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날짜 : 2025년 1월 5일 (일요일)
■ 진행 : 이성규 교수
■ 대담 : 성우 강희선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성규 교수(이하 이성규) : 오늘의 주인공은 대한민국에서 유명한 목소리를 가진 분입니다. 아마 이분의 목소리, 한 번쯤 다 들어보셨을 겁니다. 외화 속 샤론스톤과 줄리아 로버츠, 애니메이션 짱구 엄마 목소리. 그리고 지하철 안내방송의 주인공, 성우 강희선 씨와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성우 강희선(이하 강희선)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이성규 : 이젠 청취자 여러분들 다 아실 것 같아요. 지금. "안녕하십니까? 강희선입니다", "와...!" 하고 감탄하시는 분들 많을 것 같은데요. 그 언제부터 그 성우 일을 시작하셨어요?
◇ 강희선 : 79년도 5월, TBC 전속 성우 10기 입사입니다.
◆ 이성규 : 그럼 몇 년이에요?
◇ 강희선 : 그러면 40.. 40여 년 됐네요.
◆ 이성규 : 근데 지금도 저렇게 똑같은 목소리 내시네요?
◇ 강희선 : 목소리는 안 변해요.
◆ 이성규 : 그러면 이건 원래 타고난 거예요? 아니면 목소리 연습을 하셔서 다듬으신 거예요?
◇ 강희선 : 목소리는 다듬을 수는 있어요. 목소리는 타고 나요.
◆ 이성규 : 예. 근데 공채로 들어오시자마자 주역을 맡으셨나요?
◇ 강희선 : 아니요. 처음에 첫마디가.. 다방에 있는 종업원 아가씨였어요. "미스 김, 커피 한잔~" 그러면, "네~!" 거기부터 시작했어요.
◆ 이성규 : 네. 그러다가 언제 주연을 하셨어요?
◇ 강희선 : 들어가서 한두 달 있다가.. 바로 개인 프로도 하고
◆ 이성규 : 근데 방송가에서 한두 달 있다가 개인 프로그램, 주인공하고 이게 쉬운게 아닌데..
◇ 강희선 : 쉬운 일은 아닌데 제가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 이성규 : 또 운으로 돌리시네요? 노력을...
◇ 강희선 : 아니요. 노력도 노력이지만, 운도 따라야 되거든요.
◆ 이성규 : 네. 근데 그 후에 이제 아까 줄리아 로버츠 등.. 뭐, 이렇게 말씀드렸는데. 어떤 배우들의 목소리를 연기를 하셨어요?
◇ 강희선 : 미셸 파이퍼. 뭐.. 다 했어요. 니콜 키드먼
◆ 이성규 : 예
◇ 강희선 : 뭐.. 우마 서머. 킬빌의 우마 서머, 샤론 스톤.
◆ 이성규 : 근데 이제 그분들 목소리를 연기하실 때, 그분들의 그 화면이나 영상을 다 보신 뒤에 연구를 하세요? 아니면 그냥 그냥 막 나와요?
◇ 강희선 : 막 나오지 않아요. 절대 막 나오지 않아요. 이제 미리 시사를 해요.
◆ 이성규 : 시사를
◇ 강희선 : 미리 이렇게 한 번 봐요. 영화를, 눈빛을 보고. 감정 선을 봐야 되잖아요? 배우의 성격.
◆ 이성규 : 배우의 성격
◇ 강희선 : 그 다음에 뭐.. 걸음걸이.
◆ 이성규 : 걸음걸이
◇ 강희선 : 표정.
◆ 이성규 : 네
◇ 강희선 : 말하는 모습.
◆ 이성규 : 네
◇ 강희선 : 감정선을 연기할 때. "어떤 식으로 하더라", 그러니까 뭐 희로애락을 다 똑같은 방식으로 표현하지 않아요.
◆ 이성규 : 네
◇ 강희선 : 어떤 사람은 이렇게 찍어 누르는 사람이 있고, 차분해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막 분노, 폭발하고. 분노하고. 남의 눈치 안 보고. 그런 차이가 있는 것처럼, 그거 연구를 많이 하죠. 그리고 내가 샤론 스톤을 한다 그러면, 옷도 그렇게 입고 가요. 녹음하는 날.
◆ 이성규 : 녹음하는 데.
◇ 강희선 : 그리고 뭐 한 달 전부터 조금.. 약간 R&B 쪽 음악을 많이 들어요. 그러니까 좀.. 속된 말로 하면 끈적한 거. 그러다가
◆ 이성규 : 다 이미지 트레이닝과 연습이 늘 있었군요?
◇ 강희선 : 네. 저는 그랬어요.
◆ 이성규 : 네 근데 어떻게 보면 그 연기자보다 더 힘들었던 작업 같아요.
◇ 강희선 : 그럴 수 있죠. 왜냐하면 연기자는 일단 표정이나 얼굴로 커버가 되지만 성우는 목소리로만 해야 되니까 힘들 수도 있어요.
◆ 이성규 : 옛날에 선배 배우님들 중에는.. 성우 선배들도 많았죠?
◇ 강희선 :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매체 자체가 라디오가 먼저잖아요.
◆ 이성규 : 그러니까요.
◇ 강희선 : 전원주 선생님이나. 뭐 돌아가신 김무생 선생님. 또 지금 현역에 계신 최불암 선생님도 다 성우부터 시작하셨어요.
◆ 이성규 : 근데 우리 강희선 선생님은.. 연기를 이렇게 보여주는 얼굴과 이렇게 보여주는 연기하신 적도 있나요?
◇ 강희선 : 달빛 사냥이라고 영화 한 번 찍었어요.
◆ 이성규 : 달빛 사냥.
◇ 강희선 : 네. 이제 어느 정도 연기를 하고 나면, 후배들한테 이제 자리 물려주고, 저는 뭐.. "연극이나 배우를 하고 싶다" 그랬는데. 그때 이제 건강을 조금 잃었어요.
◆ 이성규 : 예. 근데 20년 이상 서울교통공사와 부산교통공사에서 안내 방송 담당하셨잖아요?
◇ 강희선 : 그렇죠.
◆ 이성규 : 그래서 "지하철 안내방송의 여제다" 이렇게 불리우고 계신데. 보통 안내 방송 이때 성우들이 좀 바뀌는 편인가요? 아니면 그냥 지속적으로 강 선생님 것을 주로 쓰시나요?
◇ 강희선 : 아니에요. 1년에 한 번.
◆ 이성규 : 1년에 한 번 바뀌어요?
◇ 강희선 : 네. 그것도 한 3명, 4명 목소리를 따서 오디션을 봐요.
◆ 이성규 : 네
◇ 강희선 : 교통공사에다. 그럼 거기서 사람들을 데리고 선택해요. 목소리 선택을. 근데 이제 그렇게 1년에 한 번씩 바뀔 수밖에 없는 이유가.. 그 시민들의 민원이 장난이 아니래요. 그러니까 "너 왜 목소리가 이러냐? 난 기분 나쁜데.. 네 목소리 왜 이렇게 밝아?", "너 뭐 뭐 팔다 나왔니?" 뭐.. 이런 거. 그러니까 "왜 이렇게 불친절해?" 이런게
◆ 이성규 : 막 들어가요?
◇ 강희선 : 그게 이제 민원으로 막 넣는 거예요. 사람들이. 그러니까 이제 그거를 해결을 해 줘야 되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1년에 한 번씩 바뀌었는데. 저 때부터 민원이 한 건이 없었어요.
◆ 이성규 : 그런 사건이 없었어요?
◇ 강희선 : 그래서 제가 계속 한 거예요.
