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사상 첫 결승 진출...프랑스와 우승 다툼

크로아티아, 사상 첫 결승 진출...프랑스와 우승 다툼

2018.07.12. 오후 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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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하 / 축구해설가

[앵커]
러시아월드컵 4강에서 크로아티아가 연장 접전 끝에 잉글랜드를 꺾고 월드컵 출전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크로아티아는 16강부터 4강전까지 3경기 연속 연장 혈투를 치렀는데 기적 같은 승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크로아티아는 이번 주 일요일 밤 12시에 프랑스와 우승컵을 놓고 다툽니다.

축구해설가 박찬하 위원과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8강까지 두 경기 연속으로 연장 승부를 펼치고 세 번째 연장 승부를 펼치지 않았습니까? 정말 혈투가 아닐 수가 없었는데요.

결과에서 잉글랜드를 압도했는데 경기를 어떻게 보셨습니까?

[인터뷰]
16강과 8강 모두 다 크로아티아는 승부차기 끝에 어렵게 4강에 올라왔습니다. 이 팀이 지금 전체적인 평균 연령도 높은 편이고요. 그리고 16강, 8강에서 이미 연장을 치렀기 때문에 4강에서 체력적인 부분이라든가 활동량 이런 측면에서 잉글랜드에게 어려운 경기가 되지 않을까 이런 예상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었을 때는 크로아티아 선수들의 간절함, 그리고 경기를 꼭 잡겠다는 의지, 그리고 또 하나의 팀으로 단합된 모습. 모든 면에서 크로아티아가 훨씬 더 좋은 경기를 했고요. 이 경기 역시도 연장까지 가는 어려운 경기였습니다.

크로아티아가 참 어려운 것이 지금 세 경기를 연장을 치르면서 한 경기를 더 뛴 셈이 됐거든요. 30분씩 세 번이니까 90분이잖아요. 더구나 크로아티아는 니콜라 칼리니치라는 공격수가 대회 도중에 감독의 교체 투입 지시를 거부하는 바람에 지금 집에 돌아간 상태입니다. 그래서 23명이 아니라 22명으로만 대회를 꾸려가고 있는데. 그런 가운데서도 크로아티아의 놀라운 활동량. 잉글랜드와의 경기도 무려 143km를 뛰었습니다.

[앵커]
더 많이 뛰었군요.

[인터뷰]
네.

[앵커]
간절함이 체력을 앞선 결과인데요. 크로아티아의 결승 진출은 축구사에서 어떤 의미가 있다고 봐야 되는 겁니까?

[인터뷰]
크로아티아가 현재 FIFA 랭킹은 그렇게 높은편이 아닙니다. 그리고 유럽 지역예선을 거치면서 이 팀이 월드컵에 못 나갈 뻔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거든요. 지역예선에서 아이슬란드에게 1위 자리를 내줬고 그리고 우크라이나와 터키의 추격을 허용하면서 도중에 감독이 교체되는, 다리치 감독이 지난 2017년 10월에 부임했을 정도로 팀이 아주 위급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가운데도 크로아티아가 어렵사리 월드컵 진출권을 확보했고요. 그리고 대회에 들어왔을 때 조별리그를 일단 통과를 잘했습니다. 3연승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하면서 분위기를 타기 시작한 것이 크로아티아에게는 굉장히 큰 힘이 됐다 이렇게 볼 수 있고요.

FIFA랭킹을 도입한 이후로는 결승에 올라간 팀 가운데 FIFA랭킹이 가장 낮다 이런 지표가 있습니다마는 역시 FIFA랭킹은 축구의 실력 그리고 그 대회에서 그 팀의 전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그런 수치는 아니다, 이런 것이 이번 대회에서 또 한 번 증명된 것 같습니다.

[앵커]
크로아티아의 최강의 미드필드진을 이른바 황금 중원이라고 하는데요. 이번 4강에서도 활약이 빛났다는 평가죠?

[인터뷰]
특히 루카 모드리치가 이끌고 있는 크로아티아의 미드필더진인데요. 루카 모드리치, 이반 페리시치, 브로조비치까지 있습니다. 브로조비치까지 해서 3명의 중앙미드필더 비중이 크로아티아 전력에 있어서 차지하는 전력이 높은 편이고요. 여기 이날 경기에서도 1골, 1개의 도움을 기록한 페리시치 선수. 이 페리시치 선수가 왼쪽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 주고 있는 크로아티아의 전력이라서 기본적으로 축구팀이 탄탄하기 위해서는 센터라인이 중요하다. 센터라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하며 지나침이 없는데요.

특히나 중앙미드필드에서 경기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선수가 단순히 기량을 가진 것이 아니라 동료 선수들과 하나 된 모습으로 뛸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연장 승부까지 가는 그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한 발씩 더 뛰고. 마지막에 수비까지 하려는 그런 집념까지 보이고 있어서 크로아티아의 미드필더들, 특히 루카 모드리치, 이반 페리시치 선수 등 모두 좋은 평가를 받는 그런 충분한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2:1. 최종 결승골을 넣은 마리오 만주키치의 결승골이 정말 대단했는데요. 이 선수는 어떤 선수입니까?

