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 진행 : 김선영 앵커, 김대근 앵커
■ 출연 : 김재형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도쿄 올림픽 이제 반환점을 돌았습니다. 우리 선수들의 활약 소식이 연일 이어지고 있는데요.
스포츠부 김재형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반가운 소식부터 알아보죠. 남자체조 9년 만의 금메달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팀 선배인 양학선 선수의 이름값에 밀리면서 조금 관심을 덜 받은 선수가 아닌가 개인적으로 생각이 드는데 어제 보신 것처럼 신재환 선수가 남자 도마에서 양학선 선수 이후 9년 만에 금메달을 차지했습니다.
과정이 너무 극적이었는데. 러시아위원회 선수와 동률을 이뤘고 타이브레이크규정으로 금메달을 차지했었는데 어제 잠깐 국내 기사에 혼선이 있었어요.
두 선수가 동률일 경우 금메달을 어떻게 결정하느냐 방식을 두고 난도가 높은 선수가 금메달을 받는 것이다와 또 1, 2차 시기 중에 더 높은 점수의 선수가 금메달을 받는 것이라는 게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1, 2차 시기에 더 높은 점수를 받은 선수가 금메달을 받는 게 맞고. 어제 신재환 선수 역시 그랬습니다.
두 선수 모두 2차 시기에 더 높은 점수를 받았는데 신재환 선수가 2차 시기 점수가 14.833. 러시아위원회 선수가 14.800. 결과적으로 불과 0.033점 차이로 신재환 선수가 이긴 거죠.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가야 되는 가야 되는 굉장히 아주 간발의 차이였는데요.
1차 시기에 지금 보신 것처럼 신재환 선수가 난도 6.0의 요네쿠라 기술을 선보였는데 착지가 사실 살짝 불안했어요. 그런데 2차 시기가 우리가 잘 아는 여2 기술, 여홍철 교수의 기술이었죠. 여2 기술을 썼는데 난도는 조금 낮았지만 착지가 거의 완벽했기 때문에 2차 시기 점수가 높으면서 금메달을 차지하게 됐는데. 재미있는 게 어제 신재환 선수가 경기 끝나고 인터뷰를 하면서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1차 시기, 난도가 더 높았던 1차 시기를 할 때 도마에 손을 딱 짚는 순간 선수들은 안대요. 이게 잘될 것이다, 안 될 것이다.
[앵커]
감이 오는군요.
[기자]
딱 짚는 순간 이거 안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착지를 어떻게든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앵커]
그 짧은 순간에 그걸 다 생각한 거예요?
[기자]
맞습니다. 사실 저희 같으면 상상할 수도 없는 짧은 순간인데.
[앵커]
눈 깜짝할 사이인데.
[기자]
도마가 시작부터 끝까지 4초 정도에 다 끝나 거든요. 그런데 그 짧은 순간에 도마를 짚으면서 뭔가 불안했고 안 되겠다, 착지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만큼 착지가 좀 불안하기는 했지만 큰 실수는 아니었기 때문에 거기서 어떻게 보면 마이너스 점수를 최대한 줄인 게 어제 금메달의 원동력이 아닌가 생각이 들고요.
우리가 양학선 선수 이후 9년 만에 금메달이고 올림픽 역사상으로는 체조종목 두 번째 금메달 의미가 있고요. 여홍철 은메달, 양학선 금메달 그리고 신재환 선수까지 금메달. 이른바 도마황제의 계보를 잇는 순간이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런데 또 눈에 띄었던 게 허리에 철심을 박고 부상을 딛고 날아올랐다, 이런 표현이 눈에 띄었는데 신재환 선수도 부상 경험이 있나 봐요?
[기자]
맞습니다. 사실 체조 선수들이 높은 곳에서 착지를 하다 보니까 허리 부상, 관절 이런 데, 햄스트링 아주 부상을 달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신재환 선수가 고등학교 때 체조 하면서 다쳐가지고 허리디스크 수술을 했어요.
