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친일 행적 함께 기록합시다"

단독 "친일 행적 함께 기록합시다"

2017.06.07. 오전 05:0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문화재로 이미 등록된 친일 인사 물품을 취소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문화재가 가지고 있는 역사·문화적 가치가 인정되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친일의 행적을 함께 기록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고을 수령이 이룬 공적을 기록해둔 춘천시 향토 문화재, 소양로 비석군입니다.

1929년 강원도지사를 지낸 이범익의 비석엔 다른 점이 있습니다.

바로 옆에 설치한 단죄문입니다.

조선총독부에 충성을 맹세하고 항일세력을 가장 잔인하게 탄압한 간도특설대 창설을 제안했다는 기록을 남겼습니다.

친일파의 비석을 그대로 인정하면서도 그 역사적 '과' 역시 정확하게 기록한 겁니다.

하지만 이런 단죄문 설치는 지역마다 제각각이고 아직 걸음마 수준입니다.

친일 가요를 쓴 자신의 행적을 사과한 고(故) 반야월 선생.

충북 제천의 울고 넘는 박달재 노래비에는 그의 친일 행적을 알리는 단죄문이 설치돼 있지만, 강원도 춘천 소양강 처녀 노래비에 단죄문이 없습니다.

[소양강 처녀 노래비 관람객 : 적혀 있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사람들도 정보가 없어서 모르죠. 일단은 (친일 행적을) 적어 두는 게 바르다고 생각해요.]

전국에 남아 있는 친일 잔재 기념물은 확인된 것만 240여 곳.

문화재부터 기념비, 동상, 기념사업까지 다양합니다.

하지만 단죄문 설치는 7곳이 전부고, 모두 민족문제연구소와 민간 주도로 이뤄졌습니다.

[방학진 / 민족문제연구소 : 100% 민간 모금을 하다 보니까 비용의 문제, 설치에 대한 장소의 문제, 이런 것들이 행정적인 차원에서 뒷받침이 안 되니까 민간에서 단죄문 (설치) 계획 세운다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숨기고 애써 외면한 친일 행적의 역사를 함께 기록하기 위한 논의가 이제라도 필요합니다.

YTN 지환[haji@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