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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하린 앵커, 이정섭 앵커
■ 출연 : 김희준 YTN 해설위원(MCL)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ON]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전해드린 것처럼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이후 전 세계에서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낮은 곳에서 청렴한 삶을 구현했던 교황의 발자취는 큰 울림을 주고 있는데요. 장례 절차 이후 차기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김희준 해설위원과 함께 교황 선종 속보 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추모 물결이 전 세계가 한마음인 것 같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시간이 우리 시각으로 어제 오후 2시 35분이었으니까 지금 만 하루하고 2시간여가 지났습니다. 언 세계 각국 지도자와 각계에서 추모의 물결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교황은 생전 청빈하고 소탈한 모습으로 낮은 곳에서 임했고, 세계 평화와 화합을 설파했죠.그런만큼 14억 가톨릭 신자들뿐 아니라 세계인이 마음 속에서 깊이 애도하고 있는 건데요. 미국, 영국, 프랑스, EU 등 주요국 정상들은 물론이고 유엔사무총장,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푸틴 대통령도 고인을 추모했고, 중동에서 반목 중인 이스라엘과 이란도 한목소리로 애도의 뜻을 표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명동성당에서도 빈소가 마련돼 조금 전부터 일반인들의 조문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앵커]
오후 3시부터 조문을 받기 시작했고요.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처럼 세계인의 많은 사랑과 추앙을 받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르헨티나 출신이고요. 1969년 사제 서품을 받은 뒤 빈민 사목에 집중해 왔습니다. 2013년 베네닉토 교황 16세 후임으로 266대 교황에 오른 건데요. 그동안 유럽 특히 이탈리아 출신 교황이 대부분이었는데 아메리카 대륙, 남미 출신 첫 교황입니다. 교황의 이름은 자신이 정하는데, 프란치스코라는 이름은 '빈자의 성인'으로 불리는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이름을 딴 것입니다. 그만큼 프란치스코 교황은 12년의 재위 기간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을 위한 교회의 역할에 충실해 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즉위 이후 첫 아침 미사에 바티칸 청소부를 초대했고, 바티칸이 아닌 다른 곳에서 처음으로 미사를 올린 곳은 이탈리아 남부의 작은 섬마을이었습니다.
교황의 목에 거는 십자가도 일반 교황들이 해 온 금 십자가 목걸이가 아닌 고인이 평소에 쓰던 철제 십자가 목걸이를 그대로 했고요. 그다음에 신발도 붉은색 교황의 구두 대신에 자신이 신던 검정색 구두를 그대로 신었습니다. 또한 화려한 교황 관저를 마다하고 일반 사제들이 묵는 공동숙소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지낸 일화로도 유명하죠.
[앵커]
금 십자가가 아닌 철제 십자가를 걸었던 빈자의 성인. 그런데 교황의 사인이 평소 앓던 호흡기 질환이 아니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교황의 직접 사인은 뇌졸중과 그에 따른 심부전이라는 것이 교황청의 설명입니다. 교황은 지난 2월 14일 폐렴으로 입원한 뒤 38일간 병원에서 지냈죠. 그리고 지난달 말 퇴원했는데, 뇌졸중으로 혼수상태에 빠졌고 회복이 불가한 심부전으로 선종했다는 게 교황청의 발표입니다. 교황은 사실 호흡기 질환을 평생 달고 살았다고 해야겠어요. 21살 때에 늑막염으로 오른쪽 폐 일부를 절단했거든요. 그래서 평생 호흡기 질환을 앓았는데 38일간 폐렴으로 치료받은 뒤 지난달 말 퇴원한 뒤안정을 취하라는 의료진의 권고를 뿌리치고 신도들과 만나는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다 결국 하늘의 부름을 받은 것입니다. 최근 교도소를 방문해 재소자들을 감싸 안았고 또 선종 전날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부활절 미사에 깜짝 등장해 신도들의 환호를 받았는데 이 자리에서 가자 전쟁 휴전 등을 마지막 메시지로 남겼습니다.
