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 강유정 "삭발이 대수? 코피라도 내고 싶었죠"

유도 강유정 "삭발이 대수? 코피라도 내고 싶었죠"

2021.07.29. 오후 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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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쿄올림픽 출전을 위해 삭발한 여자 선수가 화제가 됐죠, 유도 강유정인데요.

경기 전날 몸무게 측정을 앞두고 150g이 안 빠져 머리카락을 자른 건데, 정작 강유정은 코피라도 내고 싶었다며 간절했던 마음을 밝혔습니다.

일본 도쿄에서 조은지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빡빡 민 머리가 머쓱한 건지, 강유정은 깔깔 웃어 보입니다.

[강유정 / 유도 국가대표·48kg급 : 민머리 스타라고, 민스! 줄여서 '민스'라고 불리고 있어요. 가끔 까먹고 모자 안 쓰고 나온 다음에 맞다, 이러고 다시 모자 쓰러 가고 그래요.]

올림픽 유도 경기 첫날, 우리 선수 중 처음으로 매트에 선 강유정은 삭발 상태였습니다.

27초 만에 절반을 얻었지만, 결국, 한판패.

도쿄올림픽 무대에 선 시간은 고작 2분이었습니다.

[강유정 / 유도 국가대표·48kg급 : 금메달을 따야겠다는 마음이 있었지만, 그걸 못했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이 가장 클 것 같아요. 우는 타이밍을 제가 놓쳤어요, 아직까지 못 울고 있어요.]

스물다섯 청춘은 경기 하루 전 계체량 때문에 아낌없이 머리를 밀었습니다.

며칠을 굶고, 계속 침을 뱉어도, 지독하게 빠지지 않던 마지막 150g, 원래도 짧았던 머리카락을 자르자 귀신같이 통과 무게, 48.5kg이 됐는데, 강유정은 사실 코피라도 내고 싶었다고 털어놨습니다.

[강유정 / 유도 국가대표·48kg급 : 저희는 50g, 100g도 살짝 들어보면 알거든요? 머리를 자르고 머리카락을 딱 들었을 때 아, 이 정도면 50g은 되겠다는 생각은 했거든요. (코치님한테) 한 대 때려서 코피라도 나게 해주세요, 장난으로 얘기했는데요. 너무 힘들어서 차라리 코피로라도 뺄 수 있으면, 이런 생각은 했어요.]

'경량급 간판' 강유정은 무릎 수술 후유증으로 국제대회를 15개월 쉰 탓에, 올림픽 출전조차 아슬아슬했습니다.

5월 그랜드슬램, 6월 세계선수권을 벼락치기 하며 극적으로 도쿄 티켓을 쥐었고, 잇달아 체중을 빼고 찌우다 보니, 정작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몸이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강유정 / 유도 국가대표·48kg급 : 체중 조절에 실패했다는 걸 부정하고 싶진 않아요. (올림픽 직전 대회들에서) 그때 살을 너무 잘 빼서 그때와 똑같은 루틴으로 뺀 거거든요. 한 달에 한 번씩 체중을 빼다 보니까 마지막에는 조금 덜 빠지고….]

탄탄한 근육질 몸에 오륜기를 새기고, 동료들과 도쿄 목걸이를 맞추며 기다렸지만, 마냥 아쉽기만 했던 인생 첫 올림픽.

강유정은 걱정 많은 제주도 부모님께 발랄한 영상편지로 새 출발을 다짐했습니다.

[강유정 / 유도 국가대표·48kg급 : 어머니가 (제주도) 해녀라서 항상 좋은 것만 먹이려고 하세요. 전복은 살 안 찐다고 했는데 찌더라고요. 좋긴 한데 살은 찌더라고요, 전복은 적당히 먹는 것으로 하고…. 아버지, 어머니에게 사랑한다고 감사하다고…. (하트)]

일본 도쿄에서 YTN 조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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