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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밤사이 서울을 포함한 중부지방에 20cm가 넘는 폭설이 쏟아지며 곳곳에 대설특보가 내려졌습니다.
서울은 117년 만에 11월 폭설을 기록하기도 했는데요,
지금은 곳곳에서 잠시 눈이 약해진 곳도 있지만, 내일까지 중부 내륙에 최대 20cm의 눈이 더 내릴 전망입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폭설의 원인과 앞으로 날씨 전망까지 알아보겠습니다.
김민경 YTN 기상·재난 전문기자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우선 밤사이부터 알아보죠, 첫눈인데 말 그대로 폭설이었습니다.
눈이 얼마나 내린 건가요?
[기자]
네, 어마어마했습니다.
밤사이 경기 양평 용문산에 22cm, 강원 평창 대화면에 21.7cm가 쏟아졌고요.
서울에도 성북구에 20.6cm, 강북구에 20.4cm 등 중부지방 곳곳에서 20cm가 넘는 적설량을 기록했습니다.
서울의 공식 관측값으로 사용하는 종로 송월동에 있는 기상관측소에서도 16.5cm의 눈이 쌓였는데요.
그동안 서울 기준, 11월 일 적설량으로는 1972년 11월 28일에 쏟아진 12.4cm가 역대 1위였었는데,
이 기록이 깨지면서 1907년에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후 117년 만에 11월 적설량으로는 최대 적설량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지금은 어떤가요?
[기자]
네, 눈구름의 이동을 볼 수 있는 레이더 영상 보겠습니다.
새벽까지 영향을 주던 메인 비구름대는 오전에 동쪽으로 빠지고
이렇게 서쪽에서 다시 비구름대가 유입되고 있는데요.
짙은 보라색이 대설 경보, 빗금으로 칠해진 구역이 대설주의보가 발령 중인 곳인데요,
지금도 서울 동남권을 제외한 전역에 대설 경보가 내려져 있고,
경기 남부와 전북 동부 일부에도 대설 경보가,
수도권과 강원, 충청, 호남, 영남, 그리고 제주 산간에도 대설주의보가 계속해서 발령 중입니다.
[앵커]
폭설의 원인이 찬 공기라고요?
[기자]
네, 그런데 보통 찬 공기가 아닙니다.
일기도 보실까요?
상층 5km 부근인데요,
한반도, 그러니까 중부지방을 걸쳐서 위쪽에 있는 이 붉은색의 덩어리, 이게 상층 찬 공기의 소용돌이입니다.
제가 준비한 영상이 함께 나가고 있는데요.
쉽게 얘기하면, 욕조에 물을 받았다가 물마개를 빼면 물이 회오리 모양으로 빠지는 것을 한 번쯤 보신 적이 있을 텐데요.
욕조에서 물 빠지는 것처럼 찬 공기가 회오리를 치면서 아이스크림콘처럼 깔때기 모양으로 대기 상층에서 지상으로 내려오는 겁니다.
그러니까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는 데다가 상층, 위쪽에서도 찬 공기가 내려와서 이중으로 영향을 받다 보니까
지난주에 있었던 반짝 추위보다 추위의 강도가 더 강한 거고요.
눈도 문제였던 게, 상층의 공기가 지상 공기보다 더 차가운데, 공기는 무거울수록 더 무거워집니다.
그러니까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지상에 원래 있던 공기 밑으로 파고들면서 대기가 불안정해져 작은 규모의 저기압이 발생하게 되는데요.
여기에서 만들어진 구름이 기온이 워낙 낮기 때문에 비구름이 아니라 눈구름이 된 겁니다.
[앵커]
여기에 온난화로 높아진 해수 온도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요?
[기자]
네, 일반적으로 겨울 폭설이 내릴 때 패턴 중 하나가 차가운 북서풍이 불 때인데요.
겨울에는 바다의 수온이 대기 온도보다 더 따뜻합니다.
