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같은' 16강 쾌거에도 '다른' 미래 우려 이유는?

한일 '같은' 16강 쾌거에도 '다른' 미래 우려 이유는?

2022.12.10. 오후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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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현웅 앵커
■ 출연 : 박찬하 축구 해설위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와이드]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우리 시간으로 오늘부터 8강전이 시작됐습니다. 우승후보 브라질이 패배하는 등 이번 카타르 월드컵은 그야말로 이변이 속출하고 있는데요. 강호들을 꺾고 16강에 진출하며 아시아 축구에 대한 재평가를 가져온 우리나라와 일본 역시 그 이변의 주인공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4년 준비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요. 박찬하 축구 해설 위원과 함께 원정 8강을 위한 한국 축구 과제 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오늘부터 8강 경기가 시작됐습니다. 우리 축구대표팀 너무나 잘했기 때문에 조금은 편한 마음으로 다들 보셨을 것 같은데 두 경기가 모두 다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정말 멋진 경기들이 펼쳐졌는데 잠깐 짚어보고 가죠. 우승후보 브라질의 탈락 예상하셨습니까?

[박찬하]
예상 못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YTN에 나와서도 계속해서 브라질이 강력한 우승 후보라고 얘기를 했거든요. 이번 예측은 보기 좋게 틀렸습니다. 브라질이 연장에서 먼저 골을 터뜨리면서 기선을 제압했죠. 답답한 경기가 됐던 것은 사실입니다마는 그래도 먼저 포문을 연 쪽은 브라질이었거든요.

월드컵 역사상 연장에서 먼저 골을 터뜨리고 패한 팀이 없었어요. 브라질이 그 역사의 주인공이 됐고요. 크로아티아를 또 칭찬을 해야 되는 것은 먼저 실점을 했지만 연장 후반에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리고 이 경기를 승부차기까지 끌고 갔습니다.

크로아티아는 16강에서도 승부차기까지 가는 어려운 경기를 했고 또 승부차기가 이어졌거든요. 지난 월드컵을 생각해보면 크로아티아가 3연속 연장을 가는 어려운 경기 끝에 또 결승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잖아요. 크로아티아의 놀라움이 다시 한 번 증명되고 있는 월드컵입니다.

[앵커]
정말 크로아티아의 저력이 느껴지는 순간이었고 그런가 하면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 두 골을 넣고도 두 골을 따라잡히면서 또 승부차기를 갔어요. 정말 극적인 동점이 됐었죠.

[박찬하]
아르헨티나도 경기가 쉽게 가는 것 같았습니다. 리오날 메시 선수가 1골, 1도움을 하면서 아르헨티나가 후반 중반까지 2:0으로 앞서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네덜란드의 반격이 일어났습니다. 장신 공격수를 투입하면서 아르헨티나가 평균 신중이 큰 편이 아니에요. 월드컵에 참가한 32개국 가운데서도 키 작기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국가거든요.

그런 팀을 상대로 한 맞춤형 전략이 제대로 먹혀 들었습니다. 뒤쪽에서 롱볼을 때려넣으면서 네덜란드가 힘과 높이를 앞세워서 포문을 열기 시작했거든요. 후반 종료 직전에 극적인 동점골을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경기가 연장으로 갔고요. 연장에서 두 팀은 골을 기록하지 못했고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르헨티나가 승부차기로 4:3 승리를 가져갔죠.

[앵커]
정말 강팀들의 대결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앞서 브라질 예상 틀리셨다고 하셨잖아요. 이제 6개 국가가 남았습니다. 이제 좀 추려진 상황에서의 우승국을 한번 예상해보인다면요?

[박찬하]
정말 알 수 없는 싸움이 될 것 같습니다. 32분의 1의 확률도 틀렸는데 6분의 1은 훨씬 더 확률적으로 유리한 상황이기는 하잖아요. 그런데 난이도가 더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장 내일 새벽에 있을 8강 두 경기가 또 치러지게 되는데요.

모로코와 포르투갈, 그리고 역사적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잉글랜드와 프랑스가 만나거든요. 그 두 경기 다 누가 이길지도 예측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제는 저는 모르겠습니다.

