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무서운 10대 중 14살 촉법소년도 있었다

[뉴있저] 무서운 10대 중 14살 촉법소년도 있었다

2020.06.10. 오후 7:58.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그럼 여기서 이 사건을 취재 보도한 전주지국의 김민성 기자를 연결해서 조금 더 자세한 내용을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민성 기자! 나와 주세요.

먼저 이 사건, 학생들 사이에 벌어진 단순한 일로 치부하기에는 정도가 심하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넘어뜨리거나 때리는 비교적 일반적인 수준의 폭행도 물론 있었지만, 상상하기 힘든 가혹 행위들이 많았습니다.

여러 명이 왜소한 몸집의 피해 학생에게 한꺼번에 달려들어서 이른바 '기절놀이'라는 걸 했는데요.

이게 이름처럼 놀이라고 하기에는 굉장히 위험한 행동입니다.

호흡을 강제로 멈추게 해서 쓰러뜨리는 건데 이 과정에서 머리를 다쳐서 뇌 손상을 입고 정상 생활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행히 이번에는 큰 사고로 번지지 않았지만요.

이 밖에도 기절한 학생의 배를 때려서 깨우기도 했고, 업어 치기라는 기술을 사용해서 피해 학생을 괴롭히기도 했습니다.

담배 연기나 침, 심지어 입에 머금고 있던 술까지 얼굴에 뱉는 행위까지 일삼았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볼 사안은 아닙니다.

[앵커]
그래서인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처분이 솜방망이였다는 피해자 측 주장이 여론의 지지를 받는 것 같아요?

[기자]
가해 학생으로 지목된 14명 가운데 가장 강한 처분을 받은 학생이 출석정지 5일을 받았습니다.

여기에 특수교육 시간이 적게는 30시간에서 많게는 120시간까지 추가됐다지만 피해 학생 측은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잠시 들어보시겠습니다.

[피해 학생 가족 / 음성 변조 : 가해자들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거든요. 가장 큰 처벌이 출석 정지 5일이었고, 아예 '학교폭력 아님' 이런 처분이 나온 학생도 있고, 서면 사과·교내 봉사 이런 가벼운 처벌들이 대부분이어서 (가해) 학생들이 아무런 반성의 기미도 없는 상태로 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가해 학생 중에는 애초 학교를 잘 나가지 않는 학생들도 있어서 사실상 처분이 유명무실하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정작 피해 학생은 대안학교로의 전학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고, 부적응을 우려해 졸업 후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할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피해 학생 측은 전라북도교육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하기 위해 국선변호인을 선임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줄여서 학폭위인데요. 원래는 개별 학교에서 열었는데 법이 바뀌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 3월 학교폭력예방법이 개정되면서 애초 학교마다 설치해야 하는 학폭위가 일선 교육지원청으로 이관됐습니다.

개별 학교 교사들의 업무 부담은 줄이고, 사안은 전보다 전문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학폭위 결과에 수긍하지 못하는 사례는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1월에는 전북 전주 한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이 같은 학교 동급생에게 음란메시지와 음란 사진을 받아 논란이 됐었는데요.

학폭위 결과 가해 학생에게 출석 정지 15일에 특별 교육 12시간 처분이 내려졌는데 피해 학생 부모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부당함을 호소하는 글을 올린 적 있었습니다.

결국, 가해자와 피해자가 분리되지 않는 2차 피해까지 발생하면서 일각에서는 학폭위에 대한 비판도 거센 상황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학폭위 처분이 나온 것과 별도로 이번 사건, 경찰에서도 들여다보고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전북 전주 완산경찰서에서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데요.

경찰은 학생 8명을 폭력행위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고, 이 중 7명을 조만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입니다.

나머지 가해 학생 1명은 만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이라 소년부 송치될 전망입니다.

그런데 모순되게도 이 학생은 학폭위에서 가장 강한 처분을 받았을 정도로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입니다.

이 때문에 촉법소년을 만 10살에서 14살로 정한 소년법 개정을 촉구하는 주장에도 다시 한 번 힘이 실릴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가해 학생들 대부분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는 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몇몇 사건 당사자들과 통화할 수 있었는데요.

저희가 접촉한 학생들 대부분 사건 자체를 부정하고 있었습니다.

사건 당사자들이 모두 미성년자라서 더욱 명확한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보호자와의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이 사건 보도한 김민성 기자였습니다.

김민성 [kimms0708@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YTN은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YTN을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온라인 제보] www.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