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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5년 3월 1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김헌식 문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휘 아나운서(이하 최휘) : 뉴미디어 트렌드입니다. 오늘의 뉴미디어 트렌드는 김헌식 문화평론가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평론가님, 어서 오세요.
◆ 김헌식 문화평론가(이하 김헌식) : 네. 안녕하세요.
◇ 최휘 : 최근 연예계에 또 한 차례 슬픈 소식이 있었습니다. 배우 김새론 씨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 평론가님은 소식 듣고 처음에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 김헌식 : 굉장히 좀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제대로 김새론 씨의 상황을 알지 못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요.좀 더 관심 있게 봤어야 되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더군다나 제 자신도 기존의 언론 보도에만 의존해서 판단을 했던 게 아닌가 싶어요. 더군다나 이제 음주운전 사고를 낸 바가 있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이다. 스타다."라고 해서 굉장히 부정적인 언론 보도들이 많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그런데 정작 본인의 상황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때 대부분의 과거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다 부정을 했던 것 같아요. 의심을 하고. 그런데 정작 본인의 입장 표명은 제대로 알려진 바가 없거든요. 근데 아 왜 그런 입장 표명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는지 이제 그런 점들이 좀 아쉽고. 안타깝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 또 한편으로는 좀.. 제 자신이 좀 자책을 하게 되는 그런 김새론 씨 사례였습니다.
◇ 최휘 : 네. 차차 이야기 더 자세히 나눠보도록 하고요. 김새론 씨의 발자취를 잠시 되짚어보면, 영화 아저씨를 통해서 대중의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고요. 이후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면서 굉장히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지 않았습니까?
◆ 김헌식 : 네 그래서 처음에 세상에 이제 본인을 알리게 된 건 2001년에 '앙팡'이라는 잡지의 아역 모델로 처음 데뷔를 하면서부터고요. 영화 배우로 이제 인지가 된 거는 2009년 영화 <여행자 / 2009>입니다. 이건 이창동 감독의 작품이었고. 이게 한국과 프랑스 합작 영화입니다.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을 받게 되면서 칸 레드카펫을 밟은 밟은 한국의 최연소 배우로 기록이 됐어요. 그런데 사실 이제 여행자에서도 이제 그런 느낌이 있습니다만. 좀 동양적인 그런 침묵. 그러니까 우리가 아역 배우 연기들을 보면 대체적으로 좀 약간 감정이 들떠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데 이 김새론 씨 같은 경우에는 감정을 억제하면서도, 적재적소에서 감정을 표했기 때문에. 약간 신비로운 아시아 소녀 캐릭터를 잘 보여줬다는 평가들을 많이 받았고. 그 이후에 영화 <아저씨 / 2010>, <도희야 / 2014> 등으로 천재 아역이라는 수식어를 얻게 됐고요. 물론 아시다시피 영화 <아저씨>로 대중적으로 크게 흥행에 성공하면서 이제 새로운 스타로 발돋움하기 시작했는데. 그 이후에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 / 2011, MBC>, <엄마가 뭐길래 / 2012, MBC>, <여왕의 교실 / 2013, MBC> 등에 출연을 한 바가 있습니다.
◇ 최휘 : 네 이렇게 활발히 활동을 이어오다가 김세론 씨의 삶에 큰 변화가 있었던 게 음주운전 사고였습니다.이 날 이후 김세론 씨에게는 어떤 일들이 있었던 겁니까?
◆ 김헌식 : 2022년 5월 18일이었는데요. 서울 강남구 학동 사거리 인근에서 음주 상태로 운전을 하다가 가드레일과 가로수 변압기 등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습니다.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취소 기준인 0.08을 넘어선 0.2였고요. 그래서 이제 지난해 4월, 벌금 2천만 원을 선고받은 후에 모든 활동을 이제 중단을 했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 알려지게 되면서, 이것이 "굉장히 거짓이다" 이런 이야기까지 나왔었어요. 그런데 본인은 "그게 아니고,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라고 하면서 항변을 했거든요. 이해가 안 된다라는 건데. 그런데 왜 아르바이트를 할 수밖에 없었느냐라는 점이 이제 알려졌는데요. 사고로 피해를 본 인근 상가 등에 피해 변제 등을 하면서 채무를 지게 됐는데. 이때 채무가 피해 변제 때문에 생긴 것만으로 생각을 했는데. 이번에 이제 알려진 거는, 이 이선균 씨 사례에서도 드러났습니다만, 이 스타들은 광고를 찍거든요.
