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새 영남 대형산불 3건..."'불길 통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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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새 영남 대형산불 3건..."'불길 통로' 열렸다"

2025.03.23. 오후 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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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한연희 앵커
■ 출연 : 김민경 YTN 기상·재난 전문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YTN24]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이번에는 취재기자와 함께 동시다발 산불의 원인과 전망, 자세히 분석해 보겠습니다.

김민경 YTN 기상·재난 전문기자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먼저 전국 산불 상황부터 다시 정리해볼까요?

[기자]
네, 오늘 전국의 산불 건수는 모두 15건입니다.

그중에 5건은 완료됐고요, 현재 10건이 진행 중입니다.

특히 경남 산청과 울산 울주, 경북 의성에는 대형 산불로 산불 대응 3단계가 진행 중이고요.

김해는 산불 2등급이 발령 중입니다.

[앵커]
특히 영남의 대형 산불 세 건은 불길이 쉽게 잡히지 않고 있다고요?

[기자]
네, 산림청이 YTN에 제공해준 산불 상황도 보면서 살펴 보겠습니다.

노란색 선이 산불이 진화 완료된 곳이고요.

빨간 곳은 아직 불길이 남아있는 곳입니다.

당초 이 지점에서 산불이 발생했는데, 산불이 바람을 타고 확산하면서 사흘 만에 영향 구역이 넓어졌습니다.

오후 1시 기준, 진화율은 65%인데요.

현재 산불 영향 구역은 1,362ha, 잔여 화선은 15km입니다.

[앵커]
의성도 이틀째 고군분투하고 있죠?

[기자]
네, 의성 산불 상황도도 보겠습니다.

이곳도 역시 진화가 완료된 곳보다 아직 진행 중인 곳이 더 많습니다.

강한 바람에 진화가 좀처럼 진전이 없어서, 오늘 오전에는 진화율이 2%대로 떨어지기도 했는데요.

오후 1시 기준, 진화율은 51%로 올라왔습니다.

의성은 산불 영향구역이 4.050ha이고요.

남은 불길은 33.6km가량입니다.

[앵커]
오늘 대형산불로 커진 울주도 살펴볼까요?

[기자]
네, 울주 지역도 산불 상황도 보겠습니다.

다행히 울주는 민가 부근은 진화가 완료됐습니다.

진화율은 오후 1시 기준으로 70%까지 올라왔는데요.

여전히 4.02km의 불길은 남아 있어서 아직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런데 대형산불의 기준이 따로 있는 건가요?

[기자]
네, 우선 산림청에서는 산불로 인한 피해 면적이 100ha 이상, 산불 지속시간이 24시간 이상 이어질 때를 대형산불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산불 대응은 3단계로 나뉘는데요.

피해면적이 10에서 50ha 미만으로 예상되면 1단계, 50에서 100ha 미만일 때는 2단계, 그리고 100ha 이상 예상될 때 3단계가 발령됩니다.

지난 금요일 산청 산불 상황처럼 삽시간에 피해 면적이 100ha 이상이 예상될 때는,

곧바로 바로 산불 대응 3단계가 발령되면서 산불이 난 지 24시간이 되지 않았더라도 곧바로 대형산불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앵커]
영남지역에만 산불이 몰리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기자]
네, 우선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는 대기가 무척 건조합니다.

화면 보실까요?

현재 경북 동해안과 대구에는 건조 경보가, 영남 대부분 지역과 충북, 전북, 영동 일부에는 건조주의보가 발령 중입니다.

특히 현재 습도를 보면, 붉게 표시된 지역일수록 습도가 낮은 건데, 건조특보가 내려진 지역을 중심으로 매우 붉습니다.

여기에 바람 방향도, 계속해서 바람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불고 있는 게 문제입니다.

[앵커]
'불길 통로'가 열렸다는 게 바람이 산불을 키운 거죠?

[기자]
맞습니다.

근본적인 원인이 우리나라 주변 기압 배치인데요.

일기도 화면 보실까요?

현재 한반도 주변 기압 분포는 남쪽에는 고기압이, 북쪽에는 저기압이 위치해 있습니다.

바람은 고기압 주변에서는 시계방향으로, 저기압 주변에서는 시계 반대방향으로 부는데요.

우리나라 주변을 보면, 검은 선이 비교적 가로로 누워있는 거 보이시나요?

이렇게 우리나라에서 위, 아래 바람이 만나면서 서풍이 더 강해지게 되는 겁니다.

특히 서풍이 불면, 태백산맥이나 소백산맥을 넘으면서 더 고온 건조해지고요.