[앵커]
언젠가 하늘의 부름을 받을 것을 예견하고 유언을 남겼는데 그중 바티칸 대성당 대신에 작은 성당에 묻어달라고 한 점이 좀 눈에 띄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이 아닌 로마 한 성당에, 장식 없는 무덤에 당신을 묻어달라는 것이 유언이었다고 교황청이 밝혔습니다.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 지하에 무덤을 마련하되, 특별한 장식 없이 자신의 교황명인 프란치스코만 새겨서 비문을 만들라고 당부했습니다. 이 성당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전에 자주 방문하며 애정을 나타냈던 곳인데요. 전임 교황 대부분은 사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 안장이 됐는데요. 바티칸이 아닌 곳에 안장되는 교황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100여 년 만에 처음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소박한 장례식과 또 교황청이 아닌 곳에 안장되기 위해서 생전에 규정도 바꿨다는 후문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사실 지난 2014년에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모습도 기억이 납니다. 방한했을 때 남다른 행보도 기억에 남죠?
[기자]
교황은 즉위한 이듬해 2014년 8월 한국을 찾았습니다. 서울과 대전을 방문했는데요. 브라질과 이스라엘 이어 3번째 방문국이었고 특히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것이었습니다. 당시 교황은 한국에서 가장 작은 차를 타고 싶다면서 의전용 방탄차 대신 소형차인 기아차의 소울을 타고 달리던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당시 방한은 순교자 124위를 천주교 복자로 선포하는 시복미사 집전과 아시아 청년대회 참석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일정 중에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을 만나 직접 위로를 하고 교황은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을 만나 위로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장애인 등을 직접 만나 고통을 어루만지기도 했습니다.
이후 이태원 참사와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등 한국 사회에 일어난 아픔에도 항상 귀를 열고 계셨고 또 위로를 전했습니다. 또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도 항상 기도한다는 말씀을 전했는데 기회가 되면 북한을 방문할 의지도 나타낸 바 있지만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죠. 2027년 서울에서는 가톨릭계의 큰 축제로 40-50만 명이 찾는 '세계청년대회'가 열리는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때 한국을 다시 방문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또한 안타깝게도 이루어지지 못하게 됐습니다.
[앵커]
다시 만나뵙지 못해서 아쉬움, 안타까움이 많은 분들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그런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렇게 한국과의 인연을 특별하게 생각하게 된 계기가 과거에 있었다고요?
[기자]
30년 전인 19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얘기입니다.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르헨티나에서 사목활동을 하던 때였는데 한 시립병원에서 환자들을 치료하던 수녀회가 철수하며 곤란한 상황을 맞았습니다. 이때 현지 수도회 대표들에게 환자를 돌볼 수녀들을 보내달라는 편지를 20여 통이나 보냉지만 아무런 답을 받지 못했다고 해요. 이때 한국 토종 수도회에서 수녀를 파견해서 이때 한국 수녀들이 헌신적으로 환자를 돌보는 모습에 매우 감명받았다고 합니다. 특히 이분들은 스페인어를 거의 하지 못했는데 이후 교황은 바로 수도회에 감사의 뜻을 전하는 편지를 보냈고요. 2018년 출간한 책에서 당시 한국 수녀들이 눈으로, 미소로 환자들과 소통했다면서 다시 한 번 그런 사의를 표한 바가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사실 가톨릭계는 참 보수적이잖아요. 그런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소수자를 품었던 개혁적 행보가 주목을 받았어요.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주민의 자손이었고 해방신학을 수학하며 현실 문제도 계속 눈을 떠왔고 몸으로 직접 실천해 보였습니다. 최초의 아메리카 대륙 출신이고 또 사제가 아닌 '수도회인 '예수회' 출신 첫 교황입니다. 이런 배경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이후 여러 개혁 작업에 착수를 했는데요. 성 소수자를 포용했고, 지난해에는 동성 커플에 대한 가톨릭 사제의 축복도 공식 승인한 바 있습니다. 또 이민자와 난민에도 포용적이었고 기후변화에도 큰 관심 기울여왔죠. 역대 교황 중 가장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런 개혁적 성향 때문에 가톨릭계에서는 우려와 반대도 적지 않았습니다. 교리를 고수하는 데 철저했던 보수적인 전임 베니딕토 16세 교황과는 다른 행보를 보여왔는데 이런 베네딕토 16세와 프란치스코 교황의 얘기를 다룬 두 교황이라는 영화가 2019년도에 개봉해서 큰 호평을 받은 바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개혁적인 성향을 보였던 프란치스코 교황. 재위 기간 내내 난민과 이민자들에 대한 관심과 포용도 설파했습니다. 반이민정책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우며 집권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는 공개적인 설전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는 공개적인 설전도 주고받았습니다. 신호 기자입니다. 국가의 수장과 설전을 주고받을 만큼 굉장히 진보적인 모습들, 살아생전의 행보 보고 오셨는데 이제 세계 각국에서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잖아요.