◇ 최휘 : 네.
◆ 김헌식 : 광고를 찍는데. 이게 물의를 일으키면, 광고주들한테 피해를 주기 때문에 2~3배의 위약금을 물어야 돼요. 그래서 김새론 씨도 그 광고주와의 위약금 계약 때문에 2~3배 정도의 위약금을 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요. 그러면서 적게는 수억 원, 많게는 수십억 원에 달하는 빚을 진 것으로 알려졌고요. 특히 그동안 번 돈은 부모님들의 사업 자금과 생활비로 다 썼다라는 겁니다. 그래서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은 분명했다라는 것이죠.
◇ 최휘 : 네. 그러니까 생활고에 시달려서 카페 아르바이트에 나선 건데. 그조차도 공격의 대상이 되지 않았습니까? 악플이 상당히 많이 달렸던 걸로 기억을 해요.
◆ 김헌식 : 그렇죠. 이제 알려진 바로는 악플에 엄청 시달렸다라는 건데요. 무엇보다도 요즘에 이제 SNS에 게시물을 올릴 때마다 비난이 쏟아진 거고. 이거는 설리 씨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그 게시물을 올렸을 때 굉장히 부정적으로 이렇게 악플을 다는 그런 사례들이 많이 있었는데.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카페 아르바이트 같은 경우에는 이제.. "자숙하지 못한 것이다" 뭐 이렇게 얘기했고. 심지어는 "정규직으로 근무를 했고, 그 태도도 굉장히 자신만만했다" 이런 반응들이 쏟아졌고요. 취미생활, 생활 파티까지 하는 게시물을 올렸을 때마다 진정성을 의심을 하면서 악플에 시달리게 한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렇지만 이제 아르바이트 같은 경우에도 김새론 씨가 매장에서 정식으로 일한 적이 없고, 이런 얘기까지 했거든요. 그러니까 임시로 아마 일한 것으로 이렇게 알려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안타까움이 있었습니다.
◇ 최휘 : 네. 그러니까 음주 운전에 대한 법적인 대가를 치르고, 또 2년 여유의 자숙의 시간을 보냈지만. 대중의 비난은 계속해서 이어졌던 거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나려는 노력을 했습니다. 연극을 통해서 복귀하려는 시도도 있었고. 또 올해 영화도 개봉 예정이었다고 하는데. 그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 김헌식 : 이게 이제 좀 살펴봐야 될 게. 아마 정신적인 외상이 엄청났을 거라고 봐요. 왜냐하면 이 2022년 이렇게 사고가 있고 나서 <사냥개들> 같은 작품들에 출연을 했는데. 이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그래가지고. 심지어 "역대급 민폐 여성이다" 라는 식의 딱지가 붙어 다녔거든요. 그리고 <우리는 매일 매일>이라든지 <기타맨> 등 이제 출연을 했는데 사실 <우리는 매일 매일>과 <기타맨>이 요즘에 이제 많이 회자가 되잖아요? 그런데 이게 새롭게 찍은 게 아니고 그때 당시에 찍었던 작품이에요.근데 김세론 씨가 음주운전을 하니까 그걸 계속 공개를 미뤄왔던 그런 상황이었던 거죠.
◇ 최휘 :그렇군요.