여기에 양간지풍이라고, 바람이 산맥을 넘으면서 동해안 지역에 태풍급으로 풍속이 빨라지고 돌풍이 발생하는 현상이 더해지게 되는데요.

바짝 메말라 있는 영남은 산불 위험이 무척 큰 상황인 거고요, 영동은 아직 눈이 덮여 있어서 당장은 덜하지만, 눈이 녹는 즉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앵커]
산불을 키울 정도면 바람이 얼마나 강한 거에요?

[기자]
네, 지난 금요일부터 오늘까지 산간지역에서는 일 최대풍속이 무려 초속 20에서 30m에 달했습니다.

이 정도 강도면, 소형 태풍이 우리나라를 지났을 때와 비슷한데요.

그래픽 보실까요?

바람이 키운 3건의 대형산불 상황을 보시면, 울주는 밤이 넘어가서 3단계로 발령됐기 때문에 비교적 시간이 늦었지만,

앞서 발생한 두 산불을 보면 산청은 지난 금요일에 산불 1단계가 발령된 지 2시간 20분 만에 3단계로 확대됐고요,

의성은 무려 1시간 15분 만에 대형산불로 확대됐습니다.

[앵커]
불똥이 튀면서 산불이 퍼져 진화작업에 어렵다는 말도 있던데?

[기자]
네, 바람이 강하게 불면 마치 '도깨비불'처럼 불씨가 수백m씩 날아가게 되는데요.

특히 소나무 가지나 껍질 등에 불이 붙어서 생긴 불똥이 강풍을 만나게 되면 최대 2km까지도 날아가서 산불을 확산시킬 수가 있습니다.

[앵커]
산불을 키운 건 바람뿐만 아니라 이례적으로 높아진 기온도 한몫했다고요?

[기자]
네, 어제 포항 구룡포는 28.1도까지 올랐고요, 동해안과 영남 지방을 중심으로도 5월 중순 수준으로 기온이 크게 올랐습니다.

특히 북창원과 울산을 포함해 8곳은 지역 관측 사상 3월 기준, 역대 가장 높은 기온으로 기록되기도 했는데요.

오늘도 마찬가집니다.

울산 울주 기온이 27.2도까지 올랐고요, 대구, 경주, 부산 등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는 오늘도 대부분 25도를 웃도는 고온현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온이 오르면 지표면이 빨리 달궈지는데, 공기는 뜨거울수록 가벼워서 위로 올라가게 되거든요.

불똥이 위로 올라가는 공기들과 만나 떠올랐다가, 강풍을 만나서 불길이 순식간에 옮겨진 겁니다.

[앵커]
산불의 재료도 많았다고요?

[기자]
네, 고온에 대기도 건조하니까 나뭇잎들이 메말라 있는 상태입니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대형산불이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탈 수 있는 나뭇잎, 즉 연료가 무척 많은 상황이고요.

특히 영남지역에는 다른 지역보다 소나무 숲이 2배 이상 많습니다.

문제는 소나무에 있는 송진이 불이 잘 붙을 뿐만 아니라 지속시간도 긴데요.

소나무가 활엽수보다 1.4배 더 뜨겁게 타고요.

불이 지속되는 시간도 2.4배가량 더 긴 특징이 있습니다.

[앵커]
기록도 살펴보죠, 오늘도 많은데, 어제 산불은 31건으로 10년 중 두 번째로 많았다고요?

[기자]
네, 최근 10년 동안 기록을 보면, 지난 2023년 4월 2일에 하루에 산불이 35건이 동시에 발생해서 가장 많았고요.

어제가 31건으로, 2015년 3월 22일 31건과 같은 2위 기록을 세웠습니다.

오늘은 다행히 어제보다는 바람이 약해서 새로 발생한 산불은 9건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도 곳곳에서 산불이 계속 발생하고 있어서 걱정인데요. 앞으로 산불 전망도 짚어주시죠.

[기자]
네, 당분간은 계속해서 25도 안팎의 고온이 유지될 뿐만 아니라 남고북저형의 기압배치도 계속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내일과 모레가 큰 고비가 되겠는데요.

바람은 고기압과 저기압의 기압 차이가 크면 클수록 더 강해지는데요.

오늘보다 내일이 더 강해질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내일 새벽에 경남 남해안에는 비가 예보되어 있긴 한데요.

해안가에만 내리는 데다, 양이 5mm 미만으로 무척 적어서 습도만 높여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내일 아침에도 전국적으로 안개가 짙게 낄 것으로 보이는데 습도가 높아서 시정만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목요일에 전국적으로 비 예보가 있긴 한데요, 양이 많지 않아서 단비 효과를 기대하긴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민경 (kimmin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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