품은 에세이와 소설의 경계에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채식주의자도 같이 언급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평론가님께서는 개인적으로 추천해 주실 책이 있으시다면요?

[강지희]
제가 개인적으로 히든트랙처럼 좋아하는 작품이 있는데요. 그거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품은 희랍어 시간입니다. 작가님 특유의 미학이라고 할 만한 작품이 있는데 힘에 대해서 인간의 의미를 계속해서 질문하면서 깨끗한 세계, 슬픔에서 다시 몸을 일으키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삶을 살 만한 곳으로 느끼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는 사랑에 대한 의미가 무엇인지 이런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고 한강을 이루고 있는 여러 작품들 안에서 가장 밝은 작품이기도 한 것 같아서 이 작품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또 아버지가 소설가 한승원 작가로 알고 있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부녀가 이상문학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진기록을 낳기도 했죠. 아무래도 한강 작가의 삶과 또 작품에도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겠죠?

[강지희]
그렇습니다. 아버지 소설가 한승원 작가님은 아제아제 바라아제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요. 이 작품이 임권택 감독이 1989년에 영화화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한승원 작가의 자서전이 2021년에 나왔는데 그때 한강 작가님이 추천사를 쓰기도 했었습니다. 언제나 아버지가 문학을 삶 앞에 두어 왔는데 자신은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았다라는 얘기를 하면서 사실상 이 말을 하지만 아버지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드러내는 추천사였습니다. 아버지를 어떻게 내가 이해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아버지가 글 쓰기를 하나의 종교로 가지고 평생을 살아가고 있었음을 뒤늦게나마 부드러운 이해의 순간이 찾아왔다, 이런 이야기를 남긴 적이 있습니다.

[앵커]
한강 작가님의 수상이 우리나라 근대소설이 소개된 지 107년 만의 영예로 평가를 하더라고요. 그야말로 한국 문학의 경사인데. 지금 굉장히 대형 서점 홈페이지 마비가 될 정도로 인기가 높기도 한데. 지금 이 수상이 우리 문학계는 물론이고 앞으로 젊은 문인들에게 굉장한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까요?

[강지희]
아무래도 정말 많은 한국인들에게 즐거운 소식이기도 했고요. 흥분이 되는 소식이었고. 문인들에게도 마찬가지로 큰 격려가 되는 소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동안 한국 문학을 두고 세계 문학의 변방으로서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여러 상황들이 있었다고 생각하는데요. 이제 세계 문학의 중심이 되었다, 이런 평가도 많이 나오고 있고 앞으로 한국 문학이 좀 더 활발하게 번역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앵커]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는 앞서 고은 시인, 또 황석열 소설가도 후보에 오르기는 했었지만 아쉽게도 수상이 불발되고는 했었습니다. 우리 문학이 뛰어나긴 합니다마는 우리 언어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의도하고자 했던 의미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었습니다. 이제 그 난관을 극복했다고 봐도 괜찮을까요?

[강지희]
말씀하신 것처럼 해외의 문턱을 넘을 때 번역이 정말 중요한 문제였는데요. 그래서 이번 수상은 한국문학번역원이 거둔 큰 성과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그간 번역원에서 많은 지원을 해왔고, 훌륭한 한국 문학 전문 번역가들이 많아져서 단순히 한국문학 연구자를 넘어서 번역가로서 활동하시는 분들도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계기가 되었던 중요한 번역가 중의 하나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데버라 스미스라는 번역가입니다. 채식주의자를 번역해서 맨부커상 수상을 하게 만든 주역기이도 한데요. 앞으로는 이런 번역가들이 더 많이 늘어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우리 문학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사람들 스스로 우수성을 알고 있고,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이 늦지 않은 감이 있지 않라는라고 농담을 던지는 분들도 계시는데 이와 관련해서 외신들도 극찬을 하고 있거든요. 앞으로 세계 무대에서 우리나라의 뛰어난 작가들이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겠죠.

[강지희]
아무래도 한국 문화의 영향력이 확대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몇 년 전부터 K문화라고 해서 이미 전 세계적으로 한국의 아이돌이라든가 영화 기생충이라든가 이미 해외의 인정을 많이 받아왔는데요. 사실 해외의 인정을 통해서 한국의 문학성의 수준이나 감수성을 타진한다는 게 타의적인 느낌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마는 그래서 한국 문학이 가지고 있었던 가능성을 이렇게 널리 알린다는 게 굉장히 기쁘다는 생각이 듭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이 오히려 늦다라는 표현도 아마 이런 의미에서 나온 이야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한국 문학의 영향력을 떨칠 수 있는 이제부터 시작점이 아닐까 싶은데. 그렇다면 한국 문학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 앞으로의 과제 무엇이라고 보고 계십니까?

[강지희]
사실 이미 한국 문학의 많은 작가들이 정말 잘해 주고 있고. 너무 훌륭한 작품들이 많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오히려 번역이 되지 않아서 해외 문화계에서 재발견이 될 수 있는 작가들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2010년대 중반 이후부터 한국 문학 장르에 여러 변화들이 있어 왔고, 그리고 젊은 작가들 그리고 장르문학 작가들도 굉장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작가들을 선별해서 많이 소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한강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 다시 한 번 축하드리면서 우리 문학이 세계로 뻗어나가길 바라겠습니다. 지그까지 강지희 문학평론가와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YTN 안보라 (anbor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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