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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 회화사의 최고 부흥기인 18세기, 이 시기 조선 화단을 이끌었던 인물이 바로 겸재 정선입니다.
아름다운 우리 산천의 실제 풍경에 개성과 마음까지 담은 진경산수화의 창시자이기도 한데요
국민화가, 겸재 정선의 대표작들이 역대 최대 규모로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김정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비 온 뒤 개이기 시작하는 여름 인왕산의 생명력을 먹의 농담만으로 펼쳐낸 인왕제색도!
겸재 나이 일흔여섯에 그린 진경산수화의 걸작입니다.
물에 젖은 바위를 검은색으로 표현해 기세를 극대화했습니다.
겨울 금강산을 담은 금강전도!
정선이 유독 많이 그린 금강산 중에서도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림지도처럼 각각의 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오도록 하늘에서 내려다본 시점으로 그렸습니다.
[조지윤 / 리움미술관 소장품연구실장 : (상단 제발에) 실제 금강산을 가는 것보다 이 그림을 머리 맡에 두고 감상하는 것이 좋다라는 내용의 시가 있어서 당시 금강산을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금강산을 보고자 하는 열망과 함께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의 대표적 의미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 것을 답습하던 조선의 그림은 겸재 정선을 만나 완전히 바뀝니다.
직접 여행하며 눈에 담은 우리 산천의 모습에 겸재만의 개성을 녹여내 진경산수화라는 새로운 화풍을 정립합니다.
[이태호 / 명지대 석좌교수 : 우리땅을 그린 그림, 그리고 우리 삶을 그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거죠. 내가 조선에 살고 있음에 대한 자긍심, 이런 것들이 표출이 됐다.]
겸손한 선비라는 뜻의 겸재!
비록 쇠락한 가문이었지만 정선은 명문가 후손이라는 자부심을 그림 곳곳에서 드러내기도 합니다.
퇴계 이황과 우암 송시열의 글에 정선이 산수화를 입힌 서화첩이 대표적인데, 이 서화첩에 실린 '계상정거도'가 바로 1,000원권 지폐 뒷면을 장식하고 있는 이황의 도산 서당 그림입니다.
18세기 조선 화단을 이끈 겸재 정선의 대표작들이 역대 최대 규모로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고미술 양대 산맥인 호암과 간송이 의기 투합해 18개 기관과 개인 소장품이 총출동한 겁니다.
정선이 평생 가장 많이 그렸던 금강산부터, 관동 지역 명승지, 나고 자란 한양과 주변 명소까지.
겸재의 진경산수 대표작들을 여행하듯 따라가다 보면 서울의 부촌 압구정 주변의 당시 모습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김영욱 / 간송미술관 전시교육팀장 : 화면의 가운데 압구정(한명회의 정자)을 배치하고 지금의 동호대교를 넘어서 보이는 남산 쪽에 이르는 광경을 사선의 각도를 활용해 잘 조망해 그리고 있습니다. 원경의 남산이 잘 보이도록 청록색의 짙은 채색을 가해….]
다른 장르 그림에도 능했던 겸재는 중국 고사 인물화를 수용하면서도 우리 것을 녹여내는 재치를 잃지 않았습니다.
당나라 시인 백거이의 여산초당 그림을 보면 초당에 앉은 백거이는 조선 사대부로, 시중드는 동자는 중국풍으로 묘사돼 있습니다.
시와 그림으로 죽마고우와 우정을 나누는 인간적인 모습부터, 직업 화가로서의 면모까지.
우리가 알지 못했던 겸재의 모든 것을 담아낸 이번 전시는 내년 하반기 대구 간송미술관에서 또 한 번 관람객을 맞이합니다.
YTN 김정아입니다.
촬영기자 : 이현오
YTN 김정아 (ja-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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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회화사의 최고 부흥기인 18세기, 이 시기 조선 화단을 이끌었던 인물이 바로 겸재 정선입니다.
아름다운 우리 산천의 실제 풍경에 개성과 마음까지 담은 진경산수화의 창시자이기도 한데요
국민화가, 겸재 정선의 대표작들이 역대 최대 규모로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김정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비 온 뒤 개이기 시작하는 여름 인왕산의 생명력을 먹의 농담만으로 펼쳐낸 인왕제색도!
겸재 나이 일흔여섯에 그린 진경산수화의 걸작입니다.
물에 젖은 바위를 검은색으로 표현해 기세를 극대화했습니다.
겨울 금강산을 담은 금강전도!
정선이 유독 많이 그린 금강산 중에서도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림지도처럼 각각의 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오도록 하늘에서 내려다본 시점으로 그렸습니다.
[조지윤 / 리움미술관 소장품연구실장 : (상단 제발에) 실제 금강산을 가는 것보다 이 그림을 머리 맡에 두고 감상하는 것이 좋다라는 내용의 시가 있어서 당시 금강산을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금강산을 보고자 하는 열망과 함께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의 대표적 의미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 것을 답습하던 조선의 그림은 겸재 정선을 만나 완전히 바뀝니다.
직접 여행하며 눈에 담은 우리 산천의 모습에 겸재만의 개성을 녹여내 진경산수화라는 새로운 화풍을 정립합니다.
[이태호 / 명지대 석좌교수 : 우리땅을 그린 그림, 그리고 우리 삶을 그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거죠. 내가 조선에 살고 있음에 대한 자긍심, 이런 것들이 표출이 됐다.]
겸손한 선비라는 뜻의 겸재!
비록 쇠락한 가문이었지만 정선은 명문가 후손이라는 자부심을 그림 곳곳에서 드러내기도 합니다.
퇴계 이황과 우암 송시열의 글에 정선이 산수화를 입힌 서화첩이 대표적인데, 이 서화첩에 실린 '계상정거도'가 바로 1,000원권 지폐 뒷면을 장식하고 있는 이황의 도산 서당 그림입니다.
18세기 조선 화단을 이끈 겸재 정선의 대표작들이 역대 최대 규모로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고미술 양대 산맥인 호암과 간송이 의기 투합해 18개 기관과 개인 소장품이 총출동한 겁니다.
정선이 평생 가장 많이 그렸던 금강산부터, 관동 지역 명승지, 나고 자란 한양과 주변 명소까지.
겸재의 진경산수 대표작들을 여행하듯 따라가다 보면 서울의 부촌 압구정 주변의 당시 모습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김영욱 / 간송미술관 전시교육팀장 : 화면의 가운데 압구정(한명회의 정자)을 배치하고 지금의 동호대교를 넘어서 보이는 남산 쪽에 이르는 광경을 사선의 각도를 활용해 잘 조망해 그리고 있습니다. 원경의 남산이 잘 보이도록 청록색의 짙은 채색을 가해….]
다른 장르 그림에도 능했던 겸재는 중국 고사 인물화를 수용하면서도 우리 것을 녹여내는 재치를 잃지 않았습니다.
당나라 시인 백거이의 여산초당 그림을 보면 초당에 앉은 백거이는 조선 사대부로, 시중드는 동자는 중국풍으로 묘사돼 있습니다.
시와 그림으로 죽마고우와 우정을 나누는 인간적인 모습부터, 직업 화가로서의 면모까지.
우리가 알지 못했던 겸재의 모든 것을 담아낸 이번 전시는 내년 하반기 대구 간송미술관에서 또 한 번 관람객을 맞이합니다.
YTN 김정아입니다.
촬영기자 : 이현오
YTN 김정아 (ja-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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