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누명'은 벗었지만...허위 폭로가 남긴 씁쓸함

'학폭 누명'은 벗었지만...허위 폭로가 남긴 씁쓸함

2021.04.21. 오후 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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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시간 감금 폭행’ 박상하 의혹 허위사실로 판명
허위 폭로에도 은퇴…"학폭 완벽히 자유롭진 않아"
검증 없는 여론재판…스포츠 스타에 큰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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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학교 폭력 논란으로 은퇴했던 프로배구 박상하 선수에 대한 폭로 내용이 모두 거짓이었다는 내용 전해드렸는데요.

박상하 선수는 뒤늦게나마 누명을 벗었지만, 무분별한 폭로에 입은 상처가 너무 큽니다.

조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14시간 동안 감금과 집단 폭행을 당했다."

지난 2월 인터넷에 올라온 국가대표 출신 프로배구 선수 박상하의 학교폭력 의혹은 충격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박상하의 고소로 경찰 수사를 받은 폭로자는 두 달 만에 말을 180도 바꿨습니다.

[ 김 모 씨 / 박상하 학교폭력 의혹 폭로자 : 저는 박상하 씨에게 학교폭력을 당한 사실이 없습니다. 저의 거짓말로 상처를 입었을 박상하 씨에게 사과합니다.]

폭로자가 중학교 시절 학교폭력 피해를 알리려고 동창이지만 일면식도 없는 유명인 박상하 이름을 언급한 겁니다.

폭행 사실이 없는데도 박상하가 은퇴까지 불사했던 이유는 학교폭력에서 완벽하게 자유롭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박상하 / 전 삼성화재 선수 : 저한테 피해를 본 학생들이나 마음의 상처를 받은 학생들이 있다면 그거에 대해서는 충분히 미안하고 사과할 마음이 충분하다…. 하지만 있지도 않은 일에 대해서 인정하고 사과할 수는 없다….]

이재영·이다영 자매 학교폭력 가해 폭로를 계기로 고질적인 체육계 학교폭력 문제가 수면 위로 다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검증 없는 여론재판은 스포츠 스타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깁니다.

[박상하 / 전 삼성화재 선수 : 그냥 아니면 말고 식의 너무…. 지금도 '미안합니다.' 이 한 마디에…. 당황스러운 건 사실인 거 같아요. 이런 일이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고….]

진실은 밝혔지만, 두 달 사이 박상하는 정신과 치료를 받을 만큼 만신창이가 됐습니다.

[박상하 / 전 삼성화재 선수 : 공황장애랑 대인기피증 이런 진단이 나와서 사람 있는 데를 잘 못 가겠더라고요. 힘들게 생활하고 있죠.]

상처만 남은 박상하에겐 코트로 다시 돌아가는 것보다 일상생활을 되찾는 게 우선입니다.

[박상하 / 전 삼성화재 선수 : 아내가 얼마 전에 출산해서 아내와 둘이 병원에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행히 조금 버티고 있는 것 같아요. 아내 덕분에, 가족들이랑….]

YTN 조성호[chosh@y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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