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좋다는 대로 살지말고, 내 삶을 찾아라" 세상에 끌려다니지 않는 삶이란

"남들이 좋다는 대로 살지말고, 내 삶을 찾아라" 세상에 끌려다니지 않는 삶이란

2025.01.07. 오후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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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명환 작가/개그맨>
- 내 인생을 바꾼 책 속의 한 문장 "나를 구하는 유일한 길은 남을 구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그리스인 조르바 中
- 사업을 하는 분들, 무조건 열심히만 산다고 성공할 확률? 시대가 변했다 "이겨놓고 싸워라" 손자병법 中
- 3천권 장서 읽은 고명환, 독서? 매일 10쪽씩만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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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이익선 최수영 이슈앤피플]

□ 방송일시 : 2025년 1월 7일 (화)
□ 진행 : 이익선, 최수영
□ 출연자 : 작가 고명환

<고명환 작가/개그맨>
- 일단 읽어야 발전한다 "내 언어의 한계가 내 세계의 한계다" 비트겐슈타인.."네가 간절히 바라면 하늘의 바람이 구름이 태양이 대답을 알려줄 거야" 파울료 코엘료 연금술사 中
- 고명환의 추천도서..헤밍웨이 <노인과 바다>·최진석 교수<인간이 그리는 무늬>
- 2025년이 진짜 힘든 해? "내가 고통을 이기지 못하면 고통이 나를 이긴다' 몽테뉴의 수상록 中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익선 : 이슈앤피플의 작은 응접실 <쌀롱 드 상암> 신년 특집 ‘철학을 말하다’ 어제에 이어 둘째 시간이 될 것 같은데요. 자신을 들여다볼 여유가 없을 때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할 때 철학자들의 통찰이 위기를 다스리는 데 도움을 줍니다. 오늘도 철학으로 삶을 고찰해 보겠습니다. 두 번째 시간 고전 속 철학을 삶에 적용시킨 분이세요. 베스트셀러 <고전이 답했다: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의 저자이신데요. 그러시면서 또 개그맨이셨죠? 고명환 씨 모셨습니다.

★ 작가 고명환 (이하 고명환) :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이익선 : 먼저 축하드릴게요. 작년 교보문고 출판 어워즈에서 한강 작가와 함께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하셨네요?

★ 고명환 : 한강 작가님을 옆에 두셨고 제가 너무 송구한데 아무튼 제 입장에서는 올해의 작가상을 받게 되니까 그 전에는 개그맨이면서 작가로서 작년에 완전히 인정을 받는 그런 상을 받게 돼서 열심히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제가 큰일을 겪고 나서 여러 가지 책을 읽다 보니까 고전에서 도움을 엄청 받았어요. 저는 제가 고전을 해설한 책이 아니라 제가 읽고 삶에 이렇게 적용해 보니까 이런 좋은 점이 있고 내가 이렇게 변했다 이런 거를 썼습니다.

◆ 최수영 : 고전이 답했다라는 책 제목이죠?

★ 고명환 : 네 그러니까 마땅히 제가 살아야 될 삶이 있었더라고요. 그 길을 찾지 못하고 남들이 얘기하는, 남들이 좋다는 그런 쪽으로 살다가 사고 이후에 제가 딱 알게 된 거예요. 마땅히 살아줘야 할 삶이 있더라고요. 그 방향으로 살 때 우리는 행복합니다. 돈을 떠나서.

◇ 이익선 : 어떤 직업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 고명환 : 네. 마음의 자세 방향이.

◇ 이익선 : 책 서문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고전은 모양이 없다. 나는 모양이 있다. 내가 고전을 읽으면 고전이 내 모양으로 바뀐다. 그 고전은 세상과 싸울 어떤 무기보다 단단한 갑옷이 된다.’

★ 고명환 : 네 주로 고전을 읽다 보니까 비유와 은유와 압축과 상징으로 돼 있는 경우가 많잖아요. 고전이 왜 수백 년 수천 년 동안 살아남았나 보니까 후대에 우리 사람들이 같은 작품이어도 나에게 맞게, 때에 맞게 해석이 가능한 거예요. 저는 제 입장에 맞게 해석을 하고 용기를 얻고 해답을 얻고 답을 얻었어요. 그래서 제가 추천하는 중입니다.

