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 체전은 도박하는 기간인가요?"

"감독님, 체전은 도박하는 기간인가요?"

2015.07.14. 오후 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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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국체전이나 소년체전은 국가대표를 꿈꾸는 체육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대회입니다.

그런데 이런 중대한 경기 때 선수를 돌보는 대신 상습적으로 도박판을 벌인 학교 체육 감독들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이문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제주도에서 전국체전이 열리던 지난해 10월.

고등학교 레슬링부 김 모 감독과 또 다른 학교의 체조부 감독 등 교사 3명이 한 모텔 방에 모였습니다.

이들은 수십에서 수백만 원을 걸고 밤새 카드 도박을 벌였습니다.

도박판은 체전 첫날부터 끝나는 날까지 매일 밤 이어졌습니다.

김 감독 등은 앞서 지난해 5월에 열린 소년체전 기간에도 밤마다 만나 카드 도박을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이 파악한 판돈은 3천만 원에 이릅니다.

[한성수, 대전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대회 기간에 선수들을 관리 감독하고 성실하게 직무를 수행할 의무가 있다고 보고…"

특히 김 감독은 전국대회 준비를 위해 지급된 선수들의 훈련비를 일부 빼돌린 혐의까지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강원도 평창 등지로 전지훈련을 떠나면서 5백만 원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선수 3명을 한 방에 몰아넣고 2명씩 잔 것처럼 속였고, 먹이지도 않은 특식을 먹은 것처럼 식비를 부풀렸습니다.

횡령을 위해 '카드깡'을 할 수 있게 도운 모텔과 식당 운영자 5명도 금융법 위반으로 입건됐습니다.

횡령 혐의가 드러나면서 김 감독이 학교를 옮긴 것 말고는, 세 교사 모두 지금도 각자 학교에서 체육 꿈나무들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YTN 이문석[mslee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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