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대신 눈보라"...밤사이 전국 눈·태풍급 강풍

"봄바람 대신 눈보라"...밤사이 전국 눈·태풍급 강풍

2025.03.17. 오후 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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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계절이 다시 겨울로 역주행한 가운데, 밤사이에는 북극 한기가 본격적으로 내려올 전망입니다.

전국적으로 눈보라가 몰아칠 것으로 보이는데, 서울에는 역대 가장 늦은 대설주의보가 내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김민경 YTN 기상·재난 전문기자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봄옷을 입을 새도 없이 다시 패딩이 필요해졌습니다.

영동 지역에는 폭설까지 쏟아졌는데, 계절이 다시 겨울로 되돌아간 이유가 뭔가요?

[기자]
북극에서 '찬 소용돌이'가 내려왔기 때문입니다.

일기도 화면 보실까요?

상공 5km 부근 일기도입니다.

우리나라로 내려오는 빨간색 덩어리 보이시나요?

한반도를 기준으로 북쪽으로 3,000km 떨어진 북극에서부터 내려오는 강한 소용돌이입니다.

이 소용돌이는 상층 기온이 무려 영하 40도에 달하는 찬 공기를 동반하고 있는데요.

소용돌이의 중심이 이렇게 오늘과 내일 사이에 우리나라를 통과할 예정입니다.

[앵커]
영동뿐만 아니라 밤사이에는 전국적으로 눈이 내린다는데, 기온이 낮아서 비가 아닌 눈으로 내리는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우선 소용돌이가 온다고 해서 무조건 눈이나 비가 내리는 건 아닙니다.

비나 눈을 뿌리는 강수 구름의 재료가 있어야 하는데요.

이 소용돌이가 북서쪽에서 내려오기 때문에 서해를 지나면서 해상에서 수분을 공급해주면서 구름이 발달하게 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이번에는 기온이 낮아서 비가 아닌 눈으로 내리게 되는데요.

상층 기온은 영하 40도가량이고, 현재 서해의 수온은 7∼8도 정도입니다.

구름은 온도 차가 클수록 강하게 발달하는데요.

이번에는 대기와 해상의 온도 차가 30도 안팎으로 크다 보니 강한 구름이 만들어져서 다소 많은 눈이 예보된 겁니다.

[앵커]
전국적으로 지금 대설 예비특보가 내려져 있죠?

[기자]
소용돌이가 점차 우리나라로 다가오면서 기상청이 전국 곳곳에 기상 예비 특보를 발령했습니다.

현재 남서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대설 예비특보가 내려졌고요.

서쪽 내륙과 해안가, 제주도에는 강풍 예비특보도 동시에 내려져 있습니다.

해상에는 이미 대부분 풍랑특보가 발령 중입니다.

3월 중순에 전국적으로 대설 예비특보가 내려진 건, 지난 2018년 이후 7년 만입니다.

[앵커]
이 예비특보가 실제 주의보로 발령되면 서울은 역대 가장 늦은 대설주의보를 기록하게 된다고요?

[기자]
기상 특보는 1999년부터 기상청이 체계적으로 정리하기 시작했는데요.

지금까지 서울에서 가장 늦은 대설주의보는 지난 2010년 3월 9일이었습니다.

오늘 내려지게 되면 역대 가장 늦은 기록을 세우게 되는 건데요.

서울에서는 오늘이 이례적인 기록이지만, 경기도는 3월 24일, 강원 산간은 무려 5월 15일에도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적이 있습니다.

[앵커]
그럼 오늘 밤사이에는 눈이 얼마나 내리는 건가요?

[기자]
내일까지 서울에는 많은 곳은 10cm에 달하는 눈이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수도권을 비롯한 서쪽 내륙에는 많게는 15cm가 예상되고요.

강원 산간 등 동쪽 지역에는 40cm가 넘는 눈이 내리는 곳도 있겠습니다.