[앵커]
답을 따로 안 하시는군요. 알겠습니다. 인판티노 피파 회장이 이번 월드컵을 두고 더는 강팀도 없고 약팀도 없다. 수준이 매우 동등해졌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보는 분들도 느끼셨을 것 같습니다. 일본과 우리나라 모두 16강에 진출하면서 달라진 월드컵의 위상을 느끼기도 했는데 처음으로 모든 대륙에서 16강이 나오는 대회였다고요?

[박찬하]
이번 대회는 이 정도까지 다양한 대륙에서 16강 진출팀이 나올 것이다까지는 예상하지 못했지만 어느 정도 이변이 속출할 것이라는 예상은 있었습니다. 개최 시기가 11월달이었고요. 그리고 유럽리그 기준으로 해서 개막 직전까지도 계속 경기가 이루어지면서 선수들이 굉장히 피곤한 상태에서 월드컵이 시작됐거든요.

그래서 이변이 속출할 수밖에 없었는데 16강 진출팀의 면면을 살펴보면 다채로운 대륙 국가로 구성이 되어 있었죠. 아프리카팀도 있고 유럽팀 당연히 있고 북미, 아시아 그리고 아시아도 호주는 오세아니아로 분류했을 때 오세아니아 국가도 있고, 거기에 아프리카도 모로코 같은 국가는 아랍권이라고 볼 수 있잖아요. 그렇게 봤을 때는 정말 다양한 국가들이 16강에 오르면서 이번 대회만큼은 여러 팀들이 그래도 토너먼트에 올라서 다양한 무기, 다양한 축구력으로 승부를 한 번 겨뤄보는 그런 흥미로운 대회가 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중에서도 우리나라와 일본의 축구를 살펴보고 싶은데요. 8강에서 맞붙을 가능성도 있다라는 얘기까지 있었기 때문에 계속해서 상대의 전력을 확인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기력, 이번 월드컵에서 많이 달라졌다라고 평가하는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박찬하]
대표적으로 우리나라는 큰 폭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해외 언론이라든가 또 외국 선수 출신의 축구인들 그리고 분석가들이 극찬을 할 정도로 우리 대표팀의 내용은 훌륭했습니다.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승리하지 못한 경기들에서도 우리의 전체적인 공격 지표라든가 기회를 만들어내는 능력들 그리고 후반에서 하나하나씩 쌓아올리는 공격 빌드업에서의 과정들, 그 과정들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고요.

그것이 포르투갈전 승리로 귀결되면서 우리가 16강 진출이라는 쾌거까지 달성했었죠. 그럴 정도로 우리는 이제는 하고 있는 축구가 있고 그리고 해야 하는, 하고 싶은 지향점이 확실히 보이는 또렷한 색깔을 내는 그런 경기력으로 이번 월드컵을 치렀습니다.

반면에 일본 대표팀은 최근 월드컵에서 우리가 일본 대표팀 하면 흔히 생각할 수 있는 패싱 게임, 짧은 패스 형태로 주고받고 그리고 기술 앞세운 축구를 할 것이라고 예상을 하고 있는데 되레 일본은 최근 월드컵에서 뒤쪽에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선수비 후역습 대응을 맞췄거든요.

그 결과를 낸 게 이번 월드컵이었어요. 평균 점유율이 경기당 30%가 되지 않았고요. 3경기 조별리그에서 2승을 따냈습니다마는 그 경기에서 유효슈팅 대비아주 승부 높은 골 결정력을 보여줬습니다. 그럴 정도로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수비를 탄탄하게 갖춰놓고 그리고 5명의 교체 카드를 쓸 수 있는 전략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일본은 굉장히 흥미로운 축구를 보여줬다는 생각입니다.

[앵커]
앞서서 YTN에 출연한 우리 김진수, 백승호, 조규성 선수도 포르투갈전 끝날 때까지 결코 우리가 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생각을 했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갔는데 얼마나 우리의 경기력이 좋아졌는지 또 정신력이 하나로 뭉쳤는지를 알 수 있는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그런가 하면 일본 얘기도 더 짚어보고 싶은데 조별리그에서 죽음의 조로 불렸잖아요. 독일하고 스페인을 다 꺾었습니다. 일본의 이런 성장 배경은 뭐로 보시는지요?