◆ 최수영 : 마크 트웨인이 뭐라고 했냐면 ‘고전이란 누구나 읽어야 한다고 얘기하지만 사실은 아무도 읽지 않은 책’이에요. 고전의 정의 치고 이렇게 저는 깔끔하게 하는 거 못 봤는데 고전이 그러다 보니까 지루하다 그다음에 딱딱하다 이런 선입견이 있는 게 많단 말이에요. 말씀하신 것처럼 이 사회에 오래 살아남은 게 고전이기도 합니다.

★ 고명환 : 그러니까 고전이라는 게 오래된 책이 아니고 오래된 책들 중에 사실 사장되고 버려질 책들, 버림받은 책들은 사라졌고 살아남은 책. 우리가 좋아하는 게 뭡니까? 쪽집게 과외, 모범 답안. 제가 읽어보니까 글은 농축된 그런 액기스더라고요. 삶의 지혜가. 나한테 풀어 쓸수록 도움이 되더라 해서 저는 고전을 추천합니다.

◆ 최수영 : 그러니까 선입견을 깨라는 말씀이시죠.

◇ 이익선 : 조금 뒤에 질문하겠지만 터닝 포인트 전에도 책은 좀 보셨나요?

★ 고명환 : 제가 시골 경북 상주가 고향인데 제가 72년생이거든요. 그때의 우리들 집에 세계 문학 전집 하나 정도 다 있었잖아요. 그거를 저는 아예 안 만지는 스타일은 아니었어요. 꺼내서 펴보고 처음부터 끝까지 안 보더라도 이 책은 뭘까 그랬던 책들이 나이 먹어서 다시 보게 되니까 거부감이 없어지고 그런 정도였어요.

◇ 이익선 : 터닝 포인트를 드디어 여쭤보겠습니다. 2005년에 일어난 교통사고가 삶의 전환점이 됐다고 들었는데요. 일을 겪으셨어요?

★ 고명환 : 그러니까 2005년에 KBS 해신이라는 드라마를 찍고 올라오다가 서해안 고속도로에서 전 자고 있었는데 새벽 2시쯤에 제 매니저가 그때 우리 배우들이 다 그렇게 다녔습니다 사실. 백구십 킬로로 달리다가. 촬영장이 우리가 충청도에서도 촬영했고 완도에서도 촬영했는데 제가 늦어버리면 정말 백 100여 명의 스태프들 연기자들이 다리고 있으니까. 어쨌든 제 매니저가 졸음 운전하다가 저는 안전벨트 매고 옆자리에서 자고 있었는데 눈을 떴더니 바로 앞에 대형 트럭이 정말 1미터 앞에 있어 가지고 급하게 돌리면서 부딪혔죠. 저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다는 병원에서 눈을 떴는데 1초 후에 심장이 쉽게 말하면 심장이 터져서 죽는다. 이거를 자세하게 설명하기 전에 시간이 촉박하니까 빨리 유언부터 하고 정리하고 할 거 있으면 정리하시고 어머니한테 빨리 얘기하시라고. 그리고 저는 중환자실로 실려 가면서 제 몸 상태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어요. 그러니까 저는 죽음 1초 전까지. 엄마가 옆에 있다가 그래도 혹시 얘가 기적이 일어나면 얼마나 살 수 있나요? 정말 기적이 일어나도 3일 안에는 반드시 사망한다고 그랬어요. 왜냐하면 그게 대형 교통사고 환자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증상이고 제 심장에 있는 피 덩어리보다 작으신 분들도 거의 다 사망했다. 저는 핏덩어리가 너무 커서 길어야 3일이라고 그랬거든요. 우리나라 최고 심장 권위자께서 말씀하셨고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은 병원에서 얘기하셨으니까. 또 몸이 느낌이 옵니다. 알아요. 내 몸이 죽는구나. 무섭진 않아요. 그런데 저는 억울한 건 있었어요. 우리가 영화나 TV에서 유언하라고 그러면 내가 가진 집을 누구를 주고, 뭐는 뭘 주고 정말 그런 생각을 나중에 일반 병동 와서 제가 그런 생각 자체를 안 했다는 걸 알았고요. 저는 그냥 엄마한테 죄송하다, 사랑한다 그 얘기만 했고. 제 마음속으로 너무 안타깝고 억울한 걸 그때 깨달아진 게 ‘내가 왜 34년을 남의 눈치 보고 남이 얘기하는 대로 남이 만들어 놓은 세상에서 살았을까’를 딱 알았어요. 그전에는 몰랐어요. 제 눈에 제가 그렇게 끌려다니면서 살아온 고명환의 모습과 그냥 내 속에서 솟아나오는, 데미안에서 나오는 문구처럼 내 안에서 솟아 나오려는 그것을 나는 살아보려 했다. 그게 왜 그토록 어려웠을까 그러니까 저는 몰랐어요. 내 안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이 그것인지. 그 죽음 앞에 가니까 내 안에서 솟아나오는 것을 저는 하나도 살아보지 못했고 그냥 남들이 좋다고 하는, 그래서 대학도 가고. 따라다닌 거죠. 그러니까 두 가지가 다 보여요. 죽음 앞에 가면 내가 끌려다니면서 살았던 거. 내가 그냥 살았어도 잘 사는 고명환의 모습. 그게 막 돈을 많이 벌고 성공하고 이런 모습이 아니에요. 정말 주도적으로 사는 거죠.