구체적인 장례 절차는 어떻게 되나요?
[기자]
앞서 조수현 특파원이 현지에서 전한 소식을 들으셨는데요. 현지시간 22일, 그러니까 우리 시각 내일 새벽쯤에 교황 선종 후 처음으로 추기경단 회의가 열릴 예정입니다. 이 회의에서 장례와 관련된 절차가 논의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난밤 교황 입관식이 치러졌고 교황의 시신은 내일 성베드로 대성당으로 옮겨질 예정입니다. 이후 신도들이 경의를 표할 수 있게 되는데요. 보통 관례에 따르면 장례는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치러지고, 선종일로부터 4∼6일 내로 안장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다음 주 장례식이 거행될 것으로보입니다. 이후 교황청 전체가 9일 동안 애도 기간을 가지고요. 그다음에 차기 교황 뽑는 콘클라베가 열릴 전망입니다.
[앵커]
차기 교황이 어떻게 뽑힐지 콘클라베에 대한 관심이 높아요. 어떤 절차로 진행되나요?
[기자]
콘클라베는 통상 교황 선종 후 15~20일 이내에 치러지는데요. 교황청 내 시스티나 성당에서 열립니다. 교황 선종 당시 만 80세 미만인 추기경들이 투표권을 가지는데 현재 한 138명 정도의 추기경이 모일 것으로 보입니다. '콘클라베'란 다들 아시다시피 문을 잠근다라는 뜻인데 모든 문이 봉쇄된 가운데 철저한 보안 속에서 비밀 서면 투표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특정 후보를 정하지 않고 각자 적임자라고 보는 추기경 이름을 한 명씩 적어내고 매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씩 투표를 진행합니다.
총투표자 수의 3분의 2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절차를 계속 반복하는 건데 만약에 30차례의 투표에도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없다 할 때는 과반수 득표자를 교황으로 선출하게 됩니다. 투표 과정에서 교황 선출에 실패하면 젖은 밀짚을 태워서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나고교황이 선출되면 마른 밀짚과 투표 용지를 같이 태워 흰 연기를 내보내게 됩니다. 이렇게 뽑힌 추기경이 교황직을 수락하면 새 교황으로 선출되는 것이고요. 교황명은 아시다시피 직접 정하게 됩니다. 이후 예복으로 갈아입고 성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 나와서 신도들과 만나게 됩니다.
[앵커]
130명대 추기경, 굉장히 많지만 그래도 유력하게 거론되는 후보들이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차기 교황 후보로 우선 거론되는 분은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입니다. 교황청 서열 2위입니다. 그런데 가톨릭 내 개혁파와 보수파로부터 두루 지지를 받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다만 최근 다양한 지역 출신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이탈리아인이라는 점은 오히려 감점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보수파 가운데는 헝가리 출신의 페테르 에르되 추기경이 유력한 후보입니다. 2003년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의해 추기경에 서임이 됐고 이혼이나 재혼한 신자들이 성찬을 받는 데 반대해 올 정도로 약간 보수적인 성향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가톨릭의 교세가 유럽보다 남미, 아프리카 쪽으로 강하다는 점에서는 최초의 아프리카 출신의 교황이 나올지에도 관심이 쏠리는데요. 콩고민주공화국 출신의 베숭구 추기경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습니다. 또 하나 관심이 되는 대목, 최초의 아시아 출신 교황이 나올 수도 있지 않느냐는 건데요. 가톨릭 신자가 8,000만 명에 달하는 필리핀의 타글레 추기경도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습니다. 또한 이 분은 개혁 성향이고 2013년 콘클라베 때도 교황 후보에 이름을 올린 바 있습니다. 또 한국의 유흥식 추기경도 후보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고요. 현재 교황청 성직부 장관으로서 인맥을 쌓아왔습니다. 한 영국 일간지들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하기도 했는데 다만 소수파라는 하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한국 사람이 거론되는 것만으로도 좀 기분이 좋은 것 같습니다. 방금 들어온 소식을 전해 드리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이 결정됐다는 소식인데요. 26일에 거행되겠습니다. 