◆ 김헌식 : 그리고 이제 언급하신 연극 같은 경우. 이 연극은 <동치미>인데요. 이게 4월에 이제 시도를 했지만. 사실 건강상의 하차를 밝혔습니다만, 아마 악플이나 그런 비난 때문에 나오지 못한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생각을 하거든요. 그 대중 미디어. 예를 들면, 공중파 방송의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나온 것은 뭐.. 좀 적절하지 않을 수 있지만. 연극 활동까지 비난하는 것은 적절하지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건 당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고. 그 작품을 선택한 사람들한테 제한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거기 때문에 그런 활동까지 막는 거는 너무 가혹하다라고 생각이 들고요. 어쨌든 <우리는 매일매일> 이라는 작품. 그리고 <기타맨>은 상반기, 하반기에 만난다고 하니까. 참 안타깝게 된 사례가 되겠습니다.
◇ 최휘 : 사실 사람이 모든 게 완벽할 수가 없고. 또 실수도 할 수 있는 건데. 대중이 한국 연예인에게 바라는 어떤 기준이 좀 엄격하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거든요? 완벽을 추구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김헌식 : 사실 이게 외신에서 이런 표현을 많이 하거든요. 이제 어떤 문제가 있을 때마다 이선균 씨도 마찬가지였고. 그런데.. 글쎄요. 저는 이게 절반만 동의를 할 수밖에 없는데. 이 악플을 다는 사람의 심리는 뭐.. 명분은 그겁니다. 그 사회적 영향력 때문이다. 그러니까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이 복귀를 해서 사회적 활동을 하게 되면, 그것을 이제 모방할 수 있다. 특히, 청소년들한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렇게 얘기를 하거든요? 근데 이거는 20세기에 일방적인탄안 효과가 있었을 때의 매스 커뮤니케이션 환경이거든요. 근데 지금은 다 독자적으로 다 판단을 하시고요. 절대적으로 영향을 그렇게 직접적으로 받지 않는다는 것이고. 그다음에 그 배우들이 복귀를 한다 하더라도 성공한 예가 이제는 거의 없어요. 그거는 그냥 자율의 질서에 맞게 내버려 둬야 된다라는 것이라고 볼 수가 있겠고요. 그리고 이런 콘텐츠 업계에서는 한 번 성공한 배우라고 그래가지고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물의를 일으켜서 복귀한 다음 바로 뭐.. 성공을 크게 해가지고 부와 명예를 누리는 경우가 예전과 같지 않다. 예전에는 뭐.. 예를 들면, 이제 대형 기획사가 일부러 이 물량 공세를 해가지고 억지로 스타로 다시 만들어주면서 수익을 얻는 경우가 있지만. 지금은 문화민주주의 시대이기 때문에 그렇게 쉽지는 않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영향력 때문에 아예 활동을 못하게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리고 아까 말씀하셨어 말씀드렸듯이. 이미 형사법적으로 처벌을 받았어요. 그 자숙도 하 그런 상황이고요. 더군다나 연예인들의 활동 가치에 대해서 우리나라에서 아직도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라는 점. 뭔가 이중성 허위성을 폭로해서 뭔가 응징을 해야 된다는 그런 가치관들이 있는 것 같은데. 이건 좀 적절하지 않다라고 생각합니다.
◇ 최휘 : 그렇습니다. 명백한 잘못입니다. 음주운전 합당한 벌을 받는 것도 당연하고요. 하지만 김새론 씨는 자숙의 기간, 또 처벌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어떤 악플과 지나친 비난이 이어졌다라는 부분을 이야기하고 있는 거고요.
◆ 김헌식 : 그렇죠. 새로운 작품을 찍은 게 아니에요. 기존에 찍었던 작품을 지금 개봉을 하는 것이고요. 지상파나 공중파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 최휘 : 네. 김세론 씨의 이 안타까운 사망 소식을 접하면서 또 떠오르는 분들이 있어요. 과거 세상을 떠난 설리 씨, 구하라 씨의 죽음도 생각이 나는데. 왜 이런 문제들이 반복된다고 보시나요?