◆ 최수영 : 책에서 그 당시를 회상하면서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썼다는 데 어떤 의미에서 쓰신거예요?

★ 고명환 : 변신을 제가 읽으면서 저는 대학교 때 교재였어요. 가지고 한 번 읽었었는데요. 그때는 몰랐는데 카프카 변신이 자고 일어났더니 악몽을 꾸다가 자고 일어났더니 그냥 벌레로 된 거예요. 벌레로 돼 있으면서 출근을 안 하면서 그 안에서 자기를 발견하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저도 그냥 계속 살았으면 어쩌면 53살까지도 몰랐을지도 몰라요. 교통사고가 났기 때문에 제가 방송도 못하고 일도 못하고 중환자실에서 마치 변신의 벌레가 된 그레고르처럼 저도 그냥 방 안에서, 근데 그게 시간이 필요하더라고요. 우리 인간한테. 혼자 조용한 방에 앉아서 강제로라도. 카프카에 많은 해석이 있지만 저는 카프카가 벌레로 변신시켰다는 게 뒤에 엔딩을 떠나서 아 진짜 너의 모습. 너 그렇게 현대 사회에서 바쁘게 끌려다니면서 우리는 대답만 하고 그냥 살다 보면 막 그냥 지나가거든요. 그렇죠? 그러니까 그런 벌레가 되든 아니면 저는 교통사고 났지만 이런 거 아니어도 정말 조용하게 혼자 앉아서 책과 함께 사색하면서 나를 들여다보고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나는 왜 사는가. 이런 질문을 저도 34년 동안에 저한테 제대로 교통사고 나고 알았어요. 나한테 내가 질문을 던져본 적이 없으니까.

◇ 이익선 : 자 고전이 답했다라는 베스트셀러를 쓰셨습니다. 몸이 회복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이 고전 읽기였다고 들었습니다. 책을 몇 권이나 읽으셨어요? 사고 이후에.

★ 고명환 : 사고 이후에는 정말 닥치는 대로 읽었고요. 지금 보면 제가 가지고 있는 책이 한 4천 권. 그중에 한 3천 권 정도 읽었더라고요.

◇ 이익선 : 벽돌 깨기는 몇 권 하셨어요?

★ 고명환 : 벽돌 깨기는 한 몇 백 권 정도 한 거 같아요.

◇ 이익선 : 1천 페이지나 엄청나게 두꺼운 책을 그걸 벽돌이라고 저희가 얘기합니다.