장례식이 26일에 거행이 되고 이후부터 9일 동안 애도기간을 갖게 된다는 속보가 들어왔습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소식은 이어지는 뉴스에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김희준 해설위원과 함께 교황 선종 속보 짚어봤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김희준 (hijun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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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 : 김희준 YTN 해설위원(MCL)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ON]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전해드린 것처럼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이후 전 세계에서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낮은 곳에서 청렴한 삶을 구현했던 교황의 발자취는 큰 울림을 주고 있는데요. 장례 절차 이후 차기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김희준 해설위원과 함께 교황 선종 속보 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추모 물결이 전 세계가 한마음인 것 같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시간이 우리 시각으로 어제 오후 2시 35분이었으니까 지금 만 하루하고 2시간여가 지났습니다. 언 세계 각국 지도자와 각계에서 추모의 물결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교황은 생전 청빈하고 소탈한 모습으로 낮은 곳에서 임했고, 세계 평화와 화합을 설파했죠.그런만큼 14억 가톨릭 신자들뿐 아니라 세계인이 마음 속에서 깊이 애도하고 있는 건데요. 미국, 영국, 프랑스, EU 등 주요국 정상들은 물론이고 유엔사무총장,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푸틴 대통령도 고인을 추모했고, 중동에서 반목 중인 이스라엘과 이란도 한목소리로 애도의 뜻을 표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명동성당에서도 빈소가 마련돼 조금 전부터 일반인들의 조문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앵커]
오후 3시부터 조문을 받기 시작했고요.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처럼 세계인의 많은 사랑과 추앙을 받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르헨티나 출신이고요. 1969년 사제 서품을 받은 뒤 빈민 사목에 집중해 왔습니다. 2013년 베네닉토 교황 16세 후임으로 266대 교황에 오른 건데요. 그동안 유럽 특히 이탈리아 출신 교황이 대부분이었는데 아메리카 대륙, 남미 출신 첫 교황입니다. 교황의 이름은 자신이 정하는데, 프란치스코라는 이름은 '빈자의 성인'으로 불리는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이름을 딴 것입니다. 그만큼 프란치스코 교황은 12년의 재위 기간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을 위한 교회의 역할에 충실해 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즉위 이후 첫 아침 미사에 바티칸 청소부를 초대했고, 바티칸이 아닌 다른 곳에서 처음으로 미사를 올린 곳은 이탈리아 남부의 작은 섬마을이었습니다.
교황의 목에 거는 십자가도 일반 교황들이 해 온 금 십자가 목걸이가 아닌 고인이 평소에 쓰던 철제 십자가 목걸이를 그대로 했고요. 그다음에 신발도 붉은색 교황의 구두 대신에 자신이 신던 검정색 구두를 그대로 신었습니다. 또한 화려한 교황 관저를 마다하고 일반 사제들이 묵는 공동숙소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지낸 일화로도 유명하죠.
[앵커]
금 십자가가 아닌 철제 십자가를 걸었던 빈자의 성인. 그런데 교황의 사인이 평소 앓던 호흡기 질환이 아니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교황의 직접 사인은 뇌졸중과 그에 따른 심부전이라는 것이 교황청의 설명입니다. 교황은 지난 2월 14일 폐렴으로 입원한 뒤 38일간 병원에서 지냈죠. 그리고 지난달 말 퇴원했는데, 뇌졸중으로 혼수상태에 빠졌고 회복이 불가한 심부전으로 선종했다는 게 교황청의 발표입니다. 교황은 사실 호흡기 질환을 평생 달고 살았다고 해야겠어요. 21살 때에 늑막염으로 오른쪽 폐 일부를 절단했거든요. 그래서 평생 호흡기 질환을 앓았는데 38일간 폐렴으로 치료받은 뒤 지난달 말 퇴원한 뒤안정을 취하라는 의료진의 권고를 뿌리치고 신도들과 만나는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다 결국 하늘의 부름을 받은 것입니다. 최근 교도소를 방문해 재소자들을 감싸 안았고 또 선종 전날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부활절 미사에 깜짝 등장해 신도들의 환호를 받았는데 이 자리에서 가자 전쟁 휴전 등을 마지막 메시지로 남겼습니다.
