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밤사이 수도권·충남 '극한 호우'...원인은?

이틀째 밤사이 수도권·충남 '극한 호우'...원인은?

2024.07.18. 오후 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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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부에 이틀 내내 극한 호우가 쏟아진 가운데, 정체전선이 점차 남하하면서 오늘 낮 남부에도 강한 비가 내렸습니다.

이틀째 쏟아진 야행성 폭우의 원인과 앞으로의 장마 전망을 취재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민경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밤사이에도 경기 북부에 무척 많은 비가 내렸죠?

[기자]
네, 이틀째 밤사이 수도권, 특히 경기 북부를 중심으로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화면 보실까요?

어제 오후 7시부터 오늘 낮 12시까지의 강수량입니다.

경기 파주 도라산에는 348.5mm, 인천 강화에 347mm 등 파주와 강화는 300mm 이상 내렸고,

오전에 경기도 평택에는 시간당 89mm, 충남 당진에 시간당 87mm 등 오늘도 시간당 70mm가 넘는 극한 호우가 쏟아졌습니다.

[앵커]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또 발송됐는데요.

어느 지역이 대상이었나요?

[기자]
네, 밤사이 많은 비로 어젯밤 9시 49분 경기 파주 장단면을 시작으로 오늘 새벽 4시 12분, 경기도 연천군에 총 21건의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습니다.

호우 긴급 재난문자는 지난해 처음 도입돼 수도권에 시범 운영했는데, 지난해는 '여름철 방재 기간'이라고 하는 장마철부터 태풍 시기, 5월부터 10월까지 모두 6건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어제부터 오늘까지 이틀 만에 총 44건이 발송된 겁니다.

최근 비가 내릴 때마다 강하게 쏟아지는 경우가 많았다는 걸 의미합니다.

[앵커]
이틀 만에 재난문자가 44건 발송될 정도로 정말 강하게 쏟아졌는데요. 이틀 동안 파주에는 600mm가 넘게 내렸다고요?

[기자]
네, 지난 16일, 그제 오후 7시부터 오늘 오전 7시까지 36시간 동안의 강수량을 보면,

경기 파주 판문점에 614.5mm가 기록됐고요.

파주 곳곳에 500mm 이상, 연천, 동두천에 400mm 이상, 경기 북부를 중심으로 300mm가 넘는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앵커]
올해 특히 밤사이 호우가 잦습니다.

이렇게 밤사이에 강한 비가 쏟아지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한데요.

[기자]
전국 장마가 시작된 지난달 29일부터 오늘까지 시간당 강수량이 가장 많은 순서대로 나열한 표입니다.

시간당 강수량이 100mm가 넘었던 적이 8번인데, 전부 새벽과 아침입니다.

이렇게 밤부터 아침까지 강한 비가 집중되는 이른바, '야행성 폭우'는 이례적인 현상은 아니고 우리나라 장마철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대기 하층에서 강하게 부는 바람인 '하층 제트' 때문인데요,

낮에는 태양이 땅에 햇볕을 쬐면서 지면이 뜨겁게 달아오릅니다. 땅 온도가 오르면서 대기 하층의 공기가 상승하는 '난류'가 발생하는데요.

고속도로에서 자동차가 빠르게 지나가는데 중간중간 자동차들이 끼어들면 속도가 줄어드는 것처럼

대기 하층의 빠른 바람을 난류가 가로막으면서 낮에는 비구름을 빨리 발달시킬 수가 없는데요.

그런데 밤에는 해가 지고 땅이 식어 난류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이 빠른 바람이 수증기의 공급을 원활하게 도우면서 비구름을 더 강하게 발달시키기 때문에 낮보다 밤에 비가 강하게 내리는 겁니다.

[앵커]
오늘 오전까지는 비가 강하게 내렸잖아요.

그런데 오전에 이상한 비구름이 있었다고요?

[기자]
네, 오전 10시 레이더 화면입니다.

한반도 가운데, 보라색에 둘러싸인 남색 비구름 보이시나요?