◆ 이성규 : 그러면 그게 편안하고..
◇ 강희선 : 아니요. 그렇지 않아요.
◆ 이성규 : 또 뭐죠? 왜 그랬을까요?
◇ 강희선 : 저보고 그거 할 때 무색 무취.
◆ 이성규 : 무색 무취.
◇ 강희선 : 감정 주지 말고. 아무 느낌 없이 해라.
◆ 이성규 : 그 지침이었어요?
◇ 강희선 : 네. 왜냐하면 출근할 때, 퇴근할 때. 그 사람들의 기분이 다 각자 다르니까.
◆ 이성규 : 네
◇ 강희선 : 느끼는 느낌도 각자 다를 것이다.
◆ 이성규 : 네.
◇ 강희선 : 그러니까 그런 말 안 나오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해라.
◆ 이성규 : 네.
◇ 강희선 :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이북에서 녹음을
◆ 이성규 : 녹음을 떠왔냐고.
◇ 강희선 : 그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어서 제가 충격 먹었잖아요. 그래서 그 다음부터 조금씩 바꿨어요. 제 스타일로.
◆ 이성규 : 요즘도 나오나요?
◇ 강희선 : 제 목소리가요? 1호선부터 8호선. 그다음에 부산 지하철.
◆ 이성규 : 서울 부산을 다 하시는군요?
◇ 강희선 : 네. 코레일도 했는데 AI로 바뀌었어요.
◆ 이성규 : 코레일이..
◇ 강희선 : 네. AI로.
◆ 이성규 : 그 멘트 하나 들어볼 수 있어요?
◇ 강희선 : 이번 역은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역입니다.
◆ 이성규 : 아...! 상암동으로 다 오시겠네. 허허. 아~ 정말 익숙하네요. 그 말씀 들으니까. 지하철 녹음은 한 번 하면 계속 사용이 되나요? 아니면 중간중간 가끔 그거를 이렇게 바꿔줘야 되나요?
◇ 강희선 : 아니에요. 사용해요. 요즘은 기계가 좋아져서. 처음에는 이제 테입이 늘어나서 다시 했어요. 1년이 지나니까.
◆ 이성규 : 테이프가 늘어져서.
◇ 강희선 : 그러니까 저희는 좋았죠. 성우료를 또 받으니까.
◆ 이성규 : 네. 성우료를 또 받으니까
◇ 강희선 : 지금은 변했잖아요. 디지털 시대로. 아날로그에서. 그러니까 소리가 안 변해요. 그래서 역만 바뀔 때.
◆ 이성규 : 역 바뀔 때.
◇ 강희선 : 역 이름
◆ 이성규 : 역 이름바뀌고. 또 가로 치는 역이 추가되고 그럴때.
◇ 강희선 : 맞아요. 네. 그럴 때만 추가로.
◆ 이성규 : 예. 근데 이 지하철 방송하실 때.. 막 신경이 제일 많이 가는 대목이 어디에요?
◇ 강희선 : 엄청 힘들어요. 지하철 녹음이. 지금 이렇게 말하는 게 제일 쉽고. 드라마가 쉽고.
◆ 이성규 : 드라마가 오히려.
◇ 강희선 : 이거는 이렇게 음의 높낮이를 주면 안 되니까. 제가 대사를 하면서 숨을 쉴 공간이 없어요.
◆ 이성규 : 아.. 그러네요
◇ 강희선 : 그냥 똑같은 미미미, 레레레, 미미미. 한 음 정도 차이. 그러다 보니까 오래 하면 목소리가 뒤집어져요.
◆ 이성규 : 근데 올해 그게 한 노선을 녹음하는 데 얼마나 걸리셨어요?
◇ 강희선 : 옛날에는 전체 노선 일주일 걸렸어요. 하루 종일. 하루 종일은 아니고, 하루에 5시간. 근데 요즘은 이제 기계가 좋아지고 막 이러니까, 4~5시간이면 끝나요.
◆ 이성규 : YTN 라디오 이성기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은 아주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목소리의 주인공, 성우 강희선 씨와 함께 하고 있는데요. 강희선 선생님. 우리가 이쯤에 노래 하나 들어요. 어떤 노래 하나 추천해 주시겠어요?
◇ 강희선 : 제가 신청하나요?
◆ 이성규 : 네.
◇ 강희선 : 제가?
◆ 이성규 : 네.
◇ 강희선 : Sam Smith의
◆ 이성규 : 여기에 무슨 사연이 있으신가요?
◇ 강희선 : 사연은 없고요. 그 가사가 좋아요.
◆ 이성규 : 가사가. 그러면 성우 강희선 씨가 추천한 Sam Smith의 오시겠습니다. Sam Smith의 듣고 오셨습니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은 외화가 사랑받던 그 시절, 주인공 역할을 독차지했던 영원한 짱구 엄마. 성우 강희선 씨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고 있습니다. 근데요 짱구 엄마, 봉미선 역할로도 또 사랑을 받으셨잖아요?
◇ 강희선 : 그러니까 제가 운이 좋다니까
◆ 이성규 : 얼마나 하셨죠?
◇ 강희선 : 한 20년 했나요?
◆ 이성규 : 그렇게 오래 하실 줄 알았어요?
◇ 강희선 : 전혀
◆ 이성규 : 근데 왜 그렇게 오래 하신 거예요?
◇ 강희선 : 뭐.. 짱구하고, 짱구 엄마, 짱구 아빠가 그 프로그램의 주인공 그 패밀리잖아요.
◆ 이성규 : 네
◇ 강희선 : 일단 시작을 했으니까 못 바꾸는 것도 있어요. 그래서 오래 하지 않았을까요? 또 맹구도 제가 해요. 맹구 얼굴 큰, 코 흘리는 남자아이. "내 돌이야. 내 돌이야", "나 돌 엄청 좋아해"
◆ 이성규 : 예. 근데 항암 치료도 또 하셨었죠? 어떠세요? 요즘 건강이?
◇ 강희선 : 항암은 끝났어요 네. 괜찮아요.
◆ 이성규 : 괜찮으세요?
◇ 강희선 : 견딜 만한데 사실 암이라는 게 영원히 떠나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 이성규 : 요즘도 조금씩 이렇게 관리를 하고, 조심을 하시고 그러시나요?
◇ 강희선 : 추적 검사
◆ 이성규 : 추적 검사하시고?
◇ 강희선 : 네.
◆ 이성규 : 5년은 지난 이후에
◇ 강희선 : 안 지났어요.
◆ 이성규 : 아직은. 네.
◇ 강희선 : 6개월 있으면.
◆ 이성규 : 6개월 있으면 이제 집행유예 끝나네. 허허허.
◇ 강희선 : 근데 어떤 사람은 10년 있다가 또 재발하는 사람도 있대요.
◆ 이성규 : 예. 근데 제가 보기에는 좀.. 안색 이런 건 좋은 것 같아요.
◇ 강희선 : 그렇다네요. 사람들이.
◆ 이성규 : 근데 이 항암 치료하실 때.. 목소리에 변화가 있으셨어요? 없으셨어요?
◇ 강희선 : 1주일. 항암 받고 와서 한 3~4일은 목이 약간 가요.
◆ 이성규 : 톤이 좀 낮아진다는
◇ 강희선 : 톤이 낮아지는 게 아니라, 허스키
◆ 이성규 : 허스키해져요.
◇ 강희선 : 고음이 안 나와요. 그래서 다음 주가 되면, 돼요.
◆ 이성규 : 좀 돌아와요?