★ 고명환 : 작년에 100일 남았을 때 고명환의 독서 클럽이라고 ‘고독이’라는 클럽이 있거든요. 100일 동안 우리가 하루에 10쪽씩만 읽으면 천 쪽을 읽지 않느냐. 우리가 욕심 부리지 말고 한 권만 집에 있던 벽돌 깨보자. 그때 코스모스랑 과학의 탄생 저는 두 가지. 코스모스가 한 800쪽 되고 과학의 탄생이 딱 1001쪽이에요. 작년 100일 동안에 그 두 개의 벽돌 책을 깼습니다.

◆ 최수영 : 4천 권 정도 갖고 있으면 옛날 분들은 뭐라고 했냐면요. 간서치(看書癡)라고 그랬어요. 그러니까 책에 미친 사람. 진짜 4천 권이면 어마어마합니다.

◇ 이익선 : 책을 읽고 지나보면 왜 나는 기록을 안 했을까? 이 생각을 하거든요. 기록을 좀 하시나요?

★ 고명환 : 제가 책을 살 수밖에 없었던 게 저는 책에 너무 쓰면서 읽는 스타일이에요. 심지어 어떤 책은 제가 제 아내한테 “여보 이번 책은 이 저자가 쓴 것보다 여백에 내가 더 많이 쓴 것 같아” 이 정도로 뭔가를 많이 쓰면서. 저도 제가 작가가 될 줄 몰랐어요. 어느 날 써놓은 게 너무 많이 생긴 거예요. 그거를 정리를 해서 출판사에 보냈더니 충분히 책이 됩니다라고 해서 제가 자기개발서를 처음 쓰게 된 거예요.

◆ 최수영 : 저도 동의한 지점이 저도 메모를 한 10년간 하다가 그 몸에 메모를 모아둔 거 가지고 책을 냈어요. 저도 6년 전에 그런 기억이 있으니까 어떤 의미인지 알겠어요.

◇ 이익선 : 그럼 고전을 읽기 전, 읽은 다음. 고명환은 어떻게 달라졌습니까?

★ 고명환 : 끌려다니면서 살았었는데 지금은 주도적으로 산다. 그리고 제가 자주 하는 표현이 ‘나는 가고 싶은 시간에 가고 싶은 장소에 갈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이 말을 잘못 들으면 해외여행 가고 캠핑 가고 이런 게 아니라 저는 제가 늘 가는 곳 있죠. 조금 전에도 제가 메밀국수 식당에서 서빙하다가 왔거든요. 그러니까 제가 가는 메밀국수 식당, 제가 가는 도서관, 제가 가는 강의하는데 늘 가는 곳을 저는 제가 가고 싶은 시간에 가고 싶은 장소로 만들었어요.

◆ 최수영 : 자기 의지로 간다는 뜻이군요.

★ 고명환 : 끌려가면서 가는 게 아니라. 그렇게 마음이 제가 마음의 터닝 포인트가 된 거죠.

◇ 이익선 : 자 그러면 저 진짜 아까부터 꼭 여쭤보고 싶은 게, 최애 작품.

