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리에Y] 정형화된 일상에서 찾은 ‘비주류의 아름다움’ – 송진욱 작가

[아틀리에Y] 정형화된 일상에서 찾은 ‘비주류의 아름다움’ – 송진욱 작가

2025.02.13. 오후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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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월 아트스퀘어 – 송진욱 작가 초대전
2월 1일(토) ~ 2월 28일(금)
장소 : 상암동 YTN뉴스퀘어 1층 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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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두 번째 YTN 아트스퀘어 초대전의 주인공은 송진욱 작가다. 작가는 ‘비주류의 아름다움’이라는 주제를 갖고 YTN 아트스퀘어를 찾았다.

작가는 ‘아름다움’이란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적 기준의 변화에 따라 아름다움의 가치도 변한다는 의미를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본인이 예전부터 생각해 왔던 ‘아름다움’에 대한 여러 가지 감정들을 등단 이후 약 6년에 걸쳐 작품을 통해 지속적으로 표현해 왔다.

송진욱 작가의 작품을 통해 ‘아름다움’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는 건 어떨까? 전시는 2월 28일까지다.


▼ 다음은 송진욱 작가와의 일문일답
▲ 비주류의 아름다움 L SERIES NO.A106, 90.9 x 72.7cm, 캔버스에 아크릴, 흑연, 2023

Q. 전시 주제를 소개해 주세요.

모든 전시작품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비주류의 아름다움’이 이번 전시의 주제입니다. 우리가 ‘아름답다’는 것을 얘기할 때 기준이 있잖아요. 쌍꺼풀이 짙고 코가 어떻고 턱이 갸름하고, 이런 명확한 기준이 있긴 하지만, 사실 그 기준은 사회가 정한다고 봅니다. 외모가 뭔가 비율이나 균형, 이런 것들에 의해 아름답다, 그렇지 못하다 해서 나뉘는 게 아니라 사회가 그 기준을 정할 뿐이라는 거죠. 결국 ‘아름답다’는 것은 어떤 현상이나 모습이 좋다, 나쁘다로 규정되는 게 아니라 사회에 의해 기준이 정해지고 문화가 기준을 정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한 6년 정도 쭉 ‘비주류의 아름다움’이라는 제목을 붙여 작업을 해 왔습니다.
▲ 비주류의 아름다움 L SERIES NO.A62, 162.2 x 130.3cm, 캔버스에 아크릴, 흑연, 2022

Q. 작품의 아이디어는 주로 어떻게 떠올리나요?

특정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도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도 있죠. 특히 저는 작업을 하느라 사람들을 잘 안 만나도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곳에서 사람을 보고 다양한 옷을 보고 동물들을 보기 때문에 그냥 살아가면서 그때그때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비주류의 아름다움 L SERIES NO.84, 112.1 x 145.5cm, 캔버스에 아크릴, 오일, 2024

Q. 전시 작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다면요?

사실 모든 작가가 다 같을 겁니다. 어느 하나 애착하는 작품이 과연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하는데, 그나마 고르라고 한다면 가장 최근에 그린 작품일 것 같습니다. 현재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 중에서는 아마도 인물화인 ‘비주류의 아름다움’ L SERIES NO.84와 NO.91입니다.
▲ 비주류의 아름다움 L SERIES NO.91, 112.1 x 145.5cm, 캔버스에 아크릴, 오일, 2024

