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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여진 앵커, 장원석 앵커
■ 출연 : 이종훈 스포츠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PLUS]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100년 만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올림픽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역대 최소 규모의 선수단을 꾸려 파리로 향했던 우리 선수단은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기량을 뽐냈죠. 이종훈 스포츠평론가와 이번 파리 올림픽 정리해봅니다. 어서 오십시오.
48년 만의 최소 인원으로 역대 최다 금메달 타이 기록을 세웠습니다. 총평을 해 주실까요?
[이종훈]
일단 제가 볼 때는 우리 대한민국 선수단의 최근 가장 빛나는 성과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실제로 금메달 개수 같은 경우 지난 2012년, 2008년 베이징 때와 13개로 타이기록을 세웠고요. 그리고 1988년 서울올림픽 때 총 메달이 33개였어요. 그런데 이번에 32개의 메달이 나왔거든요. 88년 서울올림픽은 홈 어드밴티지가 있었던 대회입니다. 사실상. 복싱에서의 논란도 여러 가지가 있었고.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대한민국 선수단. 이번에 제가 볼 때는 메달 숫자만 놓고 봤을 때는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대한민국 선수단 최우수 선수 MVP로 나란히 양궁 남매가 선발됐는데 김우진, 임시현 선수. 실제로 활약이 우리가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대단했잖아요.
[이종훈]
그렇죠. 당초에 우리 대한체육회가 예상을 했던 금메달 개수가 5개였잖아요. 그런데 그 5개 다 양궁에서 나왔어요. 5개가 양궁에서 나왔어요. 그리고 이번에 MVP 선정 같은 경우 파리올림픽을 취재하고 있는 국내 취재진들 투표를 통해서 결정되는데 아무래도 이런 투표를 하게 되면 다관왕일수록 유리하거든요. 그러니까 임시현 선수 3관왕, 그리고 김우진 선수 3관왕. 오상욱 선수, 우리 대한민국 선수단에 첫 번째 금메달을 안겨주고 펜싱 2관왕에 올랐던 오상욱 선수도 있습니다마는 아무래도 3관왕인 임시현과 김우진 선수에게 표심이 쏠린 것으로 해석이 됩니다. 재미있는 건 MVP로 선정되면 상금도 있거든요. 상금도 3000여 만 원 정도 되기 때문에 명예와 금전적인 이익까지 다 챙겠다, 이렇게 볼 수도 있겠죠.
[앵커]
명예와 부를 다 챙긴 MVP. 물론 당연히 모든 선수가 사실 MVP를 줘도 마땅할 만큼 다 잘했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를 꼽으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이종훈]
저는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경기를 꼽을 때 어제 끝났던 성승민 선수의 여자 근대 5종 경기가 인상적이었어요. 성승민 선수가 세계랭킹 1위로 파리에 갔었지만 어쨌든 근대 5종이라는 경기는 쿠베르탱 남작이 고안한 종목으로 올림픽의 역사와 함께 계속적으로 이어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과 서구의 전유물처럼 인식돼 왔던 종목이거든요. 그런데 이 근대 5종에서 지난 도쿄올림픽 때 남자 근대 5종에서 전웅태 선수가 동메달을 따면서 아시아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고 어제 성승민 선수가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거머쥐었거든요. 이제 어떻게 보면 근대 5종이라는 종목도 더 이상 서구의 전유물이 아니다. 아시아인도 도전할 수 있는 종목이다. 과거에 뿌리 깊게 내려왔던 편견을 깨줬다는 점에서 저는 성승민 선수의 역주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앵커]
성승민 선수 아시아 여성 가운데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을 땄는데 우리가 활, 총, 칼 이걸 다 잘 다룬다고 해서 전투의 민족이냐 이런 얘기가 있었는데. 활 빼고 다 들어가 있는 것 아닙니까? 달리기도 잘해야 되고 펜싱도 잘해야 되고. 어쨌든 우리나라가 여러 가지 종목에서 메달을 땄지만 다양성은 좀 줄어든 거 아니냐. 일부 종목에서 5개를 다 싹쓸이하는 양궁처럼. 이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이종훈]
전통적인 효자종목이라고 할 수 있는 레슬링의 몰락이 있죠. 레슬링 같은 경우에는 이번에 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했는데 레슬링은 사실 2010년도에 접어들면서 한국 레슬링은 침체일로의 길을 걸어왔었고 또 역시 무너지는 모습이 나왔거든요. 어떻게 보면 우리가 과거에 효자 종목이라고 그렇게 추앙했지만 한순간에 우리가 외면했을 때 그 효자종목이 더 이상 금메달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 된단 말이에요. 메달이 나오지 않는 불모지처럼 되는데 이런 것들은 우리 체육회가 반성을 할 필요가 있고 또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늘 얘기하지만 이번에 수영 같은 경우 김우민 선수가 동메달을 땄습니다마는 수영이라든지 육상 같은 기초 종목에 대한 투자가 장기적인 계획과 장기적인 플랜 아래에서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는가 하는 부분은 분명히 다시 한 번 되돌아봐야 된다, 이렇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이웃나라인 일본 같은 경우는 2011년부터 장기적인 투자를 계속적으로 해 오고 있고 그것이 이번 파리올림픽의 성과로 드러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우리도 사실은 양궁, 펜싱, 사격에서 메달이 집중됐고 쏠려 있다고 얘기하지만 양궁, 펜싱, 사격의 공통점은 지난 10년간, 10년간 꾸준히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육성해 온 종목이에요. 다른 종목에도 똑같은 육성과 투자와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저는 분명히 다른 종목에서도 우리 선수들 메달을 따낼 수 있는 역량이 충분히 있다 이렇게 보기 때문에 우리 체육회가 좀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지금 소외받고 있는 종목들에 대해서도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선수들에게는 올림픽 출전 자체가 또 자산이 될 만큼 경험이 되게 중요할 거라는 예상을 또 깨고 어린 나이대의 선수들이 올림픽을 많이 정복했었습니다.
