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전선, 200년 만의 기록적 폭우 쏟고 남해로"

"정체전선, 200년 만의 기록적 폭우 쏟고 남해로"

2024.07.10. 오후 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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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취재기자와 함께 이번 기록적 폭우의 원인과 이후 장마 전망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민경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밤사이에 쏟아졌던 폭우가 100년에서 200년에 한 번 쏟아질 법한 기록적인 호우라고요?

[기자]
네, 화면 보면서 밤사이 폭우 상황 짚어보겠습니다.

오늘 새벽 1시간당 강수량이 가장 많았던 순서입니다.

전북 군산 어청도입니다.

0시 51분, 그러니까 어젯밤 11시 52분부터 자정을 넘겨서 1시간 동안 내린 비의 양이 146mm라는 겁니다.

그리고 군산에도 새벽 2시대에 시간당 131.7mm,

전북 익산과 충남 서천, 부여에도 2시대에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특히 군산에 쏟아진 시간당 146mm는 지난 2022년 8월에 강남에 쏟아졌던 것보다 많은 양인데요,

각 지역의 자동기상관측소에서 관측된 기록이기 때문에 기상청의 공식적인 통계로 확인할 순 없지만, 최근 들어서는 1시간 강수량으로는 가장 많았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충남과 전북뿐만 아니라 충북, 경북 등에도 많은 비가 내렸는데요.

충북 추풍령에서도 시간당 60.8mm, 경북 구미는 58.3mm가 내렸습니다.

기상청은 밤사이 쏟아졌던 폭우가 100년에서 200년에 한 번 발생할 법한 기록적인 호우라고 설명했는데요.

군산과 추풍령, 금산은 200년, 구미는 100년 빈도의 강수량으로 기록됐습니다.

[앵커]
어제 밤사이 많은 비가 쏟아질 거라는 예보는 봤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강하게 쏟아진 것 같아요. 원인이 뭔가요?

[기자]
네, 먼저 레이더 영상으로 자정부터 새벽 2시까지의 비구름을 확인해 보겠습니다.

보라색 사이로 남색이 보이죠,

시간당 100mm의 호우를 뿌리는 매우 강한 비구름인데 자정부터 2시 사이에 충청과 전북을 천천히 지나갔습니다.

원인은 우리나라 북쪽에 있던 고기압입니다.

보통 정체전선 상에서 발달한 저기압은 속도가 다소 빨라서 비구름대가 빠르게 이동합니다.

그래서 최근 강한 비가 쏟아져도 오랜 시간 지속하지 않고 약해졌던 건데요.

이 한반도 위쪽에 있는 고기압 때문에 시계방향으로 바람이 북쪽에서 계속 내려왔기 때문에 서해 상에 있던 저기압이 이 바람을 만나면서 조금 느리게 이동한 건데요,

하필 저기압 속도가 느려질 때 위치한 곳이 서해입니다.

바다는 육지보다 수증기의 양이 많습니다.

저기압은 고기압과 반대로 시계 반대방향으로 공기가 계속 모이거든요.

기상청 설명 들어보겠습니다.

[임윤진 / 기상청 재해기상대응팀장 : 보통 정체전선 상에서 발달한 저기압은 비구름대가 빠르게 이동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에 발달한 저기압은 고기압 사이 통로에 막혀서 조금 느리게 이동하면서 지속적으로 다량의 수증기들을 공급하면서….]

[앵커]
지금은 잠시 비가 그친 것 같은데, 또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질 가능성이 있나요?

[기자]
네, 현재 레이더 영상 보면 저기압이 동쪽으로 빠지면서 동해 상에 비구름 한 덩이가 있고, 제주도 부근 해상에 긴 띠 모양의 비구름이 있습니다.

정체전선이 남쪽으로 물러난 겁니다.

지금은 내륙 곳곳에 산발적으로 비가 내리고 다른 곳은 그친 상태죠.

당분간은 정체전선이 계속 남해 상에 머물 것으로 보여서 오늘 밤사이 같은 폭우가 쏟아질 가능성은 적습니다.

하지만 이 정체전선을 북쪽 찬 공기가 밀어낸 것이기 때문에 내륙에는 여전히 찬 공기가 남아있고요.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서 계속해서 남서쪽에서 따뜻한 공기, 즉 수증기가 계속 유입되고 있어서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섞이면서 대기는 계속 불안정한 상태가 됩니다.

대기가 불안정하면 비구름이 생기고 소나기가 내리는데요.

앞서 기상청은 오늘과 내일 서울을 포함한 내륙 대부분 지역에 5에서 40mm의 소나기를 예보했습니다.

양은 다소 적지만, 소나기는 짧고 굵게 내리기 때문에 이미 많은 비가 내렸던 곳에 또 강한 소나기가 쏟아지게 되면 취약 지역을 중심으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오늘 새벽에 경북 지역에는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또 발송됐다고요?

[기자]
네, 오늘 새벽 5시 12분과 19분에 두 차례에 걸쳐서 경북 김천과 구미 읍, 면, 동 30여 곳에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습니다.

지난 8일, 그제에 이어서 두 번째인데요.

이 지역에서 1시간에 50mm 이상, 3시간 누적 강수량이 90mm가 관측된 즉시 기상청에서 직접 송출했습니다.

[앵커]
충청과 전북에 더 많은 비가 내렸는데 왜 이 지역에는 발송되지 않은 거죠?

[기자]
호우 긴급재난문자 송출 기준이 강수량이 1시간에 50mm, 3시간에 90mm가 동시에 충족되거나 시간당 강수량이 72mm 이상인데요.

전북 군산과 익산, 충남 서천, 부여 등은 발송조건에 충족됩니다.