◇ 강희선 : 올라와요. 그리고 소리는 내가 걸을 수 있으면 항상 나와요. 힘도 안 빠져요.
◆ 이성규 : 그게 뭘까요? 걸을 수 있겠어요? 걸을 수 있으면
◇ 강희선 : 다른 사람은 안 그렇다는데. 아니 그러니까 내가 내 발로 걸어 다닐 수 있을 때. 본인 발로. 그러니까 내가 침대에 누워 있지 않는 한은 목소리는 나와요. 저는 그렇더라고요. 짱구 엄마도 엄청 힘을 주거든요? 엄청 힘이 들어가요.
◆ 이성규 : 근데 그 암 투병 중에도 그런 거 다 하신거게요?
◇ 강희선 : 했어요. 하고서는 집에 와서 뻗었죠. 몇 날 며칠. 계속 했죠. 계속
◆ 이성규 : 그 더빙. 더빙을 하신 거잖아요. 근데 이 더빙이요.. 저는 좀 궁금해서 여쭙는데. 우리나라가 자꾸 더빙이 없어지는 추세잖아요? 자막으로 돌리고.
◇ 강희선 : 잘못된 거예요.
◆ 이성규 : 왜 그렇죠?
◇ 강희선 : 그게 이제 돈 문제 때문에. 돈이 없어서
◆ 이성규 : 아.. 더빙이 더 들어가요?
◇ 강희선 : 많이 들어가요. 몇십 배 들어가요.
◆ 이성규 : 근데 동유럽하고 인도, 스리랑카, 태국 이런 데는.. 그 나라 돈 있는 나라 아닌데, 전부 더빙하던데요?
◇ 강희선 : 맞아요. 우리나라 이제 영화 수입하잖아요? 그러면 다 더빙으로 나가요. 그런데 걔네들이 성우는 없어요. 배우들이. 어쨌거나 자국어를 사랑하는 거죠. 우리나라도 그래야 정상이에요.
◆ 이성규 : 그래야 되는 거예요.
◇ 강희선 : 네.
◆ 이성규 : 왜 그렇죠? 그게 더 전달이 잘 되나요?
◇ 강희선 : 아니 왜냐하면 더빙을 하면 전달도 잘될 뿐만 아니라 우리 말도 순화가 되고. 요즘 막 언어가 막 거칠잖아요? 근데 외국어로 그냥 우리가 이렇게 자막을 읽다 보면, 화면 놓치고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 이성규 : 맞아요. 화면을 놓쳐요.
◇ 강희선 : 놓쳐요. 그 다음에 눈도 나빠지고. 그래서 외국 같은 경우는 극장에서 하는 것도 전부 많이 더빙을 해요.
◆ 이성규 : 아.. 그런 측면이 있군요? 저는 우리가 앞서 가는 줄 알았어요.
◇ 강희선 : 그럴 리가 있나요.
◆ 이성규 : 근데 다시 "그럴 리가 있나요?", 이 목 관리로 돌아가서. 목을.. 평상시에도 관리하시는 거죠?
◇ 강희선 : 안 해요.
◆ 이성규 : 예?
◇ 강희선 : 안 해요.
◆ 이성규 : 안 하세요?
◇ 강희선 : 네.
◆ 이성규 : 근데 계속 유지가 된단 말이에요?
◇ 강희선 : 네
◆ 이성규 : 목 관리를 어떻게 해요?
◇ 강희선 : 감기만 안 걸리면 되죠.
◆ 이성규 : 그래요. 근데 가수들은 또 아니더라고요?
◇ 강희선 : 가수들은 막 고음을 내잖아요. 소리를 많이 지르시잖아요? 엄청 힘드실 것 같아요. 저는.
◆ 이성규 : 그리고 제가 옛날에 알던, 뭐.. 상당히 유명한 남자 성우님인데. 그분이 목에 뭐 이렇게 뭔가가 하나 생겼는데. 엄청나게 고민을 많이 하시더라교요.
◇ 강희선 : 왜냐하면 소리가 뒤집어져요. 그런게 생기면
◆ 이성규 : 예. 그러니까 그런 것만 안 생기면, 강희선 성우 님은 목 관리 별로 안 하신다.
◇ 강희선 : 안 해요. 감기만 조심해요.
◆ 이성규 : 감기만
◇ 강희선 : 감기 걸려도 나와서 해야 하는 게 또 성우예요. 그 소리로 또 해요.
◆ 이성규 : 뭐.. 더빙도 여러 가지 있잖아요? 외화 더빙, 만화 더빙. 뭐, 이런 것도 있고. 또 라디오 DJ도 하셨잖아요?
◇ 강희선 : 게임도 있고.
◆ 이성규 : 또 나레이션도 많이 하셨고 그런데 그중에 제일 재미있었던 건 뭐에요?
◇ 강희선 : 라디오 드라마요.
◆ 이성규 : 라디오 드라마
◇ 강희선 : 라디오 드라마. 왜냐하면 내 시간을 내가 마음대로 쓸 수 있잖아요.
◆ 이성규 : 그럼 거기서는 연기잖아요?
◇ 강희선 : 연기니까
◆ 이성규 : 목소리 연기이기는 하지만.
◇ 강희선 : 네. 더빙은 남의 입을 쫓아가야 되고. 내가 숨 쉬고 싶을 때 못 쉬고. 내가 강조하고 싶을 때 못 강조하고. 라디오 드라마는 그냥 오롯이 내 시간이에요. 내 마음대로.
◆ 이성규 : 그러니까 성우 겸 배우의 1인칭 인생이네요. 그거는..
◇ 강희선 : 맞아요.
◆ 이성규 : 나의 인생.
◇ 강희선 : 내 인생이에요.
◆ 이성규 : 아.. 그러시군요. 근데 더빙 얘기로 다시 돌아가면. 더빙을 할 때, 이렇게 강 선생님은 몰입을 해서 했는데. 반응도 그렇게 나와요? 몰입한 작품에는?
◇ 강희선 : 저는 아직까지 모르겠어요. 욕 먹은 적은 없는데. 저 최선을 다해서 해요. 항상 죽을 힘을 다해서 하고 있어요.
◆ 이성규 : 네. 맨 처음에 왜 성우가 되셨어요?
◇ 강희선 : 제가 서울예전 출신이에요.
◆ 이성규 : 서울예전.
◇ 강희선 : 거기 김효경 교수님이. "네 목소리는 성우하기에 딱 좋다."
◆ 이성규 : 딱 좋다..
◇ 강희선 : "성우해라."
◆ 이성규 : 성우해라.
◇ 강희선 : 그래서 2학년 때
◆ 이성규 : 네. 2학년 떄.
◇ 강희선 : 봄에 TBC 입사 한 거예요. 그때 300대 1이었어요. 여자 1500명 중에서 5명. 지금도 세요. 비율은.
◆ 이성규 : 그 TBC가 나중에 KBS가 된 거죠?
◇ 강희선 : 통합됐죠.
◆ 이성규 : 통합된 거죠? 그러니까 거기 출신들이 많이 원로들이 계셨어요
◇ 강희선 : 그러면 다 스타됐죠.
◆ 이성규 : 네. 아나운서들도 뭐 그때..
◇ 강희선 : 맞아요.
◆ 이성규 : 그렇죠. 아 근데 어떤 분들이 지금은.. 성우로 강 선생님 같이 커리어를 쌓을 수 있을까요?
◇ 강희선 : 지금 기회가 많이 없어졌어요. 더빙도 없어지고. 오직 있는 게 이제 만화인데.
◆ 이성규 : 만화.
