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리에Y] ‘도자기’와 ‘회화’로 구현한 ‘어울림 그리고 관계’ – 오종보 작가

[아틀리에Y] ‘도자기’와 ‘회화’로 구현한 ‘어울림 그리고 관계’ – 오종보 작가

2025.03.17. 오후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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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아트스퀘어 – 오종보 작가 초대전
3월 1일(토) ~ 3월 23일(일)
장소 : 상암동 YTN뉴스퀘어 1층 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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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YTN 아트스퀘어 초대전의 주인공은 오종보 작가다. 작가는 조화로운 ‘관계’를 주제로 한 작품을 가지고 YTN아트스퀘어를 찾았다.

작가에게 도자기와 회화는 ‘삶’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작가는 도자기의 물성과 그 속에 담긴 전통적 이야기를 단순한 기술적 성과가 아닌 예술로만 보아달라고 한다. 도자기에는 우리의 역사와 이야기를 담고, 한국의 미를 탐구하며, 회화로는 ‘현대 사회 인간의 삶’이라는 큰 주제를 기록해 보고자 했다. 작가는 흙을 통해 비교적 이른 때부터 자연과의 조화를 먼저 생각하며 작업을 해 왔고, ‘조화로운 관계’를 보다 구체적으로 ‘작품’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오종보 작가의 작품을 통해 조화로운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는 건 어떨까? 전시는 3월 23일까지다.


▼ 다음은 오종보 작가와의 일문일답

▲ human_1, 40.5 x 44.0 x 3.0cm, ceramic, 2024

Q. 전시 주제를 소개해 주세요.

이번 전시에서는 ‘관계’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저는 ‘조화로운 관계’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했습니다.

▲ DAL HANG A RI, 26.0 x 26.0 x 25.0cm, ceramic, 2024

Q. 작품의 아이디어는 주로 어떻게 떠올리나요?

작업을 시작할 때 많은 고민보다는 생각과 마음을 비우기 위해 달항아리 작업을 하는 편입니다. 그러다 보면 떠오르는 생각들이 있죠. 아이디어는 보통 작업 과정 중에 나오고 사람들과의 관계나 환경 안에서 영감을 얻는 편입니다.

▲ 미니항아리, 10.0 x 10.0 x 10.0cm, ceramic, 2024

Q. 전시 작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다면요?

현재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 중에서는 2017년에 작업 한 ‘미니항아리(관계)’라는 작품이 제일 애착이 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2017년도에 대학원을 졸업할 당시였는데, 당시 좀 많이 힘들었던 시기였거든요. 개인적인 사정도 있고 고민도 많고 머리가 복잡하던 시기였는데, 당시 제가 할 수 있는 건 작품 작업 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냥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 달항아리 백자를 만드는 데 몰두했었죠. 당시 달항아리에 매료되어서 연습하듯이, 혹은 답습하듯 계속 항아리를 만들었는데요. 만드는 과정에서 제가 수작업으로 작품을 만들다 보니 마음에 안 드는 작품들이 나오기도 했는데, 처음에는 이런 것들을 버리기 시작했었죠. 그렇게 버려졌던 것들이 순간적으로 제 모습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시기에 저의 모습, 뭔가 감정적인 스트레스나 관계 같은 것들이 버려져 있는 게 제 모습 같아서 순간 ‘아, 이건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버려지지 않는, 그리고 썩지 않고 부서지지 않는 하나의 작품으로 남기고 싶다는 마음에서 그 작품이 탄생하게 됐습니다.

▲ 미니항아리(관계), 23.0 x 23.0 x 30.0cm, ceramic, 2017

Q. 작품 제작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도자기를 제작하면서 ‘중심을 잡는다’는 표현을 많이 하는데요. 이 중심을 잡기 위해서는 흙의 균형, 밸런스가 제일 중요합니다. 입체의 형태가 중심을 잡고, 드로잉 또는 배경에서 밸런스를 잡는 걸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액자 그림으로 치면 하나의 캔버스 안을 어떻게 하면 서로 다른 존재들과 좀 조화롭게 조합할 수 있을까, 어떻게 균형을 맞출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가장 많이 합니다.