기상청에서 직접 발송하는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지난해 처음 수도권에 시범 운영되면서 시작됐는데요.

올해는 지난 10년 통계로 봤을 때 발송 조건을 가장 많이 충족한 광주, 전남과 지난해 피해가 가장 컸던 대구, 경북 지역을 대상으로만 시범 운영 중이기 때문에 이 지역에는 발송되지 않은 겁니다.

기상청은 예보관이 직접 각 읍, 면, 동의 상황을 분석하고 송출해야 하기 때문에 예보 인력상 한 번에 전국으로 확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호우 긴급재난문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어, 매년 단계적으로 송출 지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이렇게 비가 많이 오면 산사태가 가장 걱정입니다.

충남 서천에서는 산사태로 피해가 발생했는데, 다른 지역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네, 지난 7일부터 오늘까지 누적강수량입니다.

충청과 경북, 전북 지역은 빨갛고 보라색입니다, 나흘간 100mm에서 충남 부여는 480mm가 넘었습니다.

현재 대전과 대구 등 충청과 경북 31곳에는 산사태 경보가, 충청과 경북, 경남 곳곳에는 산사태 주의보가 발령 중입니다.

또 이 지역은 산사태 위기 경보도 재난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입니다.

토양 수분함유량이 포화 수준으로 많아진 만큼, 산사태 발생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입니다.

산 인근 지역 주민들은 사전에 대피 정보를 확인하고, 긴급 재난문자가 발송되거나 산사태 발생이 감지되면 즉시 안전한 장소로 신속하게 대피하셔야 합니다.

[앵커]
홍수 피해도 우려되죠?

[기자]
곳곳에 보이는 빨간 동그라미는 홍수경보가, 주황색 느낌표는 홍수주의보가 내려진 곳입니다.

비가 점차 소강상태에 들면서 곳곳에서는 특보가 해제됐지만, 지금도 충청과 호남, 영남은 여전히 하천 수위가 높습니다.

매년 장마철, 급류로 인한 사망사건이 발생합니다.

비가 그친 사이 밭에 물길을 내려다 급류 피해가 발생하고 댐 방류로 인해 갑자기 하천이 급격히 불어나 산책로에 물이 차면서 물살에 휩쓸리기도 합니다.

비가 쏟아지지 않더라도 이미 많은 비가 내린 상황에서는 하천 주변은 절대 접근하지 말아야 합니다.

[앵커]
지금은 대부분 비가 그친 것 같네요.

장마가 소강상태에 든 건가요?

[기자]
네, 조금 전에 설명해드린 것처럼 지금은 저기압은 동쪽으로 빠졌고 정체전선도 제주도 남쪽 해상으로 물러났습니다.

내륙은 잠시 장마 영향권에서 벗어난 건데요.

주말까지 소강상태를 보이겠습니다.

현재 발령된 기상 특보를 보면 파란색의 호우특보는 내륙에선 모두 해제됐고, 지금은 제주 북서부에만 내려져 있습니다.

정체전선이 남해에 머물고 있어 남해와 일부 동해는 풍랑 특보도 발령 중인데요,

제주도는 다시 장맛비가 시작됐지만, 예상강수량이 내일까지 20에서 80mm로 많지는 않습니다.

[앵커]
그런데 수도권에 칠해진 보라색은 폭염 특보인 것 같은데, 비가 그치자마자 바로 폭염이 찾아오는 건가요?

[기자]
네. 오전 10시를 기준으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강원 영서 지역에 폭염 특보가 내려졌습니다.

폭우가 이어진 뒤에는 대부분 폭염이 이어집니다.

풍선 한쪽을 누르면 다른 한쪽이 부푸는 것처럼 저기압이 지나고 나면 고기압이 들어오게 되는데요.

저기압이 통과한 뒤로 한반도에 일시적으로 고기압이 자리 잡으면서 맑은 하늘 속 강한 햇볕에 더해 남쪽에서 뜨겁고 습한 공기가 계속 유입되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럼 이후 장마 전망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네, 우선 제주도 부근으로 내려간 정체전선은 당분간 계속 남쪽에 있습니다.

기상청의 중기 예보 보시면, 주말 지나 다음 주 월요일까지는 남부에만 비가 내리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장마전선이 다음 주 월요일까지는 남쪽에 머물 것으로 보는 건데요.

화요일부터는 다시 중부에도 비가 내리며 다음 주 토요일까지 전국적으로 비 예보가 들어있습니다.

정체전선이 다시 내륙으로 북상하기 때문인데요.

여름철에는 기압배치가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변동성이 큰 상황입니다만,

다음 주에도 이번처럼 정체전선이 내륙에 머물면서 수시로 저기압이 통과해 또 많은 비가 쏟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장마 종료 시점도 궁금합니다. 언제까지 이어지는 건가요?

[기자]
네, 사실 지금은 장마 종료 시점을 언급하기는 힘든 상황입니다.

아직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가 한반도 남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장마는 이 북태평양 고기압이 세력을 키워 북쪽으로 확장해 우리나라를 뒤덮어야 끝나는데요.

올해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평년에 비해 서쪽으로 확장하는 경향이 있어서 예년보다 장마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런데 장마가 끝났다고 날씨가 내내 맑지는 않습니다.

지난 2022년, 강남 일대가 침수됐던 것도 8월로 장마철은 아니었습니다.

여름에는 다른 계절보다 대기가 더 불안정하고 저기압도 자주 통과하면서 국지적으로 극한 호우가 쏟아질 가능성이 언제든지 있는 만큼, 여름철 내내 호우 피해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YTN 김민경 (kimmin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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