★ 고명환 : 그러니까 최애 작품은 어렵긴 한데 그래도 꼽으라고 하면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 조르바 중에서도 ‘나를 구하는 유일한 길은 남을 구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이 문장이 정말 제 인생을 많이 바꿔줬어요. 저도 사고 나기 전에는 오로지 내 행복, 내 거, 나를 위해서. 돈을 잘 버는 방법도 남을 구한다는 거기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저는 나를 구하는 유일한 길이래요. 난 그게 너무 의문이었어요. 아니 나를 구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텐데 왜 이 위대한 작가가 나를 구하는 유일한 길이 남을 구하려고 애쓰는 거라고 할까? 제가 해답을 찾았어요. 남을 위해서 우리가 가치를 만들어내면 저절로 돈은 따라오는 선순환으로 돈을 버는 거지 내 돈, 내 거를 벌려고 하면 벌 수 있는데 하루하루가 힘들더라고요. 즐겁지가 않아요. 부처님이 보시를 해라, 예수님이 네 이웃을 사랑해라 하신 게 저는 이렇게 해석합니다. 이웃들 복 주려고 한 게 아니고 그 행위를 한 나를 복 주려고. 그릇이 커진다는 게 뭐냐면 우리가 미워하고 시기하고 질투하잖아요. 그러면 오히려 그릇이 우리가 왜 밴댕이 소갈딱지라고 하죠. 그릇이 작아지면 돈그릇도 작아지는 거예요. 그러니까 부처님이 보시하라고 하잖아요. 내 거 만 원 중에 5천 원 떼주려고 그러면 이게 내가 5천 원 떼주면 막상 한 끼는 굶어야 돼요. 마음은 있지만 막 못 떼주거든요. 그렇지만 떼주라는 거죠. 떼줬을 때의 행위를 했을 때 내가 엄청 커지는 거예요. 그러면 세상이 다르게 보여요.

◆ 최수영 : 저는 저 말씀 듣다 보니까 ‘이타적 행위는 이기심의 발로다’ 그 말이 저는 딱 떠오르네요. 이타적 행위는 내가 편하자고 내가 만족하자고 이타적 행위를 한다는 거죠.

★ 고명환 : 네. 제가 극도의 이기주의라고 얘기하는데 그런 극도의 이기주의는 저는 가져야 된다고 생각해요. 나를 위해서 진짜 남과 지구와 우주를 위해서 뭔가 가치를 만들어내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그래야지 ‘제가 살아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사는 게 하루하루가 행복하려면 저는 늘 오늘 죽을 수 있다는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이라.

◆ 최수영 :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는 많은 질문을 우리에게 합니다. 스스로에게 나는 누구냐, 나는 또 어떻게 살아야 하냐, 무엇을 행해야 하냐 이런 산다는 것에 대한 실존적 의미를 자꾸 우리에게 자문하는데 책 속에서 찾으신 거잖아요. 고전이 답을 줬고 또 어떤 작품에서 가장 큰 영감을 받으셨습니까?

★ 고명환 : 그러니까 아까 말한 그리스인 조르바라는 것에서는 나에 대한 시선이 아니라 방향이 완전 반대로 됐죠. 남을 위하는 방향. 그 다음에 제가 사업적으로는 이 책 읽기 전에 네 번을 망했어요. 오로지 내 거, 내 수익, 내 매출.

◇ 이익선 : 아니 34세까지 네 번을 망하신 거예요. 그럼.

★ 고명환 : 교통사고 나고도 사업을 했는데 그때 책을 아직 덜 읽은 상태에서 교통사고 나기 전에도 했지만 2002년부터 제가 사업을 했는데, 네 번은 망하고 제가 와 너무 망하고 나니까 정말 이기고 싶은 거예요. 이기는 책을 제제가 가진 책 중에 보니까 손자병법이 1번이잖아요. 거기에 ‘이겨 놓고 싸워라’라는 그 문장을 딱 읽는데 내가 그동안 네 번을 이겨놓고 싸우지 않고 그냥 무작정. 9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가 무조건 열심히만 살아도 성공할 확률이 높았어요. 2천 년대에는 우리 요식업 하는 친구들도 그래요. 요즘은 진짜 맛있게 진짜 가성비 좋게 만들어도 장사가 안 된대요. 뭔가 이상하고 맛없어도 고객이 좋아하는 게 있는 거예요. 시대가 그렇게 변해가기 때문에 우리는 반드시 경기가 안 좋고 힘들어지고 하지만 이 상황에서도 우리는 반드시 이 상황을 알고 준비를 하면 이겨 놓을 수 있더라고요. 모든 상황에서. 저는 이겨놓고 싸워서 제 메밀국숫집이 2014년부터 했으니까 코로나 3년을 그대로 지나갔잖아요. 우리 매장은 코로나 3년 동안에 매출이 20%가 오히려 늘었어요. 배달 아닌데도. 이겨놓고 싸울 수 있도록 이렇게 미리 준비를 하면 이런 팬데믹이 와도 또 팬데믹이 올 수 있다고 그러잖아요. 또 와도 충분히 견뎌내고 이길 수 있구나 그런 거를 알게 해준 거는 손자병법. 그다음에 제가 사실은 우리 개그맨들 중에 실제 성격은 굉장히 부끄러움 많이 타고 이런 친구들이 많아요. 그거를 이겨내기 위해서 일부러 과장된 말 행동을 하다가 개그맨 되는 친구들이 많거든요. 저도 너무 소심하고 남 눈치 보는 성격이 많았는데 이시영 박사님의 <배짱으로 삽시다>라는 고전이 있더라고요. 정말 저는 그 책 한 권 읽고 남들의 시선이 부담스럽지 않아졌어요. 그러니까 그렇게 책 한 권만 잘 만나도 자기가 맞는 때에 딱 맞아떨어지면 여러 권 안 읽어도 정말 변합니다.

