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동물 밀수해 어린이 체험 학습...질병 감염 우려도

멸종위기 동물 밀수해 어린이 체험 학습...질병 감염 우려도

2016.11.10. 오후 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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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국제 거래가 금지된 야생 동물이 밀수돼 아이들 체험 학습 등에 등장하고 있었습니다.

검역을 거치지 않아 어떤 질병이 있는 모를 동물을 아이들이 보기만 한 게 아니라 만지기까지 했습니다.

김종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돌며 동물 체험 교육을 하는 업체 사무실입니다.

우리에 있는 야생 동물 가운데 상당수는 학술 목적 외에는 국제 거래가 엄격하게 금지된 멸종위기종을 밀수한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단 한 마리도 공식 수입된 적 없는 가비알 악어도 있습니다.

동물 체험 업체나 소규모 동물원이 늘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탓에 생긴 일입니다.

[김병수 / 부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장 : 업체 간의 경쟁이 생기다 보니 희귀한 동물을 찾고, 희귀 동물을 찾다 보니 결국 멸종위기종을…]

이 가운데 몇 마리는 지난 2014년 태국 방콕에서 밀반입된 것으로 확인됐지만, 출처 확인이 힘든 동물이 더 많습니다.

[심인섭 / 동물 자유연대 팀장 : 조류 알은 복대 형식으로 해서 (몰래) 들어오기도 하고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으로. 앵무새 같은 경우는 페트병에…]

밀수 이후 대부분 열악한 환경에서 키우며 몸집이 커지면 체험 학습에 쓸 수 없다는 이유로 먹이도 적게 줬습니다.

경찰은 발견한 희귀 동물을 곧바로 동물원에 맡겼습니다.

3달 전에 발견됐을 때 35cm 불과했던 가비알 악어입니다.

지금은 1m가량으로 자라났습니다.

당시에 생육 환경이 얼마나 열악했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밀수 과정에서 검역도 생략되다 보니 어떤 병이 있는지 모르지만, 업자들은 아이들이 야생 동물을 만지는 것을 막지 않았습니다.

[이영덕 / 수의사 : 사람이 접촉한다거나 하다 보면 생각하지 못했던 인수공통전염병에 걸릴 수 있는 무서운 동물들입니다.]

경찰은 밀수업자와 사육자 등 15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국제 거래가 제한된 슬로로리스 원숭이와 카이만 악어 등 15종 동물 22마리를 압수했습니다.

YTN 김종호[ho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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