디스크가 파열됐다고 하는데 당시 의사가 선수생활은 더 이상 힘들다고 얘기를 했는데 허리에 철심을 박고 재활 훈련을 하면서 은사님의 도움으로 재활에 성공했다고 해요. 지금도 그런 트라우마가 남아 있고 실제 경기를 할 때 혹시 부상이 재발하지 않을까라는 이런 두려움들이 항상 신재환 선수의 경기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들인데 마인드컨트롤을 굉장히 잘하면서 어제 경기에서 슬기롭게 이런 부분들을 극복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말씀드린 것처럼 체조선수들이 부상을 아예 달고 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앞서 봤던 미국의 시몬 바일스 선수, 여자 기계체조 선수도 결국은 심리적인 불안감, 두려움 이런 부분에서 이거 했을 때 위험한 동작을 했을 때 부상이 다시 재발하지 않을까 이런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이번 대회 기권을 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신재환 선수의 어제 금메달이 더욱더 값진 이유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도전 자체가 기적이었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 금메달 비결이 뭐냐고 그랬더니 학선이 형 덕분이에요, 이랬다고 해요.
[기자]
사실 신재환 선수가 11살에 체조를 시작했고요. 중학교 때 양학선 선수가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을 땄다고 하는데 이때부터 소위 요새 말로 입덕이라고 하죠. 진짜 팬이 되는. 양학선 선수의 이른바 팬이 되면서 양학선 선수의 모든 걸 따라했다고 해요.
정말 일거수일투족까지 다 따라했다고 하는데. 공교롭게도 양학선 선수, 신재환 선수의 롤모델인 양학선 선수는 예선에서 9위를 차지하면서 탈락을 했어요.
그런데 양학선 선수 역시 아까 방금 말씀드린 부상 트라우마, 이 부분을 극복하지 못했고. 인터뷰에서 부상 트라우마에 내가 결국 졌다, 이런 이야기를 했거든요.
그런 만큼 어떻게 보면 신재환 선수에게는 롤모델 같은 그런 선수였는데. 신재환 선수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고 해요, 기자들이. 도대체 우리나라는 왜 이렇게 도마에서 유독 잘하냐라고 물었더니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해요.
본인의 개인적인 생각인데 양학선 선수가 금메달을 따면서 자신감이 붙었다고 해요. 그러니까 예전에는 도마는 소위 러시아나 도마 강국들이 잘하고 우리는 거기까지는 미치지 못할 거야라는 이런 막연한 생각들이 있었는데 양학선 선수의 금메달을 보면서 우리도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예전에 우리가 한 70% 정도였다면 양학선의 금메달을 보고 우리가 한 95% 정도까지 올라섰다,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해요. 그러니까 양학선 선수가 준 동기부여 자체가 우리 선수들에게는 굉장히 큰 힘이 됐다고 할 수 있는 거죠.
[앵커]
양학선 선수는 스승의 존재다, 이렇게 얘기를 했다던데 그런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이런 가운데 야구는 대승을 했습니다. 이스라엘에 11:1, 7회 콜드게임으로 이겼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 제가 소식을 전해 드리면서 초반 우리가 선제점이 중요하고 그동안 사실 타선의 집중력이 조금 아쉽다고 했는데 어제 이 아쉬움을 말끔하게 해소했어요.
[앵커]
어제 우리 그런 얘기를 한 게 민망해졌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동안에는 사실 팬들이 약간 답답하다, 고구마 먹은 것처럼 답답하다. 그래서 고구마타선이라고 불렀는데 어제는 시원하게 아주 사이다타선이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초반부터 승기를 잡으면서 7회 콜드게임승을 거뒀고 이제 내일 드디어 우리가 준결승에 진출해서 일본과 빅매치가 성사됐습니다.
사실 축구나 야구에서 한일전이 성사되기를 기대했었는데 축구는 아쉽게 불발이 됐고 야구에서 한일전이 빅매치가 성사됐는데 내일 우리가 일본을 이기면 바로 결승으로 직행하고요.
져도 탈락은 아닙니다. 우리가 내일 일본에 패해도 다시 결승에 갈 기회는 아직까지 남아 있고요. 목표인 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가장 최대 위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고.
우리가 지금 통산 전적을 살펴봤더니 우리가 프로선수가 참가한 기준에서는 일본에 19승 17패, 그래서 아직까지는 우세한데요. 이번 대회는 조금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그 소식은 다음 질문에서 제가 소개를 해 드리겠습니다.