◇ 이익선 : 좋습니다. 사실 현대인들이 생활이 불편했던 조선시대보다 훨씬 행복할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잖아요. 그리고 책을 읽고 싶어도 더 재미있는 게 있잖아요. 우리 손 안에 늘 가지고 있는 거. 그러면 독서를 어떻게 하면 더 친근하게 할 수 있는가. 방해 요소를 제거하는 것도 있을것이고.

★ 고명환 : 저는 딱 10쪽씩만 읽으라고 그래요. 우리가 아무리 어려운 책도 10쪽은 읽거든요. 처음에는 한 권으로 하셔도 돼요. 그러니까 이걸 아셔야 돼요. 독서를 하면서 우리가 언제 발전하냐면 독서하는 중에 발전하는 거는 그때 지식과 지혜를 얻는 거는 1이고 10중에 9는 독서하고 독서 사이에 우리가 뭐 자전거도 타고 조깅도 하고 등산도 하잖아요. 수많은 성공한 기업가들이 발명가들이 나는 산책 중에 위대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이러잖아요. 그냥 산책해서 되는 게 아니라 이렇게 10쪽 정도는 뭔가 왜냐하면 까지 안 떠올랐는데 산책 중에 떠오를 리가 없어요. 내 영역이 아닌 비트겐슈타인이 ‘내 언어의 한계가 내 세계의 한계다’. 그러니까 내 언어를 더 늘려주는 거예요. 연금술사에서 파울루 코엘류가 ‘네가 간절히 바라면 하늘의 바람이 구름이 태양이 대답을 알려줄 거야.’ 그러니까 그런 것들이 내 뇌와 간절한 마음과 책 10쪽 정도 들어가 있고 등산하시고 달리기 하시잖아요? 그럼 갑자기 구름 모양을 보고 햇빛을 보고 친구와 대화하다가 정말 갑자기. 이게 뇌과학적으로 밝혀진 거예요. 그럴 때 창의적인 뭔가가 딱 떠오르는 거죠. 많이 읽으려 하지 마시고 10쪽만 읽으시고 또 내일 어제 못 읽었다고 20쪽 읽으려 하지 마시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또 완벽주의가 있어 가지고. 그냥 건너뛰시고 그냥 10쪽 읽으시고 해서 1년에 100번만 하겠다. 365일 중에.

◇ 이익선 : 그러니까 하면 되는데 한 이틀 못하면 막 절망하는 거예요.

★ 고명환 : 그래서 돌아와야 돼요 반드시. 왜냐하면 그 이틀 동안 안 읽었지만 이틀 동안에 충분히 발전한 거거든요. 그러니까 내가 그 뒤로 10쪽을 계속 이어주기만 하면 돼요.

◆ 최수영 : 명환씨는 완벽주의라고 했지만 저는 또 책을 읽은 분들한테 이 얘기해요. 엄숙주의를 탈피하라. 그러니까 책은 끝까지 다 읽어야 한다는 그 엄숙주의에서 탈피하고 화장실 앞에도 한 권, 밥 먹는 옆에도 한 권. 그냥 손에 잡힌 대로 읽어라.