차가운 바람이 상대적으로 따뜻한 서해를 지나면서 구름이 발달하는 건데요.
최근 한반도 주변 바다 온도는 지난 100년 사이 1.5도 상승했는데, 전 세계 평균보다 2.5배나 높습니다.
이렇다 보니 대기 중의 기온과 해수 온도와의 온도 차이가 더 벌어져서 구름이 더 강하게 발달하게 되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오늘 밤사이에 한 차례 고비가 더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다시 한 번 일기도 보실까요?
앞서 봤던 상층 5km 상황인데요.
이 저기압이 반 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오늘 밤부터 내일 오전 사이에 다시 한 번 강한 눈구름이 중부와 이번에는 남부 일부까지 들어오는 겁니다.
이렇게 움푹 파인 부분을 기압골이라고 하는데요,
여기에서 구름이 잘 발달하는 건데,
원래는 저기압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반 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이동하기 때문에 한번 영향을 주고 동쪽으로 빠져야 하는데,
지금 대기 상층의 흐름이 정체되어 있습니다.
저기압이 제자리에서 톱니바퀴처럼 계속 도니까 기압골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건데 이 시점이 오늘 밤부터라고 보는 겁니다.
이 때문에 내일까지 강원 산간과 수도권에 20cm 이상, 충청과 호남에 15cm 이상의 많은 눈이 더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중부도 문제지만 충청내륙에서는 특히 경계해야 한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차가운 북서풍이 서해 상을 지나면서 눈구름이 발달해 서쪽, 특히 서해안 지역에 눈이 쏟아지는 건데,
문제는 가끔 충청 도심 지역인 대전과 아산, 천안, 청주 등에 갑작스럽게 폭설이 쏟아질 때가 있습니다.
일명 '아산만 효과'라고 하는데요.
화면 보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구름이 서해 먼바다가 통과하는 게 아니라,
바람 방향이 이렇게 300도 이상일 때 이렇게 경기만을 지나 아산만을 지나서 충청 내륙으로 구름이 들어오는 건데요.
문제는 구름 폭이 장마철 띠 모양의 비구름처럼 매우 좁아서 슈퍼컴퓨터가 예측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겁니다.
지난 2020년 12월 30일쯤에는 세종 일부 지역에 3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눈이 10cm가량 순식간에 쌓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지난해보다 느린 첫눈이었는데, 시작부터 대설이었습니다. 대설의 기준이 따로 있나요?
[기자]
맞습니다.
서울의 첫눈 기준은 종로 송월동에 있는 기상관측소에서 눈이 관측됐을 때를 첫눈이라고 얘기하는데요.
올해는 지난해보다 아흐레 늦고, 평년보다는 엿새나 늦었습니다.
하지만 말씀하신 대로 시작부터 대설이었는데,
대설은 특보를 기준으로 하는데요.
24시간 동안 새로 내린 눈이 5cm 이상일 때는 대설주의보, 20cm 이상이면 대설경보로 분류하는데, 산간 지역은 기준이 더 높아서 30cm 이상일 때 대설경보를 발령합니다.
[앵커]
이번 눈이 무거운 눈이라고 하던데요? 어떤 차이가 있는 건가요?
[기자]
'무거운 눈'은 구름이 바다 위를 지나면서 많은 습기를 가지고 있는 눈으로 '습설'이라고 하는데요,
습기가 많아서 잘 뭉쳐집니다.
반대로 건조하고 푸석푸석한 눈은 '건설'이라고 하는데요.
이 건설과 습설은 같은 양의 눈이 내려도 무게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가로, 세로가 1m인 공간에 1m의 눈이 쌓일 경우,
가벼운 눈, 건설은 150kg, 무거운 습설은 300kg 정도로 차이가 2배 수준입니다.