[이종훈]
10대의 반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앵커]
이런 말이 나온 배경이 뭘까요?
[이종훈]
일단은 올림픽을 대하는 자세가 기성세대들 그리고 앞선 선배들과는 달라요. 그러니까 지금 여러 종목의 선수들이 나오는데 사격 같은 경우 양지인 선수. 양지인 선수 자신의 가치관, 모토랄까요. 모토가 어떻게든 되겠지거든요.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저 마인드 속에서 어떻게 보면 마지막 슛오프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기성세대가 볼 때는 아니, 어떻게든 되겠지가 뭐야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양지인 선수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든 되겠지. 그동안 내가 했던 것들을 믿고 미래의 내가 어떻게든 하겠지거든요.
[앵커]
그만큼 자신을 믿는다는 거죠?
[이종훈]
자신을 믿고 지금 이 순간을 최선을 다하고 즐긴다는 뜻이거든요. 이런 것들이 달라진 모습이고 태권도에서 첫 번째 금메달을 땄던 박태준 선수 같은 경우에 다른 선수들에게 금메달을 딴 다음에 얘기했다는 거 아니에요. 올림픽 별 거 아니야. 하면 돼. 그러니까 이게 참 당돌하다고도 해석할 수 있는데 이런 당참 그리고 올림픽을 즐기는 마음 그리고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라고 할 수 있겠죠. 최선을 다했고 그동안 내가 준비해 온 것들 나 스스로를 믿고 도전하면 그 결과가 어떻든 간에 나는 만족하고 즐길 수 있다라는 이것이 2000년대생 이후 MZ세대들이 기성세대와 달라진 모습 그리고 이런 마인드가 어떻게 본다면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우리가 기대 이상의 메달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앵커]
어떻게든 되겠지, 이런 자신만만한 포부를 가지고 우리 선수들이 이번 올림픽에 임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성적은 굉장히 좋았지만 애초에 대한체육회는 우리 금메달 5개 정도로 예측합니다, 예상합니다 이렇게 몸을 사리는 모습이었단 말이죠. 어떻게 이렇게 차이가 컸을까요?
[이종훈]
많이 사렸죠. MZ세대들을 못 믿었던 거죠, 어떻게 보면. MZ선수들을 못 믿은 거라고 볼 수 있는데. 대한체육회에서는 이렇습니다. 그러니까 각 체육연맹들, 협회에 일단 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선수 리스트를 작성해서 보내라고 얘기합니다. 그럼 그걸 보고 대한체육회에서 분석을 하거든요. 분석을 하고 최근 3년간 이 선수의 기록이라든지 이런 걸 보게 되고 그래서 올림픽 예상 금메달 수라든지 예상 종합순위를 정하게 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같은 경우는 좀 많이 보수적이었다고 생각해요. 양지인 선수 같은 경우 세계랭킹 2위였거든요. 세계랭킹 2위라는 것은 그날 컨디션에 의해서 금메달을 노릴 수도 있는 선수거든요. 그런데 이런 선수들이 빠져 있었다는 것. 그리고 양궁 같은 경우는 세계 최강이고 우리 선수들이 그 어느 때보다 양궁 전관왕을 목표로 굵은 땀을 흘려왔는데 좀 낮게 잡았고 이런 측면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이걸 두고 또 일각에서는 그런 얘기를 합니다. 대한체육회에서 처음부터 많은 숫자를 잡아서, 목표를 크게 잡아서 이야기했을 때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게 좋으냐, 아니면 오히려 비슷하게 하는 게 좋으냐.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는데 전자가 더 좋겠죠. 대한체육회 입장에서는 치적이 될 수 있는 거니까. 대한체육회와 이기흥 회장 입장에서는 치적이 될 수 있는데 하지만 이번에는 그 생각이 어긋난 게 뭐냐 하면 차이가 너무 났어요. 대략 한 7~8개, 혹은 9개 정도가 나왔으면 대충 대한체육회가 보수적으로 잡았구나,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데 이번에는 차이가 너무 나다 보니까 대한체육회의 메달 분석 능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야? 무능한 거 아니야? 이런 비난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고. 또 역으로 우리가 늘 일본과 자주 비교하잖아요. 일본은 정확하게 다 맞혀버렸거든요.
[앵커]
20개를 딱 맞혔다면서요?
[이종훈]
그러다 보니까 머쓱해진 상황이다,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앵커]
이번 파리올림픽 100년 만에 파리에서 열렸는데 아쉬움이 좀 많았습니다. 개회식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는데 이것까지 정리해 주시죠.