★ 고명환 : 맞습니다. 그리고 소설이 아니면 정말 그냥 전부 다 안 읽어도 돼요. 그냥 여기저기 찾아보다 보면 내 눈에 띄는 소제목 같은 것들이 있고 그런 식으로 건너뛰면서 읽어도 되고. 그렇게 10쪽만 읽어주시면 되겠습니다.

◇ 이익선 : 그러면 혹시 고전 중에 한 권 하면 좀 그렇고 몇 권을 추천해 주신다면. 비기너들을 위한.

★ 고명환 : 지금 상황이라면 저는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왜냐하면 산티아고 할아버지가 청새치 잡고 상어랑 싸우고 자기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가거든요. 그 250kg 되는 청새치를 결국은 살점은 다 빼앗기고 머리만 가지고 오거든요. 그런데도 이 할아버지는 사자의 꿈을 꾸면서 다시 잠을 자요. 그거는 우리는 또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거죠. 저는 요맘때에 읽기에 딱 좋은 그런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다음에 최진석 교수님의 <인간이 그리는 무늬> 왜냐하면 우리가 인간이 그려나갈 무늬를 제가 아까도 말했지만 요식업을 하든 어떤 사업을 하든 요즘은 고객이 뭘 좋아하는지 알고 해야 이길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인간이 그려나갈 무늬를 2025년에 2030년에 아 인간들은 어떤 걸 좋아하고 어떤 식의 문화를 만들어 가겠는가를 알 수 있으려면 그런 책들.

◆ 최수영 : 도움이 될 것 같네요. 매일 아침에 유튜브에 ‘긍정확언’이라는 이런 주제로 올리신다고.

★ 고명환 : 네 영상을 올립니다.

◆ 최수영 : 오늘이 1134일째. 얼핏 생각해도 한 3, 4년은 됐네요.

★ 고명환 : 예 3년 넘었죠.

◆ 최수영 : 그게 어떤 건지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 고명환 : 그러니까 제가 결과부터 말씀드리면 제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라고 외쳐서 1년 만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어요.

◇ 이익선 : 과거형으로?

★ 고명환 : 그렇죠. ‘예언적 완료형’이라고 그래요. 미래의 일이지만 완료로. 될 것이다 하면 우리 뇌는 확실하게 알아듣지 못해요. 제가 내 책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후에 ‘내 책이 해외로 수출됐다’라고 1년 동안 외쳐서 5개국에 수출됐어요. 그러니까 이건 뭐냐 하면 초자연적인 그런 미신적인 게 아니라 제가 해외로 수출됐다 하는 순간에 내 뇌는 저를 스캔을 하더라고요. 제가 느낀 거예요. 그러면 저로 하여금 글을 쓸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게 아니고 스캔을 해봤더니 제가 아직 해외로 수출될 만한 글을 쓸 작가가 아니야. 그러니까 오히려 저한테 더 책을 쓰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더라고요. 결국은 이렇게 선순환으로 결국은 내가 외친, 완료된 거를 간절하게 계속 외치다 보면 이게 믿어지거든요. 내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라고 외쳤을 때도 처음에는 웃음이 나고 그래요. 안 믿어지는 거거든요. 그런데 계속 하다 보면 그게 저절로 사람들 마음을 조정해 갖고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저로 하여금 그거를 노력할 수 있는 열정을 불러일으키더라고요. 그러니까 내가 매출 10억 원을 찍었다 이러면 그거를 알아낼 수 있도록 세스 고딘의 책이라든가 이런 쪽으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열정이 계속 올라오는 이것 때문에 제가 긍정확언을 계속하는겁니다.

◇ 이익선 : 그러면 역으로 만약에 부정적인 말을 일상적으로 한다. 누가 죽었으면 좋겠다라든지.