◆ 김헌식 : 일단 정보 비대칭 상황을 악용하는 미디어 시스템이 여전히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우리는 연예인들을 볼 수 없고, 접할 수가 없습니다. 그들의 삶을 잘 알지도 못합니다. 그러면 이때는 언론의 보도. 중간 미디어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한데요. 그렇지만 연예인에 대한 콘텐츠를 다루는 평가 시스템이 내용이 사실이나 정확성의 근본 적으로 관심 있는 게 아니고, 조회수에 따라서 광고 수익 등을 올리기 때문입니다. 이거는 이제 포털이나 이제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을 이제 마찬가지라고 볼 수가 있겠고요. 기사를 공급하는 매체도 이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여성 연예인에 대해서 굉장히 집요하게 괴롭히는 그런 행태들에 대해서 제대로 일벌백계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나 젊은 여성들. 젊은 여성들 중에서도 저항의 의지를 잘 보일 수 없는 대상일수록 이런 가혹한 괴롭힘이 계속되는데요.
◇ 최휘 : 네.
◆ 김헌식 : 무엇보다도 이 소속사가 없거나. 소속사가 그렇게 대해서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 가수 설리 씨와 구라 씨도 마찬가지였거든요. 예를 들면, 젊은 여성 배우들이나 아티스트 같은 경우에는 일정 정도 인기가 떨어지거나, 아니면 자신들의 어떤 기획 전략에 맞지 않을 때는 소홀하게 대하는 경향이 있고. 그러니까 적극적으로 법적 대응을 하지 못하는 그런 여성 연예인일수록 손쉽게 이런 표적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 이런 점이 변하지 않고 있다는 거고요. 특히 저는 김새론 씨 같은 경우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주상복합 아파트에 거주한다든지, 외제차를 이렇게 보여주는 경우가 있었어요. 근데 이거 잘못됐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아, 젊은 여성 스타가 저렇게 부유한 생활을 하고 있구나?"라는 것을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니까 대중적으로 왜곡이 된 거예요. 그런데 알고 봤더니, 이 주상복합 아파트는 전세였고. 외제차도 여러 대가 아니고. 자기 차 한 대밖에 없었고. 생활비나 이런 것들은 다 부모님이 가져갔기 때문에.. 사실상 그렇게 여유로운 모습이 아니었던 거예요. 그래서 오해를 낳으니까, "물의를 일으켰는데.. 자숙하지 않고 활발하게 활동을 하는구나?"라는 편견이 여성 연예인에게 작용하게 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이런 부분들은 아직 계속 반복될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 최휘 : 네. 사회 전반적으로 사실 성찰이 필요한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안타깝게 숨진 김새론 씨 관련해서, "이 말만큼은 꼭 남기고 싶다" 하시는 게 있을까요?
◆ 김헌식 : 남의 얘기가 아니라는 거죠. 누구나 그 희생자가 될 수 있는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SNS 때문에 하루아침에 세상에 알려질 수 있는 그런 미디어 환경이거든요. 그리고 정의의 실현을 위해서 악플을 달거나 게시물을 올리는 것은 오히려 정의가 아니라 악을 실현할 가능성이 높다라는 점을 어느 때보다 생각할 수 있겠고요. 또 이렇게 이번에도 뭐.. 사이버 레커 때문에 고통받았던 유명인들을 적극적으로 구제를 하고 있는 사례들이 지금 나오고 있거든요. '뻑가'도 그렇고. 이제 여러 사례가 나오고 있는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 음원이나 음반 영화 판매액의 일정액을 징수해서, 기금을 마련해서. 아티스트, 인권 보호를 할 수 있는 단체, 재단 이런 조직 기금들을 마련하는 것도 좀 필요하지 않나. 왜냐? 아티스트들은 다 돈이 많고, 힘이 있고, 항거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런 점에 대한 좀 관심도 필요해 보입니다.
◇ 최휘 : 네. 유튜버와 언론. 그리고 대중이 이런 폭력과 비난을 막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해 봐야 하는 시점인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헌식 : 네. 감사합니다.
◇ 최휘 : 지금까지 김헌식 문화평론가였습니다.