특히 일반적인 비닐하우스에 50cm의 습설이 쌓이면 무게는 최대 30톤까지 치솟는데요,
15톤 트럭이 2대, 전봇대 30개가 올라가 있는 셈입니다.
[앵커]
이번 눈, 그럼 언제까지 내리는 걸까요?
[기자]
네, 오늘 밤부터 내일 오전까지 한 차례 고비를 넘기고 내일 낮부터는 곳곳에서 소강상태를 보이며 그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기압골이 지난 뒤에도 뒤따라 흘러오는 눈구름이 있을 것으로 보여서 경기 남부는 내일 늦은 밤까지, 그리고 충청과 호남, 제주도는 모레까지도 눈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앵커]
바람도 너무 강했어요, 태풍급 돌풍이 몰아쳤죠?
[기자]
맞습니다.
새벽 한때 경기 안산, 충남 태안 등 곳곳에서 초속 30m 이상의 태풍급 돌풍이 몰아쳤습니다.
해안가뿐만 아니라 일부 내륙에도 강풍특보가 내려지기도 했는데요.
강풍 역시 상층 찬 공기가 원인입니다.
일기도 다시 한 번 보겠습니다.
이번에는 지상 일기도입니다.
이 검은 선의 간격이 좁을수록 바람이 강하게 부는데요,
한반도 부근이 다른 지역보다 꽤 촘촘합니다.
고기압과 저기압 사이에서 바람이 강해지는 건데요,
여기에 찬 공기가 무겁기 때문에 파고들면서 기울기를 강화해서 바람이 더 강해졌습니다.
[앵커]
눈도 눈이지만, 어제보다 확실히 추워졌습니다.
서울은 최저기온을 기록했다고요?
[기자]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북쪽과 상층에서 이중으로 찬 공기가 내려왔기 때문입니다.
오늘 아침 서울 최저기온이 영하 1.3도로, 올가을 들어 가장 낮았고요.
바람이 강해서 체감온도는 영하 4.2도까지 떨어졌습니다.
서울뿐만 아니라 중부 대부분 지역에서도 영하권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추위 전망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내일과 모레는 기온이 더 떨어집니다.
서울 기준, 내일은 영하 2도, 금요일인 모레는 영하 4도로 추위가 절정에 달하겠고요.
겨울이 시작하는 다음 주에도 최저기온이 서울은 영상 1도에서 영하 2도 사이, 내륙 대부분 지역에서도 영하권 추위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앵커]
그런데 기상청이 올겨울 전망을 예년보다 추울 것으로 예상했다가 180도로 바꿔서 기온이 평년과 비슷할 거나 높을 것으로 예보했는데, 시작 전부터 너무 춥네요?
[기자]
맞습니다.
사실 기상청에서는 지난달 말에, 12월은 강추위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혹시 온난화의 역설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온난화로 지구는 따뜻해지는데 오히려 우리나라는 겨울에 더 추워지기 때문인데요.
북극 주변에는 북극의 찬 공기를 가두고 있는 '제트기류'라는 매우 빠른 바람이 계속해서 불고 있는데요.
고무줄을 팽팽하게 잡아당기다가 힘을 약하게 주면 느슨해지면서 축 처지잖아요.
온난화로 이 바람이 약해지면서 가둬져 있던 북극의 한기가 우리나라까지 내려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기상청이 한 달 만에 전망을 수정했던 이유는 바로 해수 온도입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한반도 주변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1.8도나 높고요, 더 길게는 100년 사이 1.5도나 상승했습니다.
해수 온도가 높으면, 바다에 있는 열기가 방출되면서 한반도 주변에 고기압이 발달하게 되면서 기온이 오르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올겨울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다고 해서 찬 공기가 약하다는 건 절대 아닙니다.
평년 겨울과 비교했을 때 비슷하다는 거지 이번처럼, 그리고 한겨울에는 이번보다 더 강하게 찬 공기가 일시적으로 내려오게 되면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날도 꽤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민경 (kimmin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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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사이 서울을 포함한 중부지방에 20cm가 넘는 폭설이 쏟아지며 곳곳에 대설특보가 내려졌습니다.