동서로 길게, 남북으로 길게 거꾸로 '기역'자로 위치해 있습니다.

발생 원인이 다른 두 비구름이 합쳐진 겁니다.

우선 동서로 긴 이 비구름, 다른 곳은 노란색, 연두색이지만 이 지역만 이렇게 남색으로 표시되어있죠.

이 지역에만 비구름이 강하게 발달한 건데요.

남쪽에 있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아래에서는 따뜻한 공기가 위로 밀어 올리고 북쪽에서는 차고 건조한 공기가 누르는 건데,

철판 눌러 찍는 것처럼 균일하게 압축되는 게 아니라 위 아래에서 공기가 서로 밀다가, 찬 공기가 더 강하게 내려오는 곳에서는 이렇게 비구름이 더 발달하는 겁니다.

그리고 남북으로 길게 형성된 이 비구름은 서쪽에서 들어오는 저기압 때문인데요.

서해 상에 비구름이 끊겨있는 것 보이시죠.

여기가 저기압입니다.

저기압이 시계 반대방향으로 회전하면서 공기를 섞고 있기 때문에 이곳은 비구름이 없는 건데요.

저기압이 수증기를 불어넣고, 남동쪽의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에서도 수증기가 불어 들고 있어서 두 개가 중첩돼 이렇게 강한 비구름이 만들어진 겁니다.

동서로 만들어진 비구름은 지나갈 때 지속성이 긴 반면 남북으로 만들어진 띠 모양의 비구름은 강하게 내리지만, 지속성은 짧은 특징이 있습니다.

[앵커]
이틀째 밤사이에 많은 비가 내려서 걱정인데, 기상청의 예보는 어떻습니까?

[기자]
오늘 밤부터 내일 밤까지 3시간 간격의 예상 일기도입니다.

중부는 곳곳에서 소강상태를 보이겠지만, 이번에는 남부지방입니다.

내일 자정 전후로 비구름이 유입되면서 내일 오후까지 지나는데요.

기상청이 내일 새벽부터 오후까지 남부지방에 시간당 30mm 안팎의 다소 강한 비가 내리겠다고 예측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화요일 새벽, 전남 남해안에 시간당 100mm가 넘는 강한 비가 쏟아졌죠,

이런 작고 동그란 구름대들이 강하게 발달하면 충분히 이번에도 시간당 100mm 안팎의 극한 호우가 쏟아질 수 있는 상황이라, 남부 지방의 호우는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앵커]
올여름 특히 변동성이 큰 것 같은데요.

[기자]
현재 한반도 주변에 비구름의 재료가 되는 수증기가 매우 많은 상태인데, 여기에 수증기가 계속 추가로 들어오는 상황입니다.

그러니까 작은 충격에도 비구름으로 발달하기 쉬운 조건인 거죠.

그런데 이런 비구름들은 국지적으로 좁은 지역에 강하게 발달하는 특징이 있어서 변동성도 크고 예측하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앵커]
내일이 벌써 금요일입니다.

주말과 일요일 날씨는 어떻습니까?

[기자]
내일은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립니다.

주말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한 차례 더 북상하면서 정체전선이 다시 올라와 중부지방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데,

토요일 밤부터 일요일 사이 정체전선과 저기압의 영향을 동시에 받을 가능성이 있어 또 한 번의 고비가 더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주에는 정체전선이 수도권과 강원 부근에 머물면서 중북부 지역에만 장맛비가 내리고 제주도와 남부는 무더위가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아직 제주와 남부 장마 종료 시기를 언급하기 힘든 이유는, 23일 아침 9시 일기도인데요,

타이완 남쪽 해상에 위치한 이 열대 저압부, 이게 강하게 발달하면 태풍이 됩니다.

지금은 이 열대저압부가 발달하지 않은 상황에서 모델의 예측이기 때문에 변동성이 무척 크지만, 이 영향이 우리나라에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YTN 김민경 (kimmin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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