[앵커]
무조건 이겨서 가야 될 것 같은데 이번 경기들을 보면서 눈에 띄는 선수들 많지만 저는 오지환 선수가 굉장히 눈에 띄더라고요. 김경문 감독이 오지환이 이번에 일낼 거다, 이런 이야기를 했었는데 진짜 일을 내고 있어요.
[기자]
역시 명장의 선수를 보는 눈이 아주 탁월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드는데. 저희가 앞서 한번 소개해 드렸듯이 오지환 선수가 사실 아시안게임 선수 선발 때 좀 논란이 있지 않았습니까?
특혜 논란이 있었는데 이번에 이런 마음 고생을 떨쳐버리는 아주 멋진 활약을 보여줬고 그런 만큼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의지가 굉장히 강했다고 해요. 그런 부분들이 좋은 활약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이 드는데요.
사실 올림픽 앞두고 있는 평가전에서 오지환 선수가 상대선수의 스파이크에 턱을 맞으면서 턱에 한 5cm 정도가 찢어졌어요.
그래서 올림픽에 출전을 못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치료를 받고 올림픽 출전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고 어제 이스라엘전에 초반 홈런이 큰 도움이 됐고 이스라엘전만 두 경기 연속 홈런이 됐었죠. 어제 경기만 3타수 1안타, 홈런포 2타점을 기록했는데 특히 수비에서 너무 좋은 활약을 펼쳤어요.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굉장히 어려운 수비를 너무도 쉽게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서 우리 대표팀의 든든한 지원이 됐고요.
또 한 명의 선수를 저는 꼽고 싶은 게 박해민 선수예요. 박해민 선수 역시 오지환 선수와 똑같이 아시안게임 때 병역 특혜 이른바 선발 논란이 있던 선수였는데 이번 대회 어제 경기만 2타수 2안타 볼넷 3개, 2타점이고요.
이번 대회 4경기에서 타율이 무려 4할 2푼 9리, 볼넷 5개, 3타점. 타율 2위, 볼넷 1위인데 두 선수의 능력이 대단한 것 같고요. 역시 프로는 실력으로 말해야 된다는 건 단적으로 보여주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에 야구 경기 보면서 이 대진표가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일본의 유리한 방식이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는 경기도 있고요.
[기자]
저희 선임기자 선배께 몇 번을 물어봤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냐, 이해가 잘 안 된다. 그리고 지금 현재 SSG랜더스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부회장도 너무 어렵다고 인스타에 올려서 화제가 됐었는데.
[앵커]
그래픽을 좀 보여주시죠. 이게 저희가 그래픽으로 그려놓고도 잘 이해가 안 가요.
[기자]
사실 그래픽을 보셔도 잘 이해는 안 되실 거예요. 일단 기본적인 개념을 이해하셔야 되는 게 참가국이 6개국이고요.
6개국이다 보니까 한 번 져를 탈락하는 우리가 아는 싱글 일리미레이션, 일반적인 토너먼트 방식은 조금 불합리하다는 취지에서 이런 방식이 된 건데 쉽게 말씀드리면 2연패, 그러니까 두 경기 연속 지지 않으면 일단 탈락하지 않는 구조라고 생각하시면 되고요.
예를 들어 오늘 지고 다음 경기에 이기고 그다음 경기 또 지면 아직까지는 생존의 방법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지금 보시는 것처럼 우리가 일본하고 4강에서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여기에서 바로 이기면 결승으로 가는데 지면 우리가 다시 기회를 얻게 돼요.
그래서 보시면 저기에서 지금 같은 선상에 있는 한국 또는 일본 중 패자가 올라오고 미국이 있지 않습니까? 미국이 올라오게 된다면 여기서 다시 한 번 패자부활전을 해서 결승에 갈 수 있게 되는 거죠.
이렇게 된다면 일본과 한국 중에 진 팀이 다시 패자부활전으로 가서 결승에서 일본과 한국이 만날 수 있는 경우의 수도 발생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에요. 이게 이번 대회의 IOC에서 야구 선수 총원을 제한했어요.