[앵커]
언젠가 하늘의 부름을 받을 것을 예견하고 유언을 남겼는데 그중 바티칸 대성당 대신에 작은 성당에 묻어달라고 한 점이 좀 눈에 띄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이 아닌 로마 한 성당에, 장식 없는 무덤에 당신을 묻어달라는 것이 유언이었다고 교황청이 밝혔습니다.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 지하에 무덤을 마련하되, 특별한 장식 없이 자신의 교황명인 프란치스코만 새겨서 비문을 만들라고 당부했습니다. 이 성당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전에 자주 방문하며 애정을 나타냈던 곳인데요. 전임 교황 대부분은 사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 안장이 됐는데요. 바티칸이 아닌 곳에 안장되는 교황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100여 년 만에 처음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소박한 장례식과 또 교황청이 아닌 곳에 안장되기 위해서 생전에 규정도 바꿨다는 후문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사실 지난 2014년에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모습도 기억이 납니다. 방한했을 때 남다른 행보도 기억에 남죠?
[기자]
교황은 즉위한 이듬해 2014년 8월 한국을 찾았습니다. 서울과 대전을 방문했는데요. 브라질과 이스라엘 이어 3번째 방문국이었고 특히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것이었습니다. 당시 교황은 한국에서 가장 작은 차를 타고 싶다면서 의전용 방탄차 대신 소형차인 기아차의 소울을 타고 달리던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당시 방한은 순교자 124위를 천주교 복자로 선포하는 시복미사 집전과 아시아 청년대회 참석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일정 중에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을 만나 직접 위로를 하고 교황은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을 만나 위로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장애인 등을 직접 만나 고통을 어루만지기도 했습니다.
이후 이태원 참사와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등 한국 사회에 일어난 아픔에도 항상 귀를 열고 계셨고 또 위로를 전했습니다. 또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도 항상 기도한다는 말씀을 전했는데 기회가 되면 북한을 방문할 의지도 나타낸 바 있지만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죠. 2027년 서울에서는 가톨릭계의 큰 축제로 40-50만 명이 찾는 '세계청년대회'가 열리는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때 한국을 다시 방문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또한 안타깝게도 이루어지지 못하게 됐습니다.
[앵커]
다시 만나뵙지 못해서 아쉬움, 안타까움이 많은 분들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그런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렇게 한국과의 인연을 특별하게 생각하게 된 계기가 과거에 있었다고요?
[기자]
30년 전인 19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얘기입니다.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르헨티나에서 사목활동을 하던 때였는데 한 시립병원에서 환자들을 치료하던 수녀회가 철수하며 곤란한 상황을 맞았습니다. 이때 현지 수도회 대표들에게 환자를 돌볼 수녀들을 보내달라는 편지를 20여 통이나 보냉지만 아무런 답을 받지 못했다고 해요. 이때 한국 토종 수도회에서 수녀를 파견해서 이때 한국 수녀들이 헌신적으로 환자를 돌보는 모습에 매우 감명받았다고 합니다. 특히 이분들은 스페인어를 거의 하지 못했는데 이후 교황은 바로 수도회에 감사의 뜻을 전하는 편지를 보냈고요. 2018년 출간한 책에서 당시 한국 수녀들이 눈으로, 미소로 환자들과 소통했다면서 다시 한 번 그런 사의를 표한 바가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사실 가톨릭계는 참 보수적이잖아요. 그런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소수자를 품었던 개혁적 행보가 주목을 받았어요.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주민의 자손이었고 해방신학을 수학하며 현실 문제도 계속 눈을 떠왔고 몸으로 직접 실천해 보였습니다. 최초의 아메리카 대륙 출신이고 또 사제가 아닌 '수도회인 '예수회' 출신 첫 교황입니다. 이런 배경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이후 여러 개혁 작업에 착수를 했는데요. 성 소수자를 포용했고, 지난해에는 동성 커플에 대한 가톨릭 사제의 축복도 공식 승인한 바 있습니다. 또 이민자와 난민에도 포용적이었고 기후변화에도 큰 관심 기울여왔죠. 역대 교황 중 가장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런 개혁적 성향 때문에 가톨릭계에서는 우려와 반대도 적지 않았습니다. 교리를 고수하는 데 철저했던 보수적인 전임 베니딕토 16세 교황과는 다른 행보를 보여왔는데 이런 베네딕토 16세와 프란치스코 교황의 얘기를 다룬 두 교황이라는 영화가 2019년도에 개봉해서 큰 호평을 받은 바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개혁적인 성향을 보였던 프란치스코 교황. 재위 기간 내내 난민과 이민자들에 대한 관심과 포용도 설파했습니다. 반이민정책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우며 집권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는 공개적인 설전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는 공개적인 설전도 주고받았습니다. 신호 기자입니다. 국가의 수장과 설전을 주고받을 만큼 굉장히 진보적인 모습들, 살아생전의 행보 보고 오셨는데 이제 세계 각국에서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잖아요.
