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큐] 막바지 향하는 올림픽..."모든 선수에 격려·응원 필요"

[뉴스큐] 막바지 향하는 올림픽..."모든 선수에 격려·응원 필요"

2021.08.06. 오후 4:41.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 진행 : 오동건 앵커, 강려원 앵커
■ 출연 : 한덕현 / 중앙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세상에 없던 올림픽. 2020 도쿄 올림픽이벌써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습니다. 이번 올림픽은 전례 없던 코로나19 유행 속에서 사상 초유의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고 있는데요.선수들은 예년 올림픽처럼 그동안 쌓아 올린 실력을 겨루는 데만 집중하고 있습니다만 숨겨진 심리 상태는 예년 올림픽과는 다르다고 합니다.

프로 스포츠 선수 심리 상담 전문가인 한덕현 중앙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시죠?

[한덕현]
안녕하십니까?

[앵커]
안녕하십니까. 일단 운동선수들 상당히 많이 만나보셨다고 들었습니다.

[한덕현]
맞습니다.

[앵커]
어떤 분야의 선수들을 주로 만나셨는지요?

[한덕현]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배드민턴, 빙상. 이렇게 해서 모든 분야 선수는 다 만나봤습니다.

[앵커]
보통 심리상담을 해 주시는 거죠?

[한덕현]
네, 맞습니다.

[앵커]
일단 올림픽 상황을 살펴보면 이번 올림픽은 어쩔 수 없는 특징이기는 합니다마는 무관중으로 치러졌습니다. 이 무관중이 선수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 같은데 좋은 영향을 미칠까요? 나쁜 영향을 미칠까요?

[한덕현]
두 가지 다 있다고 보는데요. 일단 관중이 주는 부담감에서 헤어날 수 있는 장점들이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우리나라 같은 경우 젊은 선수들이 많은 활약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것도 사실은 관중에 주는 압박에서 조금 자유로운 상태가 우리나라 젊은 선수들이 자기의 기량에 집중할 수 있는 최고 장점이 될 수 있고요.

다만 반면에 조금 관중들의 응원이나 그다음에 관중들의 상태를 이용할 수 있는 노련한 선수들한테 있어서는 관중이 없는 게 오히려 좀 부담 아니면 자기한테 불리한 점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경험이 많은 선수에게는 이렇게 무관중인 게 도움이 되지 않았을 수 있고 경험이 없는 젊은 선수들에게는 도움이 됐을 수 있다라는 말씀이신가요?

[한덕현]
네, 맞습니다.

[앵커]
그리고 이번 올림픽에서 미국 여자 체조 스타죠. 시몬 바일스 선수, 갑자기 기권 선언을 해서 상당히 놀라움을 줬습니다. 그런데 SNS에 세상의 무게를 어깨에 짊어진 기분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거든요. 올림픽이 그만큼 무겁다는 얘기 아니겠습니까?

[한덕현]
맞습니다. 특히 다른 경기보다도 올림픽은 굉장히 상징적이고 그 결과가 나타내는 바가 선수뿐만 아니라 관중들한테도 굉장히 큰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결과가 주는 압박감은 선수한테는 상당히 클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런데 저는 이번 바일스 선수에 대한 사건, 혹은 일을 저는 부정적인 것보다는 상당히 긍정적인 쪽으로 보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더 이상 올림픽이 성적이나 아니면 기량 향상에만 집중을 하는 것들이 아니라 선수가 1명의 사람으로서 자기가 노력하고 거기에 대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그 과정에 집중하고 그 결과보다는 과정과 노력에 찬사를 보내는 그런 쪽의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고 저는 생각이 됩니다.

[앵커]
그래서 전 세계에서 용기 있는 고백에 응원과 지지를 보냈잖아요. 이런 응원과 지지도 달라진 문화라고 볼 수 있겠습니까?

[한덕현]
맞습니다. 올림픽에 대한 관심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사실 세계 각국에서도 성적에 계속 몰입이 돼 있다가 과정 그리고 이벤트 그리고 이제는 선수 개개인의 복지까지 발전하는 굉장히 발전된 방향으로 가고 있어서 굉장히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저는 생각이 됩니다.

[앵커]
임하는 선수나 보는 사람들이나 이 경기들을 보면서 즐기는 것 같다라는 말씀이셨던 것 같은데 사실 바일스 선수, 마지막 평균대에는 도전을 했고 동메달을 따고 이 메달이 어느 메달보다 소중하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거든요. 앞서서 포기를 했지만 응원과 지지를 받은 것이 심리적인 안정이 됐겠습니까?