◇ 강희선 : 만화도 아이들 수가 줄어들면서, 그렇게 많이 활성화돼 있지 않는 것 같아요. 만화는..
◆ 이성규 : 웹툰으로 변하고.
◇ 강희선 : 더빙은 거의 사라졌잖아요. 그게 제일 아쉽죠. 우리 말 우리가 찾아야 되고. 순화시켜야 되고. 원어로 들으면 욕이 얼마나 많아요? 외국 영화. 그렇죠? 근데 다른 건 못 알아들어도, 욕은 다 알아들어요..!
◆ 이성규 : 예. 근데 이렇게 추세가 변하고. 이런 와중에.. 그 추세에 맞춰서 목소리의 트렌드도 바뀔 것 같아요. 바뀌죠.
◇ 강희선 : 옛날에 변사, 그때 할 때 이상하게 했잖아요? "서방님, 오랜만이에요." 막 이랬잖아요. 네. 지금 그러면 우리 다 파토나요.
◆ 이성규 : 재밌네요.
◇ 강희선 : 맞아요. "정말 사랑해요." 막 이랬는데. 그랬다가는 진짜..
◆ 이성규 : 요즘은
◇ 강희선 : 끝이에요. 끝.
◆ 이성규 : 예. 근데 아까 그 AI 성우가 이제 대체됐다고 그랬잖아요. 기계음이 아닌 사람의 목소리가 더 그 마음속으로 더 잘 들어올 것 같은 생각도 들거든요?
◇ 강희선 : 당연하죠. 감정이 있잖아요. 당연하죠. 설득력도 있고.
◆ 이성규 : 설득력도 있고.
◇ 강희선 : AI는 조합이니까. 전혀 뭐..
◆ 이성규 : 그렇죠.
◇ 강희선 : 그걸 또 트렌드라고 또 말하는 사람도 있어요.
◆ 이성규 : 띄어 읽기, 이것도 잘 안 되더라고요?
◇ 강희선 : 당연하죠. 갖다 붙이는 거니까.
◆ 이성규 : 예. 지금 여러 가지.. "성우가 어렵다" 뭐, 이런 말씀하셨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우가 그래도.. 지금 이러이러한 매력이 있다"라고 정리되신 생각이 있을 것 같습니다.
◇ 강희선 : 매력 있어요. 내가 살 수 없는 삶을 영상을 통해서 살아보니까. 너무 매력 있어요. 저는 이거 하다 죽어도 여한이 없어요. 매력 있죠.
◆ 이성규 : 그런데요. 제가 이렇게 뵈니까. 말씀하시고 이러는 발음, 맞춤법, 이런 부분이 상당히 정확하신 것 같거든요.
◇ 강희선 : 성우들은 다 그래요.
◆ 이성규 : 이거를 따로 공부를 하시나요? 아니요.
◇ 강희선 : 연기를 하다 보니까 몸에 뱄어요. 그러니까 입에 밴 거예요.
◆ 이성규 : 예
◇ 강희선 : 그건 이제 단지 어디서냐면 받침. 그다음에 복모음. '왜', '환', '환경' 할 때 그런.. 그 차이지 딴 차이는 없어요.
◆ 이성규 : 네
◇ 강희선 : 그게 정확하니까. 정확한 것처럼 들리는 거예요.
◆ 이성규 : 근데 이제 그런 정확한 말씀. 발음 이런 부분은 또 아나운서하고도 통하는 길인데..
◇ 강희선 : 통하죠.
◆ 이성규 : 뭐가 좀 그래도 다르지 않아요?
◇ 강희선 : 감정선
◆ 이성규 : 감정
◇ 강희선 : 성우들이 좀 자연스럽죠. 아무래도.
◆ 이성규 : 그렇죠.
◇ 강희선 : 그러니까 화장을 하잖아요. 목소리에.
◆ 이성규 : 예. 더빙도 그렇고 그런 거 하고 나면 좀 아쉽나요?
◇ 강희선 : 음.. 아쉽다기보다는. 특히 라디오 연기를 하고 나면 한 달이거든요? 보통? 단막극도 있지만. 거기서 몇 달을 그 캐릭터에서 못 벗어나요. 내가 이제 운전을 하면서, "내가 왜 이렇게 우울하지? 내가 왜 이렇게 자꾸 다운이 되지?" 막 이럴 때가 있거든요? 알고 보면, 제가 좀 전에 했던. 그 내 연기의 캐릭터들 때문에 그랬던 것 같아요.
◆ 이성규 : 요즘 더빙도 많이 없어지고. 만화도 없어지고 그러는 상황이지만. 성우를 꿈꾸는 젊은이들이 있을 겁니다.
◇ 강희선 : 많아요.
◆ 이성규 : 이분들한테 한 말씀 하시면서 마무리해 주시죠.
◇ 강희선 : 그럴까요?
◆ 이성규 : 네.
◇ 강희선 : 저는 성우를 꿈꾼다고 그래서 다 성우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꿈은 좋은 거예요. 근데 사람이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고. 내가 좋아하는 게 있잖아요? 그러면 내가 좋아하는 거는 그냥 취미생활로 하고. 내가 진짜 끝장을 보게 할 수 있는 거는 해라. 그렇게 얘기하고 싶어요.
◆ 이성규 : 근데 아까 성우라는 거를 하시면서 "아쉬움은 없었다"라고 말씀을 하셨잖아요?
◇ 강희선 : 없어요.
◆ 이성규 : 근데 이제 그 성우의 역할 말고. 인간 강희선의 삶을 되돌아보면, 전반적으로 어떠신 것 같았어요?
◇ 강희선 : 저는 제 생활이 없었어요. 스무 살 때부터 시작을 해서. 그냥 연기. 앞만 보고 여기까지 왔고. 그거에 대해서 후회하지 않아요.
◆ 이성규 : 정년도 없잖아요?
◇ 강희선 : 없죠.
◆ 이성규 : 성우는 그래서 계속 일하실 거죠.
◇ 강희선 : 하라고 그러면 해야죠.
◆ 이성규 : 그래요. 어쨌든 앞으로 꿈이나 뭔가 더 한 번쯤 두드려보고 싶은 영역, 이런 부분을 마지막으로 들어보고 싶습니다.
◇ 강희선 : 체력이 되면 연극하고 싶어요.
◆ 이성규 : 연극.
◇ 강희선 : 연기도 하고 싶고.
◆ 이성규 : 아. 예를 들면.. 어떤 영역의 연기를.. 연극 영역에서
◇ 강희선 : 악역.
◆ 이성규 : 악역! 완전히 반대 같은데요? 허허.
◇ 강희선 : 악역이 되게 카리스마 있고요. 매력 있어요.
◆ 이성규 : 염두해두신 작품 있으세요? 감독님이 이거 분명 들으실 거예요. 아마.
◇ 강희선 : 아니 악역이라고 그래서 다 악역처럼 하지 않아요. 멋있는 악역. 매력 있는 악역. 악역이지만 "아, 저 사람하고 가까이 사귀어보고 싶다. 친구 돼 보고 싶다" 하는 악역. 그런 악역이 돼보고 싶어요.
◆ 이성규 : 이번에는 목소리의 연기 1인칭이 아니라, 훌륭한 또 연극 커리어를 만들어 가시길 기도하겠습니다.
◇ 강희선 : 감사합니다.
◆ 이성규 : 네.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은 성우를 꿈꾸는 분들의 우상입니다. 영원한 샤론스톤이자 짱구 엄마. 성우 강희선 씨와 함께 했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강희선 : 네. 감사합니다.