서울은 117년 만에 11월 폭설을 기록하기도 했는데요,
지금은 곳곳에서 잠시 눈이 약해진 곳도 있지만, 내일까지 중부 내륙에 최대 20cm의 눈이 더 내릴 전망입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폭설의 원인과 앞으로 날씨 전망까지 알아보겠습니다.
김민경 YTN 기상·재난 전문기자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우선 밤사이부터 알아보죠, 첫눈인데 말 그대로 폭설이었습니다.
눈이 얼마나 내린 건가요?
[기자]
네, 어마어마했습니다.
밤사이 경기 양평 용문산에 22cm, 강원 평창 대화면에 21.7cm가 쏟아졌고요.
서울에도 성북구에 20.6cm, 강북구에 20.4cm 등 중부지방 곳곳에서 20cm가 넘는 적설량을 기록했습니다.
서울의 공식 관측값으로 사용하는 종로 송월동에 있는 기상관측소에서도 16.5cm의 눈이 쌓였는데요.
그동안 서울 기준, 11월 일 적설량으로는 1972년 11월 28일에 쏟아진 12.4cm가 역대 1위였었는데,
이 기록이 깨지면서 1907년에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후 117년 만에 11월 적설량으로는 최대 적설량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지금은 어떤가요?
[기자]
네, 눈구름의 이동을 볼 수 있는 레이더 영상 보겠습니다.
새벽까지 영향을 주던 메인 비구름대는 오전에 동쪽으로 빠지고
이렇게 서쪽에서 다시 비구름대가 유입되고 있는데요.
짙은 보라색이 대설 경보, 빗금으로 칠해진 구역이 대설주의보가 발령 중인 곳인데요,
지금도 서울 동남권을 제외한 전역에 대설 경보가 내려져 있고,
경기 남부와 전북 동부 일부에도 대설 경보가,
수도권과 강원, 충청, 호남, 영남, 그리고 제주 산간에도 대설주의보가 계속해서 발령 중입니다.
[앵커]
폭설의 원인이 찬 공기라고요?
[기자]
네, 그런데 보통 찬 공기가 아닙니다.
일기도 보실까요?
상층 5km 부근인데요,
한반도, 그러니까 중부지방을 걸쳐서 위쪽에 있는 이 붉은색의 덩어리, 이게 상층 찬 공기의 소용돌이입니다.
제가 준비한 영상이 함께 나가고 있는데요.
쉽게 얘기하면, 욕조에 물을 받았다가 물마개를 빼면 물이 회오리 모양으로 빠지는 것을 한 번쯤 보신 적이 있을 텐데요.
욕조에서 물 빠지는 것처럼 찬 공기가 회오리를 치면서 아이스크림콘처럼 깔때기 모양으로 대기 상층에서 지상으로 내려오는 겁니다.
그러니까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는 데다가 상층, 위쪽에서도 찬 공기가 내려와서 이중으로 영향을 받다 보니까
지난주에 있었던 반짝 추위보다 추위의 강도가 더 강한 거고요.
눈도 문제였던 게, 상층의 공기가 지상 공기보다 더 차가운데, 공기는 무거울수록 더 무거워집니다.
그러니까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지상에 원래 있던 공기 밑으로 파고들면서 대기가 불안정해져 작은 규모의 저기압이 발생하게 되는데요.
여기에서 만들어진 구름이 기온이 워낙 낮기 때문에 비구름이 아니라 눈구름이 된 겁니다.
[앵커]
여기에 온난화로 높아진 해수 온도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요?
[기자]
네, 일반적으로 겨울 폭설이 내릴 때 패턴 중 하나가 차가운 북서풍이 불 때인데요.
겨울에는 바다의 수온이 대기 온도보다 더 따뜻합니다.