이렇게 되면서 팀 수가 8개팀에서 6개팀으로 줄었고. 이러다 보니까 조금은 기회를 한 번 더 줘야 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이고. 일각에서는 일본이 우승을 위한 꼼수 아니냐라고 하는데.
사실 반대로 생각하면 우리에게도 그만큼 다시 패자부활전을 통해 부활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일본에게만 좋은 꼼수라고 하기는 조금은 어려워 보입니다.
[앵커]
간략하게 이 얘기를 하고 마무리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어쨌든 우리에게 경우의 수는 없습니다. 내일 이겨서 가면 제일 좋은 거잖아요.
그런데 이게 일본에서 열리다 보니까 아무래도 유리하게 하지 않을까, 이렇게 걱정하는 분도 있고요.
[기자]
맞습니다. 올림픽에서 우리가 일본에게 진 적은 없어요.
차이점은 우리는 그때는 소위 말하는 최상, 최고의 멤버들이 모였고 이번에는 류현진, 김하성, 김광현 이런 에이스들이 없는 상황인데 우리가 일본전에 강했던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좌완 에이스 류현진, 김광현 같은 이른바 좌완 킬러들이 있었는데 이번 대회 이 부분이 지금 없고.
사실 각국 일본의 국내 리그, 우리의 국내 리그의 에이스들이 모이긴 했습니다마는 투수진에서는 우리가 절대적으로 열세입니다. 단적인 예로 지금 내일 준결승에 일본 대표팀의 선발투수로 예상되는 선수의 직구 최고구속이 거의 160km이고요.
변화구 최고구속이 한 148km, 우리 선수들의 직구 최고 구속과 거의 같은 수준이에요. 그만큼 위협적인 투수인데 다만 우리가 항상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야구로 따지면 항상 야구에서는 일본에 뒤졌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믿는 게 하나 있죠. 바로 기세. 이런 기세 부분에서는 굉장히 우리가 앞선다고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초반 우리 선수들, 박해민, 오지환 같은 발빠른 선수들이 일본의 마운드를 흔든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드디어 성사된 한일전, 또 내일이 결전의 날이군요.
지금까지 스포츠부 김재형 기자였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김재형 (sunkim@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 출연 : 김재형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도쿄 올림픽 이제 반환점을 돌았습니다. 우리 선수들의 활약 소식이 연일 이어지고 있는데요.
스포츠부 김재형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반가운 소식부터 알아보죠. 남자체조 9년 만의 금메달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팀 선배인 양학선 선수의 이름값에 밀리면서 조금 관심을 덜 받은 선수가 아닌가 개인적으로 생각이 드는데 어제 보신 것처럼 신재환 선수가 남자 도마에서 양학선 선수 이후 9년 만에 금메달을 차지했습니다.
과정이 너무 극적이었는데. 러시아위원회 선수와 동률을 이뤘고 타이브레이크규정으로 금메달을 차지했었는데 어제 잠깐 국내 기사에 혼선이 있었어요.
두 선수가 동률일 경우 금메달을 어떻게 결정하느냐 방식을 두고 난도가 높은 선수가 금메달을 받는 것이다와 또 1, 2차 시기 중에 더 높은 점수의 선수가 금메달을 받는 것이라는 게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1, 2차 시기에 더 높은 점수를 받은 선수가 금메달을 받는 게 맞고. 어제 신재환 선수 역시 그랬습니다.
두 선수 모두 2차 시기에 더 높은 점수를 받았는데 신재환 선수가 2차 시기 점수가 14.833. 러시아위원회 선수가 14.800. 결과적으로 불과 0.033점 차이로 신재환 선수가 이긴 거죠.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가야 되는 가야 되는 굉장히 아주 간발의 차이였는데요.
1차 시기에 지금 보신 것처럼 신재환 선수가 난도 6.0의 요네쿠라 기술을 선보였는데 착지가 사실 살짝 불안했어요. 그런데 2차 시기가 우리가 잘 아는 여2 기술, 여홍철 교수의 기술이었죠. 여2 기술을 썼는데 난도는 조금 낮았지만 착지가 거의 완벽했기 때문에 2차 시기 점수가 높으면서 금메달을 차지하게 됐는데. 재미있는 게 어제 신재환 선수가 경기 끝나고 인터뷰를 하면서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1차 시기, 난도가 더 높았던 1차 시기를 할 때 도마에 손을 딱 짚는 순간 선수들은 안대요. 이게 잘될 것이다, 안 될 것이다.
