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 본 현지인 '움찔'...선수촌 앞 '욱일기 시위'

취재진 본 현지인 '움찔'...선수촌 앞 '욱일기 시위'

2021.07.20. 오후 2:55.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코로나19 공포 속에 벌어지는 도쿄올림픽. 안전하게 치러질 수 있을지, 다양한 방역수칙을 마련했다지만 현장 분위기는 여전히 어수선하다는데요. 도쿄에서 격리 중인 스포츠부 조은지 기자 연결합니다. 조은지 기자!

[기자]
일본 도쿄입니다.

[앵커]
방금 짠한 영상도 저희가 보고 왔는데 취재진도 사흘 동안 격리해야 돼서 오늘도 호텔방 중계입니다. 먹는 문제가 가장 걱정인데 격리 중에는 그러면 도시락 먹는 겁니까?

[기자]
아니요, 수차례 음성확인을 받은 상태에서 혹시나 싶어 3일 격리하는 거라서 편의점도 이용할 수 있고 배달앱을 통해서 외부 음식 주문도 가능합니다. YTN 취재진 3명이 오늘 처음으로 호텔 조식을 이용했습니다.

자리에 앉아서 먹지는 않았고요. 비닐장갑 끼고 음식을 포장해서 방에 들고 와서 혼자 먹는 방식으로 먹었습니다.

3일간 격리라 지침을 따른 건데 정작 호텔 직원들은 먹고 갈 거냐고 묻더라고요. 제가 올림픽 관계자인지 관광객인지 묻지도 않았습니다.

저희가 머무는 곳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정한 미디어 호텔입니다. 일반인 투숙객과 뒤섞여 있어서 편의점 갈 때마다 자주 마주치는 일이 있습니다.

만나면 왠지 죄인처럼 위축되는 마음이 드는데 현지인도 당연히 저희를 꺼지고 무서워하더라고요. 저희 우영택, 조성호 기자가 조식 도시락을 담아오는 길에 일본인 모녀로 보이는 2명과 엘리베이터에 함께 탄 상황이 오늘 아침에 있었습니다.

외국인인 걸 알고 어린 아이 입을 막더라고요. 마스크를 썼지만 감염 위험 때문이겠죠. 사실 오기 전만 해도 버블리라면서 거품막을 씌우듯 취재진 동선을 분리한다고 했었는데 사실상 뒤섞여 있는 상태인 겁니다.

취재진이 감염 위험에 노출된 건 당연하고요. 일본 국민 역시 불만이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앵커]
먹는 것도 그렇고 지금 실내에만 있어야 되고 건강이 상당히 걱정이 되는데요. 지금 선수촌 밖의 상황을 또 보면 일본 내에서 한국을 도발하는 기습시위가 열린다고 하는데 이건 어떤 얘기입니까?

[기자]
사실 한일 갈등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특히 선수촌 베란다에 걸었던 이순신 장군 연상 문구가 도화선이 된 것 같습니다.

신에게는 5천만 국민의 응원과 지지가 있사옵니다, 이게 양국 보도로 전해지면서 갈등이 점점 고조되는 상황입니다.

격리 중이라서 제가 직접 가보지는 못했지만 우리 선수단 관계자들 얘기 들어보니까 오늘도 트럭에서 욱일기를 흔들면서 남성 5명 정도가 확성기로 시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 선수 나가라, 이런 내용이라고 하고요. 선수들 방에 들리거나 밤잠을 설칠 정도는 아니라고는 하던데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될 수밖에 없어서 우려가 큽니다.

역사 왜곡이나 욱일기 반입 문제 같은 건 냉철하고 단호한 외교적 대응이 필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 시위 이유 가운데 하나가 한국이 후쿠시마산 식자재 거부해서 괜한 불안감을 조성한다, 이런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선수촌 식사재에 후쿠시마산이 들어가면서 방사능 논란이 꾸준히 제기됐는데요. 일본 정치권에서는 이런 문제제기가 후쿠시마 주민의 마음을 짓밟는 행동이다, 이렇게 불쾌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체육회는 선수촌 인근 호텔에 급식지원센터를 열어서 오늘부터 조리를 시작했습니다. 선수단 입맛에 맞는 도시락을 제공할 계획인데 한국에서 쌀이랑 김치, 밑반찬 같은 건 싸왔고요.

신선도 유지가 필수인 육류나 생선은 호주산을 쓸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체육회도 냉가슴을 앓는 부분이 도시락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부터 꾸준히 선수단 경기력과 컨디션을 위해 매번 제공을 했던 건데 거사를 앞두고 괜히 일본 측을 긁지는 않을까 이런 조심스러운 반응도 좀 보이고요.

살얼음판 어수선한 분위기지만 양궁이나 사격, 축구 등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 도쿄 적응 훈련 씩씩하게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일본 도쿄에서 YTN 조은지입니다.

YTN 조은지 (zone4@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