[인터뷰]
마리오 만주키치가 이번 대회 크로아티아 주전 공격수로 뛰고 있습니다. 그래서 잉글랜드와의 경기까지 이번 대회 2골을 기록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공격수치고는 많은 득점을 해내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팀의 균형을 생각해 봤을 때 만주키치 선수가 전방에서 궂은 일을 굉장히 많이 하고 있거든요. 전방에서 헌신적으로 수비해야 될 때, 그리고 활동량 올려야 될 때, 특히나 높이가 만주키치 선수가 굉장히 좋은 선수라서 세트플레이 수비라든가 또 세트플레이 공격할 때 상대 수비와 몸싸움도 많이 하고 궂은 일을 아주 많이 하는 선수입니다.

그리고 만주키치 선수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소속팀에서도 그렇지만 중요한 순간에 골을 터뜨리는 그런 결정적인 능력이 있거든요. 이날도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이 득점 장면은 전후의 과정을 살펴봤을 때 만주키치 쪽으로 1차로 나가는 패스가 시도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만주키치가 약간 고개를 숙이면서 아쉬워하는 그 장면도 있었는데. 그 장면이 끝나자마자 페리시치 선수가 어려운 백헤더로 패스가 들어갔고 거기에서 만주키치가 해결을 했습니다. 패스도 그렇고 만주키치 선수의 집중력, 또 득점 과정이 그렇게 순탄한 패스는 아니었거든요. 마지막에 집중력. 특히 어려운 상황에서 경기를 해결을 하는 그 능력 자체가 아주 중요한 순간에 빛나 보였다, 이렇게 평가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세 경기 연속 연장전을 치른 건데요. 이렇게 해서 결승전에 올라간 게 처음이라면서요?

[인터뷰]
그러니까 전무후무한 기록을 크로아티아가 세웠습니다. 연장, 월드컵 토너먼드에서 연장을 세 차례 치렀던 팀이 없었던 건 아니었거든요. 바로 직전은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때 잉글랜드가 연장 세 번 끝에 결국에는 준결승에서 승부차기로 패했던 그런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크로아티아가 28년 만에 연장 세 번을 했고 승부차기 두 번 승리, 그리고 연장 끝에 결승까지 올라갔으니까 크로아티아는 이번에 우승을 하게 되면 자신의 첫 우승과 동시에 또 이런 파란만장한 토너먼트의 승리, 그런 기록을 세우면서 또 이번 대회를 장식해갈 수가 있게 됐습니다.

[앵커]
결승전에서 체력은 문제가 안 될까요?

[인터뷰]
체력은 아마 문제가 크게 작용을 할 것 같습니다. 크로아티아 선수들이 또 프랑스 선수들보다 하루를 덜 쉬거든요. 휴식일이 하루가 차이나고 하루의 휴식일은 생각보다는 큰 휴식일의 차이거든요. 그런 차이가 있고 더구나 프랑스는 연장전을 치르지 않았는데 크로아티아는 또 연장전을 했고. 그런데 크로아티아 선수들은 지난 잉글랜드와의 경기도 그랬지만 자신들이 못 쉬고 그리고 체력적으로 열세가 있을 거다라는 그런 주변의 우려를 깨뜨리면서 자신들이 경기 내용으로 또 경기 결과로 증명을 했거든요.

프랑스도 만약에 그런 부분을 약간 쉽게 생각한다면 오히려 결승전에서 크게 당할 그런 공산이 있고요. 크로아티아가 그만큼 준비가 잘 돼 있고 선수들이 지금 마지막까지 더 뛰겠다는 의욕이 아주 충만해 있는 상태입니다.

[앵커]
크로아티아가 인구가 460만 명. 지중해에 인접한 국가고요. 우리 부산광역시보다 인구는 조금 많은 그런 나라인데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FIFA랭킹 20위. 나라의 크기라든지 국민 수는 축구의 실력하고는 관계가 없군요?

[인터뷰]
전통적으로 크로아티아는 축구를 잘 해온 나라입니다. 유고슬라비아 시절부터 해서 축구를 원래 잘하는 국가였고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축구에 대한 DNA가 탑재되어 있는 국가라고 얘기를 해야겠죠. 발칸반도도 계속 여러 가지 분쟁이라든가 이런 것들로 나라가 많이 쪼개졌는데 크로아티아가 크로아티아라는 이름으로 월드컵에 출전한 이후로 2010년 남아공월드컵 제외하면 계속 월드컵에 참여하고 있고 또 성적도 괜찮은 편입니다.