◆ 이성규 :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는 YTN 라디오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서 다시 들으실 수 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 날짜 : 2025년 1월 5일 (일요일)
■ 진행 : 이성규 교수
■ 대담 : 성우 강희선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성규 교수(이하 이성규) : 오늘의 주인공은 대한민국에서 유명한 목소리를 가진 분입니다. 아마 이분의 목소리, 한 번쯤 다 들어보셨을 겁니다. 외화 속 샤론스톤과 줄리아 로버츠, 애니메이션 짱구 엄마 목소리. 그리고 지하철 안내방송의 주인공, 성우 강희선 씨와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성우 강희선(이하 강희선)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이성규 : 이젠 청취자 여러분들 다 아실 것 같아요. 지금. "안녕하십니까? 강희선입니다", "와...!" 하고 감탄하시는 분들 많을 것 같은데요. 그 언제부터 그 성우 일을 시작하셨어요?
◇ 강희선 : 79년도 5월, TBC 전속 성우 10기 입사입니다.
◆ 이성규 : 그럼 몇 년이에요?
◇ 강희선 : 그러면 40.. 40여 년 됐네요.
◆ 이성규 : 근데 지금도 저렇게 똑같은 목소리 내시네요?
◇ 강희선 : 목소리는 안 변해요.
◆ 이성규 : 그러면 이건 원래 타고난 거예요? 아니면 목소리 연습을 하셔서 다듬으신 거예요?
◇ 강희선 : 목소리는 다듬을 수는 있어요. 목소리는 타고 나요.
◆ 이성규 : 예. 근데 공채로 들어오시자마자 주역을 맡으셨나요?
◇ 강희선 : 아니요. 처음에 첫마디가.. 다방에 있는 종업원 아가씨였어요. "미스 김, 커피 한잔~" 그러면, "네~!" 거기부터 시작했어요.
◆ 이성규 : 네. 그러다가 언제 주연을 하셨어요?
◇ 강희선 : 들어가서 한두 달 있다가.. 바로 개인 프로도 하고
◆ 이성규 : 근데 방송가에서 한두 달 있다가 개인 프로그램, 주인공하고 이게 쉬운게 아닌데..
◇ 강희선 : 쉬운 일은 아닌데 제가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 이성규 : 또 운으로 돌리시네요? 노력을...
◇ 강희선 : 아니요. 노력도 노력이지만, 운도 따라야 되거든요.
◆ 이성규 : 네. 근데 그 후에 이제 아까 줄리아 로버츠 등.. 뭐, 이렇게 말씀드렸는데. 어떤 배우들의 목소리를 연기를 하셨어요?
◇ 강희선 : 미셸 파이퍼. 뭐.. 다 했어요. 니콜 키드먼
◆ 이성규 : 예
◇ 강희선 : 뭐.. 우마 서머. 킬빌의 우마 서머, 샤론 스톤.
◆ 이성규 : 근데 이제 그분들 목소리를 연기하실 때, 그분들의 그 화면이나 영상을 다 보신 뒤에 연구를 하세요? 아니면 그냥 그냥 막 나와요?
◇ 강희선 : 막 나오지 않아요. 절대 막 나오지 않아요. 이제 미리 시사를 해요.
◆ 이성규 : 시사를
◇ 강희선 : 미리 이렇게 한 번 봐요. 영화를, 눈빛을 보고. 감정 선을 봐야 되잖아요? 배우의 성격.
◆ 이성규 : 배우의 성격
◇ 강희선 : 그 다음에 뭐.. 걸음걸이.
◆ 이성규 : 걸음걸이
◇ 강희선 : 표정.
◆ 이성규 : 네
◇ 강희선 : 말하는 모습.
◆ 이성규 : 네
◇ 강희선 : 감정선을 연기할 때. "어떤 식으로 하더라", 그러니까 뭐 희로애락을 다 똑같은 방식으로 표현하지 않아요.
◆ 이성규 : 네
◇ 강희선 : 어떤 사람은 이렇게 찍어 누르는 사람이 있고, 차분해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막 분노, 폭발하고. 분노하고. 남의 눈치 안 보고. 그런 차이가 있는 것처럼, 그거 연구를 많이 하죠. 그리고 내가 샤론 스톤을 한다 그러면, 옷도 그렇게 입고 가요. 녹음하는 날.
◆ 이성규 : 녹음하는 데.
◇ 강희선 : 그리고 뭐 한 달 전부터 조금.. 약간 R&B 쪽 음악을 많이 들어요. 그러니까 좀.. 속된 말로 하면 끈적한 거. 그러다가
◆ 이성규 : 다 이미지 트레이닝과 연습이 늘 있었군요?
◇ 강희선 : 네. 저는 그랬어요.
◆ 이성규 : 네 근데 어떻게 보면 그 연기자보다 더 힘들었던 작업 같아요.
◇ 강희선 : 그럴 수 있죠. 왜냐하면 연기자는 일단 표정이나 얼굴로 커버가 되지만 성우는 목소리로만 해야 되니까 힘들 수도 있어요.
◆ 이성규 : 옛날에 선배 배우님들 중에는.. 성우 선배들도 많았죠?
◇ 강희선 :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매체 자체가 라디오가 먼저잖아요.
◆ 이성규 : 그러니까요.
◇ 강희선 : 전원주 선생님이나. 뭐 돌아가신 김무생 선생님. 또 지금 현역에 계신 최불암 선생님도 다 성우부터 시작하셨어요.
◆ 이성규 : 근데 우리 강희선 선생님은.. 연기를 이렇게 보여주는 얼굴과 이렇게 보여주는 연기하신 적도 있나요?
◇ 강희선 : 달빛 사냥이라고 영화 한 번 찍었어요.
◆ 이성규 : 달빛 사냥.
◇ 강희선 : 네. 이제 어느 정도 연기를 하고 나면, 후배들한테 이제 자리 물려주고, 저는 뭐.. "연극이나 배우를 하고 싶다" 그랬는데. 그때 이제 건강을 조금 잃었어요.
◆ 이성규 : 예. 근데 20년 이상 서울교통공사와 부산교통공사에서 안내 방송 담당하셨잖아요?
◇ 강희선 : 그렇죠.
◆ 이성규 : 그래서 "지하철 안내방송의 여제다" 이렇게 불리우고 계신데. 보통 안내 방송 이때 성우들이 좀 바뀌는 편인가요? 아니면 그냥 지속적으로 강 선생님 것을 주로 쓰시나요?
◇ 강희선 : 아니에요. 1년에 한 번.
◆ 이성규 : 1년에 한 번 바뀌어요?
◇ 강희선 : 네. 그것도 한 3명, 4명 목소리를 따서 오디션을 봐요.
◆ 이성규 : 네
◇ 강희선 : 교통공사에다. 그럼 거기서 사람들을 데리고 선택해요. 목소리 선택을. 근데 이제 그렇게 1년에 한 번씩 바뀔 수밖에 없는 이유가.. 그 시민들의 민원이 장난이 아니래요. 그러니까 "너 왜 목소리가 이러냐? 난 기분 나쁜데.. 네 목소리 왜 이렇게 밝아?", "너 뭐 뭐 팔다 나왔니?" 뭐.. 이런 거. 그러니까 "왜 이렇게 불친절해?" 이런게
◆ 이성규 : 막 들어가요?
◇ 강희선 : 그게 이제 민원으로 막 넣는 거예요. 사람들이. 그러니까 이제 그거를 해결을 해 줘야 되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1년에 한 번씩 바뀌었는데. 저 때부터 민원이 한 건이 없었어요.
◆ 이성규 : 그런 사건이 없었어요?
◇ 강희선 : 그래서 제가 계속 한 거예요.