YTN 장정우 (jwjang@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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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김헌식 문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휘 아나운서(이하 최휘) : 뉴미디어 트렌드입니다. 오늘의 뉴미디어 트렌드는 김헌식 문화평론가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평론가님, 어서 오세요.
◆ 김헌식 문화평론가(이하 김헌식) : 네. 안녕하세요.
◇ 최휘 : 최근 연예계에 또 한 차례 슬픈 소식이 있었습니다. 배우 김새론 씨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 평론가님은 소식 듣고 처음에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 김헌식 : 굉장히 좀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제대로 김새론 씨의 상황을 알지 못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요.좀 더 관심 있게 봤어야 되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더군다나 제 자신도 기존의 언론 보도에만 의존해서 판단을 했던 게 아닌가 싶어요. 더군다나 이제 음주운전 사고를 낸 바가 있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이다. 스타다."라고 해서 굉장히 부정적인 언론 보도들이 많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그런데 정작 본인의 상황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때 대부분의 과거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다 부정을 했던 것 같아요. 의심을 하고. 그런데 정작 본인의 입장 표명은 제대로 알려진 바가 없거든요. 근데 아 왜 그런 입장 표명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는지 이제 그런 점들이 좀 아쉽고. 안타깝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 또 한편으로는 좀.. 제 자신이 좀 자책을 하게 되는 그런 김새론 씨 사례였습니다.
◇ 최휘 : 네. 차차 이야기 더 자세히 나눠보도록 하고요. 김새론 씨의 발자취를 잠시 되짚어보면, 영화 아저씨를 통해서 대중의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고요. 이후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면서 굉장히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지 않았습니까?
◆ 김헌식 : 네 그래서 처음에 세상에 이제 본인을 알리게 된 건 2001년에 '앙팡'이라는 잡지의 아역 모델로 처음 데뷔를 하면서부터고요. 영화 배우로 이제 인지가 된 거는 2009년 영화 <여행자 / 2009>입니다. 이건 이창동 감독의 작품이었고. 이게 한국과 프랑스 합작 영화입니다.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을 받게 되면서 칸 레드카펫을 밟은 밟은 한국의 최연소 배우로 기록이 됐어요. 그런데 사실 이제 여행자에서도 이제 그런 느낌이 있습니다만. 좀 동양적인 그런 침묵. 그러니까 우리가 아역 배우 연기들을 보면 대체적으로 좀 약간 감정이 들떠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데 이 김새론 씨 같은 경우에는 감정을 억제하면서도, 적재적소에서 감정을 표했기 때문에. 약간 신비로운 아시아 소녀 캐릭터를 잘 보여줬다는 평가들을 많이 받았고. 그 이후에 영화 <아저씨 / 2010>, <도희야 / 2014> 등으로 천재 아역이라는 수식어를 얻게 됐고요. 물론 아시다시피 영화 <아저씨>로 대중적으로 크게 흥행에 성공하면서 이제 새로운 스타로 발돋움하기 시작했는데. 그 이후에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 / 2011, MBC>, <엄마가 뭐길래 / 2012, MBC>, <여왕의 교실 / 2013, MBC> 등에 출연을 한 바가 있습니다.
◇ 최휘 : 네 이렇게 활발히 활동을 이어오다가 김세론 씨의 삶에 큰 변화가 있었던 게 음주운전 사고였습니다.이 날 이후 김세론 씨에게는 어떤 일들이 있었던 겁니까?
◆ 김헌식 : 2022년 5월 18일이었는데요. 서울 강남구 학동 사거리 인근에서 음주 상태로 운전을 하다가 가드레일과 가로수 변압기 등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습니다.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취소 기준인 0.08을 넘어선 0.2였고요. 그래서 이제 지난해 4월, 벌금 2천만 원을 선고받은 후에 모든 활동을 이제 중단을 했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 알려지게 되면서, 이것이 "굉장히 거짓이다" 이런 이야기까지 나왔었어요. 그런데 본인은 "그게 아니고,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라고 하면서 항변을 했거든요. 이해가 안 된다라는 건데. 그런데 왜 아르바이트를 할 수밖에 없었느냐라는 점이 이제 알려졌는데요. 사고로 피해를 본 인근 상가 등에 피해 변제 등을 하면서 채무를 지게 됐는데. 이때 채무가 피해 변제 때문에 생긴 것만으로 생각을 했는데. 이번에 이제 알려진 거는, 이 이선균 씨 사례에서도 드러났습니다만, 이 스타들은 광고를 찍거든요.