[박찬하]
일본이 이번 조별리그에서 죽음의 조였고 16강 진출이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게 예상했던 분이 더 많았고요.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났을 때 일본은 독일 그리고 스페인을 상대로 승리하면서 16강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앞서서 언급해 드렸던 것처럼 일본의 이번 월드컵 전략은 매우 흥미로웠어요. 전반은 버린다. 그리고 후반에 선수 교체를 통해서 반전을 꾀한다. 15분 동안 공격한다. 15분 동안 골 결정력을 높이면서 경기를 뒤집고 나면 다시 수비를 한다. 그런 전략이 독일, 스페인전에 제대로 적중을 했습니다. 그런데 삼세 번은 안 됐어요.

크로아티아전에서는 일본도 아무래도 전체적으로 힘도 많이 떨어지고 크로아티아가 16강, 8강에서 보여준 축구를 살펴보면 크로아티아 역시도 이기는 축구보다는 지지 않는 축구를 했거든요. 서로서로 지지 않는 축구를 하다 보니까 일본이 마지막 난관을 넘어가지 못했는데요. 일본이 이번 대회에서 탄탄한 수비를 갖춰놓고 선수비, 후역습 대응을 갖출 수 있었던 건 기본적으로 일본은 어느 정도 선수들의 공간 활용이라든가 역습을 나갈 때 패스를 정확하게 찔러넣을 수 있는 기본 기량이 과거부터 탄탄히 발전돼서 어느 정도 갖춰진 상태였습니다. 그것이 극단의 효율로 이번 대회에 이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한국과 일본 축구대표팀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앞으로의 미래를 더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글로벌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이 2026년, 4년 뒤에 북중미 월드컵 전망을 내놨는데요. 한국에 매긴 최종 평가는 B+였고요. 또 일본은 A를 매겼단 말이죠.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보시는지요?

[박찬하]
아무래도 연속성의 측면에서는 차이가 있을 겁니다. 일본은 최근 월드컵 4개 대회 가운데 3개 대회에서 16강에 진출을 하는 기록을 만들어냈고요. 대한민국 대표팀은 2010년에 토너먼트에 올라갔고 그러고 나서 2022년에 다시 한 번 16강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그런 연속성의 측면에서 아무래도 일본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생각이고요.

그리고 이번 월드컵에 참가하고 있는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봤을 때 현재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의 숫자가 일본이 훨씬 더 많아요. 일본은 자국 리그에서 어느 정도 안정을 보여주고 탄탄한 기반을 바탕으로 해서 선수들이 계속 유럽으로 뻗어나가는 선순환 구조가 갖춰나가고 있거든요. 그런 점들을 해외에서는 고려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앵커]
그것을 돌려서 말하면 우리 축구대표팀에게 필요한 것은 연속성 그리고 활발한 해외 진출, 이렇게 볼 수 있는 건가요?

[박찬하]
그렇습니다. 계속해서 우리 대표팀이 지금의 전력, 그리고 지금의 결과물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앞으로 있을 4년 동안의 다시 한 번 매우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보내야 될 거예요. 우리가 지난 4년이라는 시간을 잘 보냈기 때문에 이번 월드컵에서 좋은 성과가 있었고 결과까지도 괜찮았잖아요. 앞으로 있을 4년도 마찬가지입니다.

비슷한 속도로 뛰면 오히려 다른 국가들과 멀어지고 그리고 뒤에 쫓아오는 국가에게 따라잡힐 확률이 높습니다. 더 빨리 뛰어야 되고요. 계속해서 우리가 하고자 하는 모습을 찾은 만큼 이것을 어떻게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이냐, 이제부터 더 어려운 과제가 주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연속성 측면에서는 사실 감독의 유임, 이것도 문제가 될 텐데 16강 진출을 이끌었던 벤투 감독이 사령탑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죠. 축구대표팀 김영권 선수가 어제 YTN 뉴스라이더에 출연을 해서 벤투 감독과 헤어지는 아쉬움을 밝히기도 했는데 먼저 이 내용을 직접 들어보고 오겠습니다.

[김영권 / 축구대표팀 선수 : (벤투) 감독님이 마지막에 떠나시기 전에 말씀을 해주셨거든요. 이제는 정말 헤어질 때가 된 것 같다고 말씀을 해 주셨는데 선수들이 많이 울었어요. 감독님도 많이 우셨고. 그래서 그 울음이 정말 이제까지 4년 동안 달려왔던 그런 아쉬움의 울음이었던 것 같아요. 너무 행복한 울음이었고 앞으로 그 순간을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앵커]
해설위원이시니까 벤버지라는 말은 당연히 알고 계시겠죠?