구체적인 장례 절차는 어떻게 되나요?
[기자]
앞서 조수현 특파원이 현지에서 전한 소식을 들으셨는데요. 현지시간 22일, 그러니까 우리 시각 내일 새벽쯤에 교황 선종 후 처음으로 추기경단 회의가 열릴 예정입니다. 이 회의에서 장례와 관련된 절차가 논의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난밤 교황 입관식이 치러졌고 교황의 시신은 내일 성베드로 대성당으로 옮겨질 예정입니다. 이후 신도들이 경의를 표할 수 있게 되는데요. 보통 관례에 따르면 장례는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치러지고, 선종일로부터 4∼6일 내로 안장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다음 주 장례식이 거행될 것으로보입니다. 이후 교황청 전체가 9일 동안 애도 기간을 가지고요. 그다음에 차기 교황 뽑는 콘클라베가 열릴 전망입니다.
[앵커]
차기 교황이 어떻게 뽑힐지 콘클라베에 대한 관심이 높아요. 어떤 절차로 진행되나요?
[기자]
콘클라베는 통상 교황 선종 후 15~20일 이내에 치러지는데요. 교황청 내 시스티나 성당에서 열립니다. 교황 선종 당시 만 80세 미만인 추기경들이 투표권을 가지는데 현재 한 138명 정도의 추기경이 모일 것으로 보입니다. '콘클라베'란 다들 아시다시피 문을 잠근다라는 뜻인데 모든 문이 봉쇄된 가운데 철저한 보안 속에서 비밀 서면 투표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특정 후보를 정하지 않고 각자 적임자라고 보는 추기경 이름을 한 명씩 적어내고 매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씩 투표를 진행합니다.
총투표자 수의 3분의 2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절차를 계속 반복하는 건데 만약에 30차례의 투표에도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없다 할 때는 과반수 득표자를 교황으로 선출하게 됩니다. 투표 과정에서 교황 선출에 실패하면 젖은 밀짚을 태워서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나고교황이 선출되면 마른 밀짚과 투표 용지를 같이 태워 흰 연기를 내보내게 됩니다. 이렇게 뽑힌 추기경이 교황직을 수락하면 새 교황으로 선출되는 것이고요. 교황명은 아시다시피 직접 정하게 됩니다. 이후 예복으로 갈아입고 성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 나와서 신도들과 만나게 됩니다.
[앵커]
130명대 추기경, 굉장히 많지만 그래도 유력하게 거론되는 후보들이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차기 교황 후보로 우선 거론되는 분은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입니다. 교황청 서열 2위입니다. 그런데 가톨릭 내 개혁파와 보수파로부터 두루 지지를 받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다만 최근 다양한 지역 출신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이탈리아인이라는 점은 오히려 감점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보수파 가운데는 헝가리 출신의 페테르 에르되 추기경이 유력한 후보입니다. 2003년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의해 추기경에 서임이 됐고 이혼이나 재혼한 신자들이 성찬을 받는 데 반대해 올 정도로 약간 보수적인 성향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가톨릭의 교세가 유럽보다 남미, 아프리카 쪽으로 강하다는 점에서는 최초의 아프리카 출신의 교황이 나올지에도 관심이 쏠리는데요. 콩고민주공화국 출신의 베숭구 추기경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습니다. 또 하나 관심이 되는 대목, 최초의 아시아 출신 교황이 나올 수도 있지 않느냐는 건데요. 가톨릭 신자가 8,000만 명에 달하는 필리핀의 타글레 추기경도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습니다. 또한 이 분은 개혁 성향이고 2013년 콘클라베 때도 교황 후보에 이름을 올린 바 있습니다. 또 한국의 유흥식 추기경도 후보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고요. 현재 교황청 성직부 장관으로서 인맥을 쌓아왔습니다. 한 영국 일간지들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하기도 했는데 다만 소수파라는 하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한국 사람이 거론되는 것만으로도 좀 기분이 좋은 것 같습니다. 방금 들어온 소식을 전해 드리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이 결정됐다는 소식인데요. 26일에 거행되겠습니다. 장례식이 26일에 거행이 되고 이후부터 9일 동안 애도기간을 갖게 된다는 속보가 들어왔습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소식은 이어지는 뉴스에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김희준 해설위원과 함께 교황 선종 속보 짚어봤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김희준 (hijun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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