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민족 행위자 묘 이장하라" 대전현충원에 오물 투척

"반민족 행위자 묘 이장하라" 대전현충원에 오물 투척

2019.06.06. 오후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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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가를 위해 목숨 바친 순국선열들이 잠든 국립대전현충원에는 아직도 60명이 넘는 친일 반민족 행위자들이 함께 묻혀 있습니다.

그동안 친일 인사들의 묘 이장을 촉구해온 시민사회단체들이 이들 묘에 오물을 뿌리는 일까지 일어났습니다.

이상곤 기자입니다.

[기자]
국립대전현충원 장군묘역에서 묘 이장을 촉구하는 퍼포먼스가 펼쳐집니다.

"현충원 바깥으로 몰아내자. 몰아내자. 몰아내자. 몰아내자."

잠시 뒤 가축 분뇨가 섞인 오물까지 뿌려집니다.

일본군 헌병 정보원으로 항일조직 색출에 앞장섰고, 김구 선생의 암살 배후로 지목된 김창룡의 묘입니다.

오물이 뿌려진 무덤은 모두 5곳으로, 주변에는 악취가 진동했습니다.

행사를 주관한 곳은 19년째 친일 인사들의 묘를 이장해야 한다고 촉구해온 민족문제연구소 등 시민사회단체입니다.

이들은 묘역에 뿌릴 물을 갖고 왔지만, 실제로는 오물을 준비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 측은 대전현충원에 묻힌 반민족·반민주 행위자가 65명에 달한다며 답답함을 호소했습니다.

[홍경표 /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 사무국장 : 반민족 행위자들입니다. 그들이 이곳에 있는 한 국립묘지는 물론 대한민국 사회 정의는 이뤄질 수 없다는 판단하에 하루빨리 국립묘지 바깥으로 이장할 수 있도록….]

하지만 군사반란 가담자로 지목된 인물의 후손은 이번 일을 지켜보며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박연숙 : 무조건 친일이라든가 몰아세우는 것은 잘못됐다는 거예요. 오물 백번 뿌린다고 해결될 일 아니잖아요.]

대전현충원 측은 오물 투척을 만류했지만, 막기 어려웠다고 말했습니다.

[국립대전현충원 관계자 : 고발 등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훼손된 부분은 세척 등을 통해서 빨리 복구시킬 것입니다.]

묘 이장을 위한 국립묘지법 개정안은 발의돼도 국회 본회의에 상정도 못 하고 폐기되는 상태.

결국. 순국선열들을 기리는 현충일에 국립묘지가 오물로 얼룩지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YTN 이상곤[sklee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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