[박찬하]
많이 들어봤고 그리고 과거부터 무리뉴 감독이라든가 여러 감독들에게서 붙여졌던 별명입니다.

[앵커]
벤투와 아버지를 조합해서 만든 팬들이 부르는 애칭인데 그만큼 리더십에 대한 팬들의 애정이 대단했던 것 같고요. 또 김영권 선수 인터뷰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벤투 감독과 선수들의 유대가 각별했던 것 같아요.

[박찬하]
상당히 끈끈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적지 않은 시간이었어요. 4년 넘는 시간 동안 함께 동고동락을 해왔으니까 그만큼 각별한 사이였을 거고요. 그리고 리더로서 파울루 벤투 감독이 바람직한 모습을 보였다는 생각입니다.

리더가 우리의 구성원들이 현재 상황이 어떤지 정확하게 알려주고, 그리고 우리 팀의 목표가 어디인지 그 지향점을 알려준 다음에 그곳을 향해서 어떻게 갈 것인가, 전략과 로드맵을 확실히 정해준 다음에 차근히 그 길을 갈 수 있게끔, 어떤 외풍이 불어와도 흔들림 없이 내 구성원을 지켜주고 어떤 상황에서도 내 구성원에게 탓을 돌리지 않고 모든 것이 때로는 내 책임이다.

그리고 나의 잘못이다라고 얘기를 하면 모든 구성원들은 그 리더를 본받고 따라갈 수밖에 없잖아요. 그런 모습을 지난 4년 동안 잘 보여줬기에 선수들이 이렇게 계속 의지하고 그리고 마지막 헤어지는 순간 여러 선수가 눈물을 흘릴 정도로 그런 마음, 서로 간의 유대가 끈끈하게 구성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앵커]
좋은 경기력으로 원정 16강 진출도 성공했고, 선수들과 이렇게 각별한 관계도 유지하고 있는데 왜 헤어지는 겁니까?

[박찬하]
아무래도 벤투 감독은 외국인이잖아요. 한국에서 4년 넘는 시간을 함께했으니까 피로감도 상당했을 거고요. 그리고 대한민국 대표팀을 이끌면서 우리 대표팀을 월드컵에서 좋은 팀으로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그런 시간들이 이제는 휴식으로 이어져야 될 것 같다. 이런 생각도 있었을 것 같고요.

그리고 애초에 벤투 감독이 우리나라를 선택했던 이유는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한 다음에 유럽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런 목표를 달성을 했으니까 이제 벤투 감독도 다음 스텝을 위해서 다음 단계를 밟아가려는 것이 아닌가. 제가 벤투 감독이 아니라서 정확한 속내는 알 수 없지만 어느 정도 그렇다라고 예상은 해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래도 인터뷰를 보면 진심으로 한국 축구 발전을 원하고 있다라는 게 느껴지는데 지난달 10일에 있었던 친선전, 그리고 월드컵 귀국 직후에도 약간의 쓴소리를 한 것 같아요.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박찬하]
마지막에 현실과 이상에서 어떤 차이가 있었을 겁니다. 벤투 감독이 바라봤을 때는 선수를 조금 더 관리를 해 줬으면 하고, 그리고 우리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강팀과 경기를 많이 하면서 강팀과 경기하는 게 익숙해졌으면 하는 게 감독의 마음이었을 텐데요.

지난 4년이라는 시간 동안 우리 대표팀이 순탄하게 길을 걸어왔던 것만은 아니거든요. 여러 가지 상황이 있었고 그 사이에 또 코로나라는 심각한 상황 때문에 대한축구협회도 허리띠를 졸라매서 경제적인 어려움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강팀과의 평가전, 특히나 해외에서 경기를 많이 치르지 못했는데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지면서 월드컵을 앞두고 벤투 감독이 이렇게 가서는 이 대표팀이 월드컵에 가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없을 것 같은 그런 우려에서 나왔다는 생각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번에 경기를 보면서 많은 팬들이 조마조마했던 게 부상을 안고 뛰는 선수들이 많이 보였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이런 벤투 감독의 지적이 참 당연하다고 생각이 되는데 왜 이런 관리가 부족했을까요?