[한덕현]
바일스 선수가 결국 부담을 가진 건 운동 그 자체, 현재 지금에 집중하기보다는 내가 금메달을 따야지. 금메달을 못 따면 어떡하지? 좋은 결과를 못 받으면 어떡하지? 그게 그 결과에 가 있기 때문에 그게 괴로웠던 것인데요. 그래서 그 괴로움 때문에 경기를 포기하고 마음을 다잡고 다시 평균대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건 정말 그 경기 자체에 집중하면서 자기가 연습하고 훈련했던 것들을 남들한테 보여줄 수 있는 운동 선수 본연의 자세로 돌아와서 자기가 퍼포먼스를 보여줬고 그것으로 결과를 얻었기 때문에 그 어떤 경기보다도 굉장히 의미 있고 자기한테는 즐거운 경기로 생각이 됩니다.

[앵커]
울림이 컸던 바일스 선수의 행보였고 마지막까지 결실을 맺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올림픽에서 우리 양궁 경기에서 선수들의 심박수가 상당히 화제가 됐습니다. 상당히 평정심을 잘 유지하고 있더라고요. 선수들마다 비법이 있습니까? 어떻습니까?

[한덕현]
선수들마다 자기가 집중하거나 불안을 조절하는 데 있어서 비법들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수영에서 박태환 선수가 했던 수영 시합 전에 음악을 듣는다든지 아니면 자기만의 집중할 수 있는 단어를 만든다든지 아니면 운동하기 전에 루틴이라든지 이런 자기만의 방법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앵커]
안산 선수도 보니까 루틴 카드라고 하는 걸 가지고 있더라고요. 이런 것들은 보통 올림픽 출전할 때 상담을 하는 사람들이나 이런 사람들로부터 같이 만드는 겁니까?

[한덕현]
상담사들과 같이 키워드, 핵심 단어들을 뽑아내서 만들기도 하고요. 상담사가 없더라도 정말 올림픽에서 좋은 선수들은 자기가 그냥 알아서 그렇게 하는 선수들도 있었습니다.

[앵커]
이런 비법들이 결국에는 그런 중압감을 이겨내는 데, 평정심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라는 말씀이셨는데 오늘 우리 여자 배구대표팀 준결승전을 치릅니다. 워낙 5세트까지 접전 끝에 이겨서 올라왔는데 지금 배구 선수들의 심리 상태 어떨까요?

[한덕현]
물론 떨리겠죠. 그리고 그게 브라질하고 이미 한 번 했는데 거기서 결과가 저희가 지는 경기였기 때문에 선수들이 부담을 갖고 할 수 있겠지만 저는 그 전에 김연경 선수를 비롯한 우리 배구 선수들이 보인 집중력은 정말 경기 자체를 즐기면서 경기를 내가 어떻게 해갈지에 대한 자기 하나하나의 임무, 정체성을 뚜렷이 알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저는 그야말로 오늘 우리 선수들이 경기를 즐길 것 같습니다,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앵커]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즐기는 것 같다. 그런데 사실 교수님, 위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더 떨리는 게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한덕현]
맞습니다. 위로 올라갈수록 떨리는 선수가 있고요. 위로 올라갈수록 경기를 즐기는 선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두 선수의 가장 큰 차이점은 뭐냐 하면 내가 올라갈수록 잘해야지 하는 선수는 떨리고요. 내가 잘하니까 올라왔어라고 하는 선수는 경기를 즐깁니다.

그 얘기는 뭐냐 하면 결국 내가 솔직하게 내가 가지고 있는 실력을 그대로 보여준다라고 생각하는 선수는 결국은 부담 없이 경기를 즐기는 거고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내 실력보다는 훨씬 더 잘해야 된다라는 부담감 속에 스스로를 밀어넣는 선수는 경기를 못하게 되는 거죠.

[앵커]
그런데 이런저런 선수든 간에 배구 선수들 보면 원팀이라는 말이 상당히 뼈저리게 느껴질 정도로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볼 수가 있거든요. 목청 높여서 서로 다독이고 이런 것들이 떨리는 선수들의 마음마저 잡을 수 있겠습니까?