★ 고명환 : 그러니까요. 제가 요즘 강의하는 내용 중에 하나가 우리는 나도 모르게 장사가 안 되면 ‘왜 이렇게 장사가 안 되지’, ‘나 왜 이렇게 우울하지’, ‘나 왜 이렇게 힘이 들지’ 이렇게 부정적이거든요. 사대주의가 아니라 이게 복불복이거든요. 우리는 이런 땅에서 척박한 땅에서 그렇게 태어났고 문화가 그랬고. 그런데 외국 같은 경우에는 이럴 때에 그들은 뭐라고 외치나 봤더니 손님이 없잖아요. ‘우리는 손님이 왜 이렇게 없지’ 이러잖아요. 그들은 ‘손님이 많이 오려면 어떻게 하면 되지?’ 방향이 완전히 다른 거예요. 우리가 왜 우울하지? 이럴 때 우울하기 싫어서 이 말을 하는 거잖아요. 부정적인 질문을 던지지 마시고 ‘나 힘이 나려면 어떡하면 되지?’, ‘나 열정이 생기려면 어떻게 하면 되지?’, ‘나 내 연봉이 2배가 되려면 어떻게 하면 되지?’ ‘요즘 왜 이렇게 돈이 안 벌어지지’ 이러면 우리 뇌는 그게 명령이잖아요. 왜 장사가 안 됐지? 이게 명령이거든요. 그러면 우리 뇌는 명령을 받으면 무조건 그걸 찾으러 다닙니다. 그러면 왜 우울하지? 이러면 우울한 내용만 계속 찾아다니니까 계속 우울해요. 자기 전에 우리 뇌는 안 잔다고 그러잖아요. 자기 전에 ‘나 왜 이렇게 힘이 없냐 요즘’, ‘왜 이렇게 장사가 안 되지’ 하면 그러다가 잠들잖아요. 그럼 밤새 우리 뇌는 잘 안 되는 이유만 찾아다니니까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힘들고 그렇대요. 우리 잠재의식은 잠을 안자기 때문에 자면서도 발전하려면 ‘내가 매출이 2배가 되려면 어떻게 하면 되지?’ 이러고 잠들면 내 뇌는 밤새도록 그걸 찾아다닌다는 거죠.

◆ 최수영 : 그러니까 확신의 언어가 확정의 언어가 된다는 뜻이잖아요. 그런데 그 조건절이 긍정인 거네요.

★ 고명환 : 그렇죠. 무조건 긍정이 긍정이죠.

◇ 이익선 : 오늘은 뭐였어요?

★ 고명환 : 오늘은 몽테뉴의 수상록에 나오는 문장이었는데 ‘내가 고통을 이기지 못하면 고통이 나를 이긴다.’ 제가 미니 강연을 하거든요. 저도 독서가 처음에는 저도 고통이었어요. 의자에 앉아 있고 글쓰기도 고통이었는데 저는 요즘 글쓰기랑 독서는 쾌락이 돼버렸거든요. 달리기 하시는 분들도 처음에 달리기 동호회 가면 고통이에요. 계속 뛰다 보면 안 뛴 날이 몸이 더 고통이잖아요. 우리가 고통을 너무 도망가려고 하면 고통에게 잡아먹히더라고요. 이 몽테뉴가 얘기한 게 이 말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경기가 어려워지고 2025년 진짜 어려움이 닥쳐올 텐데 이거를 피하거나 도망가지 마시고 그래 한번 껴안아보자. 이 고통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이겨놓고 싸울 수 있다고 하니까 한번 이 위기 속에서. 위기 속에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우리는 저도 제가 교통사고라는 극단적인 상황일 때 제가 이게 떠오른 거거든요. 그러니까 오히려 어쩌면 정말 좋은 여러분들을 위로하려는 게 아니라 이걸 기회로 생각하시고. 2025년 기회입니다.

◇ 이익선 : 아 시간이 많으면 좋겠는데 시간이 짧은 걸 미리 알고 배려하시느라고 빨리 달리셨어요. 또 기회를 갖겠습니다. 오늘 쌀롱 드 상암 철학을 말하다 베스트셀러 작가 고전이 답했다의 저자 고명환 씨와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고명환 : 감사합니다.

YTN 김양원 (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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