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조건이면 순식간에 대형산불...실험으로 확인

이런 조건이면 순식간에 대형산불...실험으로 확인

2023.03.04. 오전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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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한 날씨는 산불 도화선…바짝 마를수록 취약
강한 바람까지 겹치면 순식간에 산불 확산
능선보다 계곡이 산불 발생·확산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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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겨울 추위가 풀리면서 산불 발생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산불은 건조한 날씨에 바람까지 강하게 불면 더 크게 번지는데요.

산불 발생과 확산에 영향을 주는 요인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김민경 기자가 실험을 통해 알아봤습니다.

[기자]
겨우내 얼었던 땅이 풀리고 나뭇잎이 바짝 마르기 시작하면 작은 불티도 산불의 도화선이 됩니다.

바짝 마른 낙엽이 산불에 얼마나 취약한지 실험해봤습니다.

수분 함유량이 10%인 낙엽과 35%인 낙엽에 동시에 불을 붙여봤습니다.

수분이 10%에 불과한 바짝 마른 낙엽이 모두 타는 데 걸린 시간은 2분 45초.

반면 수분이 35%인 낙엽은 2배가 넘는 5분 25초나 걸렸습니다.

여기에 바람까지 더해지면 산불은 걷잡을 수 없이 번집니다.

건조한 나뭇잎을 실험 판에 넣고 바람에 따른 산불 확산 속도를 알아봤습니다.

바람이 없을 때보다 초속 6m로 불 때 불의 이동 속도가 약 20배가량 빨라집니다.

여기에 실제 산처럼 경사를 약 30도 정도 기울이자, 불은 1분 동안 무려 15m나 이동했습니다.

같은 바람 조건, 수평일 때보다 확산속도가 무려 4배나 빨라진 겁니다.

경사뿐 아니라 지형도 산불 확산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안희영 / 산림과학원 예측·분석 센터장 : 계곡지형은 산불로부터 발산되는 열에너지가 하늘 방향 외에는 잘 빠져나가지 못하다 보니 열에너지가 모이고, 복사에너지가 서로 다른 계곡면에 전달돼 탈것이 빠르게 건조되어서 산불의 확산속도와 강도가 매우 높습니다.]

처음 불이 시작된 나무의 종류에 따라 산불은 커질 수도, 금방 꺼질 수도 있습니다.

활엽수인 참나무와 침엽수인 소나무를 바짝 말려 불이 어떻게 번져나가는지를 비교해봤습니다.

똑같이 불을 붙여도 참나무는 작은 불길에 서서히 타지만, 소나무는 짙은 연기와 함께 불기둥이 높게 치솟습니다.

심지어 소나무 잎은 꺼진 뒤에도 바람을 불어넣자 불길이 다시 치솟았습니다.

소나무의 기름 성분, '송진' 때문입니다.

산불의 가장 큰 발생 원인은 입산자 실화로 무려 32%에 달합니다.

건조 특보가 내려지고, 강한 바람이 예보됐을 때는 작은 불씨가 쉽게 산으로 옮겨붙어 대형 산불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입산을 자제하거나 불씨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YTN 김민경입니다.


YTN 김민경 (kimmin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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