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재다능' 배우 정영주 "무대는 거짓말 안 통해요"

'다재다능' 배우 정영주 "무대는 거짓말 안 통해요"

2025.04.21. 오전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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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뮤지컬에서 드라마, 영화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사랑받는 배우라면 누가 먼저 떠오르시나요?

배우 정영주가 그 가운데 한 명일 겁니다.

뮤지컬배우로 다져진 춤과 연기를 바탕으로 음악 프로그램을 물론 드라마와 영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 자신만의 확실한 캐릭터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어느 무대에서든지 꼭 필요한 배우로 자리 잡은 정영주를 박순표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뮤지컬배우 정영주를 만난 곳은 뜻밖의 연극 무대였습니다.

빡빡한 일정 가운데서도 굳이 연극 무대에 오르는 이유를 묻자 모든 연기의 기본은 연극이라는 답이 돌아옵니다.

[배우 정영주 : 고전, 시대극, 희랍비극, 이런 것들에 대해서 공부를 하면서 결국 연극이겠구나, 연기의 궁극의 목표는 연극 무대로 가겠구나 생각을 막연히 하고 있었죠. 어떤 장르든 간에, 오페라도 마찬가지고, 뮤지컬도 마찬가지고 넌버벌퍼포먼스, 마임, 모든 것이 연극이 기본이 되기 때문에 연극을 알지 못하고서는 무대를 자신 있게 이야기하는 건 어렵구나 생각했어요.]

데뷔 30년, 모든 장르에서 인정받는 대세 배우가 됐지만 정영주의 고향은 누가 뭐래도 뮤지컬입니다.

그러나 출발은 무모할 정도로 준비가 부족했습니다.

[배우 정영주 : 오디션을 보는데 몇 명을 뽑는지는 모르는데 아무튼 숫자 자리 수가 십 자리였어요, 00. 열 명은 뽑는다는 얘기잖아요. 설마 10명 안에는 들겠지 생각하고 대기실 문을 열었는데, 와~ 대기실에서 그들의 그 아우라를 보고 처음에는 너무 충격적이어서 대기실 문을 다시 닫았어요. 못 들어 가겠더라고요. 기에 눌려서. 그때 제가 할 수 있었던 건 뭐 중고등학교 때 성당에서 성가대 한 거 정말 배째라~ 하고 간 거예요. 겁도 없이.]

대신 열정은 있었습니다.

운 좋게 잡은 앙상블 배우 자리를 놓치지 않으려고 죽을힘을 다했고 배역이 크고 작든 최선을 다했습니다.

[배우 정영주 : 뮤지컬 하면 딱 나오는 그 이름들이 있잖아요. 그걸 쫓아갈 수 있을까, 그걸 생각을 할 틈이 없었어요. 오디션 봐서 됐어, 오디션 준비해야 돼, 오늘 해야 될 것이 뭔지만 생각하고 살았던 시기예요.]

데뷔 10년 만에 뮤지컬 대상 여우조연상으로 처음 이름을 알렸습니다.

그러나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맘마미아, 오페라의 유령, 명성황후 등 주옥같은 작품을 거치며 정영주는 마침내 데뷔 25년 만에 '뮤지컬의 디바'로 우뚝 섭니다.

[배우 정영주 : 배우들이 하루도 못 쉬고 근 5개월 동안 여기에 힘을 쏟았는데, 그 결과가 너무 너무 좋아서, 너무 감사했고, 2019년 베르나르드 알바가 올라가면서 뮤지컬 장르의 여성 서사 위주의 공연이 그때부터 봇물 터지듯이 터져서 굉장히 많은 무대들이 채워졌죠.]

도전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뮤지컬로 다져진 내공으로 각종 음악 경연프로그램에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드라마와 영화에서는 배역의 크기를 떠나 자신만의 역할과 캐릭터를 만들어 가며 꼭 필요한 배우로 성장했습니다.

[배우 정영주 : 이제 제가 뭐 아니라고 그래도 자꾸 그렇게 봐주시니깐 이제는 자만하지 않는 순간인 것 같고, 하면 안되는 순간. 나름대로 즐기고 있고요, 알아봐 주시는 분들, 동네 분들,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면 아는 척해 주시고 너무 감사하고 고맙죠.]

그러나 무대에서는 늘 초심을 지켰고 자신처럼 바닥에서 시작한 후배에게는 용기를, 뮤지컬을 처음 하는 스타 배우에게는 진심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습니다.

[배우 정영주 : 사람이 먼저 되고, 스텝들 소중한 거 알아야 되고, 춤 노래 연습 기본적으로 연습하고 하는 것은 기본이고, 무대하고 배우, 관객하고 간격이 엄청나게 협소하잖아요. 적나라하잖아요. 거짓말도 할 수 없고, 거짓말도 티 나는 시절이 왔어요. 그러니까 진심으로 유행어처럼 썼듯이 진정성을 갖고 무대를 대하지 않으면, 바로 밑천이 드러난다. 이런 정도의 이야기는 해줘요.]

큰 체구에 '센 언니' 이미지 때문에 누구보다 배역을 맡는데 고생이 많았던 정영주.

모든 어려움을 노력과 열정으로 이겨내고 다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정영주의 삶 자체가 어쩌면 한 편의 뮤지컬일지 모릅니다.

YTN 박순표입니다.






YTN 박순표 (spa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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