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와도 제설장비 주차장서 낮잠

눈 와도 제설장비 주차장서 낮잠

2013.12.29. 오전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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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눈이 올 때 도로에 염화칼슘을 섞은 물을 자동으로 뿌려 눈을 녹이는 제설장비가 있는데요.

강릉시가 1년 전 수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이 제설장비를 사들였지만, 웬일인지 사용되지 않고 그대로 주차장에 방치돼 있습니다.

송세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cm의 적은 눈에도 내리막길에서 출근길 차들이 옴짝달싹 못 합니다.

살짝 움직여보지만 얼마 가지 못해 금세 눈길에 미끄러집니다.

답답한 마음에 운전자는 삽으로 직접 눈을 치웁니다.

도로변 주택 담장은 눈길에 미끄러진 차에 부딪히기 일쑤여서 겨울철엔 성한 날이 없습니다.

[인터뷰:주민]
"아까도 여기 치고 저기 부딪히고 나갔어요. 지난해에도 이 담 다 부서져서 새로 해주고 갔거든요."

눈만 오면 차량 미끄럼 사고가 잦은 이런 언덕길에 설치하는 염수 자동살포기입니다.

CCTV로 상황을 보며 스마트폰 무선 조종으로 물에 염화칼슘을 섞은 염수를 뿌려 눈을 녹이는 방식입니다.

이 염수 자동살포기 한 대 가격은 400만 원입니다.

강릉시는 지난겨울 4,0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염수 자동살포기 10대를 구매했습니다.

그런데 겨울철 도로에 있어야 할 염수 자동살포기가 모두 1년 가까이 시청 주차장에 방치돼 있습니다.

오랫동안 관리가 안 된 듯 일부는 녹이 잔뜩 슬었습니다.

제설 효율성이 떨어지는데다 관리도 어려워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게 강릉시의 해명입니다.

[인터뷰:강릉시청 관계자]
"물이 지그재그로 막 흐르게 되면 효과가 있습니까? 그래서 효과가 없는 걸로 해서 작년에 설치했다가 실효가 없는 걸로 해서 잊어버렸는데..."

국민의 혈세로 구매한 제설 장비가 제대로 써보지도 못한 채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YTN 송세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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