[앵커]
감이 오는군요.
[기자]
딱 짚는 순간 이거 안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착지를 어떻게든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앵커]
그 짧은 순간에 그걸 다 생각한 거예요?
[기자]
맞습니다. 사실 저희 같으면 상상할 수도 없는 짧은 순간인데.
[앵커]
눈 깜짝할 사이인데.
[기자]
도마가 시작부터 끝까지 4초 정도에 다 끝나 거든요. 그런데 그 짧은 순간에 도마를 짚으면서 뭔가 불안했고 안 되겠다, 착지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만큼 착지가 좀 불안하기는 했지만 큰 실수는 아니었기 때문에 거기서 어떻게 보면 마이너스 점수를 최대한 줄인 게 어제 금메달의 원동력이 아닌가 생각이 들고요.
우리가 양학선 선수 이후 9년 만에 금메달이고 올림픽 역사상으로는 체조종목 두 번째 금메달 의미가 있고요. 여홍철 은메달, 양학선 금메달 그리고 신재환 선수까지 금메달. 이른바 도마황제의 계보를 잇는 순간이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런데 또 눈에 띄었던 게 허리에 철심을 박고 부상을 딛고 날아올랐다, 이런 표현이 눈에 띄었는데 신재환 선수도 부상 경험이 있나 봐요?
[기자]
맞습니다. 사실 체조 선수들이 높은 곳에서 착지를 하다 보니까 허리 부상, 관절 이런 데, 햄스트링 아주 부상을 달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신재환 선수가 고등학교 때 체조 하면서 다쳐가지고 허리디스크 수술을 했어요.
디스크가 파열됐다고 하는데 당시 의사가 선수생활은 더 이상 힘들다고 얘기를 했는데 허리에 철심을 박고 재활 훈련을 하면서 은사님의 도움으로 재활에 성공했다고 해요. 지금도 그런 트라우마가 남아 있고 실제 경기를 할 때 혹시 부상이 재발하지 않을까라는 이런 두려움들이 항상 신재환 선수의 경기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들인데 마인드컨트롤을 굉장히 잘하면서 어제 경기에서 슬기롭게 이런 부분들을 극복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말씀드린 것처럼 체조선수들이 부상을 아예 달고 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앞서 봤던 미국의 시몬 바일스 선수, 여자 기계체조 선수도 결국은 심리적인 불안감, 두려움 이런 부분에서 이거 했을 때 위험한 동작을 했을 때 부상이 다시 재발하지 않을까 이런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이번 대회 기권을 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신재환 선수의 어제 금메달이 더욱더 값진 이유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도전 자체가 기적이었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 금메달 비결이 뭐냐고 그랬더니 학선이 형 덕분이에요, 이랬다고 해요.
[기자]
사실 신재환 선수가 11살에 체조를 시작했고요. 중학교 때 양학선 선수가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을 땄다고 하는데 이때부터 소위 요새 말로 입덕이라고 하죠. 진짜 팬이 되는. 양학선 선수의 이른바 팬이 되면서 양학선 선수의 모든 걸 따라했다고 해요.
정말 일거수일투족까지 다 따라했다고 하는데. 공교롭게도 양학선 선수, 신재환 선수의 롤모델인 양학선 선수는 예선에서 9위를 차지하면서 탈락을 했어요.
그런데 양학선 선수 역시 아까 방금 말씀드린 부상 트라우마, 이 부분을 극복하지 못했고. 인터뷰에서 부상 트라우마에 내가 결국 졌다, 이런 이야기를 했거든요.
그런 만큼 어떻게 보면 신재환 선수에게는 롤모델 같은 그런 선수였는데. 신재환 선수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고 해요, 기자들이. 도대체 우리나라는 왜 이렇게 도마에서 유독 잘하냐라고 물었더니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해요.