Q. 작품 제작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아무래도 작품을 만들 때 눈이 좀 편한 것들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밸런스라고 해야 할까요? 관객들에게 보여지기 편하게 하려고 한 것들이 있는데, 그래서 작품에 포인트가 되는 컬러는 없어요. 특정한 컬러가 부각되어 색깔이 진하게 나온다든지 하는 건 지양하는 편입니다. 대체적으로 어울리는 톤이 좀 비슷한 느낌으로 작품을 만드는 편이죠. 작가는 관객과 작품으로 소통해야 하기 때문에 제가 하고 싶은대로 욕심 내서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관객에 너무 맞춰가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러다보니 접점이 필요하죠. 그래서 스케치 할 때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Q. 작품 세계에 영향을 미친 작가님의 성장 배경이나, 특별한 경험이 있나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금방 포기했었죠. 그림을 그리려면 사실 돈도 많이 들고 엘리트 코스를 밟기 위해선 경제적 지원이 필수적이거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림과는 거리가 멀어졌습니다. 그러다 대학을 패션학과로 진학하면서 패션 일러스트라는 수업을 통해 그림을 다시 그리게 됐어요. 솔직히 그림을 잘 그리지는 못했는데, 수업을 하면서 보니 그림 그리는 게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그래서 그렇게 그림을 그리다가 자연스럽게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겁니다.

저는 사실 꽤 운이 좋은 케이스라는 생각이 듭니다. 원래는 패션 쪽으로 가고 싶어서 그쪽 방향으로 계속 노력해왔고 패션 일러스트를 많이 그려서 SNS에 올렸었는데, 그걸 보고 제게 전시를 제안하신 거예요. 당시에 저도 어렸으니까 그냥 경험이나 해보자는 생각으로 전시를 시작했는데, 이게 계속되다 보니까 여기까지 온 겁니다.
▲ 비주류의 아름다움 L SERIES NO.A142, 90.9 x 72.7cm, 캔버스에 아크릴, 흑연, 2024

Q. 전시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사실 작가들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딱히 있지는 않아요. 제가 아름답다고 보여지는 것들을 그려낼 뿐이고 관객들이 봤을 때 같이 공감하면 공감한 대로 그 작품에 대해 같이 즐기면 되는 거고, 사람에 따라 또 공감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러면 그건 그거대로, 저는 뭔가 작품으로서 주입시키고 싶거나 메시지를 주는 건 아니고, 그냥 그려낸 이 현상의 작품들을 같이 그냥 즐기고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갖고 있을 뿐입니다.
▲ 비주류의 아름다움 L SERIES NO.A128, 162.2 x 130.3cm, 캔버스에 아크릴, 흑연, 2023

Q. 관객들에게 작품을 감상하는 팁을 준다면?

갤러리나 다른 분들 입장에서 제 작품을 봤을 때 좀 독특한 게 있다고들 합니다. 좀 전에 작품 설명할 때도 말씀드렸지만 제 작품을 자세히 보면 앞니에 틴트가 묻어 있거나 혹은 여드름 같은 특이한 부분들을 작품 구석구석에 넣는 편입니다. 멀리서 봤을 때 이런 것들이 전혀 보이지 않지만 가까이서 봤을 때 보이는 것처럼 내가 생각하고 있는 콤플렉스가 사실 별 게 아니다라는 얘기도 나오겠지만 그런 것들을 재미있어 하시더라구요.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잘 봐주시면 어떨까 생각을 합니다.

Q. 앞으로 작업 계획은 무엇인지, 작가로서의 포부나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사실 몇 개월 전만 해도 ‘비주류의 아름다움’이라는 주제로 평생 작업을 할 거라는 얘기를 해 왔었습니다. 제가 살아왔던 경험들을 다 담고 있는 주제이긴 하거든요. 그런데 요즘 생각이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비주류라는 것에 대해 작업을 하는 건 맞겠지만 비주류의 아름다움이라는 주제 자체가 조금은 바뀔 수가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완전히 다른 것으로 방향을 바꾼다기보다는 기존에 해왔던 주제의 확장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작가로서 성공하려면 좋은 그림을 잘 그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될까라는 의문이 생기더라구요. 이 질문에 저는 좋은 사람이 되어야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사람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결국 인성이 뒷받침되어야 하고요. 그래서 앞으로도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 지 계속 고민하면서 동시에 작품으로도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YTN 홍보팀 이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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