[이종훈]
우리 같은 경우는 개회식 때 우리나라 국호가 불어와 프랑스와 영어가 다 틀려버렸죠. 북한으로 나가버렸으니까. 그런 실수가 있었고 그리고 실제로 경기 내내 운영상의 미스는 굉장히 많았다고 봅니다. 경기 진행을 하면서도 예를 들면 아르헨티나 수영 선수가 등장하는데 뒤에 배경에 국기는 중국 오성홍기가 나오기도 하고 여러 가지 실수가 많았고 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상황이 된 게 친환경 올림픽 표방했다가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를 엉망으로 만들어버렸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거든요. 그게 무슨 말이냐면 올림픽이라는 무대는 선수들이 최고의 컨디션으로 최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도록 도와줘야 되는 거거든요. 그런 무대 속에서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가 친환경이라는 이유로, 친환경 올림픽을 표방한다는 이유로 탄소발자국을 줄이겠습니다, 선수들에게 채식 위주의 식단을 짜겠습니다. 평소에 고기 먹으면서 운동해 온 선수들에게 채식을 주겠다? 일단 식단부터 입에 맞지 않는 상황이 됐죠. 그리고 에어컨 설치를 하면 탄소 배출이 많아지니까 에어컨 설치하지 않겠다. 파리가 거의 40도에 가까운 폭염이 계속됐는데 선수들 입장에서는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다고 하거든요. 그러면 선수 입장에서 잠도 제대로 못 자, 먹는 것도 부실해. 이게 어떻게 최상의 컨디션을 가지고 경기에 임할 수 있게 도와주는 거냐, 논란이 나올 수밖에 없었죠.
[앵커]
이러다 보니까 굳이 여름에 하계올림픽을 치러야 하느냐. 우리 서울올림픽도 생각을 되짚어보면 추석을 낀 그 즈음에 열렸잖아요. 이런 건 어떻게 개선될 여지가 없을까요?
[이종훈]
당분간 없을 겁니다. 왜냐하면 이게 서울올림픽 같은 경우, 88올림픽 같은 경우는 가을에 열렸잖아요. 그런데 가을에 열리면 무슨 문제가 생기냐면 미국 시장에서 미국 시청자들이 올림픽을 보기 불편해요. 무슨 말이냐면 미국에서는 가을이 되면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이 열리고 그리고 미식축구가 개막하거든요. 그러면 방송사들 입장에서는 이 경기들을 중계해야 되는데 올림픽을 해버리면 올림픽 중계에 올인해야 되잖아요. 그런데 중요한 건 지금 IOC 같은 경우에 IOC가 올림픽을 열 때마다 가장 많은 돈을 내는 게 미국의 NBC 방송사예요. NBC 방송사 입장에서는 올림픽이 9월 이후, 9월 혹은 10월에 열린다? 재앙이죠, 시청률 재앙이죠. 그렇기 때문에 IOC는 NBC의 입장을 반영해 줄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또 안세영 선수랑 대한배드민턴협회 얘기를 안할 수 없습니다. 안세영 선수가 개인 스폰서나 계약적인 부분을 막지 않고 풀어줬으면 좋겠다, 이런 바람을 드러냈는데 어떻게 보셨습니까?
[이종훈]
그건 예상이 됐던 부분이에요. 저는 이번 파리올림픽이 열리기 전부터 안세영 선수가 좋은 활약을 해 주고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 단식에서 28년 만에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안세영 선수가 금메달을 따게 되면 과거 이용대 선수 등 스타플레이어들이 올림픽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스타가 됐을 때 대한배드민턴협회가 갖고 있는 두 가지 내규에 의해서 선수와 충돌해 온 사례가 계속 이어져왔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도 그 사례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겠다고 우려를 했었는데 역시나 이번에도 터졌다고 볼 수 있는데요. 후원과 계약적인 부분을 안세영 선수가 풀어달라고 얘기하고 있고 국가대표에 대해서 나이 제한을 걸고 있는, 만 27세까지 국가대표로 활동해야만 국제대회에 나갈 수 있다는 그런 대한배드민턴협회만이 갖고 있는 조항들. 이런 것들을 지금 MZ세대, 22살의 안세영 선수가 볼 때는 불합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과거에 안세영의 선배들도 이 문제를 놓고 법원에 소송을 건 적이 있습니다. 이용대 선수 같은 경우에는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은 전혀 이용대는 이런 컴플레인이 없었다고 하는데 이용대 선수도 용품과 관련해서 소송 직전까지 갔던 사례도 있거든요.
그만큼 이게 오래된, 그리고 구조적인 문제에서 발생된 건데 안세영 선수 입장에서는 이 문제를 자신이 올림픽 금메달을 땄을 때, 목소리에 가장 힘이 실릴 때 주장해서 풀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이야기를 했습니다마는 본인도 뒤늦게 후회를 했죠. 자기의 이 목소리로 인해서 다른 선수들의 노고와 수고가 다 묻혀버렸다고 사과를 했는데 안세영 선수의 이 목소리를 올림픽이 끝났다고 해서 그냥 넘길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번에 그냥 넘겨버리면 4년 뒤, 8년 뒤에 또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분명히 무슨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시점이 됐습니다.