그리고 인구 숫자 대비해서 등록 선수 숫자가 13만이거든요. 13만 명이니까 결코 적은 축구 선수의 등록 숫자는 아닙니다. 우리보다 오히려 축구선수로 등록되어 있는 숫자가 많을 정도로 그렇게 이미 많은 선수들이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하고 또 유소년의 체계적인 교육이라든가 시스템, 이런 것들이 크로아티아가 잘 갖춰져 있거든요. 기술이 있는 선수를 많이 배출해내고자 하는 것이 크로아티아 축구의 목표인데 그런 것들이 결실을 잘 맺으면서 프로로 성장한 선수 가운데 특히 기술 좋은 선수들이 많습니다. 좋은 미드필더들이 크로아티아가 꾸준하게 배출이 되고 있어서 이 팀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 그런 전력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많은 분들이 잉글랜드의 승리를 예상을 했는데요. 그야말로 52년 만에 결승 진출을 꿈꿨다가 수포로 돌아갔는데 패인은 뭐라고 보십니까?

[인터뷰]
모든 것은 결과로밖에 얘기할 수밖에 없어서 조금 조심스럽게 말씀드려야 될 것 같은데 막상 경기가 이렇게 패하고 나서 보니 이 경기에서 드러난 잉글랜드의 문제점은 지금까지 걸어온 길. 그러니까 이번 대회 4강에 올라간 것도 잉글랜드가 가지고 있는 전력으로 봤을 때는 높은 곳에 올라왔다, 이런 생각도 조금 들게 되고요.

그리고 또 경기장 내에서 리더의 부재. 그리고 젊은 선수들이 역시 흐름이 좋았을 때 분위기를 탔을 때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가 있지만 막상 젊은 선수들이 한 번 분위기가 쳐졌을 때 그리고 흐름이 상대에게 넘어갔을 때 그것을 뒤바꿀 만한 힘이 잉글랜드에게는 좀 부족하지 않았나. 그리고 세트플레이라는 아주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 외의 무기. 다시 말해서 오픈플레이 상황이라든가 정상적인 플레이 과정. 그러니까 필드골 상황에서 골을 터뜨릴 수 있는 이런 무기들이 잉글랜드가 생각보다 많이 지니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크로아티아의 경기도 크로아티아가 강하게 저항한 것도 있지만 잉글랜드가 결국에는 좋은 경기를 하지 못하면서 크로아티아에게 역전패를 당했다, 이렇게 분석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이번 주 일요일 밤 프랑스와 크로아티아가 만납니다. 20년 전에도 토너먼트에서 맞붙은 적이 있었다고요?

[인터뷰]
1998년 프랑스월드컵이었는데요. 당시에는 준결승이었고 크로아티아가 지금 크로아티아 축구협회장입니다. 다보르 수케르 선수가 선취골을 터뜨렸지만 튀랑에게 두 골을 연속으로 허용하면서 프랑스가 그 경기를 잡았고 결국에는 우승까지 차지했던 기억이 있거든요. 이제 20년 만에 다시 두 팀은 결승이라는 이런 외나무다리에서 다시 한 번 맞닥뜨리게 됐습니다.

[앵커]
승부처 몇 가지만 짚어주시겠습니까?

[인터뷰]
승부처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크로아티아가 얼마나 회복이 될 수 있느냐 인것 같습니다. 그 부분이 굉장히 중요할 것 같고요. 그리고 과연 두 팀 감독 가운데 두 팀 모두 다 과감한 변화라든가 적극성을 띠지는 못하는 유형의 감독이거든요. 데샹과 다리치 감독이 과연 이 결승이라는 부담스러운 무대에서 누가 더 주도적으로 변화를 주고 경기가 만약에 정상적으로 흘러가지 않았을 때요. 주도적인 변화를 주고 한 번 공세적인 자세를 취해야 될 때 그런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 있느냐. 이것이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이제 월드컵, 볼 만한 두 경기가 남아 있는데 3, 4위전에서 벨기에와 잉글랜드전 아니겠습니까? 이미 한 번 맞붙은 적이 있고 재대결인 셈인데요.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인터뷰]
조별리그에서 두 팀 모두 다 주전선수들을 뺀 채 경기를 해서 벨기에가 1:0으로 한번 이겼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 경기의 포인트는 벨기에의 루카쿠, 그리고 잉글랜드의 해리 케인이 현재 이번 대회 득점왕을 노리고 있는 스트라이커들입니다. 아마 선수들이 많이 변화가 예상이 되지만 그래도 루카쿠라든가 해리 케인 선수는 정상적인 출전이 예상이 되는 선수들이거든요. 동료 선수들이 얼마나 이 선수들을 위해서 득점왕을 만들어줄 수 있게끔 경기를 하느냐, 이것이 이 경기에서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는 생각입니다.

[앵커]
최종 우승컵은 어디가 가져갈까요? 프랑스냐 크로아티아냐 이 문제인데요. 사실 이번에 워낙 이변이 많아서 예상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어 보이기도 하는데 말이죠.

[인터뷰]
당초부터 계속 프랑스의 우승을 예상을 하고 있고 실제로 프랑스가 결승까지 올라와서 무척 다행스럽게 생각을 하고 있는데요. 이 한 판도 역시 변수는 많고 한 판 승부이기 때문에 예측은 어렵습니다마는 꾸준하게 계속 프랑스의 우승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축구해설가 박찬하 위원이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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