차가운 바람이 상대적으로 따뜻한 서해를 지나면서 구름이 발달하는 건데요.
최근 한반도 주변 바다 온도는 지난 100년 사이 1.5도 상승했는데, 전 세계 평균보다 2.5배나 높습니다.
이렇다 보니 대기 중의 기온과 해수 온도와의 온도 차이가 더 벌어져서 구름이 더 강하게 발달하게 되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오늘 밤사이에 한 차례 고비가 더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다시 한 번 일기도 보실까요?
앞서 봤던 상층 5km 상황인데요.
이 저기압이 반 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오늘 밤부터 내일 오전 사이에 다시 한 번 강한 눈구름이 중부와 이번에는 남부 일부까지 들어오는 겁니다.
이렇게 움푹 파인 부분을 기압골이라고 하는데요,
여기에서 구름이 잘 발달하는 건데,
원래는 저기압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반 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이동하기 때문에 한번 영향을 주고 동쪽으로 빠져야 하는데,
지금 대기 상층의 흐름이 정체되어 있습니다.
저기압이 제자리에서 톱니바퀴처럼 계속 도니까 기압골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건데 이 시점이 오늘 밤부터라고 보는 겁니다.
이 때문에 내일까지 강원 산간과 수도권에 20cm 이상, 충청과 호남에 15cm 이상의 많은 눈이 더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중부도 문제지만 충청내륙에서는 특히 경계해야 한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차가운 북서풍이 서해 상을 지나면서 눈구름이 발달해 서쪽, 특히 서해안 지역에 눈이 쏟아지는 건데,
문제는 가끔 충청 도심 지역인 대전과 아산, 천안, 청주 등에 갑작스럽게 폭설이 쏟아질 때가 있습니다.
일명 '아산만 효과'라고 하는데요.
화면 보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구름이 서해 먼바다가 통과하는 게 아니라,
바람 방향이 이렇게 300도 이상일 때 이렇게 경기만을 지나 아산만을 지나서 충청 내륙으로 구름이 들어오는 건데요.
문제는 구름 폭이 장마철 띠 모양의 비구름처럼 매우 좁아서 슈퍼컴퓨터가 예측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겁니다.
지난 2020년 12월 30일쯤에는 세종 일부 지역에 3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눈이 10cm가량 순식간에 쌓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지난해보다 느린 첫눈이었는데, 시작부터 대설이었습니다. 대설의 기준이 따로 있나요?
[기자]
맞습니다.
서울의 첫눈 기준은 종로 송월동에 있는 기상관측소에서 눈이 관측됐을 때를 첫눈이라고 얘기하는데요.
올해는 지난해보다 아흐레 늦고, 평년보다는 엿새나 늦었습니다.
하지만 말씀하신 대로 시작부터 대설이었는데,
대설은 특보를 기준으로 하는데요.
24시간 동안 새로 내린 눈이 5cm 이상일 때는 대설주의보, 20cm 이상이면 대설경보로 분류하는데, 산간 지역은 기준이 더 높아서 30cm 이상일 때 대설경보를 발령합니다.
[앵커]
이번 눈이 무거운 눈이라고 하던데요? 어떤 차이가 있는 건가요?
[기자]
'무거운 눈'은 구름이 바다 위를 지나면서 많은 습기를 가지고 있는 눈으로 '습설'이라고 하는데요,
습기가 많아서 잘 뭉쳐집니다.
반대로 건조하고 푸석푸석한 눈은 '건설'이라고 하는데요.
이 건설과 습설은 같은 양의 눈이 내려도 무게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가로, 세로가 1m인 공간에 1m의 눈이 쌓일 경우,
가벼운 눈, 건설은 150kg, 무거운 습설은 300kg 정도로 차이가 2배 수준입니다.