영동 지역에는 이미 40cm가량 쌓여 있는데, 여기에 추가로 40cm가 더 내리면 총 적설량이 최대 80cm에 달하게 되는 셈입니다.

[앵커]
이번에는 눈도 문제지만, 바람까지 태풍급으로 강하게 분다면서요?

[기자]
북극의 찬 공기가 다른 지역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한반도로 내려오기 때문입니다.

쉽게 생각하면 워터파크의 수직 슬라이드를 떠올리시면 되는데요.

수직 슬라이드를 타고 내려가면 점점 속도가 붙지 않나요?

찬 공기의 이동 속도가 원래도 빠른데, 수직으로 곧장 떨어지면서 속도가 붙어 지상에서는 더욱 바람이 강해지는 겁니다.

이 때문에 내륙에서는 태풍급 돌풍이 몰아치고요, 해상에서는 물기둥이 회오리바람처럼 솟아오르는 용오름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특히 지난주 금요일부터 오늘까지가 달의 영향으로 해수면 높이가 높아지는 '대조기'이기 때문에 해상과 해안 인근 지역에서는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앵커]
이제 3월 하순에 접어드는 시점인데 눈이라니, 흔한 일은 아닌 거죠?

[기자]
드문 일이긴 하지만, 아주 이례적인 건 아닙니다.

지난 2018년에도 절기 '춘분' 즈음에 때 늦은 '북극 한기'가 찾아왔었습니다.

당시 강원도뿐만 아니라 수도권과 충청, 전북까지 한파와 폭설이 덮쳤는데요.

출근길 도로가 마비되고, 수십 곳의 학교들이 휴교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또, 2019년 3월 중순에는 갑작스러운 돌풍으로 영광에서 선박 전복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번에도 강한 돌풍이 동반된다고 하니 피해가 우려되는데, 가장 궁금한 게 이번 눈은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기자]
우선 이번 눈은 소용돌이가 우리나라를 지나는 자정 무렵부터 새벽 네, 다섯 시쯤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침에는 점차 약해지기 시작해 소용돌이가 동쪽으로 빠져나가면서 오전에 서쪽부터 점차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하지만 영동 지역은 밤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일기도 화면 보실까요?

소용돌이가 동쪽으로 빠지면서 내일 오후에는 내륙의 눈은 대부분 그칩니다.

소용돌이, 즉 저기압은 반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면서 이동하는데요.

이 저기압이 동해안으로 빠져나가더라도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면서 동풍이 불게 됩니다.

동풍이 불면 바람이 동해안을 지나면서 눈구름이 발달하게 되는데, 이 눈구름이 동쪽 산맥과 부딪히면서 영동 지역에는 계속해서 눈을 뿌립니다.

이 때문에 저기압이 동쪽으로 완전히 빠져나가기 전, 영동 지역에는 내일 밤까지 눈이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앵커]
밤사이에 눈이 내리는 거라, 출근길이 걱정되는데 주의할 점도 짚어주시죠.

[기자]
우선 기온이 낮아서 눈이 바로 녹지 않고 쌓이면서 금방 얼 가능성이 큽니다.

출근길에는 곳곳에 빙판길과 도로 살얼음이 만들어질 수 있어서 차간 거리를 충분히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하고요.

특히 눈이 약해지더라도 바람은 여전히 강하게 불 것으로 보여서 우산이 날아가거나 야외 시설물의 붕괴 사고에도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기온도 알아보죠, 꽃샘추위의 기세가 매섭습니다. 내일 아침에도 전국 대부분 지역이 영하권이라고요?

[기자]
오늘 아침에도 전국 대부분 지역의 기온이 영하권을 기록했는데요.

내일도 마찬가집니다.

특히 내일은 바람도 강해서 체감온도는 오늘보다 더 낮겠는데요.

모레까지는 꽃샘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출퇴근 길에는 따뜻한 외투를 챙기고 보온에 신경 쓰는 것이 좋겠습니다.




YTN 김민경 (kimmin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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