◇ 최휘 : 네.
◆ 김헌식 : 광고를 찍는데. 이게 물의를 일으키면, 광고주들한테 피해를 주기 때문에 2~3배의 위약금을 물어야 돼요. 그래서 김새론 씨도 그 광고주와의 위약금 계약 때문에 2~3배 정도의 위약금을 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요. 그러면서 적게는 수억 원, 많게는 수십억 원에 달하는 빚을 진 것으로 알려졌고요. 특히 그동안 번 돈은 부모님들의 사업 자금과 생활비로 다 썼다라는 겁니다. 그래서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은 분명했다라는 것이죠.
◇ 최휘 : 네. 그러니까 생활고에 시달려서 카페 아르바이트에 나선 건데. 그조차도 공격의 대상이 되지 않았습니까? 악플이 상당히 많이 달렸던 걸로 기억을 해요.
◆ 김헌식 : 그렇죠. 이제 알려진 바로는 악플에 엄청 시달렸다라는 건데요. 무엇보다도 요즘에 이제 SNS에 게시물을 올릴 때마다 비난이 쏟아진 거고. 이거는 설리 씨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그 게시물을 올렸을 때 굉장히 부정적으로 이렇게 악플을 다는 그런 사례들이 많이 있었는데.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카페 아르바이트 같은 경우에는 이제.. "자숙하지 못한 것이다" 뭐 이렇게 얘기했고. 심지어는 "정규직으로 근무를 했고, 그 태도도 굉장히 자신만만했다" 이런 반응들이 쏟아졌고요. 취미생활, 생활 파티까지 하는 게시물을 올렸을 때마다 진정성을 의심을 하면서 악플에 시달리게 한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렇지만 이제 아르바이트 같은 경우에도 김새론 씨가 매장에서 정식으로 일한 적이 없고, 이런 얘기까지 했거든요. 그러니까 임시로 아마 일한 것으로 이렇게 알려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안타까움이 있었습니다.
◇ 최휘 : 네. 그러니까 음주 운전에 대한 법적인 대가를 치르고, 또 2년 여유의 자숙의 시간을 보냈지만. 대중의 비난은 계속해서 이어졌던 거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나려는 노력을 했습니다. 연극을 통해서 복귀하려는 시도도 있었고. 또 올해 영화도 개봉 예정이었다고 하는데. 그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 김헌식 : 이게 이제 좀 살펴봐야 될 게. 아마 정신적인 외상이 엄청났을 거라고 봐요. 왜냐하면 이 2022년 이렇게 사고가 있고 나서 <사냥개들> 같은 작품들에 출연을 했는데. 이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그래가지고. 심지어 "역대급 민폐 여성이다" 라는 식의 딱지가 붙어 다녔거든요. 그리고 <우리는 매일 매일>이라든지 <기타맨> 등 이제 출연을 했는데 사실 <우리는 매일 매일>과 <기타맨>이 요즘에 이제 많이 회자가 되잖아요? 그런데 이게 새롭게 찍은 게 아니고 그때 당시에 찍었던 작품이에요.근데 김세론 씨가 음주운전을 하니까 그걸 계속 공개를 미뤄왔던 그런 상황이었던 거죠.
◇ 최휘 :그렇군요.