[앵커]
지난 2018년 나이 규정 27세, 여자의 경우. 이거 가지고 선수와 협회가 법적인 다툼을 벌였다고 하는데 당시에는 결과가 어땠습니까?
[이종훈]
선수가 이겼죠. 법원은 대한배드민턴협회의 규정이 선수의 개인적인 권익을 침해한다라고 판단을 했거든요. 그리고 사실상 2018년 연말쯤에 갔을 때 그때 대한배드민턴협회는 나이 규정은 폐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가 2019년에 2살, 3살 줄여주는 그 정도 선에서 그치가 됐고 또 법원은 이미 세계적인 선수가 됐을 때 그 선수가 자유롭게 개인적인 후원 계약을 원한다는 것이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의 시대에서는 맞지 않는다라는 판결을 한 바가 있기 때문에 이것이 만약에 안세영 선수가 대한배드민턴협회와의 법적 소송으로 이어지게 된다면 안세영 선수 쪽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배드민턴협회의 올림픽 운영 지침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문제의 내용 한번 짚어주실까요?
[이종훈]
운영지침 논란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국가대표 선수는 지도자의 정당한 지시에 복종해야 된다라는 문구가 들어가 있거든요. 그렇지 않을 때는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는데 문제는 정당한 지시라고 되어 있는 문구가 전부라는 거예요. 지도자와 협회가 정당한 지시를 한다, 안 한다라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표기가 없게 되면 저건 악용될 수 있는 소지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대한배드민턴협회에서, 이건 예를 드는 겁니다.
만약에 국가대표 선수들이 훈련하는 과정을 쭉 봐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선발된 친구들을 보니까 국제대회 경험이 너무 없네.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못내네? 그러면 지시에 복종하라는 문구를 악용할 수 있죠. 그러면서 대표 선수들을 교체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세대교체가 필요하겠는데라고 한다면 노장 선수들을 내보내는 악용의 도구가 될 수 있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이번 운영지침 같은 경우에서는 실질적으로 안세영 선수를 겨냥했다, 안 했다가 중요한 게 아니라 대한배드민턴협회가 행정적으로 완전히 잘못한 겁니다. 행정적으로 저것은 구체적으로 나열하거나 저렇게 추상적이고 두루뭉술한 얘기를 가지고 악용의 소지를 남겨두는 것은 규정 자체를 잘못 만들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죠.
[앵커]
육군 복무신조에도 상관의 명령에 절대 복종한다는 내용이 빠져버렸는데 배드민턴협회에는 아직 이런 내용이 남아 있다는 게 참 흥미롭기도 하고 문체부가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는데 이제 이건 어떤 식으로 풀어가야 된다고 보십니까?
[이종훈]
문체부는 지금 현재 방향을 조금 잘 잡은 것 같아요. 오늘 문체부에서 발표한 내용들을 보니까 방향을 잘 잡았던 게 안세영 선수가 협회로부터 부상 관리라든지 지원을 받는 부분이 미흡했느냐, 여기를 들여다볼 뿐만 아니라 제도 관련된 문제를 들여다보겠다. 안세영 선수가 문제제기하고 있는 대표팀의 나이 규정 그리고 또 개인스폰서, 후원 계약을 못하게 하는 규정, 이런 것들도 불합리하다면 개선해 보겠다라고 얘기하고 있거든요. 저는 개인적으로 문체부에서도 바뀐 시대상황을 감안해서 봤을 때는 지금 대한배드민턴협회가 갖고 있는 규정들이 얼마나 낡고 오래된 규정, 이제는 지금의 시대와 맞지 않는 규정인가를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 9월 중에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문체부 쪽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9월 중에 어떤 시정조치, 권고 이런 것들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를 해 봅니다.
[앵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이 배드민턴뿐만 아니라 체육계 전반적으로 다 지금 정책을 새롭게 다듬고 또 개혁해야 하는 적기라고 말을 했고요. 또 진종오 의원이 사격 황제였죠, 국민의힘 진종오 의원이 체육회 비리 국민제보센터를 운영하겠다, 이렇게 밝혔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되겠습니까?
[이종훈]
필요하죠. 실질적으로 어떻게 보면 우리가 올림픽이라든지 아시안게임 같은 큰 대회가 열릴 때마다 이런 문제들이 단발성으로 계속 쏟아지고 그다음에 시간이 지나면 냉정하게 말하면 다 잊어버리거든요.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지금 문제도 사실은 지난 2008년, 2016년 계속 문제제기가 됐는데 사람들이 무관심해지면서 이것이 그냥 유야무야 지나왔고 그러면서 안세영 선수의 이런 안타까운 목소리까지 나오게 된 거예요. 그런 상황들을 생각한다면 이번에 유인촌 장관이 말한 것처럼 지금 우리 체육회가 갖고 있는 규정이 지금 MZ 선수들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되는가. MZ 선수들의 권익을 침해하거나 혹은 그들이 생각할 때 소위 꼰대라고 하죠. 꼰대스러운 규정인가.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보면서 필요하다면 개선해가는 절차를 지금이 적기다라는 말에 저는 동의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파리올림픽 결산. 지금까지 이종훈 스포츠평론가였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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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 : 이종훈 스포츠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PLUS]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100년 만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올림픽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역대 최소 규모의 선수단을 꾸려 파리로 향했던 우리 선수단은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기량을 뽐냈죠. 이종훈 스포츠평론가와 이번 파리 올림픽 정리해봅니다. 어서 오십시오.