◆ 이성규 : 그러면 그게 편안하고..
◇ 강희선 : 아니요. 그렇지 않아요.
◆ 이성규 : 또 뭐죠? 왜 그랬을까요?
◇ 강희선 : 저보고 그거 할 때 무색 무취.
◆ 이성규 : 무색 무취.
◇ 강희선 : 감정 주지 말고. 아무 느낌 없이 해라.
◆ 이성규 : 그 지침이었어요?
◇ 강희선 : 네. 왜냐하면 출근할 때, 퇴근할 때. 그 사람들의 기분이 다 각자 다르니까.
◆ 이성규 : 네
◇ 강희선 : 느끼는 느낌도 각자 다를 것이다.
◆ 이성규 : 네.
◇ 강희선 : 그러니까 그런 말 안 나오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해라.
◆ 이성규 : 네.
◇ 강희선 :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이북에서 녹음을
◆ 이성규 : 녹음을 떠왔냐고.
◇ 강희선 : 그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어서 제가 충격 먹었잖아요. 그래서 그 다음부터 조금씩 바꿨어요. 제 스타일로.
◆ 이성규 : 요즘도 나오나요?
◇ 강희선 : 제 목소리가요? 1호선부터 8호선. 그다음에 부산 지하철.
◆ 이성규 : 서울 부산을 다 하시는군요?
◇ 강희선 : 네. 코레일도 했는데 AI로 바뀌었어요.
◆ 이성규 : 코레일이..
◇ 강희선 : 네. AI로.
◆ 이성규 : 그 멘트 하나 들어볼 수 있어요?
◇ 강희선 : 이번 역은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역입니다.
◆ 이성규 : 아...! 상암동으로 다 오시겠네. 허허. 아~ 정말 익숙하네요. 그 말씀 들으니까. 지하철 녹음은 한 번 하면 계속 사용이 되나요? 아니면 중간중간 가끔 그거를 이렇게 바꿔줘야 되나요?
◇ 강희선 : 아니에요. 사용해요. 요즘은 기계가 좋아져서. 처음에는 이제 테입이 늘어나서 다시 했어요. 1년이 지나니까.
◆ 이성규 : 테이프가 늘어져서.
◇ 강희선 : 그러니까 저희는 좋았죠. 성우료를 또 받으니까.
◆ 이성규 : 네. 성우료를 또 받으니까
◇ 강희선 : 지금은 변했잖아요. 디지털 시대로. 아날로그에서. 그러니까 소리가 안 변해요. 그래서 역만 바뀔 때.
◆ 이성규 : 역 바뀔 때.
◇ 강희선 : 역 이름
◆ 이성규 : 역 이름바뀌고. 또 가로 치는 역이 추가되고 그럴때.
◇ 강희선 : 맞아요. 네. 그럴 때만 추가로.
◆ 이성규 : 예. 근데 이 지하철 방송하실 때.. 막 신경이 제일 많이 가는 대목이 어디에요?
◇ 강희선 : 엄청 힘들어요. 지하철 녹음이. 지금 이렇게 말하는 게 제일 쉽고. 드라마가 쉽고.
◆ 이성규 : 드라마가 오히려.
◇ 강희선 : 이거는 이렇게 음의 높낮이를 주면 안 되니까. 제가 대사를 하면서 숨을 쉴 공간이 없어요.
◆ 이성규 : 아.. 그러네요
◇ 강희선 : 그냥 똑같은 미미미, 레레레, 미미미. 한 음 정도 차이. 그러다 보니까 오래 하면 목소리가 뒤집어져요.
◆ 이성규 : 근데 올해 그게 한 노선을 녹음하는 데 얼마나 걸리셨어요?
◇ 강희선 : 옛날에는 전체 노선 일주일 걸렸어요. 하루 종일. 하루 종일은 아니고, 하루에 5시간. 근데 요즘은 이제 기계가 좋아지고 막 이러니까, 4~5시간이면 끝나요.
◆ 이성규 : YTN 라디오 이성기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은 아주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목소리의 주인공, 성우 강희선 씨와 함께 하고 있는데요. 강희선 선생님. 우리가 이쯤에 노래 하나 들어요. 어떤 노래 하나 추천해 주시겠어요?
◇ 강희선 : 제가 신청하나요?
◆ 이성규 : 네.
◇ 강희선 : 제가?
◆ 이성규 : 네.
◇ 강희선 : Sam Smith의
◆ 이성규 : 여기에 무슨 사연이 있으신가요?
◇ 강희선 : 사연은 없고요. 그 가사가 좋아요.
◆ 이성규 : 가사가. 그러면 성우 강희선 씨가 추천한 Sam Smith의 오시겠습니다. Sam Smith의 듣고 오셨습니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은 외화가 사랑받던 그 시절, 주인공 역할을 독차지했던 영원한 짱구 엄마. 성우 강희선 씨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고 있습니다. 근데요 짱구 엄마, 봉미선 역할로도 또 사랑을 받으셨잖아요?
◇ 강희선 : 그러니까 제가 운이 좋다니까
◆ 이성규 : 얼마나 하셨죠?
◇ 강희선 : 한 20년 했나요?
◆ 이성규 : 그렇게 오래 하실 줄 알았어요?
◇ 강희선 : 전혀
◆ 이성규 : 근데 왜 그렇게 오래 하신 거예요?
◇ 강희선 : 뭐.. 짱구하고, 짱구 엄마, 짱구 아빠가 그 프로그램의 주인공 그 패밀리잖아요.
◆ 이성규 : 네
◇ 강희선 : 일단 시작을 했으니까 못 바꾸는 것도 있어요. 그래서 오래 하지 않았을까요? 또 맹구도 제가 해요. 맹구 얼굴 큰, 코 흘리는 남자아이. "내 돌이야. 내 돌이야", "나 돌 엄청 좋아해"
◆ 이성규 : 예. 근데 항암 치료도 또 하셨었죠? 어떠세요? 요즘 건강이?
◇ 강희선 : 항암은 끝났어요 네. 괜찮아요.
◆ 이성규 : 괜찮으세요?
◇ 강희선 : 견딜 만한데 사실 암이라는 게 영원히 떠나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 이성규 : 요즘도 조금씩 이렇게 관리를 하고, 조심을 하시고 그러시나요?
◇ 강희선 : 추적 검사
◆ 이성규 : 추적 검사하시고?
◇ 강희선 : 네.
◆ 이성규 : 5년은 지난 이후에
◇ 강희선 : 안 지났어요.
◆ 이성규 : 아직은. 네.
◇ 강희선 : 6개월 있으면.
◆ 이성규 : 6개월 있으면 이제 집행유예 끝나네. 허허허.
◇ 강희선 : 근데 어떤 사람은 10년 있다가 또 재발하는 사람도 있대요.
◆ 이성규 : 예. 근데 제가 보기에는 좀.. 안색 이런 건 좋은 것 같아요.
◇ 강희선 : 그렇다네요. 사람들이.
◆ 이성규 : 근데 이 항암 치료하실 때.. 목소리에 변화가 있으셨어요? 없으셨어요?
◇ 강희선 : 1주일. 항암 받고 와서 한 3~4일은 목이 약간 가요.
◆ 이성규 : 톤이 좀 낮아진다는
◇ 강희선 : 톤이 낮아지는 게 아니라, 허스키
◆ 이성규 : 허스키해져요.
◇ 강희선 : 고음이 안 나와요. 그래서 다음 주가 되면, 돼요.
◆ 이성규 : 좀 돌아와요?
