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반딧불이도 돌아온 도심 속 실개천

"있는 그대로"...반딧불이도 돌아온 도심 속 실개천

2018.11.17. 오전 00:3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보통 전라북도 전주하면 비빔밥, 한옥마을이 떠오르게 마련인데요.

이것 말고 볼거리가 하나 더 있습니다.

특히 요즘 같은 가을에는 더 좋은데요. 함께 가보겠습니다.

오점곤 기자입니다.

[기자]
가을빛이 완연한, 흐드러지게 핀 억새와 갈대밭, 그리고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과 돌다리.

어떤 사람에게는 추억의 돌다리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마음 급한 등굣길입니다.

[한건희 / 전주 한일고 1학년 : (몇 학년이에요?) 고등학교 1학년입니다. (학교를 이렇게 다니세요?) 네. 백제대로 쪽에 학교로 넘어가는 큰길을 지나가야 해서 대체로 돌다리 이용해서 건너고 있어요.]

백로와 왜가리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고, 쉼 없이 물질하는 오리들을 너무나 쉽게 볼 수 있는 곳.

바로 전주 도심을 지나는 전주천입니다.

이곳에서는 서울의 한강처럼, 철 따라 잘 가꾸어진 형형색색의 꽃은 볼 수 없습니다.

아주 깔끔하게, 자로 잰 듯 정리돼 있지도 않습니다.

대신 이름 모를 들꽃과 들풀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수질은 1급수.

운 좋으면 1급수에서만 산다는 쉬리도 볼 수 있고, 수달도 만날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환상을 심어주는 반짝반짝 반딧불이도 돌아왔습니다.

[김승수 / 전주시장 : 저희도 역시 예쁜 하천을 만들다가 우리가 보기 좋은 하천보다는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하천을 만들자 그렇게 해서 이 하천을 원래 자연상태로 돌려놓자 그러면 거기서 식물들과 동물들이 다시 전주로 돌아올 것이다, 그런 도전을 한 겁니다.]

한껏 늘어진 버드나무.

그 옆에는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개천에서 푸성귀를 씻는 아낙네도 있습니다.

[손미경·이전우 / 울산시민 : 전주가 옛날부터 선비고장이기 때문에 약간 더 좀 고즈넉하고 풍경이 더 좀 조용하고 깨끗한 것 같아요. 산책하기엔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예뻐요.]

해 질 무렵, 너무 익어버린 가을의 실개천은 바다가 있는 서쪽으로 내달립니다.

보통 전주하면은 한옥마을, 비빔밥 이런 것 생각나시죠, 그런데요. 실제로 와 보니까 도심 속에 사람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자연 있는 그대로의 실개천도 이렇게 흐르고 있었습니다.

YTN 오점곤[ohjumgon@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