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 두 번 우는 소상공인

정부 지원? 두 번 우는 소상공인

2020.03.22. 오전 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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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코로나19 여파로 힘들어하는 소상공인을 위해 긴급경영자금을 지원하기로 했죠.

하지만 정작 지원받기까지는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고 또 수요가 너무 많아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LG헬로비전 경남방송 전주현 기자입니다.

[기자]
평소 직장인들의 회식 장소로 인기를 모았던 한 음식점입니다.

하지만 3월까지 꽉 찼던 예약이 줄줄이 취소됐습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모임 자체가 모두 취소됐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매출이 무려 90%나 급감했습니다.

[김교한 / 식당 대표 : 2월 20일 이후에 문을 이틀 아예 닫았습니다. 그 이후에 문을 열긴 열었지만, 하루에 밥 두 그릇, 2만 원 판 적도 있고…. 그런 상태입니다.]

웨딩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결혼식 자체도 취소 사태가 잇따르면서 웨딩홀과 뷔페식당은 한 달 가까이 텅 비어 있습니다.

직원들도 대부분 출근하지 않은 지 오랩니다.

앞으로 한 달을 버틸 수 있을지도 막막합니다.

이런 소상공인들에게 긴급 자금을 수혈해 주기 위한 특례보증 제도가 생기자 신청자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김옥남 / 웨딩홀 대표 : 지인이 지난주에 신청을 하러 가니까 1,800번을 받았대요. 대기 번호가. 1천만 원에서 7천만 원이라고 하는데 그것이 혜택이 돌아올지 우리 차례가 될지. 소상공인 대출도 너무 어렵고, 순서가 안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신청한다 해도 실제 지원받기까지는 산 넘어 산입니다.

소상공인들이 정부 특례자금을 받기 위해선 먼저 소상공인시장진흥재단의 자체 심사를 거쳐 2차로 지역 신용보증재단에 신청하게 됩니다.

이후 현장실사와 서류가 통과되면 보증서가 나오는데 이 보증서를 들고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게 되는 겁니다.

금융지원이 시작되자마자 전국적으로 10만 건 넘게 접수됐지만 실제 대출을 받은 소상공인은 20% 남짓.

[고재천 / 창원시진해구소상공인연합회장 : 실질적으로 소상공인들에겐 도움이 안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젊은 소상공인들은 (정보력이 빨라) 정부의 수혜을 받고 있는데, 그런 부분도 제도적으로 개선을 시켜야 한다….]

지역 신용보증재단에서는 밀려드는 지원 신청에 서류 간소화나 금융권에서도 바로 상담을 받을 수 있게 조치를 했지만, 이 역시도 소상공인의 수요를 채우기엔 역부족입니다.

정부 특례 보증자금이 절차가 복잡하고 수요를 따라잡지 못해 소상공인들을 두 번 울리고 있습니다.

헬로티비뉴스 전주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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