Q. 도자기와 회화 중 어떤 작품의 표현 방식이 더 다양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도자기 제작이 더 많은 표현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예적인 시각으로만 봤을 때는 당연히 한정되어 보일 수는 있어요. 왜냐하면 정해진 룰 같은 게 있으니까요. 도자기를 만들 때 규정에 어긋나면 일단 ‘실패’라고 보기 때문에, 그래서 도자기 명장들은 실패한 작품을 다 깨부수기도 하시잖아요. 일련의 액션을 취하는 거죠. 하지만 그건 공예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그런 거고 이걸 미술적인 관점, 예술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에는 결국은 실패가 아니고 과정의 일부이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저는 오히려 자기 제작이 표현에 있어 더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흙으로 빚어 만들어졌다는 말을 하는 것처럼 흙이라는 재료는 그 자체로 못하는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무게적인 한계는 있을 수 있겠지만 무언가를 표현하고 형태를 만드는 데 있어서는 가장 무궁무진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human_2, 40.5 x 44.0 x 3.0cm, ceramic, 2024

Q. 작품 세계에 영향을 미친 작가님의 성장 배경이나, 특별한 경험이 있나요?

처음 예술을 하게 된 건 저희 아버지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 미술을 전공하셨던 아버지가 야외에서 '바깥미술회'라는 전시를 하셨는데 당시 추운 날씨에도 아버지는 동료 작가들과 모여서 드럼통 안에 모닥불 피우면서 서로 얘기를 나누시던 모습이 기억에오래 남았거든요. 당시 캠프파이어를 한다는 느낌도 들었었죠. 그때 양평의 어느 한 섬에서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작가들이 그 섬 안에 있는 자연 재료들을 활용해 설치 작업을 했었어요. 그걸 보고 보물찾기 같은 느낌을 받기도 했었습니다. 군데군데 자연 속에 위치한 설치 작업물들이 작품인지 아닌지 모를 애매한 형태로 있다보니 그런 경험들이 제게는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좋은 기억 때문에 고등학교 때에도 미술을 하고 싶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렸고 그래서 한국도예고등학교를 거쳐서 대학과 대학원까지 한 길을 걸어왔습니다.

▲DAL HANG A RI, 37.0 x 37.0 x 40.0cm, ceramic, 2024

Q. 전시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제가 전시를 통해 전달하려고 했던 메시지가 ‘조화로운 관계’잖아요. 제 작품을 보시는 분들이 작품을 통해서 본인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 DAL HANG A RI, 31.0 x 31.0 x 40.0cm, ceramic, 2024

Q. 관객들에게 작품을 감상하는 팁을 준다면?

그냥 작품을 느낀 그대로 보시는 게 가장 좋은 감상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술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다보니 현재 미술 시장도 활성화 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냥 부담없이 보셨으면 좋겠어요. 본인이 느끼는 감정과 처한 상황에 따라 똑같은 그림도 다르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작품을 해석하려고 애쓴다기보다는 그냥 자기가 보여줬던 감정에 더욱 충실하게 보는 게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 Earth and sky.1, 89.4 x 130.3 x 3.0cm, 도자, 아크릴물감, 2024

Q. 앞으로 작업 계획은 무엇인지, 작가로서의 포부나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예정되어 있는 전시들을 소화하는 게 우선이고요. 먼 미래로 봤을 때 제가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자연 속에서 예술 작품과 자연이 조화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싶습니다. 결국 예술 작품이 자연으로 돌아가는 형태의 전시를 한 번 해보고 싶습니다.

▲ Earth and sky.2, 89.4 x 130.3 x 3.0cm, 도자, 아크릴물감, 2024










YTN 홍보팀 이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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