48년 만의 최소 인원으로 역대 최다 금메달 타이 기록을 세웠습니다. 총평을 해 주실까요?
[이종훈]
일단 제가 볼 때는 우리 대한민국 선수단의 최근 가장 빛나는 성과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실제로 금메달 개수 같은 경우 지난 2012년, 2008년 베이징 때와 13개로 타이기록을 세웠고요. 그리고 1988년 서울올림픽 때 총 메달이 33개였어요. 그런데 이번에 32개의 메달이 나왔거든요. 88년 서울올림픽은 홈 어드밴티지가 있었던 대회입니다. 사실상. 복싱에서의 논란도 여러 가지가 있었고.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대한민국 선수단. 이번에 제가 볼 때는 메달 숫자만 놓고 봤을 때는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대한민국 선수단 최우수 선수 MVP로 나란히 양궁 남매가 선발됐는데 김우진, 임시현 선수. 실제로 활약이 우리가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대단했잖아요.
[이종훈]
그렇죠. 당초에 우리 대한체육회가 예상을 했던 금메달 개수가 5개였잖아요. 그런데 그 5개 다 양궁에서 나왔어요. 5개가 양궁에서 나왔어요. 그리고 이번에 MVP 선정 같은 경우 파리올림픽을 취재하고 있는 국내 취재진들 투표를 통해서 결정되는데 아무래도 이런 투표를 하게 되면 다관왕일수록 유리하거든요. 그러니까 임시현 선수 3관왕, 그리고 김우진 선수 3관왕. 오상욱 선수, 우리 대한민국 선수단에 첫 번째 금메달을 안겨주고 펜싱 2관왕에 올랐던 오상욱 선수도 있습니다마는 아무래도 3관왕인 임시현과 김우진 선수에게 표심이 쏠린 것으로 해석이 됩니다. 재미있는 건 MVP로 선정되면 상금도 있거든요. 상금도 3000여 만 원 정도 되기 때문에 명예와 금전적인 이익까지 다 챙겠다, 이렇게 볼 수도 있겠죠.
[앵커]
명예와 부를 다 챙긴 MVP. 물론 당연히 모든 선수가 사실 MVP를 줘도 마땅할 만큼 다 잘했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를 꼽으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이종훈]
저는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경기를 꼽을 때 어제 끝났던 성승민 선수의 여자 근대 5종 경기가 인상적이었어요. 성승민 선수가 세계랭킹 1위로 파리에 갔었지만 어쨌든 근대 5종이라는 경기는 쿠베르탱 남작이 고안한 종목으로 올림픽의 역사와 함께 계속적으로 이어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과 서구의 전유물처럼 인식돼 왔던 종목이거든요. 그런데 이 근대 5종에서 지난 도쿄올림픽 때 남자 근대 5종에서 전웅태 선수가 동메달을 따면서 아시아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고 어제 성승민 선수가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거머쥐었거든요. 이제 어떻게 보면 근대 5종이라는 종목도 더 이상 서구의 전유물이 아니다. 아시아인도 도전할 수 있는 종목이다. 과거에 뿌리 깊게 내려왔던 편견을 깨줬다는 점에서 저는 성승민 선수의 역주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앵커]
성승민 선수 아시아 여성 가운데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을 땄는데 우리가 활, 총, 칼 이걸 다 잘 다룬다고 해서 전투의 민족이냐 이런 얘기가 있었는데. 활 빼고 다 들어가 있는 것 아닙니까? 달리기도 잘해야 되고 펜싱도 잘해야 되고. 어쨌든 우리나라가 여러 가지 종목에서 메달을 땄지만 다양성은 좀 줄어든 거 아니냐. 일부 종목에서 5개를 다 싹쓸이하는 양궁처럼. 이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이종훈]
전통적인 효자종목이라고 할 수 있는 레슬링의 몰락이 있죠. 레슬링 같은 경우에는 이번에 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했는데 레슬링은 사실 2010년도에 접어들면서 한국 레슬링은 침체일로의 길을 걸어왔었고 또 역시 무너지는 모습이 나왔거든요. 어떻게 보면 우리가 과거에 효자 종목이라고 그렇게 추앙했지만 한순간에 우리가 외면했을 때 그 효자종목이 더 이상 금메달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 된단 말이에요. 메달이 나오지 않는 불모지처럼 되는데 이런 것들은 우리 체육회가 반성을 할 필요가 있고 또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늘 얘기하지만 이번에 수영 같은 경우 김우민 선수가 동메달을 땄습니다마는 수영이라든지 육상 같은 기초 종목에 대한 투자가 장기적인 계획과 장기적인 플랜 아래에서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는가 하는 부분은 분명히 다시 한 번 되돌아봐야 된다, 이렇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이웃나라인 일본 같은 경우는 2011년부터 장기적인 투자를 계속적으로 해 오고 있고 그것이 이번 파리올림픽의 성과로 드러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우리도 사실은 양궁, 펜싱, 사격에서 메달이 집중됐고 쏠려 있다고 얘기하지만 양궁, 펜싱, 사격의 공통점은 지난 10년간, 10년간 꾸준히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육성해 온 종목이에요. 다른 종목에도 똑같은 육성과 투자와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저는 분명히 다른 종목에서도 우리 선수들 메달을 따낼 수 있는 역량이 충분히 있다 이렇게 보기 때문에 우리 체육회가 좀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지금 소외받고 있는 종목들에 대해서도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선수들에게는 올림픽 출전 자체가 또 자산이 될 만큼 경험이 되게 중요할 거라는 예상을 또 깨고 어린 나이대의 선수들이 올림픽을 많이 정복했었습니다.