특히 일반적인 비닐하우스에 50cm의 습설이 쌓이면 무게는 최대 30톤까지 치솟는데요,
15톤 트럭이 2대, 전봇대 30개가 올라가 있는 셈입니다.
[앵커]
이번 눈, 그럼 언제까지 내리는 걸까요?
[기자]
네, 오늘 밤부터 내일 오전까지 한 차례 고비를 넘기고 내일 낮부터는 곳곳에서 소강상태를 보이며 그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기압골이 지난 뒤에도 뒤따라 흘러오는 눈구름이 있을 것으로 보여서 경기 남부는 내일 늦은 밤까지, 그리고 충청과 호남, 제주도는 모레까지도 눈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앵커]
바람도 너무 강했어요, 태풍급 돌풍이 몰아쳤죠?
[기자]
맞습니다.
새벽 한때 경기 안산, 충남 태안 등 곳곳에서 초속 30m 이상의 태풍급 돌풍이 몰아쳤습니다.
해안가뿐만 아니라 일부 내륙에도 강풍특보가 내려지기도 했는데요.
강풍 역시 상층 찬 공기가 원인입니다.
일기도 다시 한 번 보겠습니다.
이번에는 지상 일기도입니다.
이 검은 선의 간격이 좁을수록 바람이 강하게 부는데요,
한반도 부근이 다른 지역보다 꽤 촘촘합니다.
고기압과 저기압 사이에서 바람이 강해지는 건데요,
여기에 찬 공기가 무겁기 때문에 파고들면서 기울기를 강화해서 바람이 더 강해졌습니다.
[앵커]
눈도 눈이지만, 어제보다 확실히 추워졌습니다.
서울은 최저기온을 기록했다고요?
[기자]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북쪽과 상층에서 이중으로 찬 공기가 내려왔기 때문입니다.
오늘 아침 서울 최저기온이 영하 1.3도로, 올가을 들어 가장 낮았고요.
바람이 강해서 체감온도는 영하 4.2도까지 떨어졌습니다.
서울뿐만 아니라 중부 대부분 지역에서도 영하권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추위 전망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내일과 모레는 기온이 더 떨어집니다.
서울 기준, 내일은 영하 2도, 금요일인 모레는 영하 4도로 추위가 절정에 달하겠고요.
겨울이 시작하는 다음 주에도 최저기온이 서울은 영상 1도에서 영하 2도 사이, 내륙 대부분 지역에서도 영하권 추위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앵커]
그런데 기상청이 올겨울 전망을 예년보다 추울 것으로 예상했다가 180도로 바꿔서 기온이 평년과 비슷할 거나 높을 것으로 예보했는데, 시작 전부터 너무 춥네요?
[기자]
맞습니다.
사실 기상청에서는 지난달 말에, 12월은 강추위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혹시 온난화의 역설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온난화로 지구는 따뜻해지는데 오히려 우리나라는 겨울에 더 추워지기 때문인데요.
북극 주변에는 북극의 찬 공기를 가두고 있는 '제트기류'라는 매우 빠른 바람이 계속해서 불고 있는데요.
고무줄을 팽팽하게 잡아당기다가 힘을 약하게 주면 느슨해지면서 축 처지잖아요.
온난화로 이 바람이 약해지면서 가둬져 있던 북극의 한기가 우리나라까지 내려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기상청이 한 달 만에 전망을 수정했던 이유는 바로 해수 온도입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한반도 주변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1.8도나 높고요, 더 길게는 100년 사이 1.5도나 상승했습니다.
해수 온도가 높으면, 바다에 있는 열기가 방출되면서 한반도 주변에 고기압이 발달하게 되면서 기온이 오르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올겨울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다고 해서 찬 공기가 약하다는 건 절대 아닙니다.
평년 겨울과 비교했을 때 비슷하다는 거지 이번처럼, 그리고 한겨울에는 이번보다 더 강하게 찬 공기가 일시적으로 내려오게 되면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날도 꽤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민경 (kimmin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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