[박찬하]
우리는 조별리그에서 워낙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고요. 그래서 1, 2, 3차전 모든 체력을 쥐어짜내야만 했습니다. 그 전으로 돌아가봤을 때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할 수 있었던 손흥민 선수라든가 김민재 선수, 이재성 선수, 황희찬 선수 이런 선수들이 온전한 상태에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거든요. 전부 다 각기 부상을 안고 대표팀에 합류가 됐습니다.

그런 관리는 사실 대한축구협회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소속팀에서의 일정이라든가 소속팀에서의 피로도, 부상 이런 것들과 직결이 됐다고 볼 수 있거든요. 여러 가지 상황들이 우리에게는 매우 안타까운 일들의 연속이었고요. 무엇보다 우리가 앞으로 4년이라는 시간 동안 정말 빠르게 뛰어야 된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 빠르게 뛰어야 되는 속내에는 반드시 포함되어야 될 것이 우리의 선수층을 얼마나 폭넓게 가져갈 것이냐. 우리가 이번 월드컵에 26명의 선수가 나오고 있는데 벤치에서 언제든지 경기에 투입돼서 상황을 바꿀 수 있을 만한 주전에 가까운 백업 선수들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 그것이 결국에는 대표팀의 축구력을 상승시키는 바로미터거든요. 그런 부분까지도 신경을 쓰게 된다면 관리의 문제도 그렇고 여러 가지 문제들이 순차적으로 풀릴 수가 있겠죠.

[앵커]
지금 이런 좋은 분위기를 계속해서 이어가서 아시안컵에서도 좋은 결과를 냈으면 좋겠는데 당장 3월에 A매치도 있고요. 누가 차기 사령탑을 맡을 것이냐, 이 부분에 당연히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거든요. 지금 하마평에는 안정환, 최용수, 김학범 감독이 올랐다. 이런 얘기도 들리는데 혹시나 들으신 얘기 있습니까?

[박찬하]
들은 얘기는 없고요. 그리고 듣고 싶지 않고요. 일부 기사에서 나오는데 많은 기사들은 걸러야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아마 대한축구협회도 원점에서 다시 시작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현재 상황 자체는 온 국민이 대한민국 대표팀 차기 감독이 누가 되느냐 지켜보고 있습니다.

아마 대한축구협회도 생각을 많이 바꿔야 될 것이고요. 그리고 현재는 우리가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을 한 게 아니라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낸 상황이거든요. 이 축구를 어떻게 계속해서 계승을 시키느냐에 모든 역량이 동원되어야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심사숙고했으면 합니다.

[앵커]
워낙 관심이 높아진 상태다 보니까 여러 가지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축구협회가 내국인 감독을 선임하려는 배경에 애국심이 있다. 혹은 차기 월드컵이 48강전으로 치러지니까 조금은 투자를 덜 하는 게 아니냐, 이런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 같아요. 어떻습니까?

[박찬하]
아무래도 대한축구협회 쪽의 공식적인 견해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한축구협회가 그런 것을 고려하면서 차기 대표팀 후보를 선정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고요. 중요한 것은 앞서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우리의 철학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는 상황이거든요.

이 철학을 어떻게 발전시키느냐, 거기에 적합한 인물을 찾아야지 다른 것들보다는 순수하게 능력, 우리 선수들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코칭할 것인지, 어떻게 매니징할 것인지, 이 모든 것들을 고려해 줘야 되겠죠.

[앵커]
우리 축구 발전을 함께 희망하는 한 분으로서 짧게 이제 원정 16강을 넘어서 원정 8강까지 도전해야 하는데 우리 축구 발전을 위해서 필요한 과제 정리를 해 주시죠.

[박찬하]
필요한 과제는 4년 동안 인고의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 그리고 눈높이가 높아져서는 안 되고요. 16강 진출이라는 것은 정말 어려운 과제, 어려운 선물을 선수들이 우리에게 안긴 거거든요. 다음 월드컵에서 이 자리가 보장된다는 법이 없습니다. 이것보다 성적이 떨어질 수도 있고 이것보다 훨씬 더 좋은 성과를 낼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어떤 성적을 내건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할 때 박수 쳐주고 응원을 하는 그런 마음을 우리 모두가 다같이 보여주면 자연스럽게 우리는 더 많은 것들을 받게 될 거라는 생각입니다.

[앵커]
이제는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도 응원할 수 있는 성숙한 팬 의식도 필요해 보입니다. 오늘 이야기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박찬하 축구해설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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