◆ 김헌식 : 그리고 이제 언급하신 연극 같은 경우. 이 연극은 <동치미>인데요. 이게 4월에 이제 시도를 했지만. 사실 건강상의 하차를 밝혔습니다만, 아마 악플이나 그런 비난 때문에 나오지 못한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생각을 하거든요. 그 대중 미디어. 예를 들면, 공중파 방송의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나온 것은 뭐.. 좀 적절하지 않을 수 있지만. 연극 활동까지 비난하는 것은 적절하지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건 당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고. 그 작품을 선택한 사람들한테 제한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거기 때문에 그런 활동까지 막는 거는 너무 가혹하다라고 생각이 들고요. 어쨌든 <우리는 매일매일> 이라는 작품. 그리고 <기타맨>은 상반기, 하반기에 만난다고 하니까. 참 안타깝게 된 사례가 되겠습니다.
◇ 최휘 : 사실 사람이 모든 게 완벽할 수가 없고. 또 실수도 할 수 있는 건데. 대중이 한국 연예인에게 바라는 어떤 기준이 좀 엄격하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거든요? 완벽을 추구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김헌식 : 사실 이게 외신에서 이런 표현을 많이 하거든요. 이제 어떤 문제가 있을 때마다 이선균 씨도 마찬가지였고. 그런데.. 글쎄요. 저는 이게 절반만 동의를 할 수밖에 없는데. 이 악플을 다는 사람의 심리는 뭐.. 명분은 그겁니다. 그 사회적 영향력 때문이다. 그러니까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이 복귀를 해서 사회적 활동을 하게 되면, 그것을 이제 모방할 수 있다. 특히, 청소년들한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렇게 얘기를 하거든요? 근데 이거는 20세기에 일방적인탄안 효과가 있었을 때의 매스 커뮤니케이션 환경이거든요. 근데 지금은 다 독자적으로 다 판단을 하시고요. 절대적으로 영향을 그렇게 직접적으로 받지 않는다는 것이고. 그다음에 그 배우들이 복귀를 한다 하더라도 성공한 예가 이제는 거의 없어요. 그거는 그냥 자율의 질서에 맞게 내버려 둬야 된다라는 것이라고 볼 수가 있겠고요. 그리고 이런 콘텐츠 업계에서는 한 번 성공한 배우라고 그래가지고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물의를 일으켜서 복귀한 다음 바로 뭐.. 성공을 크게 해가지고 부와 명예를 누리는 경우가 예전과 같지 않다. 예전에는 뭐.. 예를 들면, 이제 대형 기획사가 일부러 이 물량 공세를 해가지고 억지로 스타로 다시 만들어주면서 수익을 얻는 경우가 있지만. 지금은 문화민주주의 시대이기 때문에 그렇게 쉽지는 않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영향력 때문에 아예 활동을 못하게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리고 아까 말씀하셨어 말씀드렸듯이. 이미 형사법적으로 처벌을 받았어요. 그 자숙도 하 그런 상황이고요. 더군다나 연예인들의 활동 가치에 대해서 우리나라에서 아직도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라는 점. 뭔가 이중성 허위성을 폭로해서 뭔가 응징을 해야 된다는 그런 가치관들이 있는 것 같은데. 이건 좀 적절하지 않다라고 생각합니다.
◇ 최휘 : 그렇습니다. 명백한 잘못입니다. 음주운전 합당한 벌을 받는 것도 당연하고요. 하지만 김새론 씨는 자숙의 기간, 또 처벌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어떤 악플과 지나친 비난이 이어졌다라는 부분을 이야기하고 있는 거고요.
◆ 김헌식 : 그렇죠. 새로운 작품을 찍은 게 아니에요. 기존에 찍었던 작품을 지금 개봉을 하는 것이고요. 지상파나 공중파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 최휘 : 네. 김세론 씨의 이 안타까운 사망 소식을 접하면서 또 떠오르는 분들이 있어요. 과거 세상을 떠난 설리 씨, 구하라 씨의 죽음도 생각이 나는데. 왜 이런 문제들이 반복된다고 보시나요?
