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보다 더한 '입춘 한파'...서해안 폭설 언제까지?

한겨울보다 더한 '입춘 한파'...서해안 폭설 언제까지?

2025.02.05. 오후 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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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취재기자와 함께 이번 한파의 원인과 전망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민경 YTN 기상·재난 전문기자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이렇게 갑자기 추워진 원인이 뭔가요?

[기자]
한반도 양옆으로 대기 상층에 공기의 벽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화면 보실까요?

대기 상층 5km 부근 일기도입니다.

북극을 기준으로 위에서 내려다본 일기도라서 한반도가 작게 표시되어 있는데,

왼쪽과 오른쪽에 고기압이 이렇게 벽처럼 가로막아서 우리나라 부근에는 큰 저기압 덩어리가 정체하고 있습니다.

풍선을 한쪽에서 누르면 다른 쪽이 부풀듯이 한 지역에 고기압이 생기면 옆에는 저기압이 발달하게 되는데요.

이 고기압과 저기압이 마치 기차 칸이 연결된 것처럼 번갈아가면서 흘러가는 게 정상적인데 이번처럼 고기압이 버티고 있으면 저기압이 제자리에서 톱니바퀴 돌듯이 계속 회전 하는데요.

이번에는 규모가 아주 커서 저기압이 남북으로 3,000km에 달하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만들어지면서 북극 주변의 찬 공기를 계속 끌어내리고 있는 겁니다.

[앵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추위를 '북극 한파'라고 표현하기도 하던데요?

[기자]
네, 조금 전에 본 일기도 다시 보실까요?

여기가 북극인데, 찬 공기가 내려오는 시작점이 북극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북극의 매우 강한 찬 공기가 성질이 변하지 않고 그대로 내려오는 게 아니라, 중국 북부를 지나면서 내려오기 때문에 공기의 성질이 조금씩 바뀌면서 내려오게 됩니다.

북극 찬 공기가 변질 없이 그대로 내려오면 서울 기온이 영하 15∼20도 이하까지도 떨어질 수 있는데요.

이번에는 공기가 우회해서 들어오기 때문에 서울 최저기온이 영하 11.8도에 그쳤습니다.

이번 추위가 올겨울 두 번째 한파라고 볼 수 있는데, 사실 지난달 초반 서울 최저기온이 영하 12.2도로 이번보다 더 추웠습니다.

지난달에는 상층 소용돌이의 규모가 이번보다 작아서 북쪽에서 비교적 바로 내려왔고요, 이번에는 확연히 규모가 훨씬 커졌습니다.

이 때문에 이렇게 중국 내륙을 더 우회해서 내려오면서 한기가 다소 변질돼 추위의 강도가 지난번보다는 조금 약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입춘 한파', 원래 이렇게 추운 건가요?

[기자]
네, 입춘은 말 그대로 봄이 시작된다는 뜻이지만, 실제로는 이번처럼 한겨울 같은 추위가 찾아오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입춘은 24절기 중에 첫 번째 절기로 매년 2월 3일에서 5일쯤입니다.

이맘때 전국 평균 최저 기온은 영하 5.9도인데요.

최근 5년 동안은 전국 평균 최저기온이 영하 10도를 밑도는 '입춘 한파'는 없었지만,

2018년에는 영하 11도, 2006년에는 영하 13도였습니다.

[앵커]
앞서 기상캐스터 중계를 보니 아메리카노도 얼고, 청바지에 달걀까지 어는 모습이 인상적이던데요?

[기자]
네, 저희 YTN 기상캐스터들이 어제 새벽부터 달걀을 깨보거나 휴지와 티셔츠, 청바지를 물에 적셔서 얼마나 빨리 어는지를 실험해봤는데요.

이렇게 영하 10도 이하의 강추위에서는 물과 커피 같은 액체가 어는 것은 물론이고요,

추운 날 젖은 손으로 난간을 잡으면 손이 달라붙듯이 이렇게 매우 차가운 표면에 물이나 액체가 닿으면 순간적으로 얼어붙는 현상이 생기게 됩니다.

[앵커]
서울은 처음으로 한파 경보도 내려졌던데, 왜 동북권에만 경보고 다른 지역은 주의보에 그친 건가요?