[이종훈]
10대의 반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앵커]
이런 말이 나온 배경이 뭘까요?
[이종훈]
일단은 올림픽을 대하는 자세가 기성세대들 그리고 앞선 선배들과는 달라요. 그러니까 지금 여러 종목의 선수들이 나오는데 사격 같은 경우 양지인 선수. 양지인 선수 자신의 가치관, 모토랄까요. 모토가 어떻게든 되겠지거든요.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저 마인드 속에서 어떻게 보면 마지막 슛오프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기성세대가 볼 때는 아니, 어떻게든 되겠지가 뭐야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양지인 선수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든 되겠지. 그동안 내가 했던 것들을 믿고 미래의 내가 어떻게든 하겠지거든요.
[앵커]
그만큼 자신을 믿는다는 거죠?
[이종훈]
자신을 믿고 지금 이 순간을 최선을 다하고 즐긴다는 뜻이거든요. 이런 것들이 달라진 모습이고 태권도에서 첫 번째 금메달을 땄던 박태준 선수 같은 경우에 다른 선수들에게 금메달을 딴 다음에 얘기했다는 거 아니에요. 올림픽 별 거 아니야. 하면 돼. 그러니까 이게 참 당돌하다고도 해석할 수 있는데 이런 당참 그리고 올림픽을 즐기는 마음 그리고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라고 할 수 있겠죠. 최선을 다했고 그동안 내가 준비해 온 것들 나 스스로를 믿고 도전하면 그 결과가 어떻든 간에 나는 만족하고 즐길 수 있다라는 이것이 2000년대생 이후 MZ세대들이 기성세대와 달라진 모습 그리고 이런 마인드가 어떻게 본다면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우리가 기대 이상의 메달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앵커]
어떻게든 되겠지, 이런 자신만만한 포부를 가지고 우리 선수들이 이번 올림픽에 임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성적은 굉장히 좋았지만 애초에 대한체육회는 우리 금메달 5개 정도로 예측합니다, 예상합니다 이렇게 몸을 사리는 모습이었단 말이죠. 어떻게 이렇게 차이가 컸을까요?
[이종훈]
많이 사렸죠. MZ세대들을 못 믿었던 거죠, 어떻게 보면. MZ선수들을 못 믿은 거라고 볼 수 있는데. 대한체육회에서는 이렇습니다. 그러니까 각 체육연맹들, 협회에 일단 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선수 리스트를 작성해서 보내라고 얘기합니다. 그럼 그걸 보고 대한체육회에서 분석을 하거든요. 분석을 하고 최근 3년간 이 선수의 기록이라든지 이런 걸 보게 되고 그래서 올림픽 예상 금메달 수라든지 예상 종합순위를 정하게 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같은 경우는 좀 많이 보수적이었다고 생각해요. 양지인 선수 같은 경우 세계랭킹 2위였거든요. 세계랭킹 2위라는 것은 그날 컨디션에 의해서 금메달을 노릴 수도 있는 선수거든요. 그런데 이런 선수들이 빠져 있었다는 것. 그리고 양궁 같은 경우는 세계 최강이고 우리 선수들이 그 어느 때보다 양궁 전관왕을 목표로 굵은 땀을 흘려왔는데 좀 낮게 잡았고 이런 측면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이걸 두고 또 일각에서는 그런 얘기를 합니다. 대한체육회에서 처음부터 많은 숫자를 잡아서, 목표를 크게 잡아서 이야기했을 때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게 좋으냐, 아니면 오히려 비슷하게 하는 게 좋으냐.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는데 전자가 더 좋겠죠. 대한체육회 입장에서는 치적이 될 수 있는 거니까. 대한체육회와 이기흥 회장 입장에서는 치적이 될 수 있는데 하지만 이번에는 그 생각이 어긋난 게 뭐냐 하면 차이가 너무 났어요. 대략 한 7~8개, 혹은 9개 정도가 나왔으면 대충 대한체육회가 보수적으로 잡았구나,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데 이번에는 차이가 너무 나다 보니까 대한체육회의 메달 분석 능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야? 무능한 거 아니야? 이런 비난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고. 또 역으로 우리가 늘 일본과 자주 비교하잖아요. 일본은 정확하게 다 맞혀버렸거든요.
[앵커]
20개를 딱 맞혔다면서요?
[이종훈]
그러다 보니까 머쓱해진 상황이다,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앵커]
이번 파리올림픽 100년 만에 파리에서 열렸는데 아쉬움이 좀 많았습니다. 개회식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는데 이것까지 정리해 주시죠.