◇ 강희선 : 올라와요. 그리고 소리는 내가 걸을 수 있으면 항상 나와요. 힘도 안 빠져요.
◆ 이성규 : 그게 뭘까요? 걸을 수 있겠어요? 걸을 수 있으면
◇ 강희선 : 다른 사람은 안 그렇다는데. 아니 그러니까 내가 내 발로 걸어 다닐 수 있을 때. 본인 발로. 그러니까 내가 침대에 누워 있지 않는 한은 목소리는 나와요. 저는 그렇더라고요. 짱구 엄마도 엄청 힘을 주거든요? 엄청 힘이 들어가요.
◆ 이성규 : 근데 그 암 투병 중에도 그런 거 다 하신거게요?
◇ 강희선 : 했어요. 하고서는 집에 와서 뻗었죠. 몇 날 며칠. 계속 했죠. 계속
◆ 이성규 : 그 더빙. 더빙을 하신 거잖아요. 근데 이 더빙이요.. 저는 좀 궁금해서 여쭙는데. 우리나라가 자꾸 더빙이 없어지는 추세잖아요? 자막으로 돌리고.
◇ 강희선 : 잘못된 거예요.
◆ 이성규 : 왜 그렇죠?
◇ 강희선 : 그게 이제 돈 문제 때문에. 돈이 없어서
◆ 이성규 : 아.. 더빙이 더 들어가요?
◇ 강희선 : 많이 들어가요. 몇십 배 들어가요.
◆ 이성규 : 근데 동유럽하고 인도, 스리랑카, 태국 이런 데는.. 그 나라 돈 있는 나라 아닌데, 전부 더빙하던데요?
◇ 강희선 : 맞아요. 우리나라 이제 영화 수입하잖아요? 그러면 다 더빙으로 나가요. 그런데 걔네들이 성우는 없어요. 배우들이. 어쨌거나 자국어를 사랑하는 거죠. 우리나라도 그래야 정상이에요.
◆ 이성규 : 그래야 되는 거예요.
◇ 강희선 : 네.
◆ 이성규 : 왜 그렇죠? 그게 더 전달이 잘 되나요?
◇ 강희선 : 아니 왜냐하면 더빙을 하면 전달도 잘될 뿐만 아니라 우리 말도 순화가 되고. 요즘 막 언어가 막 거칠잖아요? 근데 외국어로 그냥 우리가 이렇게 자막을 읽다 보면, 화면 놓치고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 이성규 : 맞아요. 화면을 놓쳐요.
◇ 강희선 : 놓쳐요. 그 다음에 눈도 나빠지고. 그래서 외국 같은 경우는 극장에서 하는 것도 전부 많이 더빙을 해요.
◆ 이성규 : 아.. 그런 측면이 있군요? 저는 우리가 앞서 가는 줄 알았어요.
◇ 강희선 : 그럴 리가 있나요.
◆ 이성규 : 근데 다시 "그럴 리가 있나요?", 이 목 관리로 돌아가서. 목을.. 평상시에도 관리하시는 거죠?
◇ 강희선 : 안 해요.
◆ 이성규 : 예?
◇ 강희선 : 안 해요.
◆ 이성규 : 안 하세요?
◇ 강희선 : 네.
◆ 이성규 : 근데 계속 유지가 된단 말이에요?
◇ 강희선 : 네
◆ 이성규 : 목 관리를 어떻게 해요?
◇ 강희선 : 감기만 안 걸리면 되죠.
◆ 이성규 : 그래요. 근데 가수들은 또 아니더라고요?
◇ 강희선 : 가수들은 막 고음을 내잖아요. 소리를 많이 지르시잖아요? 엄청 힘드실 것 같아요. 저는.
◆ 이성규 : 그리고 제가 옛날에 알던, 뭐.. 상당히 유명한 남자 성우님인데. 그분이 목에 뭐 이렇게 뭔가가 하나 생겼는데. 엄청나게 고민을 많이 하시더라교요.
◇ 강희선 : 왜냐하면 소리가 뒤집어져요. 그런게 생기면
◆ 이성규 : 예. 그러니까 그런 것만 안 생기면, 강희선 성우 님은 목 관리 별로 안 하신다.
◇ 강희선 : 안 해요. 감기만 조심해요.
◆ 이성규 : 감기만
◇ 강희선 : 감기 걸려도 나와서 해야 하는 게 또 성우예요. 그 소리로 또 해요.
◆ 이성규 : 뭐.. 더빙도 여러 가지 있잖아요? 외화 더빙, 만화 더빙. 뭐, 이런 것도 있고. 또 라디오 DJ도 하셨잖아요?
◇ 강희선 : 게임도 있고.
◆ 이성규 : 또 나레이션도 많이 하셨고 그런데 그중에 제일 재미있었던 건 뭐에요?
◇ 강희선 : 라디오 드라마요.
◆ 이성규 : 라디오 드라마
◇ 강희선 : 라디오 드라마. 왜냐하면 내 시간을 내가 마음대로 쓸 수 있잖아요.
◆ 이성규 : 그럼 거기서는 연기잖아요?
◇ 강희선 : 연기니까
◆ 이성규 : 목소리 연기이기는 하지만.
◇ 강희선 : 네. 더빙은 남의 입을 쫓아가야 되고. 내가 숨 쉬고 싶을 때 못 쉬고. 내가 강조하고 싶을 때 못 강조하고. 라디오 드라마는 그냥 오롯이 내 시간이에요. 내 마음대로.
◆ 이성규 : 그러니까 성우 겸 배우의 1인칭 인생이네요. 그거는..
◇ 강희선 : 맞아요.
◆ 이성규 : 나의 인생.
◇ 강희선 : 내 인생이에요.
◆ 이성규 : 아.. 그러시군요. 근데 더빙 얘기로 다시 돌아가면. 더빙을 할 때, 이렇게 강 선생님은 몰입을 해서 했는데. 반응도 그렇게 나와요? 몰입한 작품에는?
◇ 강희선 : 저는 아직까지 모르겠어요. 욕 먹은 적은 없는데. 저 최선을 다해서 해요. 항상 죽을 힘을 다해서 하고 있어요.
◆ 이성규 : 네. 맨 처음에 왜 성우가 되셨어요?
◇ 강희선 : 제가 서울예전 출신이에요.
◆ 이성규 : 서울예전.
◇ 강희선 : 거기 김효경 교수님이. "네 목소리는 성우하기에 딱 좋다."
◆ 이성규 : 딱 좋다..
◇ 강희선 : "성우해라."
◆ 이성규 : 성우해라.
◇ 강희선 : 그래서 2학년 때
◆ 이성규 : 네. 2학년 떄.
◇ 강희선 : 봄에 TBC 입사 한 거예요. 그때 300대 1이었어요. 여자 1500명 중에서 5명. 지금도 세요. 비율은.
◆ 이성규 : 그 TBC가 나중에 KBS가 된 거죠?
◇ 강희선 : 통합됐죠.
◆ 이성규 : 통합된 거죠? 그러니까 거기 출신들이 많이 원로들이 계셨어요
◇ 강희선 : 그러면 다 스타됐죠.
◆ 이성규 : 네. 아나운서들도 뭐 그때..
◇ 강희선 : 맞아요.
◆ 이성규 : 그렇죠. 아 근데 어떤 분들이 지금은.. 성우로 강 선생님 같이 커리어를 쌓을 수 있을까요?
◇ 강희선 : 지금 기회가 많이 없어졌어요. 더빙도 없어지고. 오직 있는 게 이제 만화인데.
◆ 이성규 : 만화.