[기자]
서울 안에서도 가장 내륙이기 때문입니다.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가 우리나라를 다 덮어서 기온이 떨어져도 곳곳에서는 지형적인 요소들이 더해지게 되는데요.

일반적으로 겨울에는 바다가 육지보다 온도가 높기 때문에 해안 지역이 상대적으로 기온이 높고 내륙 깊숙이 갈수록 더 낮아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번 추위, 도대체 언제까지 계속되는 건가요?

[기자]
네, 일기도 보실까요?

오늘부터 주말까지의 예상 일기도입니다.

저기압이 한 덩어리처럼 움직이지만 실제로는 땅콩처럼 위쪽과 아래쪽 두 덩어리로 구분됩니다.

지금은 아래 덩어리의 중심은 동쪽으로 빠져나간 상태인 거고요,

시간을 돌려보면 이렇게 위쪽 덩어리가 한반도로 내려오는데, 이게 주말쯤입니다.

그래서 이번 주 내내 춥더라도 이 중심이 내려올 때는 바람도 더 강해질 거고요, 추위의 강도도 더 지금보다는 주말이 더 강할 가능성이 크고요.

이후에 이 덩어리까지 동쪽으로 빠지는 다음 주 초반이 되어서야 기온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평년 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폭설 상황도 알아보죠.

지난 설 연휴에도 그렇고 왜 서해안에만 눈이 집중되는 건가요?

[기자]
우선 찬 공기가 서해를 지나면서 큰 온도 차에 눈구름이 발달하게 되는데, 이게 북서풍을 타고 서해안으로 들어오는 건데요.

레이더 화면 보실까요?

바람 방향 때문입니다.

서해에서 끊임없이 만들어진 눈구름이 충남 서해안과 호남, 제주에만 들어옵니다.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부는 대각선으로 부는 바람이 강하기 때문인데요.

여기에 '바람 그늘'이라는 게 생깁니다.

바람이 옹진반도를 거치면서 이 안에 가둬진 곳에는 눈구름대가 들어오지 못하는 겁니다.

바람이 강하게 불 때 건물 뒤로 숨으면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것처럼요.

옹진반도가 건물 역할을 해주는 건데요, 그래서 서해안에 폭설이 쏟아져도 수도권은 눈이 내리지 않는 겁니다.

[앵커]
사흘째 전북에는 30cm가 넘는 눈이 내렸는데, 언제까지 얼마나 더 오는 건가요?

[기자]
네, 우선 내일 오전까지 전북에는 15cm에 달하는 눈이 더 쏟아지겠습니다.

호남 내륙과 충남 서해안에도 많게는 10cm가량 더 내리겠는데요.

내일 오후에는 기압골이 들어와 바람이 서풍계열로 바뀌면서 서해안의 눈이 잠시 그치겠지만, 대신 수도권과 강원, 충청 내륙에 오후부터 밤까지 1에서 5cm의 눈이 내리겠고요.

이후에는 다시 북서풍이 강해지면서 충남 서해안과 호남에 또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해 강약을 반복하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서해안 폭설은 추위가 차츰 풀리기 시작하는 일요일 오후에나 끝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폭설과 한파가 겹치면서 서해안 지역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되는데, 마지막으로 주의할 점이나 대비 방법도 짚어주시죠.

[기자]
이번 눈도 역시 습기가 많아 잘 어는 '습설'입니다.

여기에 한파까지 겹쳐서 쌓인 눈이 금방 얼어 빙판길로 변할 가능성이 무척 큰데요.

문제는 눈이 계속 쏟아지다 보니 얼어있는 곳 위로 눈이 다시 쌓여서 겉보기에는 뽀득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훨씬 미끄러울 수 있습니다.

눈이 쌓여있는 곳은 되도록 밟지 않는 것이 좋고요.

마찰력을 높이고 체중을 고르게 분산시키는 바닥면이 넓은 운동화나 등산화를 신는 것이 안전합니다.

또 습설은 쌓일수록 일반 눈보다 훨씬 무거워서 비닐하우스나 야외 시설물들은 눈이 그친 틈을 이용해서 자주 치워줘야 하고요.

특히 차량에 쌓인 눈을 녹이기 위해서 뜨거운 물을 부으면 급격한 온도변화로 유리가 깨질 수 있기 때문에 물 대신 솔이나 제설 도구로 직접 치우는 것이 좋습니다.





YTN 김민경 (kimmin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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