[이종훈]
우리 같은 경우는 개회식 때 우리나라 국호가 불어와 프랑스와 영어가 다 틀려버렸죠. 북한으로 나가버렸으니까. 그런 실수가 있었고 그리고 실제로 경기 내내 운영상의 미스는 굉장히 많았다고 봅니다. 경기 진행을 하면서도 예를 들면 아르헨티나 수영 선수가 등장하는데 뒤에 배경에 국기는 중국 오성홍기가 나오기도 하고 여러 가지 실수가 많았고 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상황이 된 게 친환경 올림픽 표방했다가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를 엉망으로 만들어버렸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거든요. 그게 무슨 말이냐면 올림픽이라는 무대는 선수들이 최고의 컨디션으로 최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도록 도와줘야 되는 거거든요. 그런 무대 속에서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가 친환경이라는 이유로, 친환경 올림픽을 표방한다는 이유로 탄소발자국을 줄이겠습니다, 선수들에게 채식 위주의 식단을 짜겠습니다. 평소에 고기 먹으면서 운동해 온 선수들에게 채식을 주겠다? 일단 식단부터 입에 맞지 않는 상황이 됐죠. 그리고 에어컨 설치를 하면 탄소 배출이 많아지니까 에어컨 설치하지 않겠다. 파리가 거의 40도에 가까운 폭염이 계속됐는데 선수들 입장에서는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다고 하거든요. 그러면 선수 입장에서 잠도 제대로 못 자, 먹는 것도 부실해. 이게 어떻게 최상의 컨디션을 가지고 경기에 임할 수 있게 도와주는 거냐, 논란이 나올 수밖에 없었죠.
[앵커]
이러다 보니까 굳이 여름에 하계올림픽을 치러야 하느냐. 우리 서울올림픽도 생각을 되짚어보면 추석을 낀 그 즈음에 열렸잖아요. 이런 건 어떻게 개선될 여지가 없을까요?
[이종훈]
당분간 없을 겁니다. 왜냐하면 이게 서울올림픽 같은 경우, 88올림픽 같은 경우는 가을에 열렸잖아요. 그런데 가을에 열리면 무슨 문제가 생기냐면 미국 시장에서 미국 시청자들이 올림픽을 보기 불편해요. 무슨 말이냐면 미국에서는 가을이 되면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이 열리고 그리고 미식축구가 개막하거든요. 그러면 방송사들 입장에서는 이 경기들을 중계해야 되는데 올림픽을 해버리면 올림픽 중계에 올인해야 되잖아요. 그런데 중요한 건 지금 IOC 같은 경우에 IOC가 올림픽을 열 때마다 가장 많은 돈을 내는 게 미국의 NBC 방송사예요. NBC 방송사 입장에서는 올림픽이 9월 이후, 9월 혹은 10월에 열린다? 재앙이죠, 시청률 재앙이죠. 그렇기 때문에 IOC는 NBC의 입장을 반영해 줄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또 안세영 선수랑 대한배드민턴협회 얘기를 안할 수 없습니다. 안세영 선수가 개인 스폰서나 계약적인 부분을 막지 않고 풀어줬으면 좋겠다, 이런 바람을 드러냈는데 어떻게 보셨습니까?
[이종훈]
그건 예상이 됐던 부분이에요. 저는 이번 파리올림픽이 열리기 전부터 안세영 선수가 좋은 활약을 해 주고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 단식에서 28년 만에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안세영 선수가 금메달을 따게 되면 과거 이용대 선수 등 스타플레이어들이 올림픽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스타가 됐을 때 대한배드민턴협회가 갖고 있는 두 가지 내규에 의해서 선수와 충돌해 온 사례가 계속 이어져왔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도 그 사례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겠다고 우려를 했었는데 역시나 이번에도 터졌다고 볼 수 있는데요. 후원과 계약적인 부분을 안세영 선수가 풀어달라고 얘기하고 있고 국가대표에 대해서 나이 제한을 걸고 있는, 만 27세까지 국가대표로 활동해야만 국제대회에 나갈 수 있다는 그런 대한배드민턴협회만이 갖고 있는 조항들. 이런 것들을 지금 MZ세대, 22살의 안세영 선수가 볼 때는 불합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과거에 안세영의 선배들도 이 문제를 놓고 법원에 소송을 건 적이 있습니다. 이용대 선수 같은 경우에는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은 전혀 이용대는 이런 컴플레인이 없었다고 하는데 이용대 선수도 용품과 관련해서 소송 직전까지 갔던 사례도 있거든요.
그만큼 이게 오래된, 그리고 구조적인 문제에서 발생된 건데 안세영 선수 입장에서는 이 문제를 자신이 올림픽 금메달을 땄을 때, 목소리에 가장 힘이 실릴 때 주장해서 풀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이야기를 했습니다마는 본인도 뒤늦게 후회를 했죠. 자기의 이 목소리로 인해서 다른 선수들의 노고와 수고가 다 묻혀버렸다고 사과를 했는데 안세영 선수의 이 목소리를 올림픽이 끝났다고 해서 그냥 넘길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번에 그냥 넘겨버리면 4년 뒤, 8년 뒤에 또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분명히 무슨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시점이 됐습니다.
