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구구' 경제자유구역, 애물단지 전락

'주먹구구' 경제자유구역, 애물단지 전락

2016.02.20. 오전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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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경제자유구역이 인천과 부산 진해, 동해안권 등 전국 8개 권역에 조성돼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먹구구식으로 지정하다 보니 전체 구역의 절반 가까이가 미개발 상태로 방치되고 있고 외국인 투자도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습니다.

송세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3년 지정된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북평지구입니다.

불과 8개월 뒤 인근에는 일반 산업단지가 또다시 들어섰습니다.

기능이 중복되는 데다 수요보다 과잉 공급이 이뤄진 겁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한 조정 절차는 사실상 없었습니다.

결국, 축구장 370개 면적에 이르는 두 산업용지는 3년이 지난 지금도 빈 땅으로 남아 있습니다.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 : 경제도 어렵고 지역적인 한계로 인해서 사실상 실적이 잘 안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지정했다가 개발이 지연돼 해제하거나 축소한 경제자유구역은 모두 34개 지구로 여의도 면적의 68배가 넘습니다.

대대적인 지정 해제에도 불구하고 전국 8개 경제자유구역의 40% 정도는 아직도 개발되지 않아 여의도 면적의 40배가 넘는 땅이 방치되고 있습니다.

외자 유치 성적표 역시 경제자유구역이라고 말하기 무색할 정도로 초라합니다.

지난해 말 감사원 감사 결과 경제자유구역의 외국인 투자 실적은 애초 목표 300억 달러의 20%대에 불과했습니다.

정치적 논리에 따라 지역별로 너무 많은 곳을 지정하다 보니 경쟁력을 잃은 겁니다.

[김영식 / 강릉원주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 8개 모든 경제구역이 다 비슷한 콘셉트를 가지고 움직이다 보니까 실질적으로 모두가 다 비슷한 현상에 빠질 수밖에 없는 거죠.]

지난 2003년 인천을 시작으로 전국 8개 권역에 지정된 경제자유구역, 장밋빛 전망과 달리 상당수가 지지부진한 개발 속에 행정력과 예산만 낭비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YTN 송세혁[shso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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