본인의 개인적인 생각인데 양학선 선수가 금메달을 따면서 자신감이 붙었다고 해요. 그러니까 예전에는 도마는 소위 러시아나 도마 강국들이 잘하고 우리는 거기까지는 미치지 못할 거야라는 이런 막연한 생각들이 있었는데 양학선 선수의 금메달을 보면서 우리도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예전에 우리가 한 70% 정도였다면 양학선의 금메달을 보고 우리가 한 95% 정도까지 올라섰다,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해요. 그러니까 양학선 선수가 준 동기부여 자체가 우리 선수들에게는 굉장히 큰 힘이 됐다고 할 수 있는 거죠.
[앵커]
양학선 선수는 스승의 존재다, 이렇게 얘기를 했다던데 그런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이런 가운데 야구는 대승을 했습니다. 이스라엘에 11:1, 7회 콜드게임으로 이겼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 제가 소식을 전해 드리면서 초반 우리가 선제점이 중요하고 그동안 사실 타선의 집중력이 조금 아쉽다고 했는데 어제 이 아쉬움을 말끔하게 해소했어요.
[앵커]
어제 우리 그런 얘기를 한 게 민망해졌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동안에는 사실 팬들이 약간 답답하다, 고구마 먹은 것처럼 답답하다. 그래서 고구마타선이라고 불렀는데 어제는 시원하게 아주 사이다타선이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초반부터 승기를 잡으면서 7회 콜드게임승을 거뒀고 이제 내일 드디어 우리가 준결승에 진출해서 일본과 빅매치가 성사됐습니다.
사실 축구나 야구에서 한일전이 성사되기를 기대했었는데 축구는 아쉽게 불발이 됐고 야구에서 한일전이 빅매치가 성사됐는데 내일 우리가 일본을 이기면 바로 결승으로 직행하고요.
져도 탈락은 아닙니다. 우리가 내일 일본에 패해도 다시 결승에 갈 기회는 아직까지 남아 있고요. 목표인 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가장 최대 위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고.
우리가 지금 통산 전적을 살펴봤더니 우리가 프로선수가 참가한 기준에서는 일본에 19승 17패, 그래서 아직까지는 우세한데요. 이번 대회는 조금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그 소식은 다음 질문에서 제가 소개를 해 드리겠습니다.
[앵커]
무조건 이겨서 가야 될 것 같은데 이번 경기들을 보면서 눈에 띄는 선수들 많지만 저는 오지환 선수가 굉장히 눈에 띄더라고요. 김경문 감독이 오지환이 이번에 일낼 거다, 이런 이야기를 했었는데 진짜 일을 내고 있어요.
[기자]
역시 명장의 선수를 보는 눈이 아주 탁월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드는데. 저희가 앞서 한번 소개해 드렸듯이 오지환 선수가 사실 아시안게임 선수 선발 때 좀 논란이 있지 않았습니까?
특혜 논란이 있었는데 이번에 이런 마음 고생을 떨쳐버리는 아주 멋진 활약을 보여줬고 그런 만큼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의지가 굉장히 강했다고 해요. 그런 부분들이 좋은 활약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이 드는데요.
사실 올림픽 앞두고 있는 평가전에서 오지환 선수가 상대선수의 스파이크에 턱을 맞으면서 턱에 한 5cm 정도가 찢어졌어요.
그래서 올림픽에 출전을 못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치료를 받고 올림픽 출전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고 어제 이스라엘전에 초반 홈런이 큰 도움이 됐고 이스라엘전만 두 경기 연속 홈런이 됐었죠. 어제 경기만 3타수 1안타, 홈런포 2타점을 기록했는데 특히 수비에서 너무 좋은 활약을 펼쳤어요.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굉장히 어려운 수비를 너무도 쉽게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서 우리 대표팀의 든든한 지원이 됐고요.
또 한 명의 선수를 저는 꼽고 싶은 게 박해민 선수예요. 박해민 선수 역시 오지환 선수와 똑같이 아시안게임 때 병역 특혜 이른바 선발 논란이 있던 선수였는데 이번 대회 어제 경기만 2타수 2안타 볼넷 3개, 2타점이고요.
이번 대회 4경기에서 타율이 무려 4할 2푼 9리, 볼넷 5개, 3타점. 타율 2위, 볼넷 1위인데 두 선수의 능력이 대단한 것 같고요. 역시 프로는 실력으로 말해야 된다는 건 단적으로 보여주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에 야구 경기 보면서 이 대진표가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일본의 유리한 방식이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는 경기도 있고요.