[앵커]
지난 2018년 나이 규정 27세, 여자의 경우. 이거 가지고 선수와 협회가 법적인 다툼을 벌였다고 하는데 당시에는 결과가 어땠습니까?
[이종훈]
선수가 이겼죠. 법원은 대한배드민턴협회의 규정이 선수의 개인적인 권익을 침해한다라고 판단을 했거든요. 그리고 사실상 2018년 연말쯤에 갔을 때 그때 대한배드민턴협회는 나이 규정은 폐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가 2019년에 2살, 3살 줄여주는 그 정도 선에서 그치가 됐고 또 법원은 이미 세계적인 선수가 됐을 때 그 선수가 자유롭게 개인적인 후원 계약을 원한다는 것이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의 시대에서는 맞지 않는다라는 판결을 한 바가 있기 때문에 이것이 만약에 안세영 선수가 대한배드민턴협회와의 법적 소송으로 이어지게 된다면 안세영 선수 쪽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배드민턴협회의 올림픽 운영 지침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문제의 내용 한번 짚어주실까요?
[이종훈]
운영지침 논란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국가대표 선수는 지도자의 정당한 지시에 복종해야 된다라는 문구가 들어가 있거든요. 그렇지 않을 때는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는데 문제는 정당한 지시라고 되어 있는 문구가 전부라는 거예요. 지도자와 협회가 정당한 지시를 한다, 안 한다라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표기가 없게 되면 저건 악용될 수 있는 소지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대한배드민턴협회에서, 이건 예를 드는 겁니다.
만약에 국가대표 선수들이 훈련하는 과정을 쭉 봐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선발된 친구들을 보니까 국제대회 경험이 너무 없네.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못내네? 그러면 지시에 복종하라는 문구를 악용할 수 있죠. 그러면서 대표 선수들을 교체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세대교체가 필요하겠는데라고 한다면 노장 선수들을 내보내는 악용의 도구가 될 수 있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이번 운영지침 같은 경우에서는 실질적으로 안세영 선수를 겨냥했다, 안 했다가 중요한 게 아니라 대한배드민턴협회가 행정적으로 완전히 잘못한 겁니다. 행정적으로 저것은 구체적으로 나열하거나 저렇게 추상적이고 두루뭉술한 얘기를 가지고 악용의 소지를 남겨두는 것은 규정 자체를 잘못 만들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죠.
[앵커]
육군 복무신조에도 상관의 명령에 절대 복종한다는 내용이 빠져버렸는데 배드민턴협회에는 아직 이런 내용이 남아 있다는 게 참 흥미롭기도 하고 문체부가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는데 이제 이건 어떤 식으로 풀어가야 된다고 보십니까?
[이종훈]
문체부는 지금 현재 방향을 조금 잘 잡은 것 같아요. 오늘 문체부에서 발표한 내용들을 보니까 방향을 잘 잡았던 게 안세영 선수가 협회로부터 부상 관리라든지 지원을 받는 부분이 미흡했느냐, 여기를 들여다볼 뿐만 아니라 제도 관련된 문제를 들여다보겠다. 안세영 선수가 문제제기하고 있는 대표팀의 나이 규정 그리고 또 개인스폰서, 후원 계약을 못하게 하는 규정, 이런 것들도 불합리하다면 개선해 보겠다라고 얘기하고 있거든요. 저는 개인적으로 문체부에서도 바뀐 시대상황을 감안해서 봤을 때는 지금 대한배드민턴협회가 갖고 있는 규정들이 얼마나 낡고 오래된 규정, 이제는 지금의 시대와 맞지 않는 규정인가를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 9월 중에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문체부 쪽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9월 중에 어떤 시정조치, 권고 이런 것들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를 해 봅니다.
[앵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이 배드민턴뿐만 아니라 체육계 전반적으로 다 지금 정책을 새롭게 다듬고 또 개혁해야 하는 적기라고 말을 했고요. 또 진종오 의원이 사격 황제였죠, 국민의힘 진종오 의원이 체육회 비리 국민제보센터를 운영하겠다, 이렇게 밝혔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되겠습니까?
[이종훈]
필요하죠. 실질적으로 어떻게 보면 우리가 올림픽이라든지 아시안게임 같은 큰 대회가 열릴 때마다 이런 문제들이 단발성으로 계속 쏟아지고 그다음에 시간이 지나면 냉정하게 말하면 다 잊어버리거든요.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지금 문제도 사실은 지난 2008년, 2016년 계속 문제제기가 됐는데 사람들이 무관심해지면서 이것이 그냥 유야무야 지나왔고 그러면서 안세영 선수의 이런 안타까운 목소리까지 나오게 된 거예요. 그런 상황들을 생각한다면 이번에 유인촌 장관이 말한 것처럼 지금 우리 체육회가 갖고 있는 규정이 지금 MZ 선수들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되는가. MZ 선수들의 권익을 침해하거나 혹은 그들이 생각할 때 소위 꼰대라고 하죠. 꼰대스러운 규정인가.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보면서 필요하다면 개선해가는 절차를 지금이 적기다라는 말에 저는 동의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파리올림픽 결산. 지금까지 이종훈 스포츠평론가였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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