[한덕현]
단체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힘들고 어려울 때 쳐다볼 수 있는 존재가 있느냐 없느냐가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는데요. 우리 배구팀에는 그 누구나 알고 있는, 한 명의 쳐다볼 수 있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팀에다 주는 영향력은 굉장히 큰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젊은 선수들 이번에 활약을 많이 했고 주목도 많이 받았잖아요. 그런데 이게 최근 젊은 선수들 보면 참 즐기는 것 같다라는 얘기들이 많이 나오는데 이게 요즘 젊은이들의 트렌드일까요? 아니면 무관중, 앞서서 말씀하신 그 무관중의 영향 때문일까요?

[한덕현]
저는 트렌드의 영향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누구의 눈치를 보거나 미래에 대해서 걱정하는 것보다는 지금 여기서 내가 한 만큼 해보고 안 되면 또다시 준비를 해 보고 잘 되면 그걸 이겨나가는 그런, 소위 말해서 MZ세대에서 보일 수 있는 특징들이 이번 올림픽 경기에서도, 특히 우리나라 경기에서 굉장히 많이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실제로 MZ세대 선수들뿐만 아니라 MZ세대의 젊은이들이 그런 특징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까?

[한덕현]
맞습니다. 스포츠 분야에서뿐만 아니라 학업이라든지 대표적으로 아이돌, 가수 이런 분들한테서도 그런 특징들은 굉장히 많이 보입니다. 그러니까 내 걸 보여주고 내가 있는 그대로 평가 받고 그 평가의 피드백에 따라서 내가 변해 가는 이런 모습들을 많이 보여줍니다.

[앵커]
그런 모습들을 또 보는 사람들도 즐거움을 느끼게 해 줬던 것 같습니다. 사실 최근에는 메달 수라든가 순위라든가 이런 것들에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이 연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추세 아닙니까?

[한덕현]
맞습니다. 그 추세는 사실 기억하시겠지만 2018년도 우리나라 평창에서 열린 올림픽의 최고의 스타는 사실 금메달을 몇 개 딴 선수라기보다는 영미 선수였잖아요. 그것만으로도 각자의 개성 그리고 자기가 가지고 있는 운동에 대한 흥미, 집중력 이런 것들을 더 국민들이 즐길 줄 아는 그런 사회가 된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사실 메달을 딴 선수들도 그렇지만 땀 흘린 선수들이 원하는 성적을 거두지 못했을 때는 정신적인 충격도 클 것 같거든요. 4년을 준비하니까요.

[한덕현]
맞습니다. 실제로 올림픽에 갈 때 금메달을 딸 거야라고 예측된 선수 중에 금메달 따는 게 제일 어렵거든요. 왜냐하면 그 선수는 운동을 하는 목표가 오직 금메달이기 때문에 그런데 그 선수들한테 제가 맨날 얘기해 주는 게 잘하면 금메달은 따라오는 것이고 금메달을 따기 위해서 운동을 하게 되면 이번 올림픽이나 이번 경기만으로 이게 끝이 나기 때문에 운동은 계속되는 것이고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더라도 내가 선수든 아니면 응원하는 사람이든 코치로 가든 간에 그 운동 자체를 즐기는 게 중요하다고 계속 이야기를 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사실 마음먹은 대로 생각이 간다면 좋겠지만 그렇게 안 되는 경우도 많아서 올림픽을 향해서 열심히 달려온 선수들에게 심리적인 지원 같은 것들도 필요할 것 같거든요. 어떤 지원이 필요할까요?

[한덕현]
일단은 아무리 성적이 중요하지 않다라고 얘기를 해도 결국은 경기이고 경쟁이기 때문에 선수들이 자기가 원하던 성적이 나지 않고 승패에서 패배한 선수들한테 대한 따뜻한 지지적인 심리적인 지지가 필요할 것 같고요. 그리고 그다음을 준비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 그리고 그 구체적인 계획이 지금 상처받은 것들을 어떻게 위로해 줄 수 있느냐에 대한 현실적인 훈련, 추후 대책들이 선수들한테 주어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사실 극도의 긴장감이 감도는 승부의 현장에서 느끼는 선수들의 감정을 보면서 우리도 힘을 얻기도 하고 같이 응원의 박수를 보내기도 하고 이러는 것 아니겠습니까? 승패와 상관없이 모든 선수들이 잘했고 그런 격려와 응원이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한덕현]
감사합니다.

YTN 이종훈 (leejh0920@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