◇ 강희선 : 만화도 아이들 수가 줄어들면서, 그렇게 많이 활성화돼 있지 않는 것 같아요. 만화는..
◆ 이성규 : 웹툰으로 변하고.
◇ 강희선 : 더빙은 거의 사라졌잖아요. 그게 제일 아쉽죠. 우리 말 우리가 찾아야 되고. 순화시켜야 되고. 원어로 들으면 욕이 얼마나 많아요? 외국 영화. 그렇죠? 근데 다른 건 못 알아들어도, 욕은 다 알아들어요..!
◆ 이성규 : 예. 근데 이렇게 추세가 변하고. 이런 와중에.. 그 추세에 맞춰서 목소리의 트렌드도 바뀔 것 같아요. 바뀌죠.
◇ 강희선 : 옛날에 변사, 그때 할 때 이상하게 했잖아요? "서방님, 오랜만이에요." 막 이랬잖아요. 네. 지금 그러면 우리 다 파토나요.
◆ 이성규 : 재밌네요.
◇ 강희선 : 맞아요. "정말 사랑해요." 막 이랬는데. 그랬다가는 진짜..
◆ 이성규 : 요즘은
◇ 강희선 : 끝이에요. 끝.
◆ 이성규 : 예. 근데 아까 그 AI 성우가 이제 대체됐다고 그랬잖아요. 기계음이 아닌 사람의 목소리가 더 그 마음속으로 더 잘 들어올 것 같은 생각도 들거든요?
◇ 강희선 : 당연하죠. 감정이 있잖아요. 당연하죠. 설득력도 있고.
◆ 이성규 : 설득력도 있고.
◇ 강희선 : AI는 조합이니까. 전혀 뭐..
◆ 이성규 : 그렇죠.
◇ 강희선 : 그걸 또 트렌드라고 또 말하는 사람도 있어요.
◆ 이성규 : 띄어 읽기, 이것도 잘 안 되더라고요?
◇ 강희선 : 당연하죠. 갖다 붙이는 거니까.
◆ 이성규 : 예. 지금 여러 가지.. "성우가 어렵다" 뭐, 이런 말씀하셨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우가 그래도.. 지금 이러이러한 매력이 있다"라고 정리되신 생각이 있을 것 같습니다.
◇ 강희선 : 매력 있어요. 내가 살 수 없는 삶을 영상을 통해서 살아보니까. 너무 매력 있어요. 저는 이거 하다 죽어도 여한이 없어요. 매력 있죠.
◆ 이성규 : 그런데요. 제가 이렇게 뵈니까. 말씀하시고 이러는 발음, 맞춤법, 이런 부분이 상당히 정확하신 것 같거든요.
◇ 강희선 : 성우들은 다 그래요.
◆ 이성규 : 이거를 따로 공부를 하시나요? 아니요.
◇ 강희선 : 연기를 하다 보니까 몸에 뱄어요. 그러니까 입에 밴 거예요.
◆ 이성규 : 예
◇ 강희선 : 그건 이제 단지 어디서냐면 받침. 그다음에 복모음. '왜', '환', '환경' 할 때 그런.. 그 차이지 딴 차이는 없어요.
◆ 이성규 : 네
◇ 강희선 : 그게 정확하니까. 정확한 것처럼 들리는 거예요.
◆ 이성규 : 근데 이제 그런 정확한 말씀. 발음 이런 부분은 또 아나운서하고도 통하는 길인데..
◇ 강희선 : 통하죠.
◆ 이성규 : 뭐가 좀 그래도 다르지 않아요?
◇ 강희선 : 감정선
◆ 이성규 : 감정
◇ 강희선 : 성우들이 좀 자연스럽죠. 아무래도.
◆ 이성규 : 그렇죠.
◇ 강희선 : 그러니까 화장을 하잖아요. 목소리에.
◆ 이성규 : 예. 더빙도 그렇고 그런 거 하고 나면 좀 아쉽나요?
◇ 강희선 : 음.. 아쉽다기보다는. 특히 라디오 연기를 하고 나면 한 달이거든요? 보통? 단막극도 있지만. 거기서 몇 달을 그 캐릭터에서 못 벗어나요. 내가 이제 운전을 하면서, "내가 왜 이렇게 우울하지? 내가 왜 이렇게 자꾸 다운이 되지?" 막 이럴 때가 있거든요? 알고 보면, 제가 좀 전에 했던. 그 내 연기의 캐릭터들 때문에 그랬던 것 같아요.
◆ 이성규 : 요즘 더빙도 많이 없어지고. 만화도 없어지고 그러는 상황이지만. 성우를 꿈꾸는 젊은이들이 있을 겁니다.
◇ 강희선 : 많아요.
◆ 이성규 : 이분들한테 한 말씀 하시면서 마무리해 주시죠.
◇ 강희선 : 그럴까요?
◆ 이성규 : 네.
◇ 강희선 : 저는 성우를 꿈꾼다고 그래서 다 성우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꿈은 좋은 거예요. 근데 사람이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고. 내가 좋아하는 게 있잖아요? 그러면 내가 좋아하는 거는 그냥 취미생활로 하고. 내가 진짜 끝장을 보게 할 수 있는 거는 해라. 그렇게 얘기하고 싶어요.
◆ 이성규 : 근데 아까 성우라는 거를 하시면서 "아쉬움은 없었다"라고 말씀을 하셨잖아요?
◇ 강희선 : 없어요.
◆ 이성규 : 근데 이제 그 성우의 역할 말고. 인간 강희선의 삶을 되돌아보면, 전반적으로 어떠신 것 같았어요?
◇ 강희선 : 저는 제 생활이 없었어요. 스무 살 때부터 시작을 해서. 그냥 연기. 앞만 보고 여기까지 왔고. 그거에 대해서 후회하지 않아요.
◆ 이성규 : 정년도 없잖아요?
◇ 강희선 : 없죠.
◆ 이성규 : 성우는 그래서 계속 일하실 거죠.
◇ 강희선 : 하라고 그러면 해야죠.
◆ 이성규 : 그래요. 어쨌든 앞으로 꿈이나 뭔가 더 한 번쯤 두드려보고 싶은 영역, 이런 부분을 마지막으로 들어보고 싶습니다.
◇ 강희선 : 체력이 되면 연극하고 싶어요.
◆ 이성규 : 연극.
◇ 강희선 : 연기도 하고 싶고.
◆ 이성규 : 아. 예를 들면.. 어떤 영역의 연기를.. 연극 영역에서
◇ 강희선 : 악역.
◆ 이성규 : 악역! 완전히 반대 같은데요? 허허.
◇ 강희선 : 악역이 되게 카리스마 있고요. 매력 있어요.
◆ 이성규 : 염두해두신 작품 있으세요? 감독님이 이거 분명 들으실 거예요. 아마.
◇ 강희선 : 아니 악역이라고 그래서 다 악역처럼 하지 않아요. 멋있는 악역. 매력 있는 악역. 악역이지만 "아, 저 사람하고 가까이 사귀어보고 싶다. 친구 돼 보고 싶다" 하는 악역. 그런 악역이 돼보고 싶어요.
◆ 이성규 : 이번에는 목소리의 연기 1인칭이 아니라, 훌륭한 또 연극 커리어를 만들어 가시길 기도하겠습니다.
◇ 강희선 : 감사합니다.
◆ 이성규 : 네.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은 성우를 꿈꾸는 분들의 우상입니다. 영원한 샤론스톤이자 짱구 엄마. 성우 강희선 씨와 함께 했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강희선 : 네. 감사합니다.
◆ 이성규 :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는 YTN 라디오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서 다시 들으실 수 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