[기자]
저희 선임기자 선배께 몇 번을 물어봤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냐, 이해가 잘 안 된다. 그리고 지금 현재 SSG랜더스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부회장도 너무 어렵다고 인스타에 올려서 화제가 됐었는데.
[앵커]
그래픽을 좀 보여주시죠. 이게 저희가 그래픽으로 그려놓고도 잘 이해가 안 가요.
[기자]
사실 그래픽을 보셔도 잘 이해는 안 되실 거예요. 일단 기본적인 개념을 이해하셔야 되는 게 참가국이 6개국이고요.
6개국이다 보니까 한 번 져를 탈락하는 우리가 아는 싱글 일리미레이션, 일반적인 토너먼트 방식은 조금 불합리하다는 취지에서 이런 방식이 된 건데 쉽게 말씀드리면 2연패, 그러니까 두 경기 연속 지지 않으면 일단 탈락하지 않는 구조라고 생각하시면 되고요.
예를 들어 오늘 지고 다음 경기에 이기고 그다음 경기 또 지면 아직까지는 생존의 방법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지금 보시는 것처럼 우리가 일본하고 4강에서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여기에서 바로 이기면 결승으로 가는데 지면 우리가 다시 기회를 얻게 돼요.
그래서 보시면 저기에서 지금 같은 선상에 있는 한국 또는 일본 중 패자가 올라오고 미국이 있지 않습니까? 미국이 올라오게 된다면 여기서 다시 한 번 패자부활전을 해서 결승에 갈 수 있게 되는 거죠.
이렇게 된다면 일본과 한국 중에 진 팀이 다시 패자부활전으로 가서 결승에서 일본과 한국이 만날 수 있는 경우의 수도 발생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에요. 이게 이번 대회의 IOC에서 야구 선수 총원을 제한했어요.
이렇게 되면서 팀 수가 8개팀에서 6개팀으로 줄었고. 이러다 보니까 조금은 기회를 한 번 더 줘야 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이고. 일각에서는 일본이 우승을 위한 꼼수 아니냐라고 하는데.
사실 반대로 생각하면 우리에게도 그만큼 다시 패자부활전을 통해 부활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일본에게만 좋은 꼼수라고 하기는 조금은 어려워 보입니다.
[앵커]
간략하게 이 얘기를 하고 마무리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어쨌든 우리에게 경우의 수는 없습니다. 내일 이겨서 가면 제일 좋은 거잖아요.
그런데 이게 일본에서 열리다 보니까 아무래도 유리하게 하지 않을까, 이렇게 걱정하는 분도 있고요.
[기자]
맞습니다. 올림픽에서 우리가 일본에게 진 적은 없어요.
차이점은 우리는 그때는 소위 말하는 최상, 최고의 멤버들이 모였고 이번에는 류현진, 김하성, 김광현 이런 에이스들이 없는 상황인데 우리가 일본전에 강했던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좌완 에이스 류현진, 김광현 같은 이른바 좌완 킬러들이 있었는데 이번 대회 이 부분이 지금 없고.
사실 각국 일본의 국내 리그, 우리의 국내 리그의 에이스들이 모이긴 했습니다마는 투수진에서는 우리가 절대적으로 열세입니다. 단적인 예로 지금 내일 준결승에 일본 대표팀의 선발투수로 예상되는 선수의 직구 최고구속이 거의 160km이고요.
변화구 최고구속이 한 148km, 우리 선수들의 직구 최고 구속과 거의 같은 수준이에요. 그만큼 위협적인 투수인데 다만 우리가 항상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야구로 따지면 항상 야구에서는 일본에 뒤졌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믿는 게 하나 있죠. 바로 기세. 이런 기세 부분에서는 굉장히 우리가 앞선다고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초반 우리 선수들, 박해민, 오지환 같은 발빠른 선수들이 일본의 마운드를 흔든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드디어 성사된 한일전, 또 내일이 결전의 날이군요.
지금까지 스포츠부 김재형 기자였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김재형 (sunkim@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