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하라" vs. "국정이 우선" 국무회의 충돌

"사퇴하라" vs. "국정이 우선" 국무회의 충돌

2016.11.22. 오후 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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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사태 속에 장관들과 지자체장이 참석한 국무회의에서 치열한 설전이 벌어졌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국무위원들에게 즉각 사퇴를 요구하다 회의 도중 퇴장했고 다른 위원들은 국정이 우선이라고 맞섰습니다.

한동오 기자입니다.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황교안 국무총리의 불참으로 경제부총리가 주재한 51회 국무회의!

국정농단 사태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뒤 처음 열리는 국무회의 자리였습니다.

[유일호 / 경제부총리 : 지금부터 제51회 국무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지자체장으로서 유일하게 참석이 가능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장관을 비롯한 국무위원들을 상대로 쓴소리를 퍼부었습니다.

많은 국민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엄중한 시국에 국무위원 누구도 반성하는 사람이 없다며 국무위원들이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박원순 / 서울시장 : 참으로 국무위원들의 태도가 실망스럽다. 민심을 아직도 제대로 파악을 못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기권 노동부 장관은 "국무위원들이 국정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사퇴를 논의하는 게 정당하냐"고 반박했습니다.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부정하는 것에 대해 보고만 있느냐는 박 시장의 말에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이날 국무회의 안건으로 올라온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안에 대해서도 격렬한 논쟁이 이어졌습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군사적 필요성을 설명하며 일부 국민이 반대하지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고, 윤병세 외교부 장관 역시 북핵 문제가 심각하다며 한 장관의 말에 힘을 보탰습니다.

하지만 박 시장은 일부 국민이 아니라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 다수가 반대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박원순 / 서울시장 : 외교든 국방 사안이든 이런 중대한 문제들은 국민의 합의 과정과 충분한 토론 과정, 그리고 신뢰가 있어야….]

박 시장은 국무위원들이 반성하는 태도가 없어 매우 실망해 퇴장했다고 밝혔고, 정부 관계자는 박 시장이 국무회의를 선거판처럼 만들었다고 비판하며 날 선 공방을 이어갔습니다.

YTN 한동오[hdo86@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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