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예보' 적중했지만...'확산 예측 시스템' 역부족

'산불 예보' 적중했지만...'확산 예측 시스템' 역부족

2025.04.09. 오전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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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과학원, 봄 산불 위험 ’높음∼매우 높음’ 예측
3월 산불 발생 위험 ’최근 10년 내 역대 1위’ 예상
산림과학원 산불 위험 예고, 올 3월 들어 적중
대응 시스템 역부족…산불 확산 속도 따라가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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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월, 산림 당국은 올봄 산불 위험이 최근 10년 내 역대 1위라고 예고했는데, 실제로 '위험 예보'가 적중해 전례 없는 산불이 일어났습니다.

그러나 예보만으론 역대급의 산불 확산 속도를 막지 못했습니다.

[초대형 산불의 경고] 네 번째 보도, 이번에는 산불 확산 예측 시스템의 문제를 짚어봅니다.

정혜윤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월 말, 국립산림과학원이 발표했던 올봄 산불 위험 예측 자료입니다.

파란색의 경남을 제외하고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산불 위험이 높음에서 매우 높음 단계에 해당했습니다.

특히 3월에 산불이 발생할 위험도는 최근 10년 내 최고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오정학 / 산림과학원 산불연구과장 (지난 2월 25일) : 3월 산불 발생 위험 예측 결과 최근 10년 중 올해가 가장 높게 분석됐으며….]

이 산불 예고, 얼마 가지 않아 실제로 적중했습니다.

지난달 21일, 산청에서 산불이 발생한 데 이어 이튿날 의성 산불이 대형으로 번져나갔습니다.

22일 하루 동안만 전국에서 31건이나 동시다발 산불이 발생했을 정도였는데, 최근 10년 내 봄철 산불 건수로는 역대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규모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며 초유의 3월 초대형 산불로 기록됐습니다.

그러나 정확했던 산불 예보는 곧 빛이 바랬습니다.

현장에서의 대응 시스템이 산불 확산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원명수 / 국립산림과학원 국가산림위성정보 활용센터장 : (산불) 확산 예측 프로그램은 구동을 해서 일단 예측이 됐습니다. 그런데 이번처럼 초속 (27m 정도의) 순간 최대 풍속이 실제로는 예상이 안 됐습니다. 강풍을 동반한 예측하지 못한, 그런 기상 현상이 일어났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산림과학원은 산불 화선을 보다 정확히 제공하기 위해 강풍, 기온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산악 기상 장비를 더 촘촘히 설치하고,

기상청과 협업한 예보 시스템을 자동화해 조기에 대피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진단을 내놨습니다.

[이병두 /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재난환경연구부장· YTN 재난자문위원 : 실시간으로 산불의 화선을 탐지하고, 그게 (산불 확산) 예측에 들어가고, (그 정보가) 대피 권역을 설정하고, (그 정보가) 또 대피 문자를 발령하는 그 시스템이 자동화해야 하는 거죠. 자동화가 중요한 건 너무 확산 속도가 빠르잖아요.]

이와 함께 산불 예측 경로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실시간으로 현장에 제공하는 조직도 극히 소수 인력이라 장시간 산불에 대응하기가 어려운 것도 문제입니다.

산불 대응 조직 전체를 다시 들여다보고 보완하고 재정비하는 작업 역시 시급합니다.

YTN 정혜윤입니다.


촬영기자 : 진형욱
영상편집 : 박정란
디자인 : 지경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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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정혜윤 (jh030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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