◆ 김헌식 : 일단 정보 비대칭 상황을 악용하는 미디어 시스템이 여전히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우리는 연예인들을 볼 수 없고, 접할 수가 없습니다. 그들의 삶을 잘 알지도 못합니다. 그러면 이때는 언론의 보도. 중간 미디어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한데요. 그렇지만 연예인에 대한 콘텐츠를 다루는 평가 시스템이 내용이 사실이나 정확성의 근본 적으로 관심 있는 게 아니고, 조회수에 따라서 광고 수익 등을 올리기 때문입니다. 이거는 이제 포털이나 이제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을 이제 마찬가지라고 볼 수가 있겠고요. 기사를 공급하는 매체도 이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여성 연예인에 대해서 굉장히 집요하게 괴롭히는 그런 행태들에 대해서 제대로 일벌백계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나 젊은 여성들. 젊은 여성들 중에서도 저항의 의지를 잘 보일 수 없는 대상일수록 이런 가혹한 괴롭힘이 계속되는데요.
◇ 최휘 : 네.
◆ 김헌식 : 무엇보다도 이 소속사가 없거나. 소속사가 그렇게 대해서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 가수 설리 씨와 구라 씨도 마찬가지였거든요. 예를 들면, 젊은 여성 배우들이나 아티스트 같은 경우에는 일정 정도 인기가 떨어지거나, 아니면 자신들의 어떤 기획 전략에 맞지 않을 때는 소홀하게 대하는 경향이 있고. 그러니까 적극적으로 법적 대응을 하지 못하는 그런 여성 연예인일수록 손쉽게 이런 표적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 이런 점이 변하지 않고 있다는 거고요. 특히 저는 김새론 씨 같은 경우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주상복합 아파트에 거주한다든지, 외제차를 이렇게 보여주는 경우가 있었어요. 근데 이거 잘못됐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아, 젊은 여성 스타가 저렇게 부유한 생활을 하고 있구나?"라는 것을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니까 대중적으로 왜곡이 된 거예요. 그런데 알고 봤더니, 이 주상복합 아파트는 전세였고. 외제차도 여러 대가 아니고. 자기 차 한 대밖에 없었고. 생활비나 이런 것들은 다 부모님이 가져갔기 때문에.. 사실상 그렇게 여유로운 모습이 아니었던 거예요. 그래서 오해를 낳으니까, "물의를 일으켰는데.. 자숙하지 않고 활발하게 활동을 하는구나?"라는 편견이 여성 연예인에게 작용하게 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이런 부분들은 아직 계속 반복될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 최휘 : 네. 사회 전반적으로 사실 성찰이 필요한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안타깝게 숨진 김새론 씨 관련해서, "이 말만큼은 꼭 남기고 싶다" 하시는 게 있을까요?
◆ 김헌식 : 남의 얘기가 아니라는 거죠. 누구나 그 희생자가 될 수 있는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SNS 때문에 하루아침에 세상에 알려질 수 있는 그런 미디어 환경이거든요. 그리고 정의의 실현을 위해서 악플을 달거나 게시물을 올리는 것은 오히려 정의가 아니라 악을 실현할 가능성이 높다라는 점을 어느 때보다 생각할 수 있겠고요. 또 이렇게 이번에도 뭐.. 사이버 레커 때문에 고통받았던 유명인들을 적극적으로 구제를 하고 있는 사례들이 지금 나오고 있거든요. '뻑가'도 그렇고. 이제 여러 사례가 나오고 있는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 음원이나 음반 영화 판매액의 일정액을 징수해서, 기금을 마련해서. 아티스트, 인권 보호를 할 수 있는 단체, 재단 이런 조직 기금들을 마련하는 것도 좀 필요하지 않나. 왜냐? 아티스트들은 다 돈이 많고, 힘이 있고, 항거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런 점에 대한 좀 관심도 필요해 보입니다.
◇ 최휘 : 네. 유튜버와 언론. 그리고 대중이 이런 폭력과 비난을 막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해 봐야 하는 시점인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헌식 : 네. 감사합니다.
◇ 최휘 : 지금까지 김헌식 문화평론가였습